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0. 두 명의 용병단원
- 소집 (1)
털썩.
잘그락 거리는 쇳소리가 귓가에 맴돌자 애써 흘려보내고는,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따뜻한 햇살이 마치 얼굴을 어루만지듯 온기를 전달해주고 있다.
눈을 지긋이 감자, 약한 바람소리, 사랑을 나누는 듯한 새들의 소리, 물 흐르는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소리에 집중하면 할 수록 내 모든 감각이 자연과 하나가 된 듯 어울러지는 느낌을 받아서일까.
마음이 차분해지며 기분이 좋아진다.
아아. 너무 행복해. 숨을 들이마시면 맑은 공기가 내 피로를 먹어치우는 것 같아.
이렇게나 맑은 날은 흔치 않으니, 오늘은 푸욱 쉬겠어ㅡ 라고 속으로 다짐을 하면서 기지개를 쭈욱 펴는데, 어딘가에서 쇳소리가 잘그락 소리를 낸다.
살짝 찌푸려지는 인상을 애써 펴고 다시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려는데ㅡ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아아. 내 옷에서 난 소리가 아니었구나.
하아ㅡ 하고 작게 한숨을 쉬고는, 바닥을 두드리며 나는 마찰음이 가까워오는 것을 그저 듣고만 있으니, 8번 정도의 잘그락 소리와 함께 내 앞에서 멈추어 선다.
작게 눈을 뜨자 갈색 머리에 초록빛 눈동자의, 익숙한 사내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
"또 여기 있었구만. 이제 기숙사에서 살 때도 되었잖아. 용병단에서 여기까지 걸어서 얼마나 오래 걸리는 지 알아?"
으으. 오자마자 씩씩 거리며 잔소리를 하는 이 남자는 나와 같은 용병단 말단이자 하나 뿐인 친구인 리시타.
같은 고아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내 옆에서 폭풍 잔소리를 퍼부우며 나를 챙기려 든다.
이렇게 챙겨주는 거 너무 고맙고 좋은데 오늘만은 안 그러면 안될까ㅡ 하며 속으로 한숨을 한번 더 쉬고는,
"무슨 일이야, 리시타? 우리 오늘 훈련은 끝난 거 아니었어? 오늘 날씨 너무 좋아서 말이야~ 오전 훈련 끝나자마자 여기와서 하루종일 누워 있으려 했는데 왜 온거야 왜에에에에~~."
하며 약간의 짜증과 함께 앙탈 폭탄을 던졌다.
평소의 까칠한 반응을 예상했는지 녀석은 잠시 흠칫하고 당황하고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앙탈이 이상했나?
음ㅡ 오늘 쉬게 해준다면 앙탈쯤이야 보따리 한가득 줄 수 있는데.
"되도 않은 앙탈부리지마. 아이단님께서 용병단을 호출하셨어. 급한 일이야."
"...무슨 일인데?"
라고 말하며 상체를 일으켜 리시타의 눈을 바라보았다.
따스히 비추던 햇빛이 구름에 잠시 가리었다.
"티이의 보살핌을 받던 거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거미가? 왜 갑자기... 설마. 아니지?"
심각해진 내 표정에 리시타는 시선을 조금 내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맞아. 거미가. 티이의 제어를 벗어나려는 것 같아."
바람소리가 날카로워지며, 옆에서 지저귀는 듯 했던 새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날카롭게 우는 바람소리만이 우리를 감싸 안았다.
하늘에 먹구름이 하나둘 씩 보이기 시작했다.
"...알았어. 바로 가자."
잘그락 소리를 내며 몸을 완전히 일으켰다.
그새 뻐근해진 몸을 잠시 움직이며 눕혀놓았던 장검과 방패를 챙겼다.
그리고는 움직일 준비가 다 되었다는 듯 리시타를 쳐다보았다.
자신이 왔던 길로 돌아가려는 리시타의 어깨를 톡톡 치자 돌아보던 그는 반대방향을 가리키는 내 손짓에 고개를 살짝 까딱인다.
"내가 더 빠른 길을 알아. 이 쪽으로 가면 네가 걸린 시간의 절반은 줄이고도 남을 걸?"
"...그래. 뒤따라갈게, 피오나."
목을 살짝 튕기며 제스쳐를 취하자 리시타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를 따라 폐허 사이 사이를 넘어갔다.
맑았던 하늘은 어느새 구름에 완전히 가리어져, 곧 비가 내릴 듯 했다.
- - -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이 허리춤까지 길게 자란 풀들.
그 사이를 헤쳐가며 우린 콜헨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리시타는 자신이왔던 길과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는 게 영 찝찝한지 머리를 헝클어대며 따라오고 있다.
찝찝하긴... 하려나?
"이쪽으로 가는 게 미덥지않은 거야?"
"응? 조금. 이쪽 지리는 내가 잘 모르잖아. 그래서 널 믿고 따라가고 있긴 한데 내가 온 방향이랑 정반대로 가서 말이지. 비상소집이니 우리 빨리 콜헨으로 가야한다구."
"알고 있어. 너 콜헨에서 여기까지 얼마 걸렸어?"
"1시간 정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뒤로 살짝 돌아보니 리시티가 왼쪽 손목에 걸린 보급형 시계를 보고있다.
콜헨 용병단 모두에게 지급되는 저 시계는 듣기론 나침반 기능도 있다는 거 같던데, 그것 때문에 더 불안해하는 거려나...
나는 훈련시간 외에는 항상 이 곳에 있기 때문에 시계를 사용하지 않는데... 혹시 내가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것일수도.
사실 내가 용병단에서 멀어져서 겉돌고 있는 것은 꽤 예전부터였다.
- - -
콜헨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힐더 숲 근방의 교전지역에서 발견된 리시타.
그리고 아율른 지역 내에서 발견된 나.
우리 둘은 상대적으로 가까운 마을인 콜헨에 보내졌다.
하지만 고아들을 위한 보육원 등의 시설이 없고 마을의 크기에 비해 치안에 활용되는 인원이 많아 늘 인력이 부족했던 콜헨에서는 우리를 용병단의 일원으로써 훈련시켰다.
자신을 구해준 기사에 대해 동경하여 용병단에 들어가는 것을 원했던 리사타와 달리 나는 어디에 소속되고 싶지않았다.
아율른 외곽을 순찰중이던 병사에게 발견되었을 당시, 난 5~6살 정도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발견되기 전까지의 기억.
아율른에서의 기억이 내겐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사람들은 아율른에서 넘어온 피난민들이 고블린의 습격과 함께 마을 전역에 퍼져있는 연무로 인하여 약 일주일간의 기억을 혼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내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딱히 불편한 점은 없다.
그것도 그럴게, 피난민 중에서 나를 아는 사람은 전무했고 내가 그들을 알고 있다한들 기억이 없었기에 그립거나 외로운 감정 또한 생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같은 모습이 전혀 없었던 나에게 같은 또래의 아이들은 날 마녀라고 부르곤 했지만, 지금은 리시타 덕분에 사람취급은 받는 것 같다.
아니, 10년동안 머리가 커져서 그냥 그러려니 넘기는 거일지도...?
- - -
풀 숲을 헤쳐나간 지 10분이 지날 즈음, 두 사람의 눈 앞에 탁 트인 제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서진 돌 기둥과 돌 바닥 사이사이에 자라있는 풀들.
제단을 따라 길게 늘여져 있는 돌길을 지나 듬성듬성 빠져있는 돌계단.
웅장함에 압도되었는지 리시타가 급한 발걸음도 잠시 멈추고는 우와ㅡ하는 표정으로 제단을 바라보았다.
표정도 우와ㅡ, 속마음도 우와ㅡ.
단순하네, 리시타.
"여기가 그 제단이야? 직접 보는 건 처음인데... 역시 그림으로 보는 거랑은 분위기가 천지차이네."
"그렇지? 예쁘지 않아? 고풍스러운 기둥하며, 많이 부서져있지만 가지런한 돌길하며. 내가 훈련 끝나자마자 이 곳에 오는 이유를 알겠지?"
리시타는 내 말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거리며 돌길을 따라 걸으며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살펴본다.
괜히 '백문이 불여일견'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지. 암ㅡ 그렇고 말고.
"그런데 이 곳은 원래 사람들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지 않아? 사람들이 들어가면안 되는 거 아니야? 여기 중립령이긴 해도 마족이 살잖아. 그..."
그르르르-
리시타가 나를 보며 말을 하고 있는데, 내 뒤에 있는 무언가를 보고는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아암. 놀랠 만 하지.
핏기가 사라져 창백해져가는 리시타에게 활짝 미소를 지으며 리시타를 굳게 한 무언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곳이 출입금지인 이유는 간단하다.
북쪽 폐허에는 바로, 이 친구들.
"네~ 놀이랍니다~"
놀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소집 (1). End.
- 소집 (1)
소집 (1)
털썩.
잘그락 거리는 쇳소리가 귓가에 맴돌자 애써 흘려보내고는,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따뜻한 햇살이 마치 얼굴을 어루만지듯 온기를 전달해주고 있다.
눈을 지긋이 감자, 약한 바람소리, 사랑을 나누는 듯한 새들의 소리, 물 흐르는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소리에 집중하면 할 수록 내 모든 감각이 자연과 하나가 된 듯 어울러지는 느낌을 받아서일까.
마음이 차분해지며 기분이 좋아진다.
아아. 너무 행복해. 숨을 들이마시면 맑은 공기가 내 피로를 먹어치우는 것 같아.
이렇게나 맑은 날은 흔치 않으니, 오늘은 푸욱 쉬겠어ㅡ 라고 속으로 다짐을 하면서 기지개를 쭈욱 펴는데, 어딘가에서 쇳소리가 잘그락 소리를 낸다.
살짝 찌푸려지는 인상을 애써 펴고 다시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려는데ㅡ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아아. 내 옷에서 난 소리가 아니었구나.
하아ㅡ 하고 작게 한숨을 쉬고는, 바닥을 두드리며 나는 마찰음이 가까워오는 것을 그저 듣고만 있으니, 8번 정도의 잘그락 소리와 함께 내 앞에서 멈추어 선다.
작게 눈을 뜨자 갈색 머리에 초록빛 눈동자의, 익숙한 사내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
"또 여기 있었구만. 이제 기숙사에서 살 때도 되었잖아. 용병단에서 여기까지 걸어서 얼마나 오래 걸리는 지 알아?"
으으. 오자마자 씩씩 거리며 잔소리를 하는 이 남자는 나와 같은 용병단 말단이자 하나 뿐인 친구인 리시타.
같은 고아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내 옆에서 폭풍 잔소리를 퍼부우며 나를 챙기려 든다.
이렇게 챙겨주는 거 너무 고맙고 좋은데 오늘만은 안 그러면 안될까ㅡ 하며 속으로 한숨을 한번 더 쉬고는,
"무슨 일이야, 리시타? 우리 오늘 훈련은 끝난 거 아니었어? 오늘 날씨 너무 좋아서 말이야~ 오전 훈련 끝나자마자 여기와서 하루종일 누워 있으려 했는데 왜 온거야 왜에에에에~~."
하며 약간의 짜증과 함께 앙탈 폭탄을 던졌다.
평소의 까칠한 반응을 예상했는지 녀석은 잠시 흠칫하고 당황하고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앙탈이 이상했나?
음ㅡ 오늘 쉬게 해준다면 앙탈쯤이야 보따리 한가득 줄 수 있는데.
"되도 않은 앙탈부리지마. 아이단님께서 용병단을 호출하셨어. 급한 일이야."
"...무슨 일인데?"
라고 말하며 상체를 일으켜 리시타의 눈을 바라보았다.
따스히 비추던 햇빛이 구름에 잠시 가리었다.
"티이의 보살핌을 받던 거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거미가? 왜 갑자기... 설마. 아니지?"
심각해진 내 표정에 리시타는 시선을 조금 내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맞아. 거미가. 티이의 제어를 벗어나려는 것 같아."
바람소리가 날카로워지며, 옆에서 지저귀는 듯 했던 새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날카롭게 우는 바람소리만이 우리를 감싸 안았다.
하늘에 먹구름이 하나둘 씩 보이기 시작했다.
"...알았어. 바로 가자."
잘그락 소리를 내며 몸을 완전히 일으켰다.
그새 뻐근해진 몸을 잠시 움직이며 눕혀놓았던 장검과 방패를 챙겼다.
그리고는 움직일 준비가 다 되었다는 듯 리시타를 쳐다보았다.
자신이 왔던 길로 돌아가려는 리시타의 어깨를 톡톡 치자 돌아보던 그는 반대방향을 가리키는 내 손짓에 고개를 살짝 까딱인다.
"내가 더 빠른 길을 알아. 이 쪽으로 가면 네가 걸린 시간의 절반은 줄이고도 남을 걸?"
"...그래. 뒤따라갈게, 피오나."
목을 살짝 튕기며 제스쳐를 취하자 리시타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를 따라 폐허 사이 사이를 넘어갔다.
맑았던 하늘은 어느새 구름에 완전히 가리어져, 곧 비가 내릴 듯 했다.
- - -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이 허리춤까지 길게 자란 풀들.
그 사이를 헤쳐가며 우린 콜헨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리시타는 자신이왔던 길과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는 게 영 찝찝한지 머리를 헝클어대며 따라오고 있다.
찝찝하긴... 하려나?
"이쪽으로 가는 게 미덥지않은 거야?"
"응? 조금. 이쪽 지리는 내가 잘 모르잖아. 그래서 널 믿고 따라가고 있긴 한데 내가 온 방향이랑 정반대로 가서 말이지. 비상소집이니 우리 빨리 콜헨으로 가야한다구."
"알고 있어. 너 콜헨에서 여기까지 얼마 걸렸어?"
"1시간 정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뒤로 살짝 돌아보니 리시티가 왼쪽 손목에 걸린 보급형 시계를 보고있다.
콜헨 용병단 모두에게 지급되는 저 시계는 듣기론 나침반 기능도 있다는 거 같던데, 그것 때문에 더 불안해하는 거려나...
나는 훈련시간 외에는 항상 이 곳에 있기 때문에 시계를 사용하지 않는데... 혹시 내가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것일수도.
사실 내가 용병단에서 멀어져서 겉돌고 있는 것은 꽤 예전부터였다.
- - -
콜헨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힐더 숲 근방의 교전지역에서 발견된 리시타.
그리고 아율른 지역 내에서 발견된 나.
우리 둘은 상대적으로 가까운 마을인 콜헨에 보내졌다.
하지만 고아들을 위한 보육원 등의 시설이 없고 마을의 크기에 비해 치안에 활용되는 인원이 많아 늘 인력이 부족했던 콜헨에서는 우리를 용병단의 일원으로써 훈련시켰다.
자신을 구해준 기사에 대해 동경하여 용병단에 들어가는 것을 원했던 리사타와 달리 나는 어디에 소속되고 싶지않았다.
아율른 외곽을 순찰중이던 병사에게 발견되었을 당시, 난 5~6살 정도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발견되기 전까지의 기억.
아율른에서의 기억이 내겐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사람들은 아율른에서 넘어온 피난민들이 고블린의 습격과 함께 마을 전역에 퍼져있는 연무로 인하여 약 일주일간의 기억을 혼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내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딱히 불편한 점은 없다.
그것도 그럴게, 피난민 중에서 나를 아는 사람은 전무했고 내가 그들을 알고 있다한들 기억이 없었기에 그립거나 외로운 감정 또한 생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같은 모습이 전혀 없었던 나에게 같은 또래의 아이들은 날 마녀라고 부르곤 했지만, 지금은 리시타 덕분에 사람취급은 받는 것 같다.
아니, 10년동안 머리가 커져서 그냥 그러려니 넘기는 거일지도...?
- - -
풀 숲을 헤쳐나간 지 10분이 지날 즈음, 두 사람의 눈 앞에 탁 트인 제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서진 돌 기둥과 돌 바닥 사이사이에 자라있는 풀들.
제단을 따라 길게 늘여져 있는 돌길을 지나 듬성듬성 빠져있는 돌계단.
웅장함에 압도되었는지 리시타가 급한 발걸음도 잠시 멈추고는 우와ㅡ하는 표정으로 제단을 바라보았다.
표정도 우와ㅡ, 속마음도 우와ㅡ.
단순하네, 리시타.
"여기가 그 제단이야? 직접 보는 건 처음인데... 역시 그림으로 보는 거랑은 분위기가 천지차이네."
"그렇지? 예쁘지 않아? 고풍스러운 기둥하며, 많이 부서져있지만 가지런한 돌길하며. 내가 훈련 끝나자마자 이 곳에 오는 이유를 알겠지?"
리시타는 내 말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거리며 돌길을 따라 걸으며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살펴본다.
괜히 '백문이 불여일견'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지. 암ㅡ 그렇고 말고.
"그런데 이 곳은 원래 사람들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지 않아? 사람들이 들어가면안 되는 거 아니야? 여기 중립령이긴 해도 마족이 살잖아. 그..."
그르르르-
리시타가 나를 보며 말을 하고 있는데, 내 뒤에 있는 무언가를 보고는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아암. 놀랠 만 하지.
핏기가 사라져 창백해져가는 리시타에게 활짝 미소를 지으며 리시타를 굳게 한 무언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곳이 출입금지인 이유는 간단하다.
북쪽 폐허에는 바로, 이 친구들.
"네~ 놀이랍니다~"
놀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소집 (1).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