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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J 반 탐정소녀는 잘못 되었다. - 문화제 수사록 -


원작 |

역자 | 회색빛잔영, 2side, 일각여삼추, PsnPd, BlueT, 우드락, Jemes, 아이시스(총편집)

투고 | 아이시스

해당 작품은 葵絵梓乃님의 허가를 받아서 번역했음을 알립니다. 

허가해주신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작품 본편은 회색빛잔영님, 2side님, 일각여삼추님, PsnPd님, BlueT님, 우드락님, Jemes님이 각기 번역해 주셨고,

번역 감수 및 외전은 저 아이시스가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협력  정말 감사합니다.


Chapter 08 숙연하게, 시로메구리는 회고한다.


방과후, 시로메구리 메구리 학생회장의 허가를 받기 위해 나는 학생회실에 왔다.

목적은 물론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한 조사다.
그를 잘 알아가기 위해선,  그의 악명을 드높인 문화제를 알아내는 것이 제일 좋다. 그가 문실에 속해 있었다면, 반드시 이 학생회실 안에 그 흔적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소문에 대해 고찰하는 것보다 이미 일어난 사건들을 더듬어 가는 것이 빠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사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물론, 문화제 때 있었던 일이다. 이틀간 열린 문화제에서 히키가야 하치만은 대체 뭘 한 것일까. 그리고, 문화제 준비 기간 중 그는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것들을 알기위한 문화제에 관한 자료들을 조사하지 않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여기서 내 입원기간이 도움이 된다.
시로메구리 선배는 내가 문화제에 관한 자료를 보고 싶다는 요청에 처음에는 넌지시 거절하려고 했지만, 맹장염으로 문화제에 참가할 수 없었다고 말하자 시원스럽게 허가해 주었다. 몇몇 자료는 자기 허가를 얻고나서 열람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나로서는 그정도면 충분히 조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내가 탐정 활동을 하고 있는 건 숨겼다.

탐정이라는 일은 대체로는 신분을 숨겨야만 하는 것이니까 괜찮을 것이다. 분명.
뭐, 일본에서 제일 유명한 고등학생 탐정도 몸을 줄여서까지 제멋대로 굴고 있으니까.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다니는 탐정도, 엿보기라든지, 불법 ​침​입​이​라​든​지​.​.​.​.​칫​,​ 남고생은 다들 그런다니까....

「그렇다고 해도 좁아 보이네요, 여기」

「일단 어지간한 교실하고 같은 크기이긴 해. 회의실에 두었던 물건들을 전부 이 곳에 두었으니까, 정리할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지도」

학생회실 여기저기에는 문화제에서 썼던 소도구나 기재가 놓여져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창고라고 생각할 정도의 양이었다.
이것만 봐도, 올해 문화제가 얼마나 성대하게 열렸는지 상상이 되었다.
젠장, 사람이 배에 메스가 들어간 사이에 남들은 즐겁게 놀다니.... 참가하고 싶었다. 정말로, 간절하게.
 
「이거 설마 선배 혼자서 정리했어요?」

「아니. 나 혼자서는 무리라서 집행부 전원이 함께 했어」

「그런 것치고는 선배 혼자네요」

「아 지금 인망없다고 생각했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전혀, 조금도!」

C 모양으로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움직였지만, 선배는 의아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돌렸다.

「나를 포함해서 집행부는 3학년뿐이니까. 수험도 생각해서 활동은 점심시간까지라는 것으로 하고 있어. 문화제가 끝나자마자 체육제 준비에 들어가야 하니까, 다시 바빠지기 전에 할 수 있을 만큼 공부를 하자는 것으로」


「그렇지만 문화제가 끝난 직후이니 할 일이 많지 않나요?」

「그건 문화제 휴일에 모두 정리했어」

「일 부지런하네요」

「2학년 수학여행이 끝나면 학생회에 있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은 힘내자 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말이야. 집행부에 있는 다른 애들도 같은 기분이지만, 수험도 중요하니까 교대로 학생회의 일을 하기로 했어. 그래서 오늘은 내 차례」

「마치 당번 같네요」

「물건을 정리하거나 문화제 서류를 정리하거나 하는 일이니까, 당번이라면 당번이네」

「문화제 일이라면, 문실 일도, 그런 가요?」

「올해 문실은 학생회의 참여가 많았으니까, 그만큼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서류도 많다고 할까」

「....저기, 내가 이렇게 부탁드려도 되는 건가요? 문화제에 관한 자료, 공개하면 안 되는 것이라든지...」

「괜찮아, 괜찮아. 그런 것들은 대부분 한 곳에 모아 두었고, 정말로 중요한 서류들은 선생님들이 관리하니까」

「아.. 그렇군요...」

「맹장염으로 문화제에 참가할 수 없었던 거지? 문실과 문화제가 어떤 분위기였는지, 내가 일하는 모습으로 전해지면 좋겠네」

「선배, 일 잘하는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어째서 회장같은 걸 하고 있나요?」

「너 의외로 독설가네! 나 제법 할 땐 해!」

생각 대로 그대로 말한 것이지만.
뭐, 본인이 즐거운 듯 웃고 있으니 좋은 것으로 하자.
인망이 있든 없든, 나를 위해 움직이는 거니까 그 배려를 고맙게 받아 두지 않으면 실례다.
겉보기엔 할 땐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반대, 덜렁이처럼 보이는데.

시로메구리 선배의 배려에 대해 마음 속으로 감사를 하며, 나도 내 일을 시작하자.


[newpage]


학생회실에서 가장 먼저 가볍게 훑어본 것은 문화제 팜플릿.
실행위원하고 연관된 물증으로서 확실히 남아있고, 가장 입수하기 쉬우며, 어떻게 일이 진행되었는지를 보고 연상하기 쉬운 것이 이것이다.

표지에는 그림이, 속표지에는 문화제 전체 타임 스케줄이 실려있다.
학교 개방일인 이틀째 스케줄만이 실려 있는 걸 보니 이것은 방문자용 책자인 듯하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문화제 슬로건과 시로메구리 학생회장의 선언문. 사가미 위원장의 코멘트도 실려있다.
내용은 두사람 모두 평이한 내용. 그리고 계속 1페이지를 읽어본 결과, 그냥 보통 팜플릿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렇지만 이번 문화제의 경우, 팜플릿에 실려 있는 문자나 사진, 그림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것이 만들어지게 된 공정이 나에게는 중요했다.

「시로메구리 선배. 이 팜플릿, 실행위원들끼리만 만든건가요?」

「그러니까, 응. 실행위원끼리. 그게 왜?」

「팜플릿에는 넣어야 하는 내용들이 잔뜩 있잖아요. 당일 스케줄이라든가 상연물을 하나하나 전부 소개한다든가 운영에 협력한 회사나 단체를 기재한다든가...
올해는 OB나 유지 단체의 많이 참여했었죠? 기본 틀대로 만들었다고는 해도, 이런 많은 정보를 정리하는 것도 실행위원끼리만 하는 건가요?」

「그래. 소부고 문화제는 기본적으로 학생에게 운영을 맡기는 방침이니까, 정말 유키노시타에게는 감사할 따름이야.」

「유키노시타?」

「팜플릿 자체는 다른 사람이 만들었지만, 유키노시타가 문화제에 대해서 가장 잘 파악하고 있었던 덕분에 팜플릿 만들기에는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

「헤에-, 그렇지만 유키노시타는 부위원장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일도 한건가요?」

「유키노시타, 무슨 일이든 빨리 해치워 버렸으니까」

「과연.... 소문대로의 활약이네요」

「소문?」

「제 반 말고 다른 반 실행위원에게 들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위원회에서 유키노시카가 대활약했다고 들었어요. 멤버들에게 정확한 어드바이스를 주었고, 진척 상황도 잘 파악했었고, 그 뿐아니라 여러 부서의 문제점들을 쓱삭쓱삭 해결해 줬다고 들었어요.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던 덕분에 반 상연물과 문실을 양립할 수 있었다고 다른 반 친구가 이야기 했구요」

​「​.​.​.​.​.​유​키​노​시​타​,​ 어물쩡 거리는 걸 허용하지 않았으니까. 회의할 때도 얼렁뚱땅 넘어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철저하게 할 일을 끝내 버리게 했어. 담당하는 위원이 눈치채기 어려운 일까지 지시를 내려, 지연을 허용하지 못했어. 그런데 너, J반이지? 유키노시타가 반에 들어간 적 거의 없지?」

「네, 실행위원을 했었던 남학생도 반에 거의 안 왔지만, 유키노시타는 전혀 오지 않았어요」

문화제 직전에 나는 맹장염으로 입원해서 없었지만, 그 전에도 유키노시타가 반에 대한 일로 교실에 온 적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한 손으로도 충분할 정도.

「유키노시타, 패션쇼에 나가고 싶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한 거지만요」

반 모두가 J반에서 대인기 여성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었던 유키노시타가 패션쇼에 출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낙담하는 것을 보면, 병으로 빠진 내가 그 사실을 몰랐기에 내가 받는 데미지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할 정도다.
메구리 선배는 「나도 보고 싶었어」 라고 웃고 있었지만, 갑자기 표정이 사라졌다.

「....역시, 내가 좀더 제대로 했어야 했었는데.... 그랬으면, 그런 일.....」

그녀도 그와 비슷한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와 다른 점은, 무언가에 실망한 듯한 씁쓸한 표정이라는 것이었다.

「유키노시타, 정말로 열심히 해주어서 고마웠지만, 역시 일을 너무 맡겼다고 생각해.
올해 실행위원은 반도 중요하게 생각하자는 방침이 있었던 탓도 있지만,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유키노시타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굉장히 부담을 줘버렸어...
그런데도 학생회 멤버도 참여하면 어떻게든 일을 할 수 있었기에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나는 역시 학생회장으로서 어떻게든 했어야 했어.」

「....그 일?」

「소문으로 퍼지고 있는 일 말이야」

여기서 「소문」 이라면 그것 밖에 없을 것이다.
히키가야 하치만이 문실 회의에서 뭔가를 저질렀다는 이야기 말이다.

「내가 얼굴을 내밀었을때는 반드시 그도 있어서, 원래 그의 일이 아닌 일들도 해주고 있었기에 불만이 있는 것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성격은 최악이고....」

더 이상은 말하고 싶지 않네, 라는 무언의 오라를 내고 있는 메구리 선배.

「최악, 인가요?」

「응, 나도, 그도.」

선배는 곤란한 듯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도, 뿐만이 아니라, 나도, 라고 말한 것이 신경이 쓰였다. 아무래도 선배는 전체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인 듯했다.

「....그 소문, 진실은 뭔가요?」

그럼에도 나는 선배에게 물어 봐야만 했다.

이것은 단순히 사실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시 상황을 확실히 목격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다는 것은 어쨌든 진실일 것이다.
선배가 여기서 그것이 거짓말이었다고 말해도, 이미 그의 오명은 어쩌지 못할 정도로 퍼져 버렸다.

거짓말이 무의미하다면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 

「현재 떠돌고 있는 소문은 당시 그대로 이야기이긴 해. 다만, 그가 사가미를 힘으로 어떻게 하려고 했다든가, 그가 엔딩 세레모니 전에 사가미를 옥상으로 불러냈다는 이야기는 거짓이야」

「엣, 그럼 히키가야 하치만이 사가미 위원장을 옥상에 불렀다는 이야기는?」

「소문이 퍼진 중에 누가 잘못 전달한 걸 거야. 애초에 그가 엔딩 세레모니 30분 전에 사가미를 옥상에 불러내는 것은 무리였는걸」

「무리?」

「그 시간, 그는 우리들하고 같이 체육관 스테이지 뒤에 있었어」

「....엣?」

체육관--스테이지 뒤?

나는 서둘러 들고 있던 팜플릿을 넘겨, 엔딩 세레모니 전 체육관 스테이지 프로그램 리스트를 찾아 보았다.
엔딩 세레모니 전 프로그램은-- 유지 단체의 퍼포먼스.
상연 목록에는 합주, OG들의 관현악단 연주회, 밴드팀의 연주 등이 적혀 있었다.

30분 전이라는 것은, 연주회 개시시점에 체육관에 들어갔다고 치더라도, 아무리 이르더라도 라이브 시점에서는 히키가야 하치만은 스테이지 뒤에 있었다는 이야기다.
소문의 시계열과 일치하지 않는다.

「어, 어떻게 된 거죠?」

「정확히는 라이브가 시작되기 전에도 그곳에 있었어. 그 30분 전부터 유키노시타와 함께 있었을테니 불러낼 틈도 없었을 거야. 그가 그렇게 하는 건 무리야」

「그 30분 전이라는 것은, 엔딩 세레모니 1시간 전부터 알리바이가 있다는 이야기네요.」

아마 다른 소문 중 하나인 히키가야 하치만이 유키노시타를 데리고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일컬어진 시간대일 것이다.
유키노시타라면 그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그가 사가미 위원장을 옥상에 불러내는 것은 불가능 했고, 불러냈다고 해도 빠져 나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럼, 히키가야 하치만의 문화제에 대한 소문은....!」

설마 거짓이였나?

「아니야, 몇 가지 왜곡되긴 했지만, 대체로 실제로 일어난 일이야.」

「....실제로 라는 건」

「그 외의 일로, 슬로건 건이나, 옥상에 있었던 사가미를 괴롭혔다는 이야기나」

...결국, 괴롭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라는 것이다.
폭력을 저지른 건 아니니까 쓰레기도는 내렸을지 몰라도, 그 이외 다른 일들에 대한 평가는 뒤집히지 않는다.
소문의 장소에 있었던 인물이 말하는 것이니까, 진실일 것이다.
메구리 선배는 이제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당연하다. 자신의 마지막 문화제에서 학생회장으로서 임했는데, 그 뒤에서 위원장에게 상처를 준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있었으니까.

「...그런가요. 이야기하기 어려운 일들을 말하게 해버려서 죄송해요, 선배.」

나도 더 질문해서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 생각은 없었기에, 우선 이야기는 멈추었다.

「뭐, 뭐 괜찮지 않나요! 그러니까 그. 그 후 문실은 모두 의욕에 넘쳐서 일했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노카운트에요. 노카운트.」

무엇이 노카운트인지는 제쳐두자.

「저기, 그럼 메구리 선배, 그러면 위원장은 어땠나요? 유키노시타가 일을 잔뜩 했다는 것은 알겠지만, 위원장도 그렇겠죠? 위원장도 무슨 조정같은 일에 활약했죠?」

「위원장도 위원장 나름대로는 바빴으니까. 반을 소중히 하자는 방침을 세운 것도 사가미였으니까, 말을 꺼낸 이상 양립 시키긴 힘들었을 거야.... 자주 온 편이었고, 그런 말 하지 않았어도...」

위원장인 사가미 미나미는 확실히 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반이었다.
그녀 곁에 있었던 두 사람의 시선이 아직도 내 피부에 남아 있다.

「그 때...」

선배의 말을 가로막듯이 실내에 부드러운 멜로디가 흘렀다.

소리가 난 곳은 메구리 선배의 블레이져 코트 속이었다. 선배의 잔뜩 찌푸린 표정은 사라졌고, 당황해 하면서 스마트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네, 엣? 직원실에 있다고요? 엣, 아, ​그​런​가​요​.​.​.​.​아​,​ 네, 지금 학생회실에 있으니까 자료를 가지러 갈게요. 엣! 괜찮아요. 제가 갈게요! ....저기 미안한데, 일이 생겨서 잠시 자리를 비울테니, 구경하고 있어줘. 필요 없는 것은 보지말고」

「괜찮아요. 그럼 당일 사진을 봐도 될까요?」

「아직 편집하지 않았으니까 지우지는 말아줘-!」

메구리 선배는 후다다닥 돌아다니며 몇몇 자료 같은 서류들을 모으고 나서는 서둘러 학생회실을 뛰쳐 나갔다.

자, 이것으로 해방꾼은 사라졌다.

여기서부터는 탐정의 본분을 발휘할 차례다.... 엿보기라든지, 불법침입이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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