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노력해 왔다. 그리고 그에 어울릴 만큼의 실력이나 연휴를 마법소녀들은 몸에 익혔다.
그리고 운도 아군이 되었다. 나는 이게 제일 컸던게 아닐까 하고 느끼고 있다.
모든 게 내 생각대로는 되지 않았지만, 상황이 놀랍게도 좋은 방향으로 호전되어 갔다. 그런만큼 무서웠다. 이건 운명이 나와 호무라에게 포기하라고 속삭이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그래서 나는, 마지막 불안을 없애듯 행동한다.
――카나메 양은 다른 사람을 이해해 주는 상냥한 애야.
노란색 마법소녀는 말했다.
응, 알고 있어요. 지금까지 내가 봐 온 카나메 마도카라는 소녀는, 언제든지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마도카는, 정말로 얼간이지만 거기에지지 않을 정도로 노력할 수 있는 애야.
푸른색 마법소녀는 말했다.
그것도 알고 있어. 그런 그녀기에, 나와 호무라는 고생하더라도 그녀를 구하려고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그렇지 않았다면, 구하려고는 생각하지 않았겠지.
――카나메 마도카? 뭐ー내가 보면 단순한 응석받인데~.
붉은색 마법소녀는 말했다.
이 시간축에선, 카나메와 그녀의 관계는 적다. 그렇기에 이런 말이 되는 건 필연적이겠지.
――마도카를 부탁해.
같은 시간을 걸어나간 마법소녀는 말했다.
짧은 말. 하지만 그 말에는 지금까지 쌓은 마음이 응축되어 있다. 이번에 실패하면 분명 호무라는 부서져 버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
구름으로 뒤덮인 잿빛 가득한 하늘. 시야 한가득 펼쳐진 그 광경이, 발푸르기스의 밤이 미타키하라 시에 쳐들어온 것을 알려주고 있다.
준비는 만전.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을 정도로 잔뜩 밑준비를 마쳤다.
그 과정에서, 미키와 사쿠라의 격돌같은 게 있었던 건 좋은 추억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이게 마지막 시간축이 되는 거니까 그 정도 있어서 다들 사이좋아지는 편이 좋은게 당연하다.
“어디 가?”
피난장소로 개방되어 있는 시립 체육관에서 낯익은 모습의 소녀가 튀어나왔다. 뭔가 결의한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무카이 군. 부탁이니까 거기를 비켜줘.”
“그럴 순 없어, 카나메. 네가 여기를 지나 전장으로 가게 할 수는 없어.”
복숭아색 두갈래 머리가 세차게 부는 바람에 휘날린다. 표정은 진지 그 자체.
언제나 그녀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고 한다. 나를 구했을 그 때도…….
그러니 이곳을 지나가게 할 수는 없다.
“어째서……어째서야 무카이 군! 이 대로면, 다들 죽어버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다들 노력해 왔어. 그러니까 무력한 우리들은 기도하면서 기다리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거야.”
“큐베에게서 들었어.”
“뭐를?”
“이번 마녀는 네 사람이 힘을 모아도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정도로 강한 마녀라고!!”
나는 눈길을 카나메의 뒤쪽으로 옮겨, 큐베를 노려본다.
쓸데없는 걸 쳐 말해가지고선, 그렇게까지나 카나메의 감정 에너지를 원하는 건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확실히 나 자신은 이길 수 있을지 아닐지 불안해.”
내 심약해 보이는 이야기에 카나메의 표정에 한 줄기의 빛이 비친다.
“그러면, 나도 계약해서 마법소녀가 되어서 싸울래!! 그러면 이길 수 있다고 큐베는 말했어!”
뭐어, 이길 수 있겠지. 몇 번쯤 카나메가 마법소녀가 되어 발푸르기스의 밤을 일격에 쓰러뜨리는 걸 나는 보고 있다.
“그것만으론 안돼.”
카나메 마도카는 일상에 남지 않으면 안된다. 그 대가로서 호무라가 비일상 속에서 살아간다고 결의한 거니까.
그 결의를 짓밟는 것 같은 짓은, 설령 카나메라 해도 용서할 수 없다. 내게 있어 우선도가 높은 건 어디까지나 호무라다. 호무라가 납득하지 않는 한, 내가 카나메에 따를 일은 없다.
“어째서?! 안 그러면 미타키하라에 사는 사람들이 죽어 버릴지도 몰라! 무카이 군도 가족이 있으니까 알지?!”
“가족이구나……. 요즘은 계속 화내기만 하는데.”
그 원인은 말 할 것도 없이 귀가시간이 늦다는 점 뿐이지만.
“그래도……. 나와 호무라에게는 가족이나 미타키하라에 사는 사람들보다도 소중한 게 있어.”
“소중한 거……?”
“뭐어.”
카나메 마도카의 운명을 뒤엎는다. 우리들에게 있어선 수많은 사람의 생명보다, 네 생명 쪽이 소중하다.
“뭐어, 됐나. 맞아, 네 눈으로 지켜봐. 계약 할지는 그 뒤에도 늦지 않잖아?”
혹시나 카나메가 계약하게 된다면 내가 반드시 막아내겠지만,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카나메가 납득해 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만큼 카나메는 완고한 녀석이라는 소린데.
“에? 으, 응…….”
카나메는 갑자기 의견을 바꾼 나에게 놀라면서 수긍한다.
“특석에 초대할게.”
이렇게 되어, 카나메를 싸움 현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건물 옥상으로 안내한다.
거기서는 사벌을 휘두르는 미키, 창으로 후려베는 사쿠라, 머스킷 총을 발포하는 토모에 씨,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그레네이드 론처 발사 자세를 잡는 호무라의 모습이 잘 보였다.
어느샌가 최종 결전은 시작되었던 모양이다.
곁에 서 있는 카나메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저기에 끼어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응. 나라면 어떤 소망이라도 이룰 수 있다고 큐베가 말했어.”
“이상한데. 큐베한테 속았다고 저번에 소리지르던 건 누구였더라?”
“…………그래도, 모두가 싸우고 있는데 나만 아무것도 안 하는 건 견딜 수 없어.”
얌전하게 공주님 역으로 있어 주면 그게 제일 좋은데 말야.
전장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전황은 밀리면서도 그럭저럭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른다.
사실은 신나게 이겨주면 좋을텐데, 이건 소비전이 될 것 같다.
“자, 봐봐. 카나메가 없어도 어떻게든 되잖아. 좀 더 상태를 봐도 괜찮지 않아?”
지금은 이게 한계에 가까운 시간 벌기.
원래라면 카나메는 내 말 같은 거에 귀를 빌려주지 않고 큐베와 계약을 해 버리면 된다. 물론 그걸 간단히 놓아둘 셈은 없지만.
이래선 나도 각오를 굳히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르겠다.
모든 건 순조로웠다.
아무리 초대형 마녀인 발푸르기스의 밤이라고 해도, 그 몸에 머무는 마력에는 한계가 있을 터다. 설령 일격이 필살에 미치지 않는 마법소녀들의 공격이라도, 발푸르기스의 밤의 몸을 깎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발푸르기스의 밤은 마력을 소비한다.
아까 전까지 행해지고 있던 전투는 그런 거였다.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정신상태 속에서, 가지고 있는 그리프 시드가 소모되어가는 공포와 싸울 수 밖에 없다.
오른손을 바짓주머니에 찔러넣는다.
“……부탁이니까, 이녀석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은 되지 말아줘.”
조용히 입 속으로 중얼거린다. 카나메에게는 눈치채이지 않은 모양이다. 단지, 큐베에게는 눈치채인 모양인지, 녀석과 눈길이 교차했다.
정말로 곤란한 때에 나타나는구나. 뭐어, 참견은 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앗, 안돼?! 그, 그런…….”
카나메가 옥상의 펜스에 매달리는 듯한 모습으로 소리친다. 나도 전장으로 눈길을 돌리자, 아무래도 미키가 실수를 저지른 모양이다.
하지만 바로 사쿠라가 커버에 들어가, 무사히 끝났다.
카나메의 안심한 듯한 한숨이 들려왔다.
“나, 역시 싸울게!!”
내 쪽을 돌아보고, 카나메가 그런 말씀을 지껄이셨다.
“아직이잖아. 싸움은 시작된 참이야.”
“그래도, 무카이 군도 지금 거 봤잖아?!”
지금 건 미키가 저지른 실수 이야기겠지.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비정하게 대답한다.
“그런 건 예상대로야. 그 맴버 속에서 제일 경험이 부족한 미키다. 그런 건 예상에 들어있어. 거기에, 그걸 예상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사쿠라가 커버하러 들어갈 수 있었어.”
지금은 미키도 태새를 갖춰 싸움에 참가하고 있으니까 괜찮을 거고.
“그렇지만……그래도, 내가 저기에 들어가면 상황이 호전되는 거지?”
“뭐어, 큐베에 따르면 그런 모양이네. 내 입장에서는 신입 마법소녀가 저 자리에 가도 발목을 잡을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거짓말이다. 카나메가 계약해서 마법소녀가 된 다음 순간, 발푸르기스의 밤은 카나메의 일격 아래에 소멸되어 버리겠지.
하지만 그래서는 호무라의 노력이 보답 받지 못한다.
‘너무하네, 크리토. 내가 다른 사람을 속이는 행위를 한다고라도 하는 거야?’
“아니, 네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없더라도 사실은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발푸르기스의 밤은 카나메 마도카가 마법소녀가 되지 않는 한 쓰러뜨릴 수 없다는 사실 뿐인데. 어떻게 할거야, 마도카. 나랑 계약 할거야?’
아마도 큐베는 우리들의 정체를 눈치채고 있는 거겠지. 그래도 평소와 변함없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엣, 그……나는…….”
내가 동요시킨 게 효과가 있는 모양인지, 카나메는 말이 막힌다.
그래. 고민하고 고민해서, 결과적으로 계약 같은 건 관둬 버려라.
그걸 위해서는 마법소녀들이 힘내주지 않으면 안되겠지만――.
갑자기 건물 옥상에 뭔가가 추락하는 듯한 굉음이 울려퍼졌다. 자욱한 모래먼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던 건 호무라였다.
거기에 잇듯이 주변 건물에 다른 세 사람의 마법소녀가 차례차례 부딪친다.
“호무라?!”
카나메가 호무라 쪽으로 다가가, 그 몸을 안아 일으키고 있다.
나는 발푸르기스의 밤에 눈길을 향하고 있다.
우후후후……하는 귀부인 같은 웃음소리. 몇 번이나 들어온 발푸르기스의 밤의 웃음소리.
지금은 그게 미워서 참을 수 없다.
“어째서……어째서 이렇게 되었어?!”
소리칠 수밖에 없다. 그렇게나 밑준비를 하고, 아까까지 선전했는데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되는 거야?!
우리들이 발푸르기스의 밤을 얕보기라도 했다는 건가. 그 정도밖에 이렇게 된 원인이 떠오르지 않았다.
‘크리토. 네게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
내 의문을 해소해 준건 큐베였다.
‘너와 아케미 호무라는 시간 역행자지? 다수의 평행세계를 횡단해, 너희들이 바라는 결과를 바라며 이 한 달을 되풀이해 왔어.’
“그게 어째서. 그런 것, 넌 확인하지 않아도 확신하고 있잖아.”
아마도 나 탓으로 그게 큐베에게 들켜 버린 거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혹시나, 되풀이할 때마다 발푸르기스의 밤은 강력한 마녀가 되어가지 않았어?’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그 사실을 깨닫는다.
처음에 내가 발푸르기스의 밤과 대치했을 때, 호무라 혼자서도 어떻게든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넷이서 싸우고 있는 거다. 그런데 이 상황이 되어 버렸다.
빨리 결단해야만 했다.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호무라를 바닥에 재워두고 이쪽으로 돌아보는 카나메의 모습이 눈에 비친다.
“기다려……안돼, 마도카……. 너는 큐베와 계약해서는 안 돼!!”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호무라는 소리치지만, 마도카는 쓴웃음만을 지었다.
“미안해, 호무라. 그래도 싸울 수 있는 건 나밖에 남지 않았어. 나밖에 마을의 사람들을 지킬 수 없어. 그러니까……내가 마법소녀가 되지 않으면.”
어이, 기다려, 멈춰……멈춰줘.
이 이상, 호무라의 마음을 상처입히지 말아줘.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분명 환청이겠지만, 확실히 내 귀에는 들렸다.
“기다려, 카나메. 부탁이니까 기다려 줘.”
“어째서? 무카이 군은 말했었지, 지켜본 뒤에도 늦지 않다고. 아마, 여기서 더 지켜보면 늦어버려.”
그런 건 말 안해도 알고 있어.
“그렇지. 하지만, 카나메가 계약할 필요는 없어.”
그래서 나는…….
“계약하는 건 나다! 내 소망을 들어줘, 인큐베이터!!!”
호무라가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에? 그, 그건 무슨…….”
내 선언에 카나메가 당황하고 있는 건 눈길을 향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것도 당연하다. 나는 소년이지, 소녀가 아니다. 그렇기에 원래 큐베와 계약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 나는 계약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건 진심이야? 나로서는 상관없지만, 크리토가 계약해서 마법사가 됐다고 해서 발푸르기스의 밤 상대로는 지는 게 눈에 보이는데.’
그런 건 알고 있다. 아무리 내가 막대한 마력을 몸에 가지고 있다고 해도, 감정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나쁜 제 2차성징기의 소년인 이상, 계약해서 마법사가 되었다 해도 평범한 마법소녀 한 사람분의 전력밖에 되지 않겠지.
하지만 마법소녀는 도리를 뒤엎는 존재다. 그렇다면 동일한 과정을 거쳐 계약한 마법사가 그렇지 않을 리는 없다.
“하지만 그건 내 소망에 따라 바뀌어 가는 거잖아? 마법소녀의 강함은 그 몸에 머무는 마력의 총량만이 아니라, 계약할 때 바란 희망에 따라 생겨난 고유마법에 따라서도 바뀌는 거고.”
미키가 쿄스케의 몸을 고칠 것을 바라고 강력한 치유마법을 얻은 것처럼, 소원에 따라서는 발푸르기스의 밤에게 내가 이길 수 있는 고유마법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확실히 크리토가 말하는 대로일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네 운명을 바꿀 정도의 소원을 비는 게 가능할까? 그런 뜬구름 잡는 듯한 가능성에 매달리기보단, 나는 마도카의 힘에 의지하는 쪽이 건설적이라고 생각해.’
“맞아! 어째서 무카이 군이 계약할 수 있는지라거나, 잘 모르겠는 건 잔뜩 있지만, 내가 싸울 테니까!! 그걸로 마을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면 나는 괜찮아.”
이런 때까지 카나메에게 계약을 시키려고 유도하냐.
카나메의 얼굴을 살피면 진지 그 자체. 그 표정은 자신을 희생시키더라도 남을 구하겠다는 표정이다.
“안 괜찮아. 카나메……네가 마법소녀가 되면 슬퍼하는 사람이 있어. 그렇지, 호무라?”
“호무라……?”
지금까지, 몇 번도 수십 번도 수백 번도, 아니, 좀더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카나메를 위해서 이 1개월을 계속 되풀이해온 호무라다.
자세한 사정을 나는 모른다. 하지만 그 바람이 진짜라는 건 알고 있다.
“응, 내가……슬퍼.”
호무라는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킨다.
“평행세계의 당신과 약속했어. 잔혹한 운명에서 당신을 구하겠다고……얼마나 되풀이 하더라도 당신을 구해 보이겠다고.”
그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는다.
“지금까지 속여서 미안해. ……우리들은 마도카를 구하기 위해서 미래에서 왔어.”
말을 마치고, 호무라는 몸에서 힘이 빠진 것처럼 쓰러질 뻔하지만, 카나메가 달려가서 호무라의 몸을 지탱했다.
더 이상 호무라의 몸에는 힘이 남아있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서둘러야 한다.
“큐베……아니, 인큐베이터. 너희들의 목적은 우주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거지? 그걸 위해서 최고의 마법소녀가 될 수 있는 소질을 가진 존재와 계약하고 싶은 거야.”
‘갑자기 뭘 말하는 거야?’
“그럼, 예를 들어서. 혹시나 내 마력을 좀 더 효율 좋게 에너지 변환할 수 있다고 하면 어때?”
‘카나메 마도카가 낳는 에너지에는 미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매력적인 이야기네. 그래도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의 이야기일 뿐이야. 네가 소년인 이상……아니, 설마 크리토의 소원이라는 건?!’
내 바람은 처음부터 하나밖에 없었다.
이 되풀이에서 풀려나는 것. 잔뜩 길을 돌아왔지만, 간신히 모두가 웃으며 마칠 수 있는 길을 찾아냈다.
“그래. 내가 최고의 마법소녀를 낳으면, 너희들 인큐베이터는 필요 이상으로 인류를 착취하는 걸 막기 위해 카나메 마도카에게 손을 댈 수 없어져.”
그렇기에 희망한다.
“이 몸에 감도는 모든 마력을 아케미 호무라에게 양도하고 싶어. 그게 내 대답이다!!”
이걸로 간신히 끝난다. 분명 호무라라면 해 줄 터다.
‘너는 그게 무슨 소원인지 이해하고 있는 거야?! 마력을 전부 양도한다는 건, 네 감정을 잃는다는 것과 같은 뜻이야!’
“아아, 알고 있어. 잘 되어봐야, 폐인이든지 식물인간. 나빴다간 분명 죽겠지.”
후회는 하지 않는다.
호무라와 계속 보낸 이 1개월은 즐거웠다. 분명 이 추억은 하느님 같은 게 준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른다.
몸에서 뭔가가 빠져나가는 것 같은 상실감을 느낀다. 지금 빠져나가는 게 마력인가. 여기까지 와서 처음으로 마력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당신은 대체 무슨 짓을?!”
“응? 호무란가.”
나한테서 양도받는 마력으로 엉망진창이 된 몸을 고친 거겠지. 내 멱살을 잡는 듯 다가와 이야기했다.
“이걸로, 너는 카나메를 지키는 힘을 손에 얻고, 나는 이 되풀이에서 빠져나갈 수 있어. 그리고 카나메가 계약할 걱정도 없어졌어. 그 모두가 최고의 결과잖아.”
“……농담하지 마. 이게……당신이 바란 결과였다는 소리야? 당신은 살고 싶지 않아?!”
“어이 어이, 울지 마. 호무라에게 눈물은 어울리지 않아.”
딱히 죽고 싶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해.
“카나메. 호무라를 부탁할게.”
“……응.”
왠지 카나메까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아, 마지막까지 호무라가 카나메를 구하려고 한 이유를 듣지 못했네.
“자.”
바지 오른쪽 주머니에서 어떤 물건을 꺼내, 호무라의 눈앞에 내민다.
“그리프 시드……?”
“맞아. 앞으로 호무라는 발푸르기스의 밤을 구해주지 않으면 안 되니까. 네 시간조작으로 발푸르기스의 밤의 시간을 되감아 줘. 그리고 쓴 마력을 이녀석으로 회복해.”
호무라의 시간조작에는 대상의 시간을 되감는다는 능력은 없다. 시간을 멈추거나, 그 첫 날로 시간을 돌리는 두 가지 힘 뿐이다.
하지만 지금 호무라의 몸에는 내 마력이 흐르고 있다. 내 바람에 따라 양도받은 마력은, 분명 내 의도를 이뤄 주겠지.
내 안에 마력이 거의 사라진 것처럼 발 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호무라를 안는 걸로 어떻게든 속인다.
“고마워. 호무라랑 보낸 나날은 즐거웠어.”
카나메 마도카를 구하기 위해 계속 시행착오를 했던 나날.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그 날짜는 내 나이인 14년 이상일 것이 틀림없다.
그 안에서의 만남과 이별.
운 날도 있었다. 웃은 날도 있었다. 정말로 호무라와 만난 뒤에 매일이 충실했다.
“그래도, 당신이…….”
“신경쓰지 마. 호무라는 카나메 만을 생각하고 행동해 주면 돼. 나 같은 건 놓아두고 다녀와.”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는 모두 마쳤을 거다.
분명 성공하리라고 나는 믿고 있다.
나는 카나메를 위해서 필사적인 호무라를 좋아하니까. 그런 그녀의 옆에 있었던 것 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나는 마지막으로 그런 걸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