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하일 히틀러! 대독일 만세!”
싱그러운 8월의 녹음이 우거진 동유럽의 늦여름...
그러나, 이 곳 베를린 스타디움에서는 뜨거운 여름의 태양보다도 더한 열기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와아. 들어온다!”
마침내 오늘이 베를린 올림픽 폐막일... 그러나 올림픽의 백미인 [마라톤]이 최종 종목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마라톤 우승 선수가 누구냐?”
아돌프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독일 선수일까?
“저기 들어온다! 일장기다.”
“일본 선수야.”
“기테이 손이다.”
이런 빌어먹을... 최종 게임이자 제일 중요한 종목인 마라톤 우승을 유색인종인 동양인에게 뺏겨 버리다니... 아돌프는 맘이 매우 써서,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그것은, 바로 며칠 전에 미국의 초인적인 흑인선수에게 육상종목을 거의 빼앗기고 미국에 이은 2위 확정이 되었을 때에 이어 느낀 또 하나의 패배감이었다.
“와아! 최초의 마라톤 우승 동양인!”
“일본의 기테이 손 만세!”
멀리 바다 건너 유럽 대륙 한복판까지 원정응원을 온 일본인들 일단은 기실은 한국인인 기테이 손(손기정)을 크게 부르면서 환호하였다.
“기테이 손, 개최국 독일의 국가원수로서 당신의 공을 치하하오!”
“감사합니다. 대독일의 총통 각하!”
손기정은 그 날, 금메달을 수여하고 나서 아돌프와 악수를 나누었다.
그러나... 말로는 그렇게 서로를 위하는 척 했지만 둘의 맘속인즉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기실 맘속인즉, 이 두 사람은 서로를 크게 싫어하고 있었다.
‘건방진 놈... 동양인 주제에 우리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가져가다니... 이런 수치가...’
‘독일의 총통이란 사람... 우리 조선반도에까지 소문이 자자한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기로 알려진 독재자가 바로 이 사람인가? 어쩐지 느낌이 좋진 않아. 개인적으로 호감이 절대 가지 않는 인간이야!’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는 그 순간에도, 서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손기정과 아돌프 히틀러... 두 사람이 맞대면한 건 정말 이때가 처음이자 영원한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제 1 장
“하일 히틀러! 대독일 만세!”
싱그러운 8월의 녹음이 우거진 동유럽의 늦여름...
그러나, 이 곳 베를린 스타디움에서는 뜨거운 여름의 태양보다도 더한 열기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와아. 들어온다!”
마침내 오늘이 베를린 올림픽 폐막일... 그러나 올림픽의 백미인 [마라톤]이 최종 종목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마라톤 우승 선수가 누구냐?”
아돌프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독일 선수일까?
“저기 들어온다! 일장기다.”
“일본 선수야.”
“기테이 손이다.”
이런 빌어먹을... 최종 게임이자 제일 중요한 종목인 마라톤 우승을 유색인종인 동양인에게 뺏겨 버리다니... 아돌프는 맘이 매우 써서,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그것은, 바로 며칠 전에 미국의 초인적인 흑인선수에게 육상종목을 거의 빼앗기고 미국에 이은 2위 확정이 되었을 때에 이어 느낀 또 하나의 패배감이었다.
“와아! 최초의 마라톤 우승 동양인!”
“일본의 기테이 손 만세!”
멀리 바다 건너 유럽 대륙 한복판까지 원정응원을 온 일본인들 일단은 기실은 한국인인 기테이 손(손기정)을 크게 부르면서 환호하였다.
“기테이 손, 개최국 독일의 국가원수로서 당신의 공을 치하하오!”
“감사합니다. 대독일의 총통 각하!”
손기정은 그 날, 금메달을 수여하고 나서 아돌프와 악수를 나누었다.
그러나... 말로는 그렇게 서로를 위하는 척 했지만 둘의 맘속인즉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기실 맘속인즉, 이 두 사람은 서로를 크게 싫어하고 있었다.
‘건방진 놈... 동양인 주제에 우리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가져가다니... 이런 수치가...’
‘독일의 총통이란 사람... 우리 조선반도에까지 소문이 자자한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기로 알려진 독재자가 바로 이 사람인가? 어쩐지 느낌이 좋진 않아. 개인적으로 호감이 절대 가지 않는 인간이야!’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는 그 순간에도, 서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손기정과 아돌프 히틀러... 두 사람이 맞대면한 건 정말 이때가 처음이자 영원한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이로써 베를린 올림픽 폐막식을 마칩니다. 대독일의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 나치독일의 부흥함을 세계인에게 알렸음에 자부심을 가져 주십시오.”
아돌프는 연단에 올라, 올림픽 성화가 꺼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엄청난 경기장의 군중에게 이처럼 연설했다.
‘와아! 하일, 하일 히틀러!’
‘대독일 만만세!’
사람들의 환호하는 고함 소리에, 그 날 스타디움이 온통 흔들렸다.
1936년 여름... 마침내 올림픽의 팡파레는 울렸다. 아돌프는 지난 반년 가까운 세월동안 혹사당해 고생이 훤히 보이는 초췌해진 얼굴로 올림픽 스타디움에 나타나 올림픽 개회 연설을 하였다.
거기에는 수많은 관중들이 모여 있었는데 많은 외국관광객과 기자, 언론인들도 있었다.
아돌프가 개회 연설을 끝내자 앉아 있던 수많은 독일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하일, 하일 히틀러!”
거기에 온 많은 외국인들은 독일의 일사불란함에 너무 놀랐다.
독일은 이 올림픽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십분 발휘해 놀랄 만한 성적을 냈다.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아돌프는 선수촌에 직접 찾아가서 독일 선수단을 격려하였다.
“당신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은 당신들의 손에 우리 독일의 명예와 위신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게르만의 우수성과 능력을 확인시키는 데에는 우리 독일선수단인 여러분에게 모든 것이 걸려 있다는 것을 다짐하고 열심히 싸워주기 바란다.”
“충성! 염려 마십시오. 최선을 다 하겠읍니다.”
선수단들은 아돌프에게 나치식으로 손을 들어올리며 경례하였다.
그 올림픽에서 독일 선수들은 놀라운 성적을 냈다. 먼저 투창에서 세계 신기록을 냈는가 하면 사격에서도 금메달을 휩쓸었다.
올림픽이 끝날 즈음에는 독일이 세계 2위였다. 그러나 아돌프가 정작 가장 관심을 가졌던 종목은 맨 나중에 벌어지는 마라톤이었다.
올림픽이 끝나는 날에 열리는 마지막 종목은 올림픽의 백미이자 꽃이라는 마라톤이었다. 아돌프는 독일의 건각 에페르트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미 만족할 만큼의 성적은 냈으나 진정 가치있는 종목은 인간의 참을성과 체력이 가장 중시되는, 소위 인간능력의 한계를 실감할 수 있다는 이 마라톤이었다.
‘누구든 우리 독일 선수가 이 메달만큼은 따 주었으면 좋으련만....’
아돌프가 생각하고 있을 때 현장 중계차에서 전해지는 라디오 방송에서는 갑자기 동양인 선수가 선두로 나섰다는 중계가 들려왔다.
‘동양인?’
아돌프는 씁쓸했다. 여태껏 올림픽에서 동양인이 마라톤 금메달을 차지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별안간 동양인이 선두로 나서다니.
“아니? 저 동양인 누구야? 지독하게 잘 뛰누만.”
“일본 선수다. 기떼이 손이야.”
관중들은 마침내 메인 스타디움으로 들어오는 선수를 보고 술렁거렸다. 일장기를 단 선수가 안으로 들어와 그대로 결승점에 고개를 박아버린 것이었다. 바로 이 선수가 우리나라의 손기정 선수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나라가 없어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출전하였으니 그에게는 이만저만한 비애가 아니었으리라.
‘놀랍군, 어찌 저리 체구도 커 보이지 않는 갸날픈 동양인이 마라톤 금메달을, 저게 일본 무사들의 사무라이 정신력이란 건가?’
아돌프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차지한 손기정의 정신력에 감탄하고 말았다.
‘동양인들, 미개인종이긴 하지만 정말 본받을만한 점이 있긴 하구나. 저런 기백과 근성이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야. 나치스 국가를 이끌어가려면 저런 강철같은 정신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돌프는 그때 그 기떼이 손이 사실은 일본인이 아니라 단지 국적만 일본에 달고 나온 한국인인 손기정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후, 아돌프는 얕잡아보던 유색인종 동양인들을 이 올림픽을 통해 다시 보게 되고 당시 손기정의 형식적인 조국으로 되어 있던 일본과 군사동맹을 체결하게 된다. 일본과 독일의 군사동맹은 오직 한 사나이의 정신력에 탄복한 아돌프의 결심 때문이었으니 훗날 일본 정부는 어쩌면 손기정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날, 손기정은 대독일의 원수인 아돌프와 악수를 나누는 영광까지 얻었다. 아돌프는 이 손기정 뿐 아니라 미국 대표로 나온 제시 오웬스를 비롯한 흑인선수들이 육상과 수영등 메달 박스를 휩쓸자 그들의 근력과 지구력에 놀랐다. 체력적으로는 결코 흑인이나 동양인들이 그들 게르만 민족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 것이다.
“하일 히틀러! 대독일 만세!”
싱그러운 8월의 녹음이 우거진 동유럽의 늦여름...
그러나, 이 곳 베를린 스타디움에서는 뜨거운 여름의 태양보다도 더한 열기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와아. 들어온다!”
마침내 오늘이 베를린 올림픽 폐막일... 그러나 올림픽의 백미인 [마라톤]이 최종 종목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마라톤 우승 선수가 누구냐?”
아돌프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독일 선수일까?
“저기 들어온다! 일장기다.”
“일본 선수야.”
“기테이 손이다.”
이런 빌어먹을... 최종 게임이자 제일 중요한 종목인 마라톤 우승을 유색인종인 동양인에게 뺏겨 버리다니... 아돌프는 맘이 매우 써서,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그것은, 바로 며칠 전에 미국의 초인적인 흑인선수에게 육상종목을 거의 빼앗기고 미국에 이은 2위 확정이 되었을 때에 이어 느낀 또 하나의 패배감이었다.
“와아! 최초의 마라톤 우승 동양인!”
“일본의 기테이 손 만세!”
멀리 바다 건너 유럽 대륙 한복판까지 원정응원을 온 일본인들 일단은 기실은 한국인인 기테이 손(손기정)을 크게 부르면서 환호하였다.
“기테이 손, 개최국 독일의 국가원수로서 당신의 공을 치하하오!”
“감사합니다. 대독일의 총통 각하!”
손기정은 그 날, 금메달을 수여하고 나서 아돌프와 악수를 나누었다.
그러나... 말로는 그렇게 서로를 위하는 척 했지만 둘의 맘속인즉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기실 맘속인즉, 이 두 사람은 서로를 크게 싫어하고 있었다.
‘건방진 놈... 동양인 주제에 우리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가져가다니... 이런 수치가...’
‘독일의 총통이란 사람... 우리 조선반도에까지 소문이 자자한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기로 알려진 독재자가 바로 이 사람인가? 어쩐지 느낌이 좋진 않아. 개인적으로 호감이 절대 가지 않는 인간이야!’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는 그 순간에도, 서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손기정과 아돌프 히틀러... 두 사람이 맞대면한 건 정말 이때가 처음이자 영원한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히틀러와 손기정, 둘의 인연~
제 1 장
“하일 히틀러! 대독일 만세!”
싱그러운 8월의 녹음이 우거진 동유럽의 늦여름...
그러나, 이 곳 베를린 스타디움에서는 뜨거운 여름의 태양보다도 더한 열기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와아. 들어온다!”
마침내 오늘이 베를린 올림픽 폐막일... 그러나 올림픽의 백미인 [마라톤]이 최종 종목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마라톤 우승 선수가 누구냐?”
아돌프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독일 선수일까?
“저기 들어온다! 일장기다.”
“일본 선수야.”
“기테이 손이다.”
이런 빌어먹을... 최종 게임이자 제일 중요한 종목인 마라톤 우승을 유색인종인 동양인에게 뺏겨 버리다니... 아돌프는 맘이 매우 써서,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그것은, 바로 며칠 전에 미국의 초인적인 흑인선수에게 육상종목을 거의 빼앗기고 미국에 이은 2위 확정이 되었을 때에 이어 느낀 또 하나의 패배감이었다.
“와아! 최초의 마라톤 우승 동양인!”
“일본의 기테이 손 만세!”
멀리 바다 건너 유럽 대륙 한복판까지 원정응원을 온 일본인들 일단은 기실은 한국인인 기테이 손(손기정)을 크게 부르면서 환호하였다.
“기테이 손, 개최국 독일의 국가원수로서 당신의 공을 치하하오!”
“감사합니다. 대독일의 총통 각하!”
손기정은 그 날, 금메달을 수여하고 나서 아돌프와 악수를 나누었다.
그러나... 말로는 그렇게 서로를 위하는 척 했지만 둘의 맘속인즉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기실 맘속인즉, 이 두 사람은 서로를 크게 싫어하고 있었다.
‘건방진 놈... 동양인 주제에 우리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가져가다니... 이런 수치가...’
‘독일의 총통이란 사람... 우리 조선반도에까지 소문이 자자한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기로 알려진 독재자가 바로 이 사람인가? 어쩐지 느낌이 좋진 않아. 개인적으로 호감이 절대 가지 않는 인간이야!’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는 그 순간에도, 서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손기정과 아돌프 히틀러... 두 사람이 맞대면한 건 정말 이때가 처음이자 영원한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이로써 베를린 올림픽 폐막식을 마칩니다. 대독일의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 나치독일의 부흥함을 세계인에게 알렸음에 자부심을 가져 주십시오.”
아돌프는 연단에 올라, 올림픽 성화가 꺼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엄청난 경기장의 군중에게 이처럼 연설했다.
‘와아! 하일, 하일 히틀러!’
‘대독일 만만세!’
사람들의 환호하는 고함 소리에, 그 날 스타디움이 온통 흔들렸다.
1936년 여름... 마침내 올림픽의 팡파레는 울렸다. 아돌프는 지난 반년 가까운 세월동안 혹사당해 고생이 훤히 보이는 초췌해진 얼굴로 올림픽 스타디움에 나타나 올림픽 개회 연설을 하였다.
거기에는 수많은 관중들이 모여 있었는데 많은 외국관광객과 기자, 언론인들도 있었다.
아돌프가 개회 연설을 끝내자 앉아 있던 수많은 독일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하일, 하일 히틀러!”
거기에 온 많은 외국인들은 독일의 일사불란함에 너무 놀랐다.
독일은 이 올림픽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십분 발휘해 놀랄 만한 성적을 냈다.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아돌프는 선수촌에 직접 찾아가서 독일 선수단을 격려하였다.
“당신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은 당신들의 손에 우리 독일의 명예와 위신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게르만의 우수성과 능력을 확인시키는 데에는 우리 독일선수단인 여러분에게 모든 것이 걸려 있다는 것을 다짐하고 열심히 싸워주기 바란다.”
“충성! 염려 마십시오. 최선을 다 하겠읍니다.”
선수단들은 아돌프에게 나치식으로 손을 들어올리며 경례하였다.
그 올림픽에서 독일 선수들은 놀라운 성적을 냈다. 먼저 투창에서 세계 신기록을 냈는가 하면 사격에서도 금메달을 휩쓸었다.
올림픽이 끝날 즈음에는 독일이 세계 2위였다. 그러나 아돌프가 정작 가장 관심을 가졌던 종목은 맨 나중에 벌어지는 마라톤이었다.
올림픽이 끝나는 날에 열리는 마지막 종목은 올림픽의 백미이자 꽃이라는 마라톤이었다. 아돌프는 독일의 건각 에페르트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미 만족할 만큼의 성적은 냈으나 진정 가치있는 종목은 인간의 참을성과 체력이 가장 중시되는, 소위 인간능력의 한계를 실감할 수 있다는 이 마라톤이었다.
‘누구든 우리 독일 선수가 이 메달만큼은 따 주었으면 좋으련만....’
아돌프가 생각하고 있을 때 현장 중계차에서 전해지는 라디오 방송에서는 갑자기 동양인 선수가 선두로 나섰다는 중계가 들려왔다.
‘동양인?’
아돌프는 씁쓸했다. 여태껏 올림픽에서 동양인이 마라톤 금메달을 차지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별안간 동양인이 선두로 나서다니.
“아니? 저 동양인 누구야? 지독하게 잘 뛰누만.”
“일본 선수다. 기떼이 손이야.”
관중들은 마침내 메인 스타디움으로 들어오는 선수를 보고 술렁거렸다. 일장기를 단 선수가 안으로 들어와 그대로 결승점에 고개를 박아버린 것이었다. 바로 이 선수가 우리나라의 손기정 선수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나라가 없어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출전하였으니 그에게는 이만저만한 비애가 아니었으리라.
‘놀랍군, 어찌 저리 체구도 커 보이지 않는 갸날픈 동양인이 마라톤 금메달을, 저게 일본 무사들의 사무라이 정신력이란 건가?’
아돌프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차지한 손기정의 정신력에 감탄하고 말았다.
‘동양인들, 미개인종이긴 하지만 정말 본받을만한 점이 있긴 하구나. 저런 기백과 근성이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야. 나치스 국가를 이끌어가려면 저런 강철같은 정신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돌프는 그때 그 기떼이 손이 사실은 일본인이 아니라 단지 국적만 일본에 달고 나온 한국인인 손기정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후, 아돌프는 얕잡아보던 유색인종 동양인들을 이 올림픽을 통해 다시 보게 되고 당시 손기정의 형식적인 조국으로 되어 있던 일본과 군사동맹을 체결하게 된다. 일본과 독일의 군사동맹은 오직 한 사나이의 정신력에 탄복한 아돌프의 결심 때문이었으니 훗날 일본 정부는 어쩌면 손기정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날, 손기정은 대독일의 원수인 아돌프와 악수를 나누는 영광까지 얻었다. 아돌프는 이 손기정 뿐 아니라 미국 대표로 나온 제시 오웬스를 비롯한 흑인선수들이 육상과 수영등 메달 박스를 휩쓸자 그들의 근력과 지구력에 놀랐다. 체력적으로는 결코 흑인이나 동양인들이 그들 게르만 민족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