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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눈송이


2. 바다의 용과 여해적과 마법사 (10)


 오늘의 달은 공교롭게도 보름달이었다. 해가 저 멀리 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튀어나온 달은 어디 한 군데 이지러진 곳 없이 둥글기만 했다. 꼭 그 용이 짜고 보름달이 뜨는 날에 나타난 것 같다. 아님 용이라는 종자들이 사실 보름에만 돌아다닐 수 있다거나.

어릴 적 그 날 달이 어땠더라?

아롈은 당연한 수순으로 흰 이빨과 붉은 피와 갈색의 시체를 생생하게 떠올리고 말았다.

"욱."

방 한 군데에 놓인 요강 뚜껑을 열고 신물을 게워냈다. 속에 든 것이 울컥하고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감촉은 언제나 기분 나빴다. 특히나 먹은 것이 하나도 없어 쓴맛 나는 물만이 올라올 때에는 나올 것이 없어 더욱 고통스러웠다.

선장의 깊은 배려로 아롈의 방에는 배에서는 귀한 맑은 물이 항상 놓여있었다. 물을 따라서 한 컵 가득 마시고 다시 그대로 게워냈다. 헉헉 숨을 내뱉는데 입에 단물이 고였다.

물을 마시고 속을 씻어내기를 수차례, 요강은 가득 찼고 뱃속은 비었다. 아롈은 간신히 진정된 속을 마지막 물 한 컵으로 달랬다. 목구멍이 따끔거렸다,

시녀를 불러 요강을 내가라고 하는 대신 뚜껑을 덮었다 다시 열자 구토의 흔적 같은 것 없이 반짝반짝 빛나는 바닥이 보였다. 이 요강은 알렉산드르가 어릴 적 '회랑'에서 찾아낸 것으로 아직도 마법이 깃들어 있었다. 어느 할 일 없는 마법사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혼수랍시고 말없이 가져온 이 요강은 상당히 유용했다.

아롈은 사소하게 자주 아팠고 몸이 안 좋을 때마다 그리 편하지도 않은 아랫것들에게 티를 내는 것은 꼴불견이라고 여겼다. 배를 타기 전에 모두 돌려보내 달랑 한 명 남은 시녀는 용을 직접 보고 언제 기절했는지 다시 깨어나지도 않았다. 모든 일을 미덥지 못하게 하는 재주가 있어 아롈은 그녀를 탐탁찮게 여겼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거의 부르지 않았다.

구토를 하고 나니 손발이 너무 차가웠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주물럭거리는데 따뜻한 물에 향유를 풀어 반신욕이라도 하고픈 생각이 간절했다.

미셸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다. 빌어먹을 항해. 사방이 온통 물인데 몸을 푹 담글 물 한 통을 제대로 구할 수 없다니. 선장은 아롈에게 대단히 극진히 굴었지만 배에서 매일 물을 받아서 목욕을 하는 것은 그의 권한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보드라운 수건으로 맺힌 눈물과 입가를 닦아내고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의자에 앉아 깜빡이는 등불을 바라보았다. 아롱아롱 흔들리는 불꽃. 노랗고 빨갛고 푸른 저 불이 키예프 공국의 성을 통째로 태웠다.

아롈은 황제의 손녀로 태어났지만 권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 대신 의무에 대해서도 교육받지 못했다. 그래서 성에 돌아왔을 때 그냥 우두커니 서 있기만 했다. 새카맣게 숯덩이가 된 유모를 보고 예브게니아가 아롈의 뺨을 후려쳤을 때 마주 후려칠 수도 없었다. 그저 소녀는 자기 따위가 고향을 태워먹었다는 사실에 충격 받았다. 전부 지난 일이다.

아롈은 사파이어가 박힌 은빛 회중시계를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다이아몬드 열두 개가 숫자 대신에 박혀 있는 시계는 여덟시 십 분을 가리켰다. 구역질을 하기 직전에 확인했건만 겨우 십오 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에는 언제나 이렇다. 초침에 무거운 추를 단 것처럼 시간이 느리게 갔다. 정작 행복하고 기쁜 일은 봄바람처럼 사라져버리는데.

죽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무 의미 없이.

아롈은 차라리 어머니에게 죽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랬더라면 잘난 어머니에게 남편 시해자에 이어 딸 살인마의 오명을 덧칠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럼으로써 역사책에 '어머니에게 살해당한 여대공', 혹은 '어머니에게 황위를 빼앗기고 자살한 여대공' 옐레나 파블로브나라는 이름 한 줄이 남는 것이 달갑지 않아 그 모욕을 당하며 지금껏 살아왔다. 하지만 너무 오래 살아버린 탓에 머리가 좀 돌아버린 용의 손에 죽는 것이 과연 그 역사책의 한 줄로 남는 것보다는 명예로울까?

어머니에게 황위를 빼앗겼지만 그래도 남쪽으로 시집가서 잘 살다가 죽은 여대공으로 기록되길 바랐다. 그러나 시집가다가 실종된 여대공으로 기록되기 직전인 지금, 아롈은 차라리 살해당한 여대공이 의미 있지 싶었다. 이제 남은 것은 목숨뿐인데 그 목숨마저 물거품처럼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객기와 오기와 분노가 사라진 지금 대단히 걸쭉하게 흘러내렸다.

죽고 싶지 않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거대한 생명체에게 대들었을까. 그냥 무릎이라도 꿇고 빌어볼걸 그랬나. 온 몸이 뜨끈뜨끈하게 달아올라, 특히 머리가 익어버릴 것 같이 화가 나서 생각 없이 굴었다. 아롈은 자신의 실수를 파블로브나라는 이름 탓으로 돌리려 애썼다. 몸을 이루는 피의 반쪽은 그 얼음 같은 어머니였고, 아롈은 언제나 자신의 외모만큼이나 성정도 어머니를 닮았다고 굳게 믿어왔다. 주어진 의무를 잊은 채 천한 백작의 딸과의 가족놀이에 빠져 정부를 황후로 삼고 사생아들에게 계승권을 주겠다고 설쳤던 파블 1세의 피가 자신의 몸에도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만찬 때에도 그랬다. 항상 잊었다 싶으면 무언가 실수를 했고 그 때마다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올라 구역질이 났다. 몸의 살점을 뜯어내서 피를 다 뽑아버리고 싶었다. 그러고도 살아있을 수 있다면 기꺼이 어떤 고통이라도 감수했을 텐데.

파블로브나.

남쪽으로 시집가는 것의 유일한 이점이 그것이었다. 정교회에서 개종하여 교황을 따르도록 새로운 세례를 받으면 새로운 세례명이 생기고, 정교회의 특징인 부계명이 사라질 테니까. '파블의 딸 옐레나'라는 지긋지긋한 이름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열여섯이라는 어린 나이와, 몸에 흐르는 피 때문이다. 그 피에 흐르는 기질 때문이다. 절대로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입술에 피가 터지도록 속삭여도 마음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계를 또 보았다. 분침은 십 분을 가리키는 세 번째 다이아몬드를 출발하고 나서 아직 네 번째 다이아몬드에도 닿지 못했다. 이렇게 길게 생각했는데? 게으른 시간 같으니라고.

아까까지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극구 고집을 부리고 혼자 남은 지금 이성을 누가 하프시코드의 줄로 달아놓고 건반을 딩동딩동 두들기는 것 같았다. 지금껏 본 시체들이 배의 속도를 재는 매듭끈처럼 딸려왔다.

아롈은 당장 떠오르는 아무 말이나 읊조렸다.

"행동하라, 다만 냉정해라."

황실의 가언. 옐레나 파블로브나, 제발 좀 냉정해져.

"전쟁터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 생활을 하기 전에는 세 번 기도하라."

다섯 번 기도를 안 해서 이 모양인가.

"옐레나 여제, 파블 1세, 이반 3세, 안나 여제, 표트르 2세, 소피야 여제, 표트르 대제."

코시카의 황제들. 옐레나 여제가 옐레나 키릴로브나가 아니라 옐레나 파블로브나이길 그토록 바랐는데.

"사랑과 조국을 위하여."

성 소피야 훈장의 모토. 믿음, 희망, 사랑을 외쳤던 성녀는 순교를 위해 화형 당했을 때 대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신의 곁으로 간다는 희열에 들떴을까. 아니면 몸이 불타는 고통에 몸부림쳤을까.

"옐리자베타 표도로브나 유리예프스카야."

파블 1세를 유혹한 천박한 정부. 결국 어머니에게 목매달려 죽었지.

"표트르 파블로비치 유리예프스키. 알렉세이 파블로브치 유리예프스키. 마리야 파블로브나 유리예프스카야."

정부가 낳은 아이들. 사내들은 도망치다 죽었지만 계집은 결혼해버린 탓에 죽이지 못했다. 어머니는 그 일을 끝내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소피야 파블로브나, 이반 파블로비치, 타티아나 파블로브나, 알렉산드르 파블로비치, 안나 파블로브나, 옐레나 파블로브나."

어머니가 가진 아이들 중 살아서 태를 빠져나와 세례명을 받은 아이들이었다. 이 중 다섯 살을 넘긴 사람은 이반과 알렉산드르와 자신뿐이었지만. 아롈은 알렉산드르 밖에 만나보지 못했다. 여제는 이반이 죽고 이후 가진 아이들이 계속 유산되자 아롈을 불러왔다.

"미하일 파블로비치."

그 이름을 내뱉자 굉장히 슬퍼졌다. 강보에 싸인 막내 동생은 새까만 머리칼과 파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쉰에 아이를 낳다니. 기록에 남을 만큼 대단한 노산이어서 조산사들이 하나 같이 아이를 낳는 것을 만류했으나 산모도 아이도 말도 안 되게 무사했다. 태어난 아이가 건강한 사내라는 것을 확인하자 산모가 산후 조리를 해야 할 침상에서 일어나 남편을 찔러죽이고 목을 벨 정도로.

"로렌의 루이 세바스티앙 조제프 자비에."

남편이 될 사람. 아니, 법적인 남편. 그 이름을 입 밖으로 내는 것은 또 처음이어서 조금 떨리긴 해도 매끄럽게 빠져나왔던 여타의 말들과는 달리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발음이 어려웠다. 미셸은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했지만 과연 그럴까. 다른 사람에게는 무골호인이지만 집에서는 아내를 때리는 사내를 정말 수도 없이 봐왔다. 하긴,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죽으면 알 수 없겠지.

이렇게 많은 말을 뱉은 것 같은데 겨우 오 분도 지나지 않았다. 아롈은 오른손의 엄지손톱을 입에 넣고 잘근잘근 씹었다. 간신히 고친 습관 덕에 그간 곱게 길러 제법 단단해진 손톱은 쉽게 부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끈질기게 이로 물자 얇게 층이 지며 쭉 찢어졌다. 힘을 주자 살에 파고든 부분이 와지직 뜯어졌다. 손톱 끝에 붙은 작은 분홍빛 살점. 살점이 떨어진 자리에 나무 열매처럼 붉은 피가 맺혔다. 손끝이 아릿하게 아팠다.

왼손으로 엄지를 꾹 누르자 팔을 타고 통증이 올라왔다. 핏방울이 조금 더 커졌다.

정말 죽고 싶지 않다.

초상화의 회랑에 죽기 직전의 얼굴로 못 박힌 그 수많은 얼굴들처럼 희멀겋게 어린 얼굴로 방문객을 맞고 싶지 않았다. 조부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하게 진 늙은이로 남고 싶었다. 수치를 모르게도, 맹세를 깨고 싶었다.

슬쩍 입술을 핏방울로 쓸었다. 색 옅은 입술에 어설픈 연지처럼 피가 물들었다. 입술을 핥자 피 맛이 났다.

맹세는 지키라고 하는 것이다. 대체 자신이 맹세를 깬다면 세상 어느 누가 맹세를 지킬까? 농노는 기사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바칠 것을 맹세하고, 기사는 영주에게 충성을 바칠 것을 맹세하고, 영주는 국왕에게 자신의 신의를 바칠 것을 맹세하고, 국왕은 자신의 신민들에게 그들을 지킬 것을 맹세한다.

황제와 국왕이 힘을 가지고 휘두를 수 있는 지금도 세상을 이루고 있는 맹세의 기초는 여전히 견고했고, 아롈은 길에 널린 평범한 소녀들과 달리 가장 고귀한 명예를 가진 여자였다. 비록 그 명예를 모를 때 한 맹세라고 해도 지켜야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을 깼을 때 가질 수 있는 보답이 너무 달콤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자그마치 생명이다. 목숨이다. 명예를 위해 그 많은 사람이 죽어갔다. 아롈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옳으리라. 하지만, 하지만.

아롈은 선장실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사실대로 말하되 약간의 진실을 숨겼다. 거짓은 없었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도 없었다.

아롈은 그 용을 죽일 만큼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고, 냉정하게 힘을 쓸 경우 그렇게 큰 피해가 오지 않을 정도의 절제 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이제 더 이상 마법을 쓰지 않기로 했을 뿐이지.

아롈은 파프너와 통성명을 함으로써 그에게 자신의 마법을 나눠 쓸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처음 만났을 때 아롈을 치료해 준 입김은 그가 오랜 세월 축적한 마지막 마법이었고, 그 뒤로는 항상 아롈의 마법을 실었다. 제대로 된 마법사가 사라진 지 한참이 지나 본명의 중요성이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법사에게 있어서 본명은 그토록 중요한 것이었다.

파프너는 그의 이름을 알려줌과 동시에 아롈을 해칠 수 없게 되었지만 말 그대로 '아롈만을' 해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소녀가 옆에서 마법을 써서 장난치는 동안 그는 그녀의 마법을 받아다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람을 홀리고 사람을 먹어 축난 몸을 불렸다. 아롈이 마법을 쓴다면 파프너는 지금도 그 힘의 일부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을 죽일 수 있겠지. 성만 불탔을 뿐 키예프 공국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아롈이 키예나인 이상 최선을 다해 보호해야 할 신민들이었다.

하다못해 그들만 죽는다면 모르겠다. 사람을 잡아먹은 파프너가 힘을 회복해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다면?

파프너는 마법사가 한창 많던 시절에도 온 힘을 다해서 쫓아버려야 할 정도로 강대한 용이었다. 하물며 지금은 어떨까. 총이며 대포가 그 용을 해치울 수 있을까? 만약에 해치울 수 없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아롈을 뺀 모든 사람들이 죽을지도 모른다.

그는 세상에 대한 강한 증오를 품고 있었다. 어린 마법사. 그렇게 아롈을 부르면서 그 용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걸 아는데도.

아롈은 손으로 폭 얼굴을 가렸다. 뜨뜻한 물이 손바닥에 떨어졌다.

죽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살고 싶다.

염치없게도 그 많은 목숨을 이고 지고 명예까지 버리면서 살고 싶었다. 여대공이라는 이름밖에 안 남은 계집이, 남부의 황태자비라는 지위 하나에 자살하지 않고 혼례 행렬에 몸을 실을 만큼 자존심도 없이 살고 싶었다.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 자체를 잊으려고 애썼다. 단지 어린 시절의 몽상으로 여길 수 있도록. 황위 계승권이 애타게 탐이 날 때에도 그 생각을 하지 않으려 손바닥을 쥐어뜯었다. 그런데 푸른 용이 나타나 아롈의 기억을 되살렸다.

너는 마법사다. 그리고 나는 너를 죽이겠다.

지면 죽는 체스 경기를 하는데 상대가 체크를 건 기분이었다. 가슴이 내려앉았다.

정말 살 길이 없을까? 체크 메이트인 게 확실한가?

용이 세상에 나와서 사람을 잡아먹는 게 뭐가 어때서.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추악한 속내에선 썩은 냄새가 났다. 보석과 화려한 레이스로 치장하고 예쁘장한 겉가죽을 입고 있어도 결국 이렇다.

"더러운 파블로브나."

그냥 제물을 먹고 자신을 보내줬으면 좋겠다. 그저 옛 이야기의 공주 이름을 입에 담은 것치고는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지 않나. 용이라고는 해도, 약속 귀한 줄은 알아야지.

허세를 부릴 수 있을까. 분노 없이 공포만 자리 잡은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당당하게 죽을 수 있을까? 미친 용을 세상에 풀어놓지 않을 수 있을까?

혹시 그냥 보내주면 살 수 있을 거야. 노망이 날 정도로 오래오래 살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벌써부터 울지 말자.

아롈은 열심히 자신에게 속삭였지만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았다.

열여섯의 소녀는 사형수가 된 기분으로 조용히 울었고, 시간은 멈춰 움직일 생각을 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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