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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Everlasting Snow ~북두배로 가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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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국 회상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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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으로 끝날줄 알았던 소년과 청년의 게임은 의외로 오래 갔다. 
요근해 쿄타로의 일상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사키와 놀고, 항상 오후5시 쯤 공원으로 가서, 청년과 돌따먹기 게임을 두 시간 정도 하고, 다시 집으로 간다. 히카루로써는 상당히 의외였다. 그가 며칠본 스가 쿄타로는 집중력이 상당히 부족한 소년이었다.
집중력 장애까지는 아니었지만, 흥미가 금방 금방 바뀌고, 거기에 잠깐 빠졌다, 다른걸로 넘어가곤 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런 흥미도 기껏해야 이틀정도가 최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쿄타로와의 만남은 3일을 넘어서 대략 일주일에 가까이 오고 있다.


 처음에는 간단했던 돌 따먹기에서, 이제는 제법 룰이 복잡해졌는데도 잘 따라오고 있다. 아직도 쿄타로는 이게 바둑인줄 모르고 있지만. 
 히카루는 현재 임시로 가정 교사 노릇을 하고 있는 류몬부치의 그 두 아가씨보다 쿄타로에게 흥미가 갔다. 
 현 류몬부치 총수의 두명의 손녀는 명가의 자제답게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수준급으로 둘줄 알며, 히카루의 지도바둑을 제대로 흡수하고 있다. 바둑의 오랜 팬이라는 류몬부치 총수는 가능 하다면 두 명중 한명이라도 프로 기사로 키우고 싶어하는 것 갔지만, 그녀들은 바둑에 어울리지 않는다. 
 히카루의 안목이 그리 말하고 있다.
 둘 다 거대한 힘이 있다.
 특히 아마에 코로모라는 아이와 바둑을 둘 때, 히카루는 그녀의 몸속에서 꿈틀대는 거대한 무언가를 엿봤다. 
흡사 자신의 운기를 빨린 듯 한 기묘한 감각. 그것은 분명 오컬트의 영역에 가까운 힘이다.

하지만 단지 그뿐이다. 
아무리 강대한 힘이라도, 쓰지 못하면 그것은 무용지물이다.
바둑판에 있어서 운기는 자신의 컨디션을 유지 할 정도면 충분하다. 
그것을 제외하고, 바둑은 수와 수의 싸움. 누가 한수라도 더 읽는가, 그리고 상대를 어떻게 자신의 의도대로 가져오는가의 승부다. 


 그 룰대로라면, 비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둘의 재능은 운 좋게 바둑을 먼저 시작한 평범한 아이들에 불가하다. 오히려 이 아이들의 재능을 화려하게 펼치려면 운의 요소가 중요한 게임. TCG라던가, 마작같은게 어울리지 않을까. 


 그에 비해 쿄타로는 두 소녀에 비해 강한 운기같은건 없지만, 히카루의 가르침을 제대로 흡수하고, 가끔씩은 히카루조차 깜짝 놀랄 정도의 수를 내곤 했다.


 “형아, 형아~!”


잠시 류몬부치의 아가씨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무렵. 저 멀리서 쿄타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계를 쳐다보니, 5시 정각. 혀를 내둘정도로 정확한 타이밍이다. 그런데 오늘은 혼자가 아니다. 


 소년의 뒤에 조그마한 그림자가 하나 더 보인다.


“여어 쿄타로. 그리고....?”


히카루가 살짝 시선을 돌린다. 자주빛 숏컷의 소녀다. 단정한 생김새와 커다란 눈망울. 하지만 왠지 자신감이 부족한 듯 소년의 뒤에 계속 숨는다. 그러자, 쿄타로가 뒤로 숨는 소녀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내밀면서 말했다.


“이녀석 사키! 미야나가 사키야! 나랑 옆집에서 사는 친구!”
“헤에-.”


요컨대 소꿉친구라는거다. 


​‘​소​꿉​친​구​라​.​.​.​’​
도쿄에서 기다리고 있을 여자 친구의 존재가 순간 머리에 스쳐지나갔다.


“헤에, 사키쨩이라고 하는구나. 반갑다. 나는 신도우 히카루. 그러니까 뭐, 일단은 쿄타로의 친구 정도로 생각해줘.”
히카루가 부드럽게 웃으며 사키에게 손을 내밀자, 소녀는 ​“​쿄​쨩​.​.​.​”​이​라​고​ 소년을 쳐다봤다. 그러자 소년은 안심 시키듯 소녀에게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히카루 형아는 백수지만, 좋은 사람이야!”
“백수 아니라니까!!”


아아, 그러고보니 이녀석에게 내 직업을 말하지 않았구나. 머리가 지끈 지끈 아파와지는거 같다. 그때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사키가 머뭇머뭇 거리며 청년의 손을 잡은 것이다.


“미야나가, ​사​키​이​에​요​.​.​.​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그래 반갑....”


순간, 히카루는 사키를 보며 무언가 느꼈다. 
또다, 이 아이도 그 아마에 코로모처럼 아 아이에게도 [무언가]가 있다. 상대의 운기를 빨아들이거나, 자기 멋대로 조종할수 있는, 그런 오컬트같은 힘이.


“형?”


잠시 멍해진 히카루는 쿄타로의 말에 소녀의 손을 놓아줬다. 사키는 청년을 쳐다보더니 재빨리 소년의 등뒤로 쪼르르 숨어버렸다.  


‘거참. 만약 내가 여기서 사이를 만났다면, 여기저기에서 사이를 봤겠네. 나가노는 마굴인가.’


만약 그랬더라면, 어린 시절의 자신은 사이를 다른 사람에게 떠밀고, 지금쯤 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래, 그럼 오늘도 9점으로 시작 해볼까?”
“응!”


요즘 쿄타로는 9점을 놓고 시작하는 접바둑을 두고 있다. 물론 히카루는 지도 바둑의 형식으로 쿄타로를 지도하고 있었다.


‘이 녀석은 이 대국당 얼마씩 내고 하는 줄이나 알까.’


지도 바둑한번 할 때마다 대략 10만 엔. 어지간한 부자가 아니고서는 지도 바둑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형아 한판만 더! 이번에는 내가 이길수 있었는데!!!”
“항상 지면서 계속해서 도전하는 구나. 너.”


본인은 이게 얼마짜리 바둑인지도 모르고, 무슨 게임기에 코인 넣듯이 한판만, 한판만 거리고 있다. 남들이 알면 뭐라고 할까.


‘하지만 이것도 슬슬 끝인가.’


류몬부치와의 약속 기간은 이미 끝났다. 약속된 류몬부치와 약속했던 지도바둑의 수는 끝났고, 이제 내일이면 다시 도쿄로 올라가야한다. 쿄타로와의 짧은 인연도 이제 슬슬 끝을 말할 때가 온 것이다.


“하아, 오늘은 여기까지. 해도 이제 슬슬 저물어 갈 무렵이잖아. 그리고 쿄타로. 너에게 할말이 있는데....”
“응? 뭔데?”


천진난만에게 자신을 쳐다보는 소년. 히카루는 살짝 말하기가 주저했지만, 그래도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그게-.”


바로 그순간.


“쿄타로?”


공원 입구에서 또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쿄타로도, 사키도 그리고 히카루도 그쪽으로 시선을 향하자,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이쪽을 쳐다보며, 천천히 다가 오고 있었다.


“어, 아빠다!”


다다닥!
바둑돌을 내려 놓은체, 쿄타로가 남자를 향해 달려간다. 그런 소년이 익숙한 듯 남자는 부드럽게 소년을 받아 들며 천천히 여기로 다가온다. 그러고보니, 지금 나 조금 위험한 순간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모르는 청년이, 초등학생 두명이서 놀고 있다.
요즘같은 시대에 딱 위험해보이기 좋은 화상이다. 거기다, 아키라처럼 언론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바둑의 팬이 아닌 이상 자신을 잘 알지도 못할테고. 이거 뭐라 해야하지.


 히카루는 수많은 생각과 함께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그러니까 저는-.”
“혹시, 신도우 7단 아니십니까?”
“에...?”


순간 얼빠진 얼굴로 쿄타로의 아버지를 쳐다본다. 그는 흡사 아이돌을 본 여고생같은 표정을 지으며-.


“역시 맞군요!! 아,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정말 ​팬​이​었​는​데​!​!​!​!​”​
“아빠, 형아 알아?”


재빨리 명함을 내밀며, 인사하는 쿄타로의 아버지를 보며 히카루도 고개 숙였다. 뭐 명함이라도 줘야할거 같은데, 프리랜서에 가까운 바둑 기사가 명함이 있을리 없었다. 어쩌지 당황한 얼굴을 지은 청년이 희귀하다는 듯 쿄타로가 쳐다보고 있었다.


**
“아, 신도우7 단에게 제 아들 녀석이 폐를 끼쳤군요! ”
“아뇨, 아뇨-. 폐라뇨.”


그렇게 해서 현재 위치 스가가. 본래라면 히카루는 류몬부치에 돌아가 마련해준 침실에서 TV나 보고 있어야하지만, 쿄타로와 인연이 있다는걸 알게된 쿄타로의 아버지가 은혜를 핑계삼아 자신을 집으로 데려온 것이다. 그리고 대략 일주일간 아들 녀석의 바둑 강사를 해줬다는 말에 감격한 모양이었다.


“스가군은, 뭐랄까. 동생같달까. 같이 놀면서 저도 즐거웠습니다.”


뭔가. 아주 그리운 무언가를 다시 엿본 기분이었다. 이건, 뭘까. 쿄타로를 보고 있으면 괜히 그리운 기분이 든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 화제의 주인공은 어느새 밥을 다 먹고 자기 방에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뭘 하고 있는지 내려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만남도 오늘까지군요.”
“예, 뭐... 저도 여기에만 있을수 없으니까요.”


쓴 웃음을 지으면서 히카루가 말했다. 엄연하게 그는 바둑으로 프로 생활을 하는 사람이었다. 여기에서만 있을수는 없다. 힐끔 쿄타로를 쳐다보던 히카루가 그의 아버지에게 말했다.


“잠깐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쿄타로에게 말좀 하고 싶어서요.”
“아, 그러세요.”


소년의 아버지에게 양해를 구한, 청년은 천천히 쿄타로의 방이 있는 2층으로 향했다.


똑똑.
소년의 방문을 두드리자, 쿄타로가 들어오라고 했다.


“뭐하냐. 쿄타로.”
“아, 형아!”


히카루가 방안에 들어서자, 쿄타로가 크레파스로 무언가를 그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더 가까이 가자, 스케치북에 그려진건.


“바둑...?”


그것도 오늘, 자신과 뒀던 바둑 내용 그대로다.  


“쿄타로, 이거... 네가 한거야?”
“응! 오늘만 아니라, 형아랑 했던거 전부 그림으로 그렸어!!”


그러면서 자랑스레 자신에게 스케치북을 넘겨준다. 스케치북에는 자신과 했던 바둑의 내용들이 그대로 복기 되어 있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런걸...?


“쿄타로, 왜 이걸....?”
“왜? 음, ​음​.​.​.​.​재​미​있​으​니​까​!​”​
“재미?”


히카루의 물음에, 쿄타로는 어느 무엇보다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 놀이를 하고 있으면, 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거 같아. 검은 돌과 검은돌이 만나고, 내가 잘못하면, 만남이 끊어지기도 하고. 꼭 친구를 사귀는거 같아서, 재미있어.”
“.....”


소년은 그러면서 다시 스케치북에 오늘 한 바둑의 내용을 그리고 있다.


아아...
알거갔다. 
왜 쿄타로만 보면 그리워졌는지.
왜 쿄타로만 보면 친근하게 느껴졌는지.
소년은 어린 시절의 자신이다. 
이제 막 사이를 처음 만나서, 바둑이라는 걸 처음 배우고, 바둑의 재미를 막 느꼈을때의 자신과 같다. 
그래서, 그래서-.
청년은 자신도 모르게 소년에게 물었다.


“쿄타로.”
“응?”
“내, 제자가 될래?”
“제자?”
“다시 소개 할게, 형은 프로 바둑기사 신도우 히카루라고 해. 그리고 너랑 나랑 요 일주일간 했던건 바둑이야. 형은, 지금 너에게 내 제자가 돼서 바둑 기사가 되지 않겠냐고 묻는거야.”


청년의 제안에, 소년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다.


“그럼, 이 바둑이라는거 많이 둘수 있어?”
“응.”
“그럼, 친구도 많이 사귈수 있는거야?”
“친구?”
“응, 친구! 형이랑 나랑도 바둑을 두면서 친구가 되었잖아. 그러니까 더 많은 사람이랑 친구가 될수 있어?”
“아아. 물론.”


청년의 대답에, 쿄타로는 활짝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럼 할래!!”


히카루는 피식 웃었다. 
예상치 못한곳에서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예상치 못한곳에서 인연을 느꼈다.
사이가 자신과 만났을때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래, 그렇다면....
나또한 이 아이에게 길을 열어주리라.


“좋아, 쿄타로. 그럼 너에게 내가 가장 소중히 간직한 것을 가르쳐주마.”


혼인보 슈사쿠.
바둑의 명인중에 명인이라고 불리는 기성.
그 기성이 세월을 뛰어넘어 길러낸 또 다른 천재 신도우 히카루. 
그 천재는 한명의 소년을 선택했다. 훗날 북두배의 천재라고 불릴, ​그​런​.​.​.​.​소​년​을​.​
1) 쿄타로는 어린시절 히카루를 좀 참조 했습니다. 바둑은 고리타분 한다던가, 이건 히카루의 대사였죠. 
뭐 히카루는 바둑을 우주에 비유했지만, 쿄타로는 인연에 비한게 좀 다르지만요.
2) 지금 생각해보면, 히카루의 배경은 엄청나군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밝힐수 없지만, 히카루는 그 혼인보 슈우사쿠의 직전제자란 말이죠.
어떤의미로 수제자,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찌보면 명문중에 명문 후계라는 느낌이네요. 그리고 쿄타로도 그 전통 명문을 이어받는거죠.
그래서 둘다 생긴것(?!)과 달리 전통 바둑 파입니다.
3)개인적으로 만약 센그래적 쿄타로의 쿄타로가 우타(마작)가 아닌 히카루(바둑)를 선택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한 가정하에 탄생한게 지금 쿄타로입니다.물론 그 플래그 능력은 없지만요

이상 청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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