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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 (38)


항구에서 동이 틀때까지 밤하늘을 감상하던 진우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릴없이 리스본의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점점 날이 밝았고 하나둘씩 상점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점점 사람들이 도시안을 돌아다니는 모습들이 보이자 진우는 다시 항구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미 항구에는 아침부터 출항을 준비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크​.​.​.​크​다​.​.​.​"​

 네덜란드 국기를 달고 있는 대형갤리온급 함선인 하렘린호를 보고서 카나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길이가 34m에 달하는 거대한 함선인 만큼 그 크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만큼 비싼 함선이었기에 포르투갈에서도 귀족이나 이름을 널리 떨치지 않은 세력이 아니라면 대형갤리온급 함선을 소유하기란 불가능했다.
 더욱이 하렘린호의 주위에는 나오급 함선이나 대형카라벨급 함선이 정박되어 있어 대형갤리온급 함선인 하렘린호의 위용을 더욱 부각시켜 주고 있었다.

띵동
- 카나 페레로의 보직위치를 결정해주십시오.

 함선에 올라서자 보직이 정해지지 않은 카나의 보직을 임명하라는 메시지가 떠올랐고, 진우는 서슴없이 회계사라는 보직을 임명했다. 보통 항해할때는 거의 아무일도 안하는 보직이었지만, 교역을 하는데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보직이었다.
 게다가 회계술빼고는 카나의 능력치가 낮아서 다른 보직을 임명한다고 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없었다.
 잠시 후 출항준비가 완료되자 진우는 소리높여 외치기 시작했다.

"닻을 올려라!!"
"네에! 선장님!"
"오우!"

 진우의 말에 아마리아스 선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닻을 올리기 시작했고, 거대한 닻이 올라가면서 천천히 하렘린호가 리스본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리스본을 벗어나려는 대형갤리온의 거대한 선체로 인해 코그급 함선을 이끌고 리스본항에 기항하려던 한 포르투갈상인이 재빨리 하렘린호를 피해 방향을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

"목표는 세비아! 항로는 남쪽! 돛을 올려라!"
"네에! 선장!"
"오우!"

 진우의 외침에 휘리안이 리나에게 다가가서 지도와 함께 항로를 말해주기 시작했고, 곧 대형갤리온의 마스트에서 거대한 돛이 펼쳐지면서 바람을 받기 시작했다.

"우와...저건 뭐야..."

 대형갤리온의 돛에 그려진 거대한 미소녀그림을 보면서 카나가 신기한 듯 말했다. 대부분 선박에는 자신의 세력을 표시하는 문장이나 자신의 직업을 알려주는 문장을 넣는데 반해 하렘린호의 돛에 새겨진 그림은 어디서나 눈에 띄기에 충분했다.
 그런 미소녀그림을 쳐다보는 카나를 보면서 미란다가 말했다.

"선장이 변태라 그래. 카나 너는 아직 어리지만...혹시 모르니까 그래도 몸조심 해야돼."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과 에스파냐의 수도인 세비야의 거리는 대형갤리온급 함선의 속도면 고작 하루밖에 안 걸릴정도로 가까운거리였다. 포르투갈의 도시이자 가축들을 많이 파는 파루를 지나서 진우의 하렘린호는 에스파냐의 수도인 세비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에스파냐의 수도이자 세계 항해의 중심도시라고 말할 수 있는 세비야의 앞바다에는 거대한 갤리온급 함선에부터 조그마한 소형카라벨, 바사급 함선까지 수 많은 함선들이 기항을 하거나 출항을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와아...사람 정말 많다."

 항구에 내리자마자 북적대는 사람들 보고서 리나가 말했다. 해가 다 져가는 무렵이었지만, 항구에는 교역품을 나르는 선원에서부터 막 세비야에 기항을 해 쉬러 가는 선장들까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다니는 모습들이 보였다.
 포르투갈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지만 항해최강국이라는 에스파냐의 수도인 세비야야말로 세계의 모든 교역품들이 모이는 거대한 도시였다.
 그 만큼 엄청난 수의 뱃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했다. 카나 역시 대도시인 리스본에서 살았지만 세비야의 엄청난 발전상황에 놀란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이 보였다.

"일단 세비야 시청으로 가야겠는데..."

 이정도의 발전된 도시면 시청에 점유율을 등록하는데만 하더라도 엄청난 돈이 깨질 게 분명했기에 진우는 공짜로 나갈 돈을 생각하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난 주점으로 먼저 갈께요."
"진우선장. 나도 먼저 주점으로 갈께. 술이 마시고 싶어."

 별로 시청까지 가고싶지 않은지 미란다와 휘리안은 주점으로 향했고, 진우는 천천히 세비야의 경관을 구경하면서 시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대도시인 만큼 세비야는 굉장히 넓었고, 그만큼 구경거리도 많았다.

​"​와​.​.​.​이​것​봐​봐​.​"​

 연신 주위를 둘러보면서 리나는 신기한 듯 입을 재잘거렸다. 알카리스와 카나 역시 연신 터져나오는 감탄성을과 함께 서로 신난 듯 떠들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들을 보면서 진우는 못말린다는 듯 어깨는 으쓱거렸다.
 자신은 예전에 한 번 세비야에 와 본 경험이 있었고, 실제로 이곳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사는 진우였다. 서울만 하더라도 세비야의 인구보다 몇배는 더 많을 게 당연했다.

"후추다!! 후추! 진우야! 말로만 듣던 후추를 팔아!"

 인도에서만 나는 특산품인 후추를 파는 에스파냐 상인을 보고서 리나가 소리쳤다. 물론 교역품으로 여러 상자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을 보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인도가 아닌 만큼 엄청난 가격을 지불해야만 했다.

"후추를 사려고? 흐음...네덜란드 상인인가? 이 주머니에 ​1​4​0​0​0​골​드​일​세​.​"​

 리나의 모습에 에스파냐상인은 조그마한 가죽주머니를 보여주었고, 겨우 한줌도 안되는 양에 리나는 놀란 듯 소리쳤다.

"사...사기꾼! 엄청 비싸! 말도 안돼잖아."
"그럼 자네들이 인도를 갔다오라고. 인도까지 가는 게 얼마나 힘든일인데."
"으읔..."

 비아냥거리는 에스파냐 상인의 말에 리나는 분한 듯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서는 조용히 자신을 구경하고 있는 진우에게 말했다.

"진우야! 우리도 가서 후추를 사오는 거야! 저정도에 14000골드면 금방 부자가 될꺼야."
"와아!! 후추!"

 리나의 말에 카나도 연신 후추를 외치기 시작했고, 알카리스까지 고개를 끄덕이자 진우는 한숨과 함께 얼굴을 감싸쥐었다. 이런 캐릭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철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아니, 조금은 쪽팔리는 진우였다.

"거기까지 언제 갔다오냐? 응? 대형갤리온급 함선 한대로? 갔다오다가 해적들한테 다 털리겠다. 게다가 후추는 그냥 파냐?"
​"​그​.​.​.​그​래​도​.​.​.​"​
"철없는 소리하지 말고. 빨리 시청으로 가자. 늦게오면 떼놓고 간다."

 진우의 말에 리나와 카나는 내심 뭔가 아쉽다는 표정으로 연신 후추와 진우를 번걸아보더니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확실히 리나 말대로 한번 인도에 가서 후추를 사오면 엄청난 돈을 벌게 분명했다. 인도에서 가장 큰 도시중 하나인 캘리컷에 파는 후추만 하더라도 가격이 ​2​5​0​~​3​0​0​골​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곳 에스파냐까지 무사히 후추를 가져오기만 하면 무려 1상자에 18000골드에 팔리는 게 후추였다. 게다가 사파이어나 루비, 사향같은 특산품들도 굉장히 많은 곳이었다.

'대형갤리온급 선박 한대 끌고서 한번에 700상자만 산다고 하더라도 1000만 골드의 이익은 가뿐하겠군...'

 굉장히 이득이 많이 남는 무역이었지만, 인도까지 가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게 분명했다. 또한 수많은 해적들이 호시탐탐 교역품을 노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게다가 인도에서 세력을 떨치는 녀석들과 충돌이 있을 것도 당연했다.

'아직은 시기상조야.'

 아직까지 대형갤리온급 함선 한대만 가지고 있는 진우로서는 인도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왠만한 세력들과 비교하면 대형갤리온급 함선은 엄청난 함선이었다. 그러나 대항해시대VIII 내에는 이보다 더 좋은 함선을 가지고 있는 세력들도 많았다. 섣불리 대형갤리온급 함선만 믿고 인도로 향하면 게임오버를 당할게 불을 보듯 뻔했다.
 인도까지 무리한다면 갈 수는 있지만 진우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일이 아니었다. 미연시 게임인만큼 여자를 공략하는 일이 중요한 진우였다.
 물론 그러기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절실하게 돈이 필요하지 않은 진우였다. 조그마한 잡상인들이 모여있는 곳을 지나 넓은 세비야의 광장이 나왔고, 광장에 들어서자 진우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일까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모습들이 보이자 알카리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이벤트? 아니면 유행품때문에 모인건가...?'

 대항해시대VIII 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진우가 알기로는 유행품이 유행하기 전에 사람들이 모이는 일이나 이벤트가 전부였다.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진우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고, 사람들을 뚫고서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광장 한가운데로 들어서자 5명의 군인이 한명의 여인을 포위하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들이 보였다.

'설마?!'

 에스파냐의 군인인듯 가벼운 브레스트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 있는 여인. 정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를 파란색 끈으로 머리를 뒤로 질끈 묶은 모습은 대항해시대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여인이었다.

'카탈리나 에란쵸!!'

 대항해시대VIII 에서 가장 뛰어난 전투능력을 자랑하는 동료이자, 아이란 아마리아스와 같이 1,2위의 미모를 자랑하는 여인. 바로 카탈리나 에란쵸였다.

"카탈리나! 국가반역행위로 체포한다! 순순히 체포에 응하시지."
"닥쳐! 무슨 근거로 그런소리를 하는 거지? 반역자는 내가 아니라 로베르토 자식이라고!"
"시끄럽다! 더 이상 말하면 귀족모욕죄도 추가하겠어! 순순히 체포에 응하지 않으면 여기서 사살하겠어."
"뭐?! 내가 너같은 녀석들한테 당할 줄 알아?!"

 연신 병사와 말싸움을 벌이던 카탈리나는 자신의 커트라스를 꺼내기 시작했고, 병사들 역시 자신들의 검을 꺼내드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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