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의 후손
'혼돈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요번 사태도 그런 것 같았다.
너무나도 여러 가지 일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니 정보를 얻어도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고 머릿속을 맴돌기만 했다.
의문의 인물을 쫓는 스콜과 스콜의 뒤를 쫓아가는 마이던, 포쉬, 아마르는 안개 때문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간신히 스콜의 뒤를 쫓고 있었다.
"저기. 저 아이는 어떻게 이 상황에서 저리도 잘 뛰어다니는 겁니까?"
스콜의 뒤를 따르던 마마르가 의문을 가지고 마이던에 게 물어보았다.
"스콜은 마안 척살 부대라는 부대의 일원입니다. 통칭 마한 부대라고 부르죠, 그 마안 부대는 눈 주위에 마력 술식을 이식시킵니다. 그 영향으로 시력이 향상되는 것도 있지만 밤중에 잘 보기 위해 여려 훈련을 하니 그럴 겁니다."
마이던이 아마르의 질문에 친절히 답해주었고 뒤따라오던 포쉬는
"그의 마력 술식은 전갈에 기인한 거라고 하더군요."라며 마이던의 설명의 살을 붙여주었다.
열심히 뒤를 따라가는 순간 스콜이 있는 힘껏 3명을 불렀다.
"대장! 포쉬 누나! 아마르 씨! 붙잡았어요."
스콜이 부르자 부리나케 스콜에게 달려갔다.
스콜에게 다 다르자 안개 너머로 두 사람이 겹쳐있는 실루엣이 보였다.
좀 더 스콜에게 다가가자 누가 누구인지 어렴풋이 알아볼 수 있었다.
폭발을 일으킨 거로 보이는 사람은 바닥에 옆 드려 있었고 그 위에 스콜이 앉아있는 거 같았다.
스콜로 보이는 인물이 마이던 일행을 발견하곤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는 순간 바닥에 누워있던 인물이 순식간에 물 같은 형태로 변하곤 사라져버렸다.
"어..? 이게 이게 어째서..? 어라?"
제압돼있던 인물이 사라지자 당황한 스콜이 그 자리를 더듬거렸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스콜에게 다가간 마이던도 당황을 금치 못했다.
"스콜, 어떻게 된 거야? 제압했던 거 아니었어?"
"그럼요! 근데 갑자기 물로 변하더니 사라졌어요!"
스콜에게 다 다가가기도 전에 물로 변해 버렸기에 스콜에게 어찌 된 상황인지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물이 됐다니 이건 또 무슨 일이야.."
"하지만 아마르 씨 이 정도면 폭발과 안개를 일으킨 주범은 특정된 거 같군요. 스콜이 제압했던 그 사람, 그 사람을 중점적으로 찾도록 하죠."
마이던은 이번에 일어난 사건과 그 사람이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그 사람을 찾으면 바닷속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콜과 아마르의 생각은 달라 보였다.
의구심이 든 거 같았다.
"방금 그 사람이 범인이라 해도.. 다시 나타날지 의문이고 다시 나타난다 해도.. 붙잡을 수 있을까요?"
어딘가 불안해 보이던 스콜이 마이던의 의견에 반박해 보였다.
"저도 스콜 군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속도론 따라잡을 수 있더라도 저렇게 물로 변하면 또다시 도주를 허용하는 꼴이 될 겁니다."
안개 너머에 있던 스콜의 의견을 듣곤 아마르 또한 의견을 내놓았다.
확실히 마이던도 잡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붙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나타날 때마다 폭발을 일으킨다면 피해 또한 커질 것이고 앞으로의 정보 획득에 힘이 들것이 뻔했다.
"만약! 만약.. 다음에도 나타났을 때 폭발을 일으킨다면 피해가 더 커지고 위험해질 거예요. 안개를 몰고 다닌다면 정보 획득에 차질 또한 생길 거고요. 그러니 제 보호막으로 가두는 거라면 가능해요. 가둔 다음 지면에서 떨어뜨려 놓으면 어쩌질 못할 거예요."
옆에서 스콜과 아마르의 말을 듣고 있던 포쉬가 마이던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입을 열었고 그럭저럭 괜찮은 의견까지 제시해 주었다.
"괜찮은 작전이지만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꾸준한 순찰과 정보 획득이 최선이겠군요."
포쉬의 의견을 듣던 아마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제시해 주었다.
"앞으로 할 일이 정해졌지만 이 안개, 언제쯤 사라질까요? 이렇게 자욱한 상태로선 행동에 제약이 생길 뿐인데"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십쇼."
안개에 대해 걱정하는 마이던을 안심시킨 아마르가 두 눈을 감고 중얼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주위로 형형색색의 빛들이 모여들더니 아마르의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아마르의 발이 땅에서 멀어졌고 공중에 떠있기 시작했다.
떠있던 그가 박수를 두 번 치자 그의 주위에서 돌던 빛이 순식간에 그에게서 멀어졌다.
그 빛들은 몰아치며 바람을 형성했고 자욱하던 안개를 걷어내기 시작했다.
이윽고 자욱하던 안개는 모두 걷혔고 주변 풍경을 보여주었다.
안개가 걷히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2분 정도였다.
그의 비범한 힘에 놀라 아마르를 제외한 세 사람은 넋을 놓고 그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마치 마법 같은 힘. 너무나도 아름다운 힘이었다.
"엄청난 힘.. 설마.. 그가?"
아마르의 힘을 본 마이던은 조용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안개가 걷혔으니 이제 행동하기가 더 쉬워지겠죠."
신비한 힘을 사용한 아마르가 스콜에게 다가가 넋 놓고 바닥에 앉아있던 스콜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스콜이 일어난 자리엔 붙잡혀서 물이 된 사람이 남긴 젖은 자국이 있었다.
"무슨 힘이에요. 그게? 짱 멋있다!"
자신을 일으켜준 아마르를 향해 쌍따봉을 치켜세우며 물어보았지만 아마르는 스콜을 쓰다듬으며 웃어넘겼다.
아마르가 무언가 숨기는 게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물자국을 빤히 보고 있던 포쉬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인지 물자국 주위를 계속 돌고 있었다.
"마이던! 아마르 씨! 이것 좀 보세요."
포쉬가 부르자 마이던과 아마르는 물자국으로 향해 포쉬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포쉬가 지팡이로 물자국 구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이 부분을 보면 무언가 지나간 흔적이 있어요. 물자국으로 보이는 걸로 봐선 아마 스콜이 제압한 사람이 남긴 것 같아요."
포쉬가 가리킨 자리엔 큰 물웅덩이 같은 자국 왼쪽 아래 쓸고 지나간 듯 물길이 나있었고 그 물길은 어딘가로 이동한 것으로 보였다.
"이 자국.. 어디로 향해 있는 거지? 따로 봐야 하나?"
그 물길을 보던 마이던은 고민에 빠져 있었지만 아마르와 스콜은 이미 그 물길을 따라간 후였다.
"고민할 시간도 아깝다는 건가?! 포쉬! 우리도 빨리 따라가보자, 만약 범인이 거기 있다면 포획의 핵심은 너야!"
이미 발걸음을 옮긴 아마르와 스콜을 보곤 화급히 뒤를 쫓았고 포쉬는 정신이 팔린 건지 그 자리에 멀뚱멀뚱 서있다 다급히 본인을 부르는 마이던의 목소리에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했다.
둘은 물길을 따라 달리며 건물 여러 개를 지났지만 사람이 있어 보이는 건물은 몇 채 돼 보이지 않았다.
어느 정도 나아가니 아마르와 스콜이 음식점처럼 보이는 건물 바로 옆벽 앞에 서있었고 마이던과 포쉬를 발견한 것인지 양손을 있는 힘껏 흔들며 포쉬와 마이던을 부르고 있었다. "따라갈 거면 말이라도 해주면 좀 좋아? 갑자기 뛰어가서 당황했어 스콜."
두 사람을 반기는 스콜에게 꾸중을 놓으며 머리에 꿀밤 한 대를 선물해 주곤 아마르가 심각하게 보고 있는 곳을 마이던도 확인해보니 그곳은 하수구처럼 보이는 구멍이 존재했다. "아마르 씨 이 구멍은.. 하수구 맞죠?"
"예 하수가 맞긴 하지만.. 이 하수구 바다와 연결돼 있습니다.. 만약 이곳으로 들어갔다면 바다로 향했을 겁니다.."
"그럼.. 그 사람이 바다로 간 건 기정사실이겠군요.."
아마르와 대화가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사건이 어느 정도 풀리는 것 같았다.
물로 변한 사람이 안개를 일으키고 어느 정도 충격이 있거나 본인의 의지에 의해 물로 변해 바다로 간다.
다만 바다로 가는 사람이 사라진 주민인지 아니면 사라지게 만든 존재의 수하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 폭발이 일어난 장소를 확인해 볼까요?"
하수구를 앞에 두고 고민하는 두 남자에게 포쉬가 조용히 말을 건넸다.
"그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봐야겠지"
포쉬의 말을 들은 마이던은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갔다.
그러자 멀리서 샤콘 팀이 오는 것이 보였다.
또한 옆에 터덜터덜 걸어오는 피온과 마르티의 표정이 매우 나빠 보였으며 외견은 어째서인지 더러워진 걸 보니 무슨 일이 있는 게 확실해 보였고 샤콘은 씩씩대며 걸어오고 있었다. "야! 마이던! 정보는 좀 얻었냐!"
왜인지 모르게 화를 내며 걸어오는 그에게 마이던은 머쓱해하며 답했다.
"아뇨.. 성과가 딱히 없네요."
머리를 긁으며 답하는 마이던을 지나치며 샤콘은 다른 걸 물었다.
"여기로 뭐 이산한 거 안 뛰어왔어? 약간 슬라임 형 마귀 같던데"
마이던 일행이 돌아온 장소는 물 자국이 생긴 곳이었다.
근데 이곳에 온 마귀라니? 뭔가 착오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마귀라뇨? 마귀라기보단 이상한 사람이 있는 걸 보고 스콜에게 제압해 달라 부탁했습니다. 이 물 자국이 그 흔적이고요."
마이던의 대답을 들은 샤콘은 혀를 차며 물자국을 발로 짖이겼다.
마이던은 진이 빠져있는 피온에게 다가가 물을 건네며 물었다.
"샤콘 대장 무슨 일 있으셨나 봐?"
마이던이 건네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는 물을 마르티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어디부터 말해야 할지.. 정보를 얻으려고 나건 후엔 여러 집과 상점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얻으려고 했는데 사람이 있는 곳은 몇 군데 없고 있어도 샤콘 씨가 화를 내다보니 성과가 없었어요. 한참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마귀처럼 보이는 생물이 집 한 채를 폭발시켜서 처리하려고 공격하니 안개를 뿜어내서 그 자리에 묶여있다가 폭발이 일어난 집 수습하고 지금 상황이에요."
"그렇구나, 다친 사람은 없었니?"
"네, 다행히도 사람이 있는 집은 아니었어요."
피온에게 정황을 이것저것 듣고 샤콘을 바라보니 샤콘 또한 스콜에게 무언가 물어보고 있는 거 같았다.
하지만 마이던 쪽도 얻은 정보도 딱히 많지 않아 도움이 될지 의문이었다.
마이던을 빤히 보던 마르티가 마이던에게 물을 돌려주며 물었다.
"너희는 뭐 사라진 사람들에 대해 유용한 정보라도 얻은 거 있어?"
마르티가 건넨 물을 받으며 마이던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그게.. 얻은 거 같기도 하고 못 얻은 거 같기도 하고 사건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알 수 없게 돼버려서.. 좀 힘들 거 같아."
시무룩해져있는 마이던의 머리를 때리며 마르티가 말했다.
"이봐, 기사단장님, 뭘 그리 시무룩해져있나? 네가 독단적으로 받은 일이잖아 그럼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할 생각을 하라고, 기사단장인 네가 그렇게 축 첮어있음 다른 일원도 그럴 거 아냐."
마이던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준 마르티 덕분에 마이던도 기운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고마워, 마르티, 덕분에 기운이 좀 난다."
"아 맞다. 사라진 사람들 찾는 것도 좋지만 용사의 후손에 관한 정보도 잊지 마!"
마르티의 말을 들은 마이던은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여태 동안 만난 사람이라곤 아마르밖에 없는데 아마르에게도 여캐 것 용사의 후손에 대해 물어보지 못했기에 득을 없었다.
"그럼, 걱정 마!"
당황한 마이던은 괜스레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웃으며 말하며 마르티에게 엄지를 들어 보았다.
그때 숨을 돌리던 피온이 일어서며 소리쳤다.
"샤콘 대장! 그러지 마세요!"
피온이 소리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샤콘이 아마르에게 시비를 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넌, 뭐냐? 뭔데 이 녀석들이랑 붙어있지?"
그 모습을 보던 마르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왜 저런다냐, 난 더 이상 저 녀석 뒷치닥거리못해~ 포기~"
마르티는 두 손을 들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다만 걱정과 달리 아마르는 차분히 대처했다.
"저는 아마르라 합니다. 어쩌다 마이던씨 일행과 만났는데 뜻이 맞아 여기 계시는 동안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쪽은 마이던씨의 동료인가요?"
"뭐, 그렇다 볼 수 있지, 자세한 건 됐고 너 용사의 후손에 대해 아는 거 있냐?"
용사의 후손에 대해 묻는 샤콘에게 아마르는 당황한 듯 보였지만 본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용사의 후손 말인가요.. 마이던씨 동료라면 괜찮겟죠, 제가 바로 2대 용사 카이더스의 후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