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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0. 두 명의 용병단원

소집 (1)
- 소집 (2)

소집 (2)


 「놀은 마족이긴 해도 비교적 온순한 편이라구? 특히 북쪽 폐허쪽은 말이야.」


 커스티 씨가 놀에 대해 말해준 정보는 그랬을 터인데...


 그르르르-


 햇빛에 비친 다크브라운 색 갈기가 곧게 뻗쳐져 있는 모습은 온순하긴 커녕 오크만큼이나 싸우기를 좋아하는 호전적인 성격으로 보였다. 

 이족 보행하고 인간과 비슷한 신장을 가졌으며, 지능도 높은 편이라 스스로 만든 쇠붙이 도구를 사용하는 종족.

 특히 우리의 앞에 서있는 놀이 쥔 낡은 쇠검은 놀이라는 종족의 위압감을 더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커스티 씨의 말로는 북쪽 폐허에 존재하는 놀은 사실상 서로간의 독립적인 세력이기 때문에 사실상 암묵적인 영역 불가침 조약을 맺은 것처럼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는 한 싸울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

 으음... 그런데 이 곳은 명백히 놀의 영역인 것 같은데.

 그렇군, 그래서 저렇게 그르르하고 서있는 거구나.

 무기까지 들고 말이야.

그렇다는 건 저 놀이 매우 화나있는 상태라는 건데... 내 눈에 비친 이 상황은 도대체 뭐지?



 - - -



 리시타는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앞에 서있다.

 두 명의 인간이 놀의 영역에 무단으로 침입. 

 그리고 그걸 놀에게 들킨 상황.

 놀은 분명히 둘을 보고 위협을 하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이는 전투상황으로 이어질 지도 모른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데 피오나와 놀은 전투태세는 온데간데 없고 그저 서로를 보고 있다.

 이상한 제스쳐를 해대면서.

 리시타의 눈에 그녀는 놀을 마치 말이 안통하는 외지인을 대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신기한 것은, 그녀의 바디랭귀지가 놀에게 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어깨를 들썩.

 고개를 까딱.

 발을 동동.

 머리 위로 산을 그림.



 둘의 행동을 보고 있다보니 리시타가 방금 전까지 놀에게 느끼고 있던 긴장감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다.

 그저 둘의 행동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기를 1분 정도가 지났을까.

 그녀가 열심히 움직이던 몸을 멈추고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됐다~"

 "...뭐가 되었는데?"


 자신을 향해 환하게 미소를 짓는 그녀를 리시타는 황당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어느샌가 리시타도 둘에게 전염되었는지 '뭐가 되었는데?'라는 의미가 담긴 표정과 몸짓까지 하면서.


 "ㅡ아. 리시타는 안들렸겠구나."

 "그르르르."


 리시타는 그녀의 대답과 동시에 그르르대는 놀이 마치 저 둘이 자신을 멍청이로 만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놀을 처음 본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워지는 상태까지 도달하던 리시타의 손을 피오나가 낚아채듯 잡았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당황할 틈도 없이 자신의 머릿속에 어떤 소리가 울려퍼졌다.


 '인간들- 아닌가- 대화하는 것- 너처럼-?'


 머릿속에 울려퍼지고 있는, 어순이 제멋대로인 목소리의 주인이 자신의 앞에 서있는 놀이라는 것을 리시타는 직감했다.



 - - -



 사실 아이들이 나를 마녀라고 부르게 된 더 큰 이유가 있다.

 바로 텔레파시처럼 상대방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다 이런 줄 알았다.

 말했듯이, 나는 아율른에서 콜헨으로 넘어가기까지 아무런 기억이 없었거니와 사람의 언어도 몰랐기 때문에 말을 할 줄도 몰랐다.

 그저 상대방이 나를 보며 생각하는 것이 내 머릿속에 들려왔을 뿐이었고, 난 또 그저 그것에 대해 대답했을 뿐이었다.

 생각의 전달은 언어의 필요성없이 상대방에게 주입되어 주입된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로 저절로 재해세 해주었는지, 나는 언어를 모르고도 정상제인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다만, 머릿속으로만 가능했다.

 머릿속에 직접 목소리가 울리는 것은 사람이 소리내서 말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아니,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었기에 나를 마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특히 나에게 마음을 연 상대의 생각을 거의 강제로 읽어버릴 수 있었기 때문에, 속마음을 읽히고 그에 대해 대답해버리는 나를 사람들이 마녀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내가 마녀처형제도가 실존했던 아율른에서 왔다는 사실도 피오나 마녀설(?)에 신빙성을 더했다.

 물론 지금이야 리시타와 용병단 사람들의 도움으로 언어를 배워서 직접 말로 대화할 수 있게 되었고, 상대방의 생각을 듣는 것도 의식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사람들 또한 시간이 지나자 나를 대하는 차가운 행동이나 시선을 거두어 주었고, 이제는 어엿한 콜헨의 주민 한 사람으로 받아주었다.

 무엇보다, 상대가 내게 마음을 열지 않으면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능력인 것이다.

 특별하지만, 만능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가히 사기적인 능력이라 할 수 있다.



- - -



리시타가 머릿속에 들려오는 소리를 정리하기도 전에 이번엔 피오나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아. 원래는 소리내서 대화해. 너희들처럼.'

'저 인간- 전해진다- 내 말-?'

'그건ㅡ'


피오나가 리시타와 붙잡은 손을 놀에게 보여주듯 흔들며 말을 잇는다.


'나하고 접촉해있으면 그 사람도 영향을 받는 거야.'

'재미있다-. 허나- 제한된다- 이 곳은- 출입- 인간들의-. 나- 말했다- 다른 인간은- 올 수 없다- 이 곳에-.'

 '미안해. 급한 일이 생겨서 지름길로 와야 했거든. 이 참에 소개해줄게. 옆에 있는 이 녀석은 내 친구인 리시타라고해.'


 놀에게 시선을 맞추던 피오나는 고개를 돌려 리시타를 바라본다.


  '리시타, 이 쪽은 놀이야. 생각으로 말해봐. 잘 안되면 소리랑 같이 내도 상관없어.'


 피오나가 직접 한 번 해보라며 리시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리시타는 침을 삼키거나 헛기침을 하는 등 다소 요란한 준비과정을 거치고서야 입을 열었다.


  ​'​아​.​.​.​안​녕​하​세​요​?​ 리시타라고 합니다. ...된 건가?'


리시타의 걱정스런 눈빛으로 피오나를 바라보자 그녀는 미소를 띄우는 것으로 전달이 잘 되었다는 것을 대신했다.

 이윽고, 리시타의 머리에 아까전 들었던 낮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반갑다- 인간- 우리는- 놀-' 

 '반갑습니... 그런데, 혹시 이름은 안 가르쳐주시는 건가요?'

 '나는- 가지지 않는다- 그저- 놀- 이름은- 부여된다- 우수한- 놀-'

 '네임드라는 거야, 리시타. 놀이나 다른 종족들은 우두머리나 강한 자에게 이름이나 별명이 붙게 되는데, 그게 바로 네임드야. 이름이 곧 힘인거지.'

 '...그렇구나. 그나저나, 우리 얼른 콜헨으로 넘어가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 지금도 꽤 늦은 거라고.' 

 '안 그래도 가려 했어. 미안해, 놀. 다음부턴 조심할 테니까, 이번만 봐줘. 그럼 다음에 또 봐~'

 '이해했다- 다음에는- 조심- 이 곳에- 다른 사람의- 출입을-'



- - -



 피오나는 '응~'하며 놀을 향해 손을 흔들고는 리시타의 손을 붙잡고 있던 나머지 손을 떼어냈다.

 리시타는 몸을 돌려 돌계단으로 향하는 그녀의 뒤를 조용히 따르며 방금 전 겪었던 일을 떠올렸다.


 '이상한 느낌이었어...'


 리시타는 피오나에게 그녀가 가진 특이한 능력을 직접 말로써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경험해보게 되는 건 예상하지 못했기에 그는 평소보다 조금 더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머리속에 직접 소리가 울리는 느낌은 심히 이질적이어서 그는 이 느낌에 쉽사리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피오나의 능력이 다른 종족과 아무런 문제없이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은 그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피오나가 가진 텔레파시 능력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한 리시타는 이번 소동이 끝나면 그녀에게 자세하게 물어보겠노라 다짐하며 방금 일을 마음속에 정리했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의 앞에서 돌계단을 오르던 피오나가 걸음을 멈추고 반대쪽의 제단 끝으로 고개를 돌려 손을 입가에 가져다 모았다.

 무엇을 하는 건지 몰라 리시타가 피오나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자 그녀는 5초 정도 그 자세를 유지한 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다 무언가가 만족스럽지 않은 지 입술을 살짝 삐죽거리며 머리를 살짝 헝클어트리는 그녀였다.


 "...왜 그러는데, 피오나?"

 "아. 안부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한다는 걸 깜빡해서 말이야. 그래서 아까 봤던 놀의 머리에 소리쳐봤는데 이미 멀리 떨어져서인지 전달이 안되네."

 "이런 곳에서 안부인사를 전할 사람이 있어?"

 "응? 사람 아닌데? 치프를 말하는 거야."

 "치프? 치프가 누군데?"

 "놀 치프틴(Gnoll ​C​h​i​e​f​t​a​i​n​)​.​"​

 "...?!"


 리시타는 생각했다.

 이번 소동이 끝나고 자신의 앞에서 터무니없는 말을 하며 배시시 웃는 이 여자에게 설교를 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겠다고.
 


- - -



리시타가 텔레파시와 놀 치프틴으로 머리속이 뒤엉켜 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둘은 콜헨의 외곽에 위치한 선착장에 도착했다.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차리곤 시간을 확인하는 리시타를 보며 피오나는 기분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가 찬 시계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때, 이쪽이 훨씬 빠르지?"

 "그래. 네 덕분에 정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도착했네."

 "뭐야~ 그렇게 말하면 이 길이 더 오래걸렸다는 말로 들리잖아."

 "자, 자. 우리 서둘러 얼른 마을 안으로 가보자고. 빨리 온 건 맞지만 그래도 우리가 꼴지일 걸?"


 퉁명스럽게 말하는 피오나를 달래주며 둘이 콜헨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하늘을 찢는 듯한 굉음이 마을쪽에서 들려왔다.

 순간 굳어지는 그녀의 표정을 보자 리시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서로의 얼굴을 보던 리시타와 피오나는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곤 동시에 그 장소를 향해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불길한 느낌을 자신의 마음속에 넣은 채로 둘은 별일이 없기를 하염없이 되뇌이며 달렸다.

 허나 소리의 주인공을 눈 앞에 맞닥뜨렸을 때. 

 상황이 최악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스한 햇빛을 내려주던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차 어느새 차가운 빗방울을 하나둘씩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Pojo입니다.

 글솜씨가 너무 부족한 탓에 가독성이 많이 떨어질까 걱정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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