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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ight Spiral


트와일라이트 0 1화 트와일라이트 사이퍼


스테이터스창을 확인하자 레벨과 능력치가 1레벨 수준으로 떨어져있었다.

“제길…대체 어떻게 되먹은거냐고….”

“시온 가만히 서서 뭐하고 있나?”

뒤에서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50대로 추정되는 재와 같은 회색 머리카락에 구렛나루와 이어진 콧수염과 턱수염을 가진 덩치 큰 남성이 서있었다.

갑옷을 입고 붉은색의 망토를 걸치고 있으며 허리에는 장검이 꽂혀져있다.

그의 이름은 듀크 에인페일, 현재의 브레이브 기사단 단장으로 누구에게나 엄격하지만 자상한 기사단 내의 아버지와도 같은 인물로…뭐 이 사람이 원작 주인공은 아니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듀크 단장님”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시온”

그 옆에 한 걸음쯤 뒤에 서있는 긴 금발에 파란 눈동자의 10대 후반쯤 되보이는 미인이 서있었다.

나보다 머리 한개쯤은 작아보이는 키에 듀크 단장과 별 다를 것 없는 갑옷을 입고있으며 망토를 걸치고 있는 그녀는…원작의 여주인공이자 브레이브 기사단의 부단장이다.

디폴트 네임은 크리스로 남자 주인공, 여자 주인공 어느쪽이건 마찬가지로…원작 주인공은 여주인공이 나온 것 같다.

아마 여주인공의 풀네임은….

“크리스 플로웨인….”

“뭐, 뭔가요 갑자기?”

중얼거린 것 뿐인데도 귀가 좋은지 반응해온다.

“아니, 응 별거 아니야”

내가 그렇게 말하자 어쩐지 듀크 단장이 따뜻한 얼굴로 미소지어보인다. 마치 나이 든 사람이 청춘이로군 하면서 자신의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듯한….

“청춘이로군….”

말로 하지 말라고!

그 반응에 얼굴을 붉히는 크리스의 모습이 귀엽긴하지만 어쨌든 지금의 내게는 더욱 중요한 일들이 있어 그 반응을 보며 히죽거릴수만은 없다.

“듀, 듀크 단장님! 그런 농담은 됐습니다! 시온! 넋 놓고 있지 말고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세요!”

“아 미안하지만 잠깐 볼 일이 있어서….”

내가 그렇게 말하며 크리스와 듀크 단장의 옆을 지나가려하자 크리스가 내 팔을 잡아온다.

“어디를 가시려는건가요?”

“내가 어딜 가건 상관없잖아, 크리스 부단장님”

내가 그렇게 말하자 크리스가 어쩐지 버려진 강아지같은 얼굴로 나를 봐온다.

…어라? 이런 성격이였나? 내 기억으론 규율에 엄격하고 빈틈 없는 성격에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자만감이 흘러넘치는 초반에는 그야말로 주인공이라기보다는 주인공 라이벌같은 느낌의 성격이였는데….

“…아 화장실 가는거야 화장실.”

그렇게 말하자 크리스가 팔을 놓으며 얼굴을 붉히고는 외쳐왔다.

“수, 숙녀에게 무슨 소리를 하시는건가요!”

“네가 물어봤잖아….”

“어, 얼른 가세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훈련장에서 멀어졌다.

실제 게임에서 배가 고프거나 용변을 보고싶다는 현실의 욕구가 느껴지면 해당 신호가 오고 혼자 하는 시나리오의 경우 일시정지나 자리비움 설정으로 일시적인 행동불가 대신 무적 상태를 이용한 뒤 자리를 비우고 현실에서 처리한다만…지금의 내게는 그러한 수단이 불가능하다.

즉, 내가 이곳에서 볼 일을 보면 현실에서는 대참사…지만 우선은 시스템적으로 미각은 재현되지만 배는 안차고 용변은 볼 수 없게 되어있다.

…….

응, 현실은 어찌 됐는지 몰라도…화장실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능했다.

……현실의 자신을 생각하니 뭔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기분이 든다.

어쨌든 훈련장으로 돌아가자 분위기가 이상하다.

훈련하던 사람들도 바삐 숙소로 가는게 보인다.

“시온, 프라티스로 오는 상인들의 마차가 도적들에게 노려진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어서 준비하고 집합하세요.”

크리스가 내게 그렇게 말하며 지나간다.

아…그러고보면 이런 이벤트 있었지.

뭐 솔직히 준비할거라곤 내 검 한자루밖에 없지만 말이지…검? 아차 인연 시스템으로 계약했었지!

허리 춤에 찬 장검의 폼멜 부분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겨본다.

그러자 폼멜에 장식된 검붉은 보석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고는 손바닦에 올릴 수 있을 만한 14cm 정도 되보이는 크기의 긴 적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요정이 나와 반투명한 날개를 움직이며 내 주변을 빙빙 돈다.

그러고는 내 얼굴을 보더니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린다.

……방치한 것에 삐진건가 이녀석….

“아 미안해 미안…그러니까 블러드 하울?”

「그 이름은 전혀 귀엽지 않아요!」

머리 속에 직접 울려오는 귀여운 소녀의 목소리는 내게 항의하는 듯한 말투였다.

“…하, 하울?”

「흥!」

…제대로 된 이름을 지어달라는 것 같다만…머리가 아프지만 장비의 요정과 친해지면 생기는 이득을 생각해보면 이름을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제대로 생각해줄테니 협력 좀 해줘”

「그럼 쿠키」

“…쿠키가 이름이라고?”

「얌전히 도와줄테니까 쿠키를 달라구요!」

“…….”

이런 요정으로 괜찮은걸까….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하렘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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