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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시리즈 세이편

マリみて 祐麒シリーズ


Original |

Translator | 淸風

“역시, 크리스마스까진 여친 있었으면 해.”
 아직 10월도 안 됐는데 굉장히 마음 급한 이야기가 급우의 입에서 나오는 걸 들었다.
“그래도, 남학교에선 여자랑 만남도 없고―.”
“바보, 만남은 만드는 거라고. 릴리안하고 교류도 있고, 어떻게든.”
“확실히, 여친이랑 크리스리스를 보내보곤 싶지만.”
 딱히 크리스마스가 아니더라도, 여름방학에 들어가기 전까지라거나, ​여​름​방​학​동​안​에​라​거​나​,​ ​밸​런​타​인​까​지​라​거​나​,​ 뭔가 이유를 붙여대며 비슷한 대화가 되풀이되는 걸 듣는 기분도 든다.
 여기, 하나데라 학원은 순수한 남학교기에, 당연히 여친이 있는 학생은 소수파다.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여자에 대한 화제는 반드시 어디선가는 솟아오른다.
 크리스마스까진 아직 꽤 시간이 남은 느낌이지만, 여자와 알게 되고, 친해지고, 고백할 때 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 급한 건 아닐지도 모른다.
 뭐어, 자신에게는 관계없는 일이다 싶어, 유키는 가방을 들고 교실을 떠났다.
 딱히 여자에게 흥미가 없다거나, 거꾸로 남자에게만 흥미가 생긴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유키도 극히 평범하게 여자애를 좋아하고, 좋아하는 여배우도 있다. 단지, 초조하게 여친이 고프다고 할 정도가 아닌 거다. 학생회장 일도 바쁘고 충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느끼고 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거다.
“유키치, 돌아가는 길에 조금 어울려 줄래?”
“아―, 괜찮아.”
 코바야시의 권유에 별 고민 없이 대답한다. 오늘은 학생회 활동도 없는 날이고, 돌아가서 뭔가 하고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CD라도 사러 간다거나, 아니면 새 게임이라도 사러 간다거나 그런 거겠지. 덤으로 오락실에 들른다거나, 패스트푸드를 먹거나 하는 것도 좋다. 정석적인 학창생활이란 느낌이려나.
 코바야시와 둘이서 나란히 역전 백화점에 들어가서 레코드샵을 둘러본다. 아무래도 코바야시가 미는 밴드의 새 앨범이 나온 모양이었다.
“이 뒤에 어떡할래?”
 앨범을 산 뒤 가게를 나서서, 목적도 없이 돌아다닌다. 잡담을 나누는 사이에 자연스레 걸음은 오락실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코바야시는 요즘 새로 들어온 신작 슈팅 게임에 빠져 있었다.
“슈팅은 한물 갔다고 하지만, 역시 게임의 기본은 액션, 슈팅이잖아. 뜨거운 탄 피하기, 적의 패턴을 꿰뚫어본 콤마의 움직임, 불타오르지?”
“아아, 그건 동감.”
“역시 남자라면……오, 저 애 귀엽다.”
 앞쪽에서 걸어오는 여자 집단에 눈을 향하며, 코바야시가 말한다. 교복 차림의 여자 셋이 즐거운 듯 이야기하며 걸어온다.
“어디, 가운데 있는 애?”
“아니, 오른쪽 트윈테일. 나, 꽤 트윈테일 모에라서. 그래서 유미 쨩도 좋아해.”
“너, 유미한테 손 뻗지 말라고.”
“뭐야, 시스콘 자식.”
 이러는 사이에 여자 집단과 엇갈린다. 오나카 여고의 교복이었다.
“상대도 둘이었으으면, 말 걸 수 있었을텐데.”
“농담도.”
 실제로 어떤진 모르겠지만, 코바야시가 헌팅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없다. 물론 유키 자신도 그런 경험은 없다.
 차라리 여자쪽에서 역헌팅 해 주지 않을까 하는 사정 좋은 소리를 꺼내고 있는 코바야시. 그런 소릴 입에 담는 동안은 여자랑 사귀진 못하겠지.
 결국 남자 둘은 오락실에서 놀다 뻗어 집에 갔다.

 그런, 딱히 특별할 것 없는 나날이 앞으로도 한참 계속되리라는 건 의심치도 않고 있었다.


 하지만 유키는 직접 경험한다.


 변화는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거라고.


~ Please “Say” Yes… ~ 제 1화 태동


 토요일, 유키는 역까지 나왔다. 사고 싶은 책이 나와서 사러 나온 김에, 짬도 보낼 생각이다.
 서점에서 서서 읽다가 원했던 책을 사고, 게임숍을 살핀 뒤 레코드숍을 둘러본다. 딱히 끌리는 건 없어서, 혼자서 오락실에라도 가려고 인파 속을 느긋히 걷는다.
 그러던 중 앞쪽에서 여자 집단이 걸어오는게 눈에 들어왔는데, 얼마 전에 코바야시와 함께 본 여자애들이라는 걸 깨달았다. 무심코 바라봐 버렸다. 코바야시가 마음에 든다고 지정한 여자애는, 오늘은 트윈테일이 아니라 머리를 푼 상태였다.
 왠지 그 애를 눈으로 좇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 앞이 컴컴해졌다.
 그리고 귓가에서.
“누구게~?”
 라고 하는, 아무리 봐도 가성같은, 부자연스럽게 높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눈을 덮는 손의 감촉은 매끄러워서 여자의 손인 것 같지만, 이런 걸 할만한 관계인 여자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대답에 막혀 있자,
“에―, 나 잊어버렸어어? 쓸쓸한데~.”
 이번에는 응석부리는 듯한 말투로 귓가에서 속삭인다. 세차게 내뿜는 숨결에 몸이 떨린다. 마음 속에서 초조함이 생겨난다.
 뒤에 있는 여성에게 마음에 짚이는 부분이 전혀 없는 것과, 여자가 이렇게 가까이 밀착해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인 것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자,
“……잠깐, 곤란해하잖아. 정말 아는 사이야?”
 다른 소리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들려왔다.
“어라~, 잘못 봤나아?”
“이런 것까지 했는데, 잘못 봤나로 끝날리 없잖아.”
 눈을 덮고 있던 손이 떨어져, 시야가 터진다. 그리고 드디어 수수께끼의 인물이 누군지 확인하려고 뒤를 돌아본 뒤, 놀란다.
“저기……세이 씨?”
“정답~. 봐, 역시 맞았잖아.”
“아니었으면 무진장 부끄러웠다고.”
 눈앞에 서 있는 건, 정말 오랜만에 보는 사토 세이였다. 그, 오가사와라 저택에서 묵을 때 본게 마지막이니까, 반년에서 1년 사이동안 본 적이 없다.
 긴소매 니트에 데님을 더한 심플한 차림이면서도, 이목구비가 뚜렷한데다 스타일도 좋으니까, 마치 모델처럼 보인다. 저번에 봤을 때보다 머리카락은 짧을지도 모른다.
 다른 한 명, 세이의 뒤에 서 있던 건 흑발에 안경이 잘 어울리는 지적인 느낌의 여성. 얇은 입술에 시원스런 눈매가 특징적이고, 줄무니 니트 위에 카디건을 맞춰입었고 아래는 그레이색 바지. 이쪽은 본 적 없는 여성이었다.
​“​오​랜​만​이​에​요​…​…​아​까​ 건, 뭐였나요?”
“재회 기념 장난스런 인사?”
 장난스런 미소를 향하는 세이. 그러고 보면 이런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나 싶어 기억을 되새겨 본다. 아무래도 하루 정도밖에 교제가 없기에, 그리 선명히 기억에 남아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누구야?”
 안경미인이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며 세이에게 물어본다.
“후후후, 맞춰봐.”
“알 리 없잖아.”
 장난스레 소리없는 웃음을 짓는 세이를 보고, 불만을 토하는 안경미인. 아무래도 세이랑은 꽤 친한 친구인 모양이었다.
“자, 잘 얼굴을 봐 보면 알거라니까, 분명히.”
“그래?”
 안경미인이 약간 유키에게 다가가, 정면에서 지긋이 유키를 바라본다. 본 적 없는, 연상의 안경미인이 지긋이 바라봐서, 어쩐지 좀 거북한 느낌이 든다. 솔직히 말하면, 부끄럽다. 저도 모르는 새에 뺨이 뜨거워진게 느껴진다. 안경 안쪽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계속 바라볼 수 없어서, 눈을 돌려 버렸다.
“……아아, 혹시나 유미 쨩네?”
“정답―. 남동생인 유키였습니다.”
“헤에―, 그 말을 듣고 보면, 확실히 쏙 닮았네.”
 안경미인이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는 건, 당연히 유미랑 아는 사이인 거겠지. 세이의 친구인 걸 생각하면, 릴리안의 OG인 걸까.
“흐응, 유키 군, 이라고 하는 구나. 어라, 얼굴 빨갛네?”
“아하하, 카토 양이 계속 바라본 탓이야 분명. 이, 죄 많은 여자.”
“어머, 귀엽잖아.”
 귀엽다는 말을 하면서 빙긋 미소를 지으니, 더더욱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자기 의지로 얼굴이 빨개지는 걸 막을 수가 없다.
 안경낀 미녀는 자신을 카토 케이라고 소개했다. 릴리안 여대에 다니고 있지만, 릴리안 여학원의 OG는 아니라는 모양이다. 유미랑 알게 된 건 세이를 통한 거여서, 단순한 우연이라는 모양.
“그래서, 뭐야. 유키는 뭘 하고 있는 거야? 아까 여자들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혹시나 앞으로 헌팅? 저런 애들이 취향이었어?”
“아, 아니에요, 그런 거.”
 여자들의 모습에 눈을 빼앗겼던 모습을 보였다는 걸 깨닫고, 다시금 부끄러워진다. 이상한 모습을 보여 버렸다.
“그럼 뭐야, 어디 갈 예정?”
“아뇨, 특별히 없어요.”
 책을 샀으니 그 뒤엔 오락실이라도 가려고 하고 있었다고 대답하자, 그럼 같이 가자는 흐름이 되어 버렸다.
 사실 오락실에 간 적 없어서 기대돼―라고 말하며 머리 뒤에 깍지를 끼고 휘파람을 부는 세이. 큰 북을 두드린다는 걸 해보고 싶다며, 꽤 액티브한 모습을 보이는 케이. 그리고 왠지 게임에 대해 설명하면서 둘을 이끌게 된 유키.
 둘에게 뭔가 볼일이 있었던게 아닌가 물었지만, 단순히 윈도우 쇼핑을 하고 있었던 것뿐이고, 목적은 딱히 없었다 보니 오히려 오락실 쪽에 흥미가 생겼다는 모양이다.
 여성이라곤 해도 오락실에 간 적이 없는 건 요즘 세상에 꽤 드문게 아닐까. 음악계 게임이나 크레인 게임, 스티커 사진 같은 것도 있어서, 여자나 애들이 플레이 하는 것도 일상다반사다. 릴리안 여학원은 귀갓길에 다른 곳에 들렀다 가는게 금지되어 있으니까 그런 기회가 적은걸까 하는 시시한 걸 생각하는 사이, 오락실에 도착했다.
 세이도 케이도 신기한 걸 본다는 듯이 오락실 안을 둘러보고 있다.
“헤에, 생각했던 것 보다 깨끗하네. 좀더 어두운 곳이라고 생각했었어.”
“응 응, 그리고 담배냄새 나고, 불량소년들이 모여있으려나 했었는데.”
“어떤 편견이에요, 한참 옛날이라고요, 그거.”
 둘을 데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1층이나 입구 근처에는 보통 음악계 게임이나 대형 오락기가 놓여있다. 취향 타는 게임은 좀 더 가게 깊은 곳에 배치돼 있다. 통신계 게임도 안쪽이다.
“저기저기 유키, 철포를 팡! 하고 쏘는 녀석은 없어?”
 굉장히 유치한 의성어로 물어보는 세이의 바람에 따라, 건 슈팅쪽으로 안내한다. 좀비를 박살내며 나아가는 게임이다.
“오케이, 그럼 카토 양, 해 보자.”
“에, 나도?”
 놀란 카토의 손을 잡고, 기계 앞에 서는 세이. 2인용 게임이기에 유키는 옆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게임기에 놓여있던 총을 잡고, 만족스러운 듯 화면을 향하는 세이. 이러쿵저러쿵 하면서도 케이도 옆에 나란히 서서 게임을 시작시켰다.
 그리고, 유키는 저도 모르게 넋을 잃어 버렸다.
 세이는 화면을 향해 몸을 비스듬히 향한 상태로, 한 손에 총을 쥐었다. 한편 케이는 양손으로 총을 쥐었는데, 이것 또한 멋진 사격자세다. 둘이 나란히 총을 쥐고 선 광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무책임하긴 하지만 자기 방법대로 수완이 있는 형사와, 성실한 우등생 형사 콤비라는 느낌이다.
 단지, 게임은 처음이니까 갑자기 바로 클리어하거나 할 수야 없었지만, 그래도 제 3 스테이지 보까진 나아갔으니까 꽤 훌륭하다.
“아―, 막 내갈겨대니 속시원해졌어. 다음에는 어떡할까, 아, 맞아 유키, 부릉부릉 하고 타는 건 없어?”
 하며, 이번에는 양 팔을 앞으로 내밀고 핸들을 잡는 몸짓. 이 앳된 느낌이 드는 바디랭기지는 좀 그렇지 않나 싶지만, 유키는 얌전히 둘을 레이싱 게임 기계쪽으로 안내했다. 이번 게임은 동시에 넷까지 플레이 할 수 있는 거여서, 셋이 나란히 운전석에 앉는다.
 요즘 게임은 정말 잘 만들어져서, 화면에 펼쳐지는 광경에서 게임같은 느낌이 나긴 하지만 속도감, 박력은 있고, 소리, 진동 등도 리얼하다. 레이스 중에는 “우와―!” 라거나 “꺄아!” 같은 비명인지 환성인지 모를 소리가 옆쪽의 세이와 케이에게서 들려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 역시 네가 운전 하는 차에는 타기 싫어.”
“어라―, 이상한데―. 역시 게임과 진짜 차는 달라.”
 그 말이 가리키는 대로, 면허를 가지고 있는 세이가 꼴지였다. 대신에 의외로 좋은 센스를 보인 건 케이여서, 1등으로 들어왔다.
 이 뒤는 케이의 요망에 따라, 리듬 게임 코너에서 큰 북을 두드렸다. 여기선 두명씩 교대로 배틀 세션을 펼쳤지만, 레이싱 때랑은 다르게 케이의 부족한 리듬감이 돋보였다.
“으으, 노래방에서는 괜찮은데.”
 예상도 못한 저득점에 부끄러운 듯이 변명하는 케이가, 왠지 귀여웠다.
 여기까지 즐겼을 때, 가게 안에 있는 비디오 게임에 세이가 흥미를 느꼈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게임에는 손을 대기 힘든 건지, 스스로 플레이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유키에게 플레이 하도록 권해 왔다.
 비교적 플레이에 익숙한 격투 게임을 고르고, 코인을 투입.
“아, 이 언니 예뻐. 이 사람으로 플레이 해 줘.”
“엣―? 뭐어, 상관 없나.”
 세이가 고른 캐릭터에는 별로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요청을 따르지 않을 수도 없으니 플레이를 시작한다. 그러자, 갑자기 도전자가 나타났다. 신경 못 쓰는 사이 반대쪽 자리에 누가 앉은 모양이다.
“이거, 어떻게 된 거야?”
“그거잖아, 도장 파괴 같은 거?”
“아니, 뭐어, 격투 게임은 대전이 꽃이니까요.”
“헤―. 그럼 유키 군, 안 지게 힘내.”
“응 응, 지지 마―.”
 뒤쪽에서 여자 둘에게 응원을 받는 유키는.
‘……하, 하기 힘들어…….’
 라고 솔직히 생각했다.
 이런, 연상인데다가 미인인 사람 둘을 뒤에 두고 격투 게임을 플레이 한다니, 남이 보면 대체 뭐하는 놈인가 싶을 거다. 혹시 자기가 비슷한 광경을 봤다간, 역시나 열받는다고 생각하겠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한심한 모습을 보일 순 없다. 긴장하면서도 대전을 펼쳐나간다.
“우왓, 뭐야 그거, 어떻게 움직이는 거야? 빠르네―.”
“그 손가락 움직임으로 여자를 얼마나 울린 걸지, 이녀석.”
“이, 이상한 소리 하지 말아 주세요!”
 손이 미끄러질뻔한 걸 어떻게든 참으면서 어떻게든 첫 전투에선 이겼고, 상대가 재도전 해 온 복수전에선 아깝게 져 버렸다. 1승 1패니 어떻게든 체면만은 지킬 수 있었다고 할까.
 비디오 게임쪽에 자리잡는 것도 좀 그래서, 후딱 메달 게임 코너로 이동했다. 이거라면 셋 다 즐길 수 있을 거고, 마음도 편하다.
“이 메달은 환금할 수 있어?”
“못해요.”
 오래 안 걸리고 할 수 있는 슬롯머신을 메인으로 플레이하면서 세이의 이상할 정도의 감이나 비기니즈 럭같은 걸로 무진장 벌었지만, 메달을 잔뜩 한 번에 걸었다가 한 방에 잃었다. 한 번 벌고 나면 그걸로 계속 놀 수 있는 메달이었지만, 호쾌하게 날려버린 뒤 웃는 세이를 보고 이것도 괜찮다 싶었다.
 크레인 게임에선 세이와 케이의 성격차이가 크게 드러났다. 감각으로 적당히 움직여서 상품을 잡는 세이와 다르게, 눈으로 제대로 거리를 잡고, 상품의 위치나 모양과 크레인의 형태를 보고, 계산적으로 움직이는 케이. 그러면서도 성과는 거의 비슷하니까, 신기한 법이다.
 유키도 기묘한 인형을 둘 얻었다.
 하나는 양을 데포르메 한 것 같기도 하고 구름같기도 한, 보들보들한 인형. 다른 하나는 선글라스를 낀 늑대 인형.
“으음―, 두분께 선물이에요.”
“어머, 고마워.”
“뭐야 유키, 의외로 하잖아~. 여자 다루는데 익숙해?”
 둘은 각각 반응을 보이며 인형을 받았다.
 세이는 양을 받고, 케이는 늑대를 받고,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다. 별 의도 없이, 늑대 쪽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으니까 안경을 끼고 있는 케이에게 건넨 것 뿐이다.
“이야―, 이렇게 놀아보니까 꽤 즐겁네.”
“어머 싫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완전히 노는데 푹 빠졌네……뭐,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을지도.”
 정신을 차렸을 땐 완전히 저녁이 되어 있었다. 유키도 생각 이상으로 돈을 써 버렸지만, 아까운 느낌은 아니었다.
 슬슬 돌아가야 한다는 케이에게 끌려가는 느낌으로, 출구를 향한다. 즐거운 시간이 끝난게 서글픈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그, 축제가 끝난 뒤의 쓸쓸함 같은 거려나.
“아―, 카토 양, 잠깐 기다려.”
 자동문을 지난 케이를, 세이가 불러 세웠다.
“마지막에 이거 하고 가자.”
 세이가 가리킨 건 넓게 확보된 공간에 잔뜩 놓여있는 스티커 사진기. 신기한 걸 보는 것처럼 휘청휘청 돌아다니는 세이와, 그 뒤를 따라가는 케이.
“스티커 사진인가―, 고등학교때 간 다음 처음이네.”
“어라, 오락실에는 간 적 없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아아, 오락실이라고 할까, 스티커사진기만 놓여 있는 곳이었으니까.”
“우와, 카토 양의 여고시절 스티커 사진? 보고 싶어! 잠깐, 카토 양네 학교, 세일러 복? 브레이저?”
“예이예이, 뭘로 찍을 거야?”
 스티커 사진 코너에 있는 건 여자애들 뿐이라, 왠지 거북한 느낌이다.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신경이 쓰이는 건 사람의 본성일까.
 세이가 적당히 고른 기종의 부스에 들어간 뒤, 설명을 읽으려는 케이를 무시하고 돈을 넣는 세이.
“잠깐, 사토 양. 어떡하면 괜찮은지 알고 있어?”
“괜찮다니까. 이런 건 적당히 해도 어떻게든 되는 법이야. 자, 둘 다 빨리, 빨리.”
 세이가 팔을 잡고 끌어당긴다.
“셋이니까 좀 더 붙어야지.”
“으, 아.”
 유키가 가운데 위치가 되고, 바로 오른쪽에 세이, 왼쪽에 케이. 지금까지 중 제일 가까운 거리에서 둘을 느껴, 순식간에 고동이 격해진다.
“유키, 양손에 꽃이네~.”
“이, 이상한 말 하지 말아 줘요!”
“어머, 이상한 거였어? 조금, 쇼크.”
“아, 죄송해요, 그런 의미가.”
“오, 찍는 모양이야, 둘 다 모여.”
 그 뒤 세이가 어깨를 안아 당겨, 더더욱 거리가 가까워진다. 거기에 끌려가듯 케이의 몸도 옆으로 다가온다.
“예이―♪”
 어딘가 시대에 뒤쳐진 세이의 구령과 함께, 사진을 찍혔다.



 세이, 케이 둘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 저녁을 먹었다. 쉬고, 목욕을 하고, 방에 돌아가서 자기 전.
 침대 위에 놓여있던 재킷을 옷장에 걸려고 하던 중, 주머니 안에 그대로 넣어뒀던 스티커 사진이 떠올라서 꺼냈다.
 세이, 유키, 케이 순서로 늘어서, 세이는 윙크하면서 피스 사인, 케이는 옅게 웃으면서 뺨 옆에서 손바닥을 펼치고, 유키는 둘에게 끼여서 새빨개진 채로 직립부동.

 이목구비 뚜렷한 얼굴에 붙임성 있는 세이.

 투명감 있는 얼굴에 시원스런 미소를 띄우는 케이.

 둘에게 끼여,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표정을 띄우는 유키.


 어느샌가 이야기는 시작됐다.





제 2화에 계속


~ 추신 ~
 2008년말에 진행한 앙케이트에서 TOP을 얻은 세이님의 연재 SS,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에, 늦어? 아니 그래도 그, 제대로 2009년 내에 올렸으니까요! 맞아요, 그리고 이 작품의 엔딩은 세이님의 생일 즈음이라는 걸로.
 세이 님이라고 하면, 역시 원작 내에도 딱 잘라 동성을 사랑하는 기호라고 쓰여있어서, 그런 만큼 남자 상대는 어떤가 싶긴 했는데, 거꾸로 남자를 상대로 한다면 유키밖에 없지 않나 하는 느낌도 있어요.
 ……에, 세이 님, 케이 양이랑 더블 히로인이냐고요? 아니아니, SS링크의 카테고리, 그리고 이 사이트의 카테고리를 봐 주시면 아시겠지만, 제대로 ‘세이’라고 이름 하나만 쓰여 있잖아요? 맞아요, 이건 어디까지나 세이 님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폭발) 아니아니,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고 사실은 케이 양이 마지막에 대역전이라거나……

 아니아니아니, 역시 세이 님 작품이니까요 이건?!
 그렇게 됐으니, 앞으로 한동안 잘 부탁드려요.

역자의 말:
 평안하세요, 淸風입니다.
 네? 나나편 먼저 다 번역하는 것 아니었냐고요?
 네 그럴 예정이긴 했는데, 제가 지금 나나편을 번역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라서……계속 미뤄진다면 아예 동률이었던 세이로 빠져버리자! 하고 생각했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나나편을 번역하려면 기력이 필요해요. OTL
 앞으로 나나편 세이편을 막 진동하면서 번역하게 될 수도 있고, 컨디션이 괜찮아지면 다시 나나편으로 돌아갈수도 있지만, 일단은 그래도 저도 세이 님 생일 언저리를 노려볼까 하는 생각이 없지는 않아서, 적당적당히 진행하지 않을까 싶어요.

 자, 그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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