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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마지카?

魔法少女まどか☆マギカ★マジか?


Original |

Translator | 淸風

4화


 오늘은 지독한 날이다.

 카나메 일행과 텔레파시가 끊긴 뒤, 타이밍을 맞춘 게 아닌지 억측해 버릴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에 같은 반의 친구가 내 자리까지 찾아와 “너 임마, 토모에 선배랑 언제 친해 진거야!” 라며 추궁해 왔다.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토모에씨는 이 학교 일부의 남학생들에게 제법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나는 2년이나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는데서 어떤 종류의 슬픔이 덮쳐오는 걸 느꼈다.
 나는 그 정도로 친구 관계가 좁았던 건가……?
 하지만 뭐어, 낙담하고 있어도 별 수 없기에 “우연히 알게 된 것 뿐이야.” 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어째서 약속을 잡고 기다린 거얌마!” 하는 반격을 받는다. 사실대로 말해도 괜찮겠지만, 그랬다간 다시금 친구들이 다 떨어져 나갈 것 같아 웃음을 꾸미며 생각할 시간을 벌었다.
 ‘실은 토모에씨는 마법소녀야. 그 관계로 알게 되었어.’ 같은 걸 말한 순간에 내 학교생활은 허무하게 무너져 버리겠지. 이미 한 번 비슷한 소리를 했다가 남들이 다 떨어져나간 경험도 있다. 흔히 말하는 경험자의 말이라는 거다. 그 때도 눈앞의 이 녀석은 나를 뿌리쳤었으니 신용은 할 수 없다.
 그 뒤에도 귀찮을 정도로 나를 캐물어 드는 친구들에게서 날 구해준 건 조례의 시작을 알리는 차임벨이 아니라, 그 뒤에 들어온 담임이었다. 차임벨이 울려도 친구들은 끈질기게 날 추궁해 왔지만, 무섭기로 유명한 담임에게 주의를 받으면 물러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담임은 무섭다곤 해도, 내가 집에 틀어박혀 있던 시기에는 수없이 우리 집까지 와 주었던 정말로 좋은 교사다. 뭐어, 그것만으로 신용을 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별개로 치고.

“너는 얼마 전하고 제법 분위기가 바뀌었네.”

 점심시간에 들어서자마자 토모에씨에 대해 추궁해 온 친구가, 그런 걸 입으로 슬쩍 흘렸다.
 그거야, 수십 개월…… 몇 년이나 시간이 지나면 바뀌고 말야. 게다가 나는 바뀌지 않으면 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래? 그리 실감은 없는데.”

 여기는 시치미를 떼 두자. 지나치게 급격한 변화는 사람을 고독하게 만드니까.
 그 뒤로 2~3분 동안 약간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그 이야기는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와 끝나게 되었다.

“어이~, 무카이~!”
“잠깐, 사야카…….”

 교실의 입구 즈음에 손을 붕붕 흔들며 격하게 인사를 하는 미키와, 그걸 어떻게든 진정시키려 하는 카나메가 있었다. 카나메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애초에 이 교실에 오기 전에 어떻게든 해 줬으면 했다.

“어이이이이!! 토모에 선배만이 아니라 언제 저런 귀여운 여자를 둘이나 알게 ​된​거​야​아​아​아​아​아​아​!​!​”​

 시끄러워. 눈앞에서 소리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네가 소리친 탓에 카나메씨가 떨고 있잖아. 뭐어, 미키 쪽은 “귀엽다니 그런~” 하며 몸을 꼬고 있지만.

 정말 귀찮은 상태가 되었다.
 급격한 변화는 사람을 고독하게 만든다…… 그런 걸 생각한 직후에 이건가. 여자와 친해진다. 그건 사춘기의 남자에게 있어서 급격한 변화라 할 만 하다.

“일단 불린 모양이니 다녀올게.”

 자리를 떠나 두 사람 앞까지 간다. 등 뒤에서 원념같은 소리가 들려오지만, 무시하기로 한다.

“뭔가 용건 있어?”

 아까 전까지 미닫이문 뒤에 숨어있어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지만, 큐베도 있었다. 아마도 두 사람은 큐베에게 내 반을 물어서 온 거겠지.

“저기, 괜찮다면 우리들이랑 같이 점심 먹자.”
“봐 봐, 애젊은 소녀인 우리들과 함께 점심밥을 먹을 수 있어. 물론 괜찮지?”
“그다지 상관 없는데. 하아…… 잠깐 기다려.”

 한 번 자기 자리까지 돌아가서 아침에 사 둔 편의점 빵을 들고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다시 향한다. 또다시 등 뒤에서 저주 같은 소리가 들려오지만 무시한다.

“그래서, 어디서 먹는 거야?”
“옥상이야. 정말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
“아아, 알았어. 그런데”‘앞으로는 날 부를 때는 텔레파시로 해 줘. 또 바보들이 소란 떨 테니까.’

 내가 텔레파시에 대해서 말하자 카나메와 미키가 앗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거, 완전히 잊고 있던 모양이네.

‘아, 저기, 그, 미안.’
‘우와아, 깜빡했어. 우리들이 여기에 올 필요도 없었나.’

 꽈당큐 하며 분해하는 미키. 뭔가 그거 좀 낡았어.
 그런 느낌으로 텔레파시로 이야기를 하며 옥상을 향해 걸어간다. 학생으로 뒤끓고 있는 복도를 헤쳐나가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른다.
 짤칵 하고 열린 건물과 옥상을 가로막는 묵직한 문의 저편에서 10월의 푸른 하늘이 우리들을 맞이해 주었다. 문을 연 순간에 이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또한 기분이 좋다.

 딱 잘 만들어져 있는 벤치에 앉아 점심밥을 먹기 시작한다. 나는 편의점 봉투에서 빵을 꺼내서 덥석 문다. 카나메와 미키는 도시락인 모양이다.
 미키가 혼자서 떠들고 있고, 거기에 대해 카나메는 쓴웃음 지으면서 반응해 준다. 그리고 나는 말없이 빵을 먹는다. 때때로 나에게도 이야기가 돌아오지만, 한 두마디로 이야기가 끝난다. 역시 동년배의 여자와 이야기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인 모양이다.
 각자 식사를 마치고 식후 수다 시간으로 나아간다.

“저기~, 마도카. 소원은 뭘로 할지 정했어?”
“으으응. 사야카는?”
“나도 전혀~. 뭐랄까…… 수도 없이 떠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라는 것도 하고싶은 것도 잔뜩 있는데, 생명을 걸어야 한다고 하니 역시나 내키질 않아. 그렇게 해서까지 하고 싶은 건 아니구나 하고……”
“응.”
“무카이에게는 생명을 걸어서라도 이루고싶은 소원이 있어?”
“있어.”

 되풀이되는 시간에서 풀려나고 싶다고 하는 유일한 소망이. 그것만 이룰 수 있다면, 다른 어떤 것을 대가로 지불해도 좋다. 생명같은 건 싸디 싸다.

“정말? 어떤 소원이야?”
“어제도 말했던 것처럼 내 소원을 이뤄 주겠다면 내 소원을 가르쳐 줘도 좋아.”

 지금은 아직 너희들에게 말할 수 있을 턱이 없어.

“체, 참고로 하려고 생각했는데~”

 내 소원은 전혀 참고가 되지 않을 거라고 마음속으로 쓴웃음을 짓는다. 그렇다 쳐도 어제, 내가 토모에씨의 집에서 분위기를 가라앉혔을 터인데도 그녀들은 내게 평범하게 접해준다. 그게 왠지 무서웠다.

‘의외네……. 대부분의 애들은 쾌히 승낙하는데.’

 아아, 나라 해도 쾌히 승낙하겠지.

“뭐어, 분명 우리들이 바보라서 그래.”
“그, 그런 걸까……?”
“그래. 행복 바보.”

 미키는 여기서 말을 자르고 자리에서 일어난 뒤 펜스의 저편으로 눈길을 향한다. 꽉 붙잡힌 펜스가 끼이익 하는 소리를 낸다.

“그다지 드문 건 아닐 거야. 생명과 바꿔서라도 이루고 싶은 소원 같은 건……. 그런걸 가지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제법 많지 않으려나. 지금 무카이군도 있는 모양이고.”
“그렇구나.”
“그러니까 그걸 못 찾겠다는 건 우리들이 별 것 아닌 불행밖에 모른다는 거잖아. 너무나 복받아서 바보가 되어 버린 거야. 왜 ​우​리​들​인​걸​까​…​…​.​”​

 그건 너희들이 소녀기 때문이야. 생물학상으로 남자로 분류되지 않기에 기적을 바랄 수 있는 권리가 손에 들어온 거야. 그게 견디기 힘들 정도로 부러워.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런 기회를 정말로 바라는 사람은 따로 있을 텐데.”
“사야카…….”

 미키의 고백은 지당하다. 그렇기에 내게 그 기회를 달라고 하지도 못한 채로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주변 일대에 가라앉은 분위기가 감염된 것처럼 모두들 입을 다문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운찬 인상의 미키도, 카나메도, 그리고 나도…….
 나는 그다지 침묵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단지 단순히 내가 여기에 있어도 되는건지 불안해 지는 것 뿐이다. 최근 내가 가는 곳 마다 침묵이 태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게 나를 보다 몰아넣어, 입을 굳게 다물게 만든다.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면 물색으로 가득한 하늘이 맞이해 주지만, 그게 다였다.

 그러는 동안 그녀석이 나타났다. 탁탁탁 하고 러퍼가 옥상 바닥을 밟는 소리가 들려와, 모두의 눈길이 자연스레 그쪽을 향했다.

“잠시 괜찮을까?”
“너…….”
“호무라……!”

 그 길고 윤기도는 흑발을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며 미타키하라 중학교의 교복으로 몸을 두른 우리들의 눈앞에 나타난 건 그 흑발의 마법소녀였다.
 그녀는 우리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최종적으로는 카나메에게 눈길을 돌린다.

‘어떡할거야, 이봐. 이건 제법 난감한 상태 아냐?’

 미키가 식은땀을 뻘뻘 흘린다. 그거야 그렇겠지. 나야 그리 실감은 없지만, 두 사람은 한 번 이 호무라라는 애에게 습격당한 적 있었으니 위기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내 입장에서 보면 지금 이 상황에서 이녀석이 우리들을 습격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어떡하건 저떡하건 평범하게 말을 걸어온 것 같으니 괜찮은 거 아니려나?’

 생각한 걸 그대로 전해 본다. 특별히 마든 생각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미키는 내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인지 얼굴을 찌푸린다.

‘무카이는 긴장감이라는 게 빠져있는 것 같아.’

 그런 건 자각하고 있어. 애초에 설령 지금 내가 살해당한다 해도 다시 시간이 되풀이 된다. 그랬다면 다시금 첫 날로 돌아갈 뿐이야. 이런 상태서는 실패같은 게 두려울 리도 없다. 그러니 긴장감 같은 건 나랑은 연이 없다.
 그럼 어떻게 미키를 달래야 할지 고민하고 있자

‘괜찮아.’

 어, 어디선지 토모에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을 둘러보자 그 모습이 옆동의 옥상에 있는 게 보였다.
 어떻게 이 상황을 알아챘던 건지, 어떻게 이 단기간에 저기에 도착한 건지 등의 의문이 떠오르지만 지금은 그런 건 어쨌건 됐나.

‘자, 봐. 토모에씨도 있는 모양이니 괜찮겠지.’
‘마미씨가 있다면…… 괜찮으려나.’
‘그, 그렇지. 호무라는 위험한 사람같은 게 아니지!’

 이러저런 과정을 거쳐 이야기가 정리되어, 미키가 대담하게 앞으로 나선다.

“무슨 일이야. 어제의 속편이라도 찍으려고?”

 어이, 아까 전까지 있던 조금 심약했던 넌 어디 간거야. 역시나 토모에씨의 존재가 큰 건가?

“아니, 그럴 생각은 없어. 그녀석이 카나메 마도카와 접촉하기 전에 마무리를 짓고 싶었는데, 이제 와선 그것도 늦었고…….”

 당찬 미키에 대해서 호무라는 냉정히 응대한다. 그리고 큐베를 찌릿 노려본다. 아무래도 그녀는 큐베에 대해 적의를 안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보기에도 큐베는 어딘가 수상한 부분이 있다. 뭐어 그래도 내게 있어서 이용가치가 있기에 거기에서는 눈을 돌리고 있다.

“그래서 어떡할거야? 너도 마법소녀가 될 생각?”

 그녀는 카나메에게 눈길을 돌리고 말을 꺼낸다. 어제도 그랬지만, 그녀는 카나메에 대해 뭔가 생각이 있는걸지도 모른다.

“나는…….”

 말이 막힌 카나메. 아직껏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듯 눈이 허공을 맴돈다.
 그런 카나메를 감싸듯 미키가 호무라에게 달려들었다.

“너한테 이러쿵저러쿵 소리 들을 이유는 없어!”

 하지만 호무라는 미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카나메를 계속 바라봤다. 완전히 미키는 신경쓰지 않을 모양이다.

“너, 어제 이야기 기억하고 있어?”
“에…… 응.”
“그래, 그럼 됐어. 그녀석의 달콤한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후회하는 일은 없도록. 충고가 쓸모 없어지지 않기를 빌게.”

 주변에 있는 우리들은 처음부터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처럼 카나메에게만 그 말을 남기고, 호무라는 뒤로 돌아 우리들에게 등을 향하고 걷기 시작했다.

“아……, 잠깐, 호무라!”

 카나메가 부르는 소리에 그녀는 이쪽을 돌아본다.
 그 걸 인식하자 카나메는 말을 잇는다.

“저기……, 호무라는 그…… 어떤 소원을 빌어서 마법소녀가 되었어?”

 우직한 질문이었다. 지나치게 대놓고 던진 멍청한 질문.
 하지만 카나메는 알지 못한다. 카나메가 물어본 것은 마법소녀가 되어서 마녀가 싸워서까지 이루고 싶었던 소원이자, 그 사람을 형성하는 근간에 엮인 것이다.
 나라 해도 어제 토모에씨와 이야기를 했을 때 조금 신경 쓰였지만 지나치게 실례가 될 것이 뻔해 질문조차 하지 못했다.

“…………읏.”

 호무라는 말로 나타낼 수 없다는 듯한 느낌으로 얼굴을 비틀어, 아까 빙글 돌 때의 우아한 모습과는 다르게 초조한 듯 확 몸을 돌리고 우리들 눈 앞에서 빨리 떠나려는 듯 멈춰있던 발걸음을 움직였다.

“나, 화나게 해 버린 걸까……?”
“뭐야. 가르쳐 줘도 괜찮잖아.”

 하아……. 할 수 없지.
 카나메는 난처한 듯한 느낌이고 미키는 자신들의 잘못으로 가볍게 분노를 안았다. 그리고 토모에씨는 건너편에서 그 애에 대해 적의를 가득 피우고 있고. 큐베쪽은 방관하고 있다.
 여기는 내가 행동할 수 밖에 없나.

“잠시 다녀올게.”

 그 말을 남기고 나는 빠른 걸음으로 호무라의 뒤를 쫓는다. 카나메와 미키는 나를 멈추려고 말을 걸었지만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무시하자고 너희가 나를 부르러 왔을 때 정했어.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란 녀석이다.

“저기, 기다려.”
“무슨 일이야?”

 호무라는 옥상에서 내려오는 계단의 딱 중간쯤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나는 계단 위에서 그걸 내려다보고 있는 구도다.

“그, 뭐야. 카나메에게 악의가 있었던 게 아니야. 저녀석은 어제 처음으로 마법소녀와 만나서, 아직 그 의미를 모르는 거야.”
“그런 건 알고 있어. 그 애는 그런 애가 아니라는 것 쯤은……. 그래서, 이제 가도 괜찮을까?”
“아아, 알아 준다면 좋아. 나는 무카이 크리토. 너는?”

 내 쪽에서 자기소개를 한 것이 조금 창피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역광으로 내 얼굴이 붉게 물든게 식별되지 않겠지.
 그녀는 돌아보고 있던 얼굴을 정면으로 돌리며,

“……아케미 호무라야.”

 시야의 끝에서 유유히 계단을 내려가는 그녀를 내려다 본다.

 ――아케미 호무라.

 좋아, 기억했어. 어디선가 그 이름을 들은 적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뭐어 어차피 옛날에 알던 사람 중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겠지 하고 매듭짓기로 했다.

 아케미 호무라가 실내화로 계단을 걷는 소리를 내며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본 뒤 나는 두 사람이 있던 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시야의 끝에 있는 다른 동 옥상에 있는 토모에씨의 모습을 살피자, 이미 그 모습은 없었다. 분명 아케미 호무라가 우리들의 눈앞에서 사라져서 안심하고 그 장소를 떠난 거리라 어림잡는다.

“어째서 무카이는 저 애를 쫓은 거야. 저런 녀석은 내버려 두면 될텐데.”
“차암, 진정해 사야카.”

 정말로 이녀석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아까 카나메가 질문한 것이 마법소녀에게 있어서 얼마나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일지를.

“잠시. 난 아케미 호무라가 아니지만 한 가지 충고해 둘게.”
“잠깐,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그렇게나 진지한 표정은 무카이답지 않은데.”

 하는 말로 짐작하기에는 아무래도 미키는 겨우 하루로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모양이다. 하핫, 자만도 지나치다. 겨우 그걸로 내 몇 번, 아니 수십 번이나 되풀이 해온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내 속의 뭔가가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여기에서는 꾹 억누른다.

“특히 내가 충고하고 싶은 쪽은 카나메, 너야.”

 아까 전의 아케미 호무라처럼 미키는 일단 무시하고 카나메에게 눈길을 향한다.

“나, 나……?”

 그래. 너야, 카나메.

“너희들은 마법소녀가 어떤 존재인지 정말로 이해하고 있어?”
“당연하잖아. 마법소녀라는 건 마녀를 쓰러뜨리는 정의의 편이잖아. 그렇지, 마도카?”
“에? 으, 응. 아마 그럴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녀석들 텄구나 텄어. 마법소녀를 정의의 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건가. 뭐어, 확실히 하고 있는 건 마녀 퇴치니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마법소녀같은 권선징악 이야기랑 비슷하지만.
 하지만 현실을 보면 마법소녀는 눈꼽만큼도 그런 가벼운 존재가 아니다.

“알겠어? 마법소녀라는 건 의무야. 언젠가 죽을 때 까지 영원히 마녀와 싸워야 하는 가련한 어릿광대에 지나지 않아. 그렇지, 큐베?”
‘그런 식으로 말하지는 말아 줬으면 하는데. 우리 쪽에서는 마녀와 싸우게 하는 대가로써 어떤 소원이라도 이뤄준다고 하는 기적을 제공하고 있어. 나는 거기에 대해 단면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네 사고 방식은 좀 그렇지 않나 생각해.’
“그렇다는 모양이야. 큐베가 말하고 있으니까 틀림 없겠지. 이녀석은 거짓말만은 하지 않아.”

 큐베는 신뢰할 수 없지만, 신용은 할 수 있다. 자신이 손해를 보는 일은 말하지 않겠지만, 이녀석은 진실밖에 말하지 않는다. 그건 어제 이미 증명되어 있다.

“계약하면 정말로 죽을 때 까지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거야……?”

 미키가 조심조심 큐베에게 물어본다. 카나메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큐베를 바라본다. 내 위협이 통한 것 같아 다행이다.
 뭐어, 애초에 설명된 좋은 부분만을 자신의 지식으로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좋지 않다. 지식이라는 건 나쁜 부분까지 제대로 파악해서, 그걸 이해한 뒤에 좋은 부분을 자신이 활용할 수 있도록 흡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간단히 말하면 그런 게 될까. 그래도 잘 상각해 봐. 모든 생물은 시간이 지나면 죽어. 그게 빠를지 늦을지의 차이일 뿐이야. 그리고 마법소녀가 된 뒤에 잘 하면 너희들 인종의 수명보다도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을지도 몰라.’
“그, 그런…….”

 여전히 큐베는 별 일 아니라는 것처럼 말한다. 실제로 내 입장에서 보면 별 것 아닌 일이다. 그 정도의 대가라면…… 하고 생각해 버린다.
 하지만 카나메나 미키는 다르다. 그녀들에게 있어, 아니 사람에게 있어 죽음이라는 건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죽으면 모든게 끝난다. 분명 그렇게 생각해 버리겠지. 그 끝이야 말로 내가 바라마지 못하는 일이라는 건 모른 채로…….

“이게 기적을 바라는 대가야. 마법소녀가 되어서 필사적으로 마녀와 싸워서까지 이루고 싶은 소원…… 그건 그 사람에게 있어 무거운 일이겠지.”

 나라면 이 되풀이되는 시간에서 해방되고 싶다고 바란다.
 하지만 토모에씨의 소원은? 아케미 호무라의 소원은?
 그건 바란 본인과 들은 큐베밖에 모른다. 애초에 물어보면 안 되는 일이다.
 마법소녀에게 있어 바란 기적이라는 건, 그 사람 그 자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자 혹시나 잊어버리고 싶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걸 다른 사람이 가볍게 물어도 좋을 턱이 없다.

“어떡해, 사야카……. 나 호무라에게 물으면 안 되는 걸 물어 버린거야?!”
“어, 어떡하냐니…… 사과할 수 밖에 없지 않아?”

 두 사람은 간신히 일의 중대함을 이해할 수 있었던 모양인지 어떻게 아케미 호무라에게 사과해야 할지에 대해 이래저래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들을 지켜보는 내게 큐베가 텔레파시로 말을 걸어왔다. 내용을 보면 나에게 밖에 들리지 않도록 하고 있는 모양이다.

‘괜찮아?’
‘뭐가?’
‘두 사람에게 마이너스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 같은 일을 한 거 말야. 이래선 그녀들에게 네 소원을 들어주도록 하기 힘들어지지 않아?’

 큐베의 말을 듣고서야 처음으로 자신이 한 바보짓을 눈치 챈다. 어째서 난 두 사람에게 마법소녀가 되는데 저항을 안게 해 버릴 법한 걸 말해 버린걸까.
 다른 방법을 모색중이라곤 해도, 가장 확실한 방법인 큐베에게 소원을 못 비는 날 대신해서 소원을 빌게 해 달라는 선택지를 스스로 부수고 있는 모양이다.

‘어째설까. 정신이 들어보니 그러고 있었어. 혹시나 기적을 이룰 권리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지나치게 보기 조마조마해서 봐줄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네.’
‘나는 네 사고를 이해할 수 없어. 자신의 소원과는 역방향의 생각을 실행한다니 제정신으로 한 일로는 보이지 않아.’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내 스스로가 나를 모르겠다.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 건 대체 언제부털까?

 내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
 그래. 단 하나니까 그걸 향해 똑바로 나아가면 좋을텐데.

 어째서 나는…….

 그 뒤에 허둥지둥대던 카나메와 미키의 작전회의는 점심시간의 끝을 알리는 차임을 신호로 결국 좋은 안을 떠올리지 못한 채로 강제적으로 종료당해 버렸다. 뭐어, 나는 관계없는 일이니 그다지 그녀들이 어찌 되건 알 바 없지만.
 그렇다 쳐도 화나게 만든 사람이 있는 교실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니 심경은 최악이겠지.
 터벅터벅 걷는 두 사람을 놓아두고 빠르게 자기 교실로 돌아간다. 이걸로 지각같은 건 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리고 시작되는 건 들은 적 있는 내용의 수업. 무진장 따분해서 참기 힘들었다.

“―― 그럼, 마법소녀 체험 코스 제 1탄. 힘내서 가 볼까?”

 토모에씨는 “준비 됐어?” 하고 싱긋 웃는 표정으로 우리들에게 물음을 던졌다. 우리들이라고 하는 건 물론 나와 카나메와 미키다.
 이미 학교가 끝나 방과 후여서 현재 위치는 학교 주변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이다.

 잠깐 기다려. 어째서 이렇게 된거지?
 확실히 어제 나는 토모에씨에게 추천받아 마법소녀를 돕게 되었다. 하지만 어째서 그걸 하루 만에 실행에 옮기게 된 걸까.
 나는 준비는 전혀 되지 않았는데.

“준비라 할 수 있는진 모르겠지만, 가져왔어요!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 아까 체육관에서 빌려 왔어요!”

 그렇게 말한 미키는 아까 전부터 뭔가 들어있는지 내가 몰래 궁금해 하고 있던 목도나 죽도가 들어 있는 것처럼 기다란 자루에서 금속 배트를 꺼냈다. 패스트푸드점 안에서 그런 뒤숭숭한 걸 꺼내지 마. 강도라고 의심받으면 귀찮기 끝이 없어.
 그렇다 쳐도 여자 중학생이 금속 배트를 짜잔~ 하고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은 위화감밖에 들지 않는다. 아니, 미키같이 보이시한 여자애라면 제법 그럴싸한가?

“응, 뭐어…… 그런 각오로 있어 주는 건 고마워.”

 나와 비슷하게 토모에씨도 금속배트를 가져 왔다는 것 보다 이 자리에 그 금속배트를 태연히 꺼낸 미키의 신경에 약간 놀란 모양이다. 그렇다고 할까, 그 금속배트는 학교에서 훔쳐―― 아니, 빌려 온 건가. 혹시나 마녀에게 부서지면 어떡할 셈일까.

“마도카는 뭔가 준비 해 왔어?”
“에?! 에, 저기, 저는…….”

 비시시 웃으며 금속배트를 자루 안으로 되돌리며 미키가 물어보자 카나메는 자신 없는 듯 눈을 이래저래 돌리며 가방 안을 뒤적뒤적 뒤져서 뭔가를 꺼내려 하고 있다.
 뭐어, 그것도 그런가. 미키의 금속배트 다음에 뭔가를 꺼내라고 했다간 나도 자신이 없겠다. 혹시나 자신을 가지고 꺼내려면 과일용 칼이나 부엌칼 같은 살상능력을 가진 칼 종류를 가져오거나 하면 되려나. 이런 곳에서 금속 배트보다도 꺼내면 안되는 물건이지만.

“앗, 그래. 마도카에게는 마지막에 주역을 맡아달라고 하고, 먼저 무카이가 뭘 가져왔는지를 공개하는 걸로 할까.”
“사, 사야카!”
“됐으니까, 됐으니까. 마도카는 역시나 주역을 맡아야지. 기대하고 있어~. 그러니 무카이, 잘 부탁해!”

 아니, 나는 아무것도 안 가지고 왔다니까. 그렇다기보다, 애초에 오늘 이런 일이 되리라는 것 자체를 처음 들었고.
 나는 “아무것도 안 들고 왔어요~” 하고 듯 양손을 작게 펼쳐 주장했다.

“무카이군은 안되겠네~ 이제부터 우리들은 마녀를 퇴치하러 가는 거야? 무기정도는 가져 와야지.”
“그런 소리 해 봐야 결국 싸우는 건 토모에씨 뿐이잖아. 나는 뒤쪽에서 바라보기만 할거고.”

 애초에 우리들이 마녀퇴치에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방해니까, 그런 우리들이 위험한 일을 했다간 토모에씨의 책임이 무거워 지겠지. 뭐어,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 무기를 쓴다고 하면 그건 의미가 달라지겠지만.

“확실히 그렇지만…… 뭐어, 됐어. 그럼 마지막으로 마도카 말해봐~.”

 내 말 같은 건 처음부터 생각할 마음도 없나. 어쨌건 상관없지만.
 카나메는 “으, 응.” 하고 긴장한 표정으로 아까 전부터 가방에 넣어두고 있던 손을 끌어당긴다. 꺼낸 건 한 권의 대학 노트.
 그리고 그 노트를 짜잔 하고 기세 좋게 펼쳐서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이런 걸 생각 해 봤는데…….”
“우와…….”
“이건…….”

 ……뭐라고 하면 좋으려나. 카나메가 열어 보여준 페이지에는 카나메 자신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하면 좋을까. 그것도 어떻게 봐도 마법소녀의 모습을 한 카나메가.
 무기는 활입니까~. 그렇습니까~.

“이, 일단 의상만이라도 생각해 두자고 생각해서.”

 카나메는 조용해진 우리들의 모습을 살피는 듯 말했다. 뭐어, 미키가 직전에 나에 대해 무기쯤은 가져오라고 말했었고. 조금 마음이 불편할까.
 그런 당황한 듯한 카나메를 보고 토모에씨와 미키는 뿜기 시작했다.

“에……? 에에? 에~?”

 갑자기 두 사람이 웃는 모습에 당황하는 카나메.
 간신히 한바탕 웃음을 끝마친 토모에씨가

“응, 의욕을 보여주기엔 충분하네.”
“이건 곤란하네. 네게는 졌어. 아하하. 자~! 준비도 됐으니, 갈까~! 푸후훕.”
“그래! 가자! 쿡쿡.”
“너, 너무해요~ 마미씨까지!”

 불쌍한 카나메. 하지만 지금의 상태는 스스로 만들어낸 거니 참아낼 수 밖에 없어.

“무, 무카이군?!”

 그러니 내게 도움을 바라는 아기다람쥐같은 눈길은 향하지 말아줘.
 정말, 오늘은 지독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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