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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 (22)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해적들이 이끄는 전투용 갤리온의 속도는 가볍게 하렘린호를 능가했다. 어느새 200여 미터 안팎까지 접근하자 해적선에서 포탄을 발사하려는 듯 측면의 갑판을 열기 시작했다.

"크윽!!! 전속 회피해!!"

 측면갑판이 열리면서 대포의 모습이 보이자 진우는 곧바로 회피명령을 내렸다. 진우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리나가 재빨리 키를 돌리기 시작했고, 선체가 크게 휘면서 오른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퍼펑!!! 펑!!!

 개조되지 않은 전투용 갤리온에서 60문이나 되는 캐논포들이 차례대로 포탄을 발사하기 시작했고, 굉음과 함께 포탄들이 진우의 함대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촤악!! 촤아악!!!

 가장 먼저 쏘아진 포탄들이 바다에 떨어지면서 바닷물이 튀어올랐다.

"제기랄!!"

 한대라도 맞지 않고 무사히 도망갈 수 있기를 빌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나마 이름이 없는 해적선장이라 그런지 포술력이 낮아 명중률이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수많은 포탄을 피할 수 없는 방법은 없었다. 결국 굉음과 함께 알호에 포탄이 명중되는 모습이 보였다.

띵동
- 알호의 내구력이 35 내려갔습니다. 3명의 선원이 사망했습니다. 추진력과 선회력이 감소합니다.

 함선에 무장할 수 있는 대포중 상급에 위치하는 캐논포의 위력인지 단 한발의 피격만으로도 추가 장갑방어력이 있는 중형범선의 내구도를 35나 감소시켰다. 경카락의 총 내구도가 190 인것을 감안하면 6발의 포탄에 피격되면 바로 침몰이었다. 무장브리간틴이라면 순식간에 침몰할께 분명했다.

콰앙!! 쾅!!!

"크아악!!"
"꺄아악!!!"

띵동
- 하렘린호의 내구력이 68 내려갔습니다. 7명의 선원이 사망했습니다. 추진력과 선회력이 감소합니다.

 곧이어 발사된 포탄이 하렘린호에 명중하면서 충격에 진우는 보기좋게 갑판위를 뒹굴어야만 했다. 리나 역시 키에 머리를 부딪쳤는지 울상을 짓고 있었다. 재수없게도 적재칸에 맞았는지 적재물품들이 하나씩 바다속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이대로 간다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전멸이었다. 배상태가 최상이었는데도 전투용 갤리온을 떨치지 못했는데, 추진력이 감소한 상태라면 말할필요도 없었다.
 기함급인 하렘린호가 피격되면서 속도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자, 해적들은 백병전으로 선박을 나포할 생각인지 포격을 중지하고 빠르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기​려​면​.​.​.​휴​우​.​.​.​"​

 포격전으로는 전혀 상대가 안됐다. 카락급 함선인 하렘린호에 세이커포가 30문 탑재되어 있기는 했지만, 전투용 갤리온이 침몰할때까지 쏘려면 수십방을 명중시켜야 했다. 그렇다고 백병전을 벌이기엔 선원수가 부족했다.

"어이!! 거기 애송이!! 빨리 배하고 물자들을 내 놓으시지!!"
'여자?!'

 전투용갤리온들이 가까이 접근하면서 앞쪽에 있던 선박에서 해적선장인 듯 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이었지만 여성의 목소리였기에 진우는 재빨리 여자해적의 미모를 보기 위해서 갑판으로 향했다. 카락급 함선과 전투용갤리온의 선체의 크기가 차이가 있었기에 진우는 고개를 들고나서야 목소리의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H 캐릭터군."

 그래도 중급여자해적인만큼 ​초​급​여​자​해​적​들​보​다​는​ 좀더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해적의 뒤에는 험악하게 생긴 해적들이 자신들의 무기를 들고서 진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최소한 중급에서 고급해적들로 보였다.

​"​어​쩌​지​.​.​.​진​우​야​?​"​

 거대한 선체의 전투용 갤리온이 접근하자 리나가 겁에 질린듯 조심스럽게 진우에게 말했다. 진우가 선장이었기 때문에 명령권은 진우에게 있었다. 어떻게든 게임오버는 피해야 했기에 잠깐동안 생각에 잠긴 진우는 결국 항복하기로 생각하고는 여자해적을 쳐다보면서 큰 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어이!!! 돈하고 교역물품을 줄테니 우리를 무사히 보내줄 수는 있나?"

 조금 건방진 말투이긴 했지만 여자해적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진우의 말에 여자해적은 잠시 해적들과 상의하는 모습을 보이더니만 큰소리로 진우에게 말했다.

"그 카락급 함선하고 경카락급 함선도 강탈하게어. 애송이 상인양반."

 여자해적의 말에 진우는 슬그머니 입술을 깨물었다. 배까지 강탈당한다면 다시 카락급 함선을 마련하기까지에는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게 분명했다. 하지만 게임오버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전투용갤리온과 하렘린호가 맞닿으면서 하나둘씩 해적들이 하렘린호로 건너오기 시작했다.

"흐응... 꽤나 깨끗한 배로군. 아주 좋아."

 가장 먼저 선장급인 여자해적이 건너오기 시작했고, 뒤를 이어서 고급해적으로 보이는 듯한 해적들이 건너오기 시작했다. 40명정도의 해적이 하렘린호에 올라탔고, 알호에도 십여명이 넘는 해적들이 올라타는 모습이 보였다.

"이봐. 애송이 상인. 선박인수증과 가진 골드를 다 내놓으라고, 물론 저기 있는 경카락급 선박의 선박인수증도 말이야."
"칫..."

 리나가 죽일듯한 표정으로 여자해적을 노려보았지만, 주도권은 해적들에게 있었다. 주섬주섬 진우가 선박인수증을 꺼내는 동안 여자해적은 진우와 리나를 쓸어보았고, 리나의 허리춤에 있는 은색빛의 피스톨을 발견하고는 눈을 빛냈다.

"호오...그거 멋진걸? 이봐. 그것도 내놔."

 고급스러워 보이는 자태가 평범한 물품은 아닌 듯 했기에 여자해적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자...잠깐만. 이것..."

 보다못한 진우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느새 여자해적의 피스톨이 이마에 닿아있자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교​.​.​.​교​전​신​호​다​!​!​!​ 제기랄!! 스웨덴의 ​사​략​함​대​입​니​다​!​!​!​"​
"뭐야?!!"

 갑작스럽게 들리는 해적의 목소리에 여자해적이 재빨리 몸을 움직였고, 해적들 역시 빠르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략선단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왕좌왕 하지 않는 것을 보면 꽤나 해적질을 많이 한 고급해적들 다웠다. 진우 역시 스웨덴의 사략선단이 나타나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최소한 여기서 자신이 죽지 않는다면 게임오버가 될 걱정은 안해도 되었다. 정말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스웨덴의 사략선단이 올때까지 버티면 되나... 어차피 이정도의 가까운 거리면 대포는 사용 못할테니...'

 하렘린호에 넘어온 해적들은 40여명정도였다. 하렘린호에 있는 고급선원수가 43명인 것을 생각하면 백병전을 벌이는 동안 스웨덴의 사략선단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알호가 걱정되기는 했지만, 거기에는 수준급 검사인 알카니스가 있었다. 포르니온호는 소형급함선이라 그런지 해적들이 눈독도 들이지 않고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진우는 천천히 자신의 검을 꺼내기 시작했다.

"백병전을 벌인다!! 스웨덴 사략선단이 올때까지 버텨!!! 하렘해적단 공격!!! 여자는 포로로 잡고 남자는 죽여라!!"
"오우!!!"
"예에!! 선장!!"
"뭐?!! 겁없는 애송이들!! 모두 죽여!!"

 진우의 외침에 여자해적이 스웨덴의 사략선단을 쳐다보다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곧 자신의 피스톨을 꺼내고는 외치기 시작했다. 곧이어 함성소리와 함께 해적들과 선원들이 부딪치기 시작했다. 전투용 갤리온에서도 조금씩 해적들이 넘어오기 시작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타앙!!! 탕!!!
흐아악!!

  역시나 선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여자해적의 피스톨이 불을 뿜으면서 고급선원들을 먼지상태로 만들기 시작했다. 진우 역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해적의 커트라스를 가볍게 막아내고는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새롭게 익힌 베르그스트론 검술때문인지 앞을 가로막는 해적이 고급해적임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몸에 검을 박아넣을 수 있었다.

'전투가 끝나면 리나에게 고맙다고 해야겠는걸...'

 피라테 검술이었다면 분명히 크게 고전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베르그스트론 검술을 익히고 나서부터는 고급해적이라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었다. 그만큼 B급 검술의 위력은 대단했다.
 백병전의 양상이 엇비슷하게 전개되면서 사방에서 해적들과 선원들이 먼지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해적선에서 해적들이 건너오자 조금씩 자신의 선원들이 밀리는 모습이 보였다.
 또 한명의 해적을 먼지로 만들어 보낸 진우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고급선원의 이마에 총알을 박아넣는 여자해적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스킬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비록 Hp 가 80이나 깎이기는 했지만, 베르그스트론 검술을 익히고 나서는 고급해적을 상대해도 Hp가 많이 줄지 않았기 때문에 스킬을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게다가 이렇게 백병전이 계속되면 결국 선원수에서 부족한 자신들이 질 것 같았다.

​"​스​키​드​프​레​싱​!​!​"​

 옆으로 비스듬이 세운 플람베르그가 빛나기 시작하면서 진우의 몸이 빠르게 여자해적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꺄아악!!"

 갑작스런 공격에 깜작 놀란 여자해적이 몸을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진우의 검은 그녀를 베고 지나간 후였다. 여자해적의 비명소리가 들리자 모든 전투가 멈춰지면서 여자해적이 있는 곳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유리하게 전투를 이끌고 있던 해적들이기에 해적들은 놀란표정으로 자신들의 선장을 쳐다보았다. 선장인 만큼 여자해적이 죽으면 모든것이 끝이었다.

​"​이​긴​건​가​.​.​.​?​"​

 비명소리와 함께 여자해적이 쓰러지자 진우는 조용히 검을 내렸다. 전부들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기에 백병전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같아서는 포로로 잡고 싶었지만, 이번만큼은 게임오버를 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진우!!! 마무리!!"
"어...?"

 갑작스런 리나의 목소리에 진우가 불안한 마음으로 빠르게 뒤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미 여자해적은 아픈표정을 지으면서 피스톨을 진우의 머리에 겨누고 있었다. 확실하게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진우는 X 씹은 표정으로 여자해적을 쳐다보았다.

'이런 젠장할...스웨덴 사략선단도 바로 옆에 ​있​는​데​.​.​.​어​째​서​!​!​'​
"죽어. 건방진 애송이."

 슈파이어상회하고의 전투때도 이런 적이 있었기에 진우는 재빨리 리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리나과 여자해적까지의 거리는 꽤 있었데다가 그녀는 고급해적을 상대하고 있었다. 시간이 천천히 간다는 느낌이 들면서 진우는 재빨리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여자해적의 손이 더 빨랐다.

타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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