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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 (33)


퍼엉!! 펑!!

"전속 회피!!"
"네에! 선장!"

 영국국기를 단 전투용 갤리온에서 중캐논포가 발사되었지만 여생남사호와 전투용 갤리온사이의 거리는 굉장히 멀었기에 대부분의 포탄은 바다속으로 떨어지면서 물보라를 내었다.
 하지만 한대라도 맞으면 치명적이었기에 진우는 회피명령을 내렸고, 진우의 말에 리나가 키를 돌리기 시작했다. 비스케이만에서 영국상선을 상대로 해적질이 계속되자 처음에 영국왕실은 핀네스급 중형함선으로 이루어진 사략함대를 내보내었었다.
 그러나 여생남사호의 돌격으로 인해 사략함대의 기함까지 백병전으로 나포가 되고 아프리카에서 금을 싣고 오던 상선대까지 털리자 결국 4개의 사략함대를 비스케이만에 파견했다. 다행히 진우는 상업용 갤리온을 나포하는 성과로 해적질을 마치고서 돌아가는 도중에 사략함대에 발견됐기에 낭트항구로 무사히 도망치는 중이었다.

"와아...정말 많군요."

 알카리스의 말에 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14척이나 되는 2개의 선단이 뒤쫓아옴에도 불구하고 둘의 얼굴에는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수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을정도로 서로간의 함대사이의 거리는 굉장히 멀었다.

"갤리온급 함선이 빠르기는 하지만 어차피 바람은 우리를 도와주고 있으니까..."

 진우의 말대로 현재 바람은 역풍이 불고 있었다. 덕분에 범선류인 갤리온의 속도는 떨어지는 데 반해 갤리류인 자신의 플란더스 갤리급 함선 여생남사호는 엘리트 선원들이 죽어라 노를 저으며 도망가고 있었다.

"걸리면 작살이려나..."

 사략함선의 수 많은 함포들. 확실히 집중포화를 당하면 얼마 못 버티고 바닷속에 수장될 게 분명했다.

"휘리안! 낭트항 까지는 얼마나 남았어?"
"이대로 반나절이면 도착할 것 같아요! 선장!"

 멀리서 휘리안의 외침에 진우는 뒤에서 죽어라 쫓아오는 사략함대를 쳐다보았다. 자신들의 상선을 8척이나 나포한 하렘해적단을 발견했는데 잡지도 못하는 형편이라니... 꽤나 선장의 속이 탔으리라 생각됐다.

"갤리온급 함선이면 2000만 골드인데..."
"죽고 싶으면 덤비는 것도 좋겠죠."

 마음같아서는 뒤에서 쫓아오는 함선도 나포하고 싶었다. 하지만 알카리스의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이야 역풍으로 인해 그들을 느긋하게 따돌리고 있었지만 바람이 도와주지만 않았으면 수많은 대형갤리온과 전투용 갤리온의 포격을 당하고 있을 터였다.
 영국의 유명한 사략함대인 밀튼가의 명성정도는 아니지만 현재 뒤에서 쫓아오는 프라인가문의 사략함대 역시 대형갤리온과 전투용 갤리온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함대였다.

"게다가 남자따위하고는 일부러 싸울 필요는 없겠지."

 두개의 사략함대를 지휘하는 두 선장인 알버트 프라인, 카밀 프라인. 이름 그대로 남성이었다. 능력치도 제법 뛰어났고 Lv 도 굉장히 높은 캐릭터들이었다.

"좀 더 노를 저어라!! 속도를 내!"
"오우!"

 역풍속에서도 진우의 플란더스 갤리급 함선 여생남사호는 빠른 속도로 낭트항구로 향하기 시작했다. 항구에 도착하기만 하면 사략함대들은 공격을 하지 못했다. 물론 항구내에까지 쫓아와 백병전을 벌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자신국가의 항구거나 동맹항일 경우에만 가능했다.
 그리고 현재 진우가 향하는 곳은 프랑스령인 낭트항구였다. 영국과 거의 적대적일 정도로 사이가 안 좋은 프랑스령이었기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아...이제 해적질도 힘든걸."

 나포한 상업용 갤리온을 조선소에 넘기고서 2100만 골드라는 거금을 손에 넣은 진우는 주점에서 진을 들이키면서 말했다. 갤리온급 함선 한 척만 나포에도 2000만 골드라는 거금을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불가능했다.
 비스케이만에는 수 많은 영국의 사략함대들이 플란더스 갤리급 함선을 타고 다니는 자신들을 눈에 불을 키고서 찾아다니고 있을 게 분명했다. 또한 진우의 악명도 굉장히 높아져 있는 상태였다. 이정도라면 영국소유의 항구에 들어가는 일은 불가능했다.

"돈은 얼마나 모았는데?"

 리나의 말에 진우는 자신의 인벤토리를 확인해보았다. 1억 3430만 골드. 대형갤리온을 한척 살 수 있을정도로 엄청난 거금이었지만 처음 진우의 목표는 2척의 함선이었다. 2척을 사기위해선 거의 4000만 골드를 더 모아야 했다.

"1억 3천만골드정도 있어."
"우와! 많이 모았는걸?!"

 리나의 말에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평범하게 상인으로서 무역만 했다면 이런 큰 돈을 벌기란 불가능했다. 목숨을 걸고 백병전을 벌여서 나포한 비싼 선박을 조선소에 꾸준히 팔았기에 이렇게 빨리 돈을 모으는 게 가능한 것이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건가요? 밖에는 사략함대들이 깔렸는데..."

 휘리안의 말에 진우는 잠시 고민에 잠겼다. 본격적으로 영국의 사략함대가 비스케이만과 함께 브리튼 섬 남부까지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상선대를 호위하는 호위함대까지 생길 정도였다. 그만큼 진우의 하렘해적단은 영국 전체에 엄청난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아마도 더 이상 해적질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일단 해적질은 그만둬야겠지. 1억 3000만골드라는 거금을 벌었으니 이것으로 배를 구입하고서 지중해로 내려갈 생각이야."

 진우의 의견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더 이상의 해적질은 굉장히 위험했다. 의견이 나온김에 진우는 해적질로 열심히 사용한 정든 플란더스 갤리급 함선 여생남사호를 처분하고는 배를 사기 위해 앤트워프항까지 무사히 갈 수 있도록 가장 싼 함선인 코그급 함선을 구입했다.

"출항한다!! 목적지는 앤트워프!"
"네에! 리나 뱃머리를 북서쪽으로 돌려요."
"네~. 휘리안 언니."

 휘리안의 말에 리나가 뱃머리를 북서쪽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그급인 소형함선이 낭트항을 출항하기 시작했다. 플란더스 갤리급 함선과 비교해서 엄청나게 느린 속도였다.
 멍청한 것인지 게임이라 그런것인지 하렘해적단의 깃발을 단 진우의 코그급 함선을 보고서 영국의 사략함대나 상선대는 그들을 무시하면서 항해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해적질 그만두기를 잘한 것 같네..."

 벌써 비스케이만을 항해하면서 5대의 사략함대와 마주칠정도로 엄청난 수의 배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며 진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그 중에는 영국 최고의 사략함대 가문이라는 밀튼가의 깃발도 있었다.
 일주일 가량의 항해끝에 진우의 코그급 함선은 무사히 앤트워프항에 도착할 수 있었고, 진우는 곧바로 조선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카앙!! 탕!!

 신규함선이 건조되는지 조선소안에는 망치로 못을 두들기는 소리가 요란했다. 암스테르담보다 거대한 크기의 조선소에는 수십대의 선박이 주인을 기다리면서 진열되어 있었고 그 중에는 굉장한 크기의 대형범선들도 많았다.
 조선소 입구에 들어서면서 진우는 거대한 대형범선을 감상하기 시작했고, 곧 대형갤리온급 함선이 보이자 조선소주인에게 말했다.

"상업용 대형갤리온을 볼 수 있을까요?"
"네. 저쪽 함선이 상업용 ​대​형​갤​리​온​입​니​다​.​"​

 조선소주인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거대한 범선이 따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박 정보
선박이름 - 없음
선박소속 - 없음
선박종류 - B+급 함선   '상업용 대형갤리온'급
선장 - 없음
최소/최대 선원 50/100          필요조선술 125
내구력 850                        
기본함선방어력 30              적재칸  850
선수상    없음.
장갑    목재 - 떡갈나무
무장상태
함포 - 중캐논포  80문


"......"

 비싼 것은 돈 값을 한다는 말처럼 상업용 대형갤리온의 정보를 살펴본 진우는 자신의 입이 벌어진 것도 모르고 있었다. 거의 900에 가까운 엄청난 적재량. 그리고 중캐논포 80문이나 무장되어 있는 엄청난 함선이었다.
 대형갤리온급의 엄청난 위용에 리나와 휘리안 그리고 알카리스도 역시 놀란 표정을 얼굴에 드러놓고 있었다.

"얼마죠?"

 잠시동안 대형갤리온급 함선의 능력치를 감상한 진우가 조선소 주인에게 말했다.

"대형급 범선의 꽃이라는 대형갤리온 말씀이군요. 게다가 이것은 상업용으로 개조된 대형갤리온급 함선이지요. 적재칸도 850칸이나 있고, 무장상태역시 중캐논포 80문으로 무장되어 있는 함선입니다. 모험,교역,전투 어느곳이나 다 쓸수 있는 만능범선이지요. 8700만 골드입니다."
"아! 조금만 싸게 해 주세요. 네? 다음에도 또 사러 올께요. 네?"

띵동
- 리나 아마리아스의 스킬 회계가 발동되었습니다.

 막 돈을 꺼내려는 찰나 회계스킬이 발동되었다는 메시지에 진우는 리나와 조선소주인을 쳐다보았다. 결국 애교를 부리며 값을 깎아달라는 리나의 모습에 못 이긴 조선소주인은 320만 골드나 깎은 8380만 골드에 상업용 대형갤리온을 진우에게 넘겼다.

"이번에는 하렘린호지?"

 리나의 말에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매번 써왔던 이름이기에 다른 이름을 정하기에는 조금 어색했다. 상업용 대형갤리온을 구입한 진우는 곧바로 주점에서 엘리트선원들을 고용했고, 앤트워프의 특산품인 고급가구와 고급의류, 그리고 유채화를 사 들고는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거대한 돛이 펼쳐지면서 '하렘린'호는 엄청난 속도로 바람을 타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대형갤리온의 위용앞에서는 옆에서 에스파니아 국기를 달고 지나가는 카라벨급 함선이 조각배처럼 보일 정도였다.

"휘유...어느새 저런 배를 살 돈을 모았을까..."

 멀리서 바다의 성과도 같은 대형갤리온급 함선 한척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자 에스파니아 상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만큼 대형갤리온급 함선의 가격은 국가에서 지원에 주지 않는 이상 평생 벌기 힘든 돈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달고 있는 깃발은 개인세력이라는 것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특이하구만... 미녀그림의 돛이라니, 선장이 여자를 많이 밝히나 보군."

 대형갤리온을 보자마자 특이하게도 메인마스트에 그려진 미녀그림의 돛이 눈에 들어왔기에 상인은 웃음을 지었다.

"자자!! 빨리 가자! 앤트워프항이 얼마 안남았다!"
"오우!!"

 상인의 외침에 선원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상인의 카라벨급 함선은 곧 앤트워프항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구나..."
"응."

 갑판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수평선을 보던 진우는 리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형갤리온의 속도라면 암스테르담까지는 2일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이런 배를 탈 줄은 꿈에도 몰랐어. 처음에는 고작 코그급 함선이었는데... 마치 조각배 같은 데 이 배와 비교하면..."

 거대한 선체의 대형갤리온에 비교하면 코그급 함선은 조그만 부딪치기만 해도 침몰이었다. 리나의 말에 진우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 이 몸의 능력이 뛰어난 거지."
"응."

띵동
- 리나 아마리스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왠일인지 순순히 인정하는 리나의 모습에 진우는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곧이어 나타나는 리나의 호감도 상승메시지에 이것도 하나의 가벼운 이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면... 곧 왕궁으로 갈꺼지?"
"아. 물론. 경비병 자식..."

 예전의 무시를 생각하면 쌓인 게 많았기에 진우는 작위퀘스트를 완료하자마자 곧바로 경비병을 없애버릴 생각이었다. 경비병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진우의 모습을 보던 리나가 피식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이번에 암스테르담에 도착하면... 우리 가문에 가볼래?"
"뭐어?!"

 갑작스런 리나의 말에 진우는 놀란표정으로 리나를 쳐다보았다. 리나의 집인 네덜란드의 아마리아스 가문.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가문이었다. 자신이 아무리 대형갤리온급 함선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마리아스 가문에 비교하면 호랑이와 아메바정도의 차이였다.

"왜 그렇게 놀라? 가고 싶지 않아?"
"아니 뭐... 그런 것은 아닌데..."

 리나의 말에 진우는 말을 더듬으면서 말했다. 확실히 그 만큼 아마리아스 가문에 간다는 사실은 조금 뜻밖이었다. 적어도 게임의 종반 부분에나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진우였다.

"좋아. 그럼 가는거야."

 진우의 말에 리나는 웃으면서 다시 고개를 돌려 해가 지고 있는 수평선을 쳐다보았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리나의 모습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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