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처음 광활한 우주가 생겨 세상이 탄생했을 때 태초의 별이자 신인 ‘프리마’와 ‘니힐룸’간의 대전쟁이 일어난다. 니힐룸은 프리마를 없애기 위해 ‘다크네뷸라’를 창조하고 그의 상위신인 ‘바루스’, ‘녹스’, ‘파스투스’도 창조한다. 긴 전쟁으로 인해 대다수의 우주와 별들이 파괴되고 그 중 프리마를 따르던 상위신인 ‘아이트라’는 파괴되기 전에 스스로 자폭하여 자신의 씨앗을 뿌린다. 그 씨앗이 우주를 맴돌며 떠돌다가 나중에 시간이 흘러 먼 우주의 구석에서 새롭게 자리 잡아 아름답고 조그마한 작은 우주가 생겨나고 태양의 신 ‘일리오스’, 달의 신 ‘루나리스’, 생명의 신 ‘디체’, 대지의 신 ‘오르비스’도 탄생한다. 그리고 전쟁은 결국 프리마의 패배로 끝이 났고 그는 산산조각 나 뿔뿔히 흩어진다. 그 프리마의 파편 중 하나가 오르비스에게 떨어져 그의 몸에 뿌리를 내린다. 오르비스에 박힌 파편의 힘은 ‘세계수’가 되어 대지의 중앙에 자리 잡는다. 그러다가 니힐룸은 자신이 쓰러뜨린 프리마의 파편들이 아직 온 세상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크네뷸라에게 남아있는 프리마의 파편을 모두 찾아 없애라고 지시한다. 시간이 지나고 다크네뷸라의 상위신중 하나인 파스투스가 프리마의 파편이 아이트라 우주에 있는 오르비스한테 있다는 것을 알아내 그를 습격하고 오르비스는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죽음에 슬퍼하던 누이인 여신 디체는 그의 시신을 토대로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킨다. 파스투스를 통해 오르비스를 공격한 다크네뷸라는 아이트라 우주에 더 가까이 접근한다. 오르비스를 잃은 형제들은 다크네뷸라에 대항하기 위해 디체는 오르비스 곁에 둬 그를 지키고 일리오스와 루나리스는 아이트라 우주를 지키기 위해 결계를 쳐 다크네뷸라가 직접 발을 못들이게 하고 맞선다. 그러다가 전쟁이 길어지고 일리오스는 파스투스의 암시에 걸려 세뇌당해 타락하고 ‘마신’을 보내 직접 오르비스를 파괴하려한다. 디체는 일리오스가 마신을 통해 오르비스를 위협하려하자 그를 지키기 위해 ‘성약의 계승자’와 ‘신수’를 창조하고 오르비스 인간들 중 일부에게 ‘계승자’라는 칭호와 함께 마신에 대항할 힘을 준다. 루나리스는 디체와 함께 마신으로부터 오르비스를 보호하기 위해 ‘밤의 일족’을 만들어 보내준다. 그로 인해 수많은 시간동안 성약의 계승자와 오르비스 생명들은 마신과 대적해 싸운다. 성약의 계승자인 ‘라스 엘클레어’는 몇 번의 전투 중에 ‘샤헬’, ‘바르투칼’ 등 여러 마신을 쓰러뜨렸으나 결국 이어지는 새로운 마신의 침공에 패배해 신수와 계승자를 비롯한 모든 오르비스 생명들과 함께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이대로 마신한테 오르비스를 파괴되도록 놔둘 수가 없었던 디체는 자신의 힘을 소모해가며 오르비스 세계를 복원해낸다. 그러나 계속된 마신의 침공에 의해 패배할 때마다 세계가 파괴되고 디체가 복원할 때마다 반복하며 결국 여섯 번째 세계의 마신전쟁이 일어나고 마는데.......
디체께서 오르비스의 몸으로 세계를 만드시고 그 속에 생명이 움트게 하시었다. 그리고 세계와 생명을 보우하사 성약을 내리셨나니. 이 땅에 재앙이 내리면 그는 눈을 뜨고 일어나 모두를 구할 것이라 하시었다.
“이럴 수가... 마신의 본대가 이곳까지 쳐들어오다니...”
라스는 성역이 마신 일당들한테 차지 당하자 절망한다.
“...표정이 안 좋네, 라스. 뭐. 상황이 상황이니 그럴 만도 하지.”
이제라 대장군 빌트레드가 뒤에서 라스의 심정을 이해하며 격려한다.
“그래도 포기하면 안 돼. ‘성약의 계승자’인 너는 이 세상의 마지막 희망이니까. 여신의 의지이자 약속인 너마저 포기해버린다면 이 세계를 누가 이끌겠어?”
빌트레드의 말에 라스는 뒤늦게 본연의 임무를 깨닫는다.
‘...맞아. 모든 이들이 좌절하더라도 나는 희망을 믿고 끝까지 앞으로 나아가야 해. 나는 이 세계를 구하라는 사명을 받고 태어난 ‘성약의 계승자’니까.’
“빌트레드군 말이 맞아요~ 기운 내라구요!! 저희 ‘계승자’들도 끝까지 라스 군의 뒤를 따를 테니까요!”
곁에서 계승자이자 빛의 성녀인 루엘도 라스를 독려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토끼 쿠키 점을...!!!”
루엘은 토끼 쿠키 주머니를 꺼내어 쿠키를 꺼내려한다.
“너는 이 와중에도 그 쿠키를 들고 다니는 거야?”
빌트레드는 루엘이 토끼 쿠키를 아직까지도 갖고 있는 모습에 참 어이없어한다.
“여태까지 안 깨진 게 신기하네...”
라스는 루엘의 토끼 쿠키가 지금까지도 안 부숴 지는 것에 대해 신기해한다. 그러자 루엘이 주머니에서 꺼내자 모든 면에 크림이 듬뿍 묻어있는 토끼 쿠키가 나왔다.
“두근두근~~짠!! 대길이에요!! 역시,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길이 있나니~”
“한가롭게 노닥거릴 시간 없어. 서둘러 성역의 중심으로 이동해야 해.”
뒤에서 계승자이자 밤의 일족인 키세가 일행들한테 다그친다.
“그곳에서 생명의 힘을 회복해야 ‘마신 앙그라프’에게 대적할 수 있을 테니...!”
키세는 마신을 상대하기 위해 라스와 계승자들이 성역으로 향해 생명의 힘을 회복해야한다며 일행들에게 재촉한다.
“키세 님은 여전히 쌀쌀맞다니까. 이럴 때야말로 조금 긴장을 풀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빌트레드는 키세의 우려에 다독인다.
“자, 봐. 루엘 덕분에 성약의 계승자님의 얼굴도 평소처럼 얼빠진 표정으로 돌아왔잖아?”
“뭣......”
빌트레드의 농담에 라스는 당황해한다.
“확실히 아까 전보다는 얼굴이 밝아졌네. 하지만 긴장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마. 오늘 우리의 싸움이 이 세계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응. 명심할게, 키세.”
키세의 조언에 라스는 끄덕이며 받아들인다.
“모두 성역으로 출발하자!! 힘을 회복한 뒤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자고!!”
라스 일행은 성역으로 향해 마신 일당들과의 전투가 시작된다. 성역으로 가는 길에 전투를 치르고 난 뒤 빌트레드는 마신 일당들과 상대하면서 제법처럼 느꼈다.
“대단한 기세로 돌진해오는군. 압도될 정도의 힘과 병력이야. 저 힘이 우리 것이었다면...”
빌트레드는 마신 일당들의 수준에 놀라워하자 루엘이 긍정적인 말로 힘을 보탠다.
“일단 성역에서 생명력을 회복하기만 하면 저희도 ‘마신 앙그라프’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 힘을 내요, 빌트레드 군. 저도 열심히 서포트 해드릴게요~”
루엘의 응원에 빌트레드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래... 우리 계승자이신 정령사님께서 도와주신다고 하니 힘이 든든한걸. 그럼 성약의 계승자님을 도와 함께 이 세계를 구하러나 가볼까?”
“네~!!”
빌트레드와 루엘은 라스 일행과 합류해 서둘러 성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신 일당들과 전투 끝에 마침내 성역 앞에 다다른다.
“우우... 다들 힘을 내요! 성역에 거의 다 왔어요!”
루엘은 숨이 차면서도 일행들에게 힘을 준다.
“하지만 예감이 좋지 않아. 거대한 어둠의 기운이 몰려오고 있어. 아무래도 ‘마신 앙그라프’가 직접 등장할 생각인가 보군.”
키세가 어둠의 힘이 느껴지자 우려해한다.
“......그렇다면 내가 막아볼 테니 그 틈에 너희는 빨리 성역으로 가. 평범한 인간인 나보다야 ‘계승자’인 너희가 성역에서 힘을 회복하는 편이 좋지 않겠어?”
빌트레드가 나서서 자신이 여길 남아 지키는 동안 일행들을 성역에 보내려는 희생하려고하자 라스는 순간 놀라 큰소리친다.
“...!! 혼자 남겠다니, 그건 자살 행위야!!!”
“착각하지 마, 라스. 너를 위해서 남겠다는 말이 아니니까.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남는 거야. 마신을 소멸시켜 세상을 지킬 수 있는 자는 ‘성약의 계승자’인 너 뿐이니까. 내 생명을 걱정할 시간에 세계의 운명이나 걱정하라고.”
빌트레드의 말에 라스는 할 말을 잃는다.
“빌트레드 군, 성역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꼭... 꼭 오셔야 해요!”
“...뒤를 부탁한다.”
“맡겨둬.”
라스와 루엘은 이곳을 빌트레드한테 맡기고 서둘러 성역으로 들어간다.
“......빌트레드.”
키세는 빌트레드를 바라본다.
“뭐야, 키세 님? 빨리 저 둘을 따라가야지. 평소에는 미적거리지 말라고 잔소리만 하시던 분이 왜 이러실까~”
“꼭, 살아 돌아와야 한다.”
“물론이지.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나를, 성약의 계승자를. 그리고 여신을 믿어.”
빌트레드가 끄덕이며 미소를 짓고 키세는 그를 믿고서 일행을 뒤쫓아 성역으로 떠난다. 그리고 혼자 남은 빌트레드는 라스와 계승자들이 성역에서 회복하는 동안 대신 마신 일당들을 홀로 상대한다.
“‘마신’과 ‘사도’ 그리고 마물들이여! 지금부터 이제라의 대장군, 나 빌트레드가 상대해주겠다!”
마신의 마물들이 덤비려하자 빌트레드는 재빠르게 검을 뽑아 여러 마물들을 휩쓸어내고 한꺼번에 마물들이 몰려오자 빌트레드는 ‘어검승천’을 사용하여 몰려온 마물들이 휩쓸려간다. 그러고선 마물들이 거의 다 쓰러졌고 마지막으로 남은 마물이 빌트레드를 상대한다.
“크르르르르......”
“훗, 네놈이 마지막인가? 좋다, 단숨에 베어주마!”
빌트레드의 재빠른 검기에 마지막 마물은 속수무책으로 당해 휩쓸려졌다.
“크라라라락...!”
“후... 아슬아슬했지만, 살아남은 건가? 그렇다면 나도 성역으로...”
다다다다다닥.
빌트레드는 검을 집어넣고 한숨 돌린 뒤 성역으로 향하려하자 갑자기 누군가가 그를 순식간에 다가가 습격해 얼굴에 상처를 냈다.
콱.
갑작스런 기습에 당한 빌트레드는 한 손으로 얼굴의 상처를 감싸 피를 흘리고 몸이 비틀거리면서 자신을 습격해온 정체를 바라본다.
“크으윽...! 넌... 사도 카일론...!”
“또 너로구나 빌트레드, 언제나 그랬지. 성약은 위기의 순간에 항상 널 미끼로 던져두곤 했어.”
사도 카일론은 빌트레드에게 무언가를 전하려한다.
“그게... 무슨 헛소리냐!”
“어쩌면... 넌 이 세계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녀석일지도 모르겠군.”
카일론은 검을 돌리더니 다시 한 번 빌트레드의 얼굴에 일격을 가한다.
휙.
“크어억...”
그러자 빌트레드는 중심을 잃고 무릎을 꿇는다.
“느껴진다. 지금의 넌 알지 못하는, 네 영혼에 새겨진 분노와 고통이... 그래. 너라면 진실을 깨닫고, 이 잔혹한 굴레를 벗어날 자격이 충분하겠군.”
얼굴에 난 상처의 기운이 빌트레드 몸 안에 퍼진다.
“내... 내게...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내 몸에 흐르는 이 힘은...!”
“후후,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다. 빌트레드, 하지만 그때는...”
카일론은 말을 하다말다 쓴웃음을 짓고서 하염없이 무릎을 꿇은 채로 한 손으로 검을 지탱하고서 다른 한 손으로는 얼굴 상처를 감싸는 빌트레드를 계속 쳐다보기만 할뿐이었다.
한편 라스와 계승자들은 성역의 최심부에 위치한 곧 파괴되어가는 오르비스의 심장에서 잔당들을 소탕하고 마신 일당들과의 전투에서 잃어버린 생명의 힘을 회복하는 와중에 갑자기 근방에서 큰 진동소리와 울림과 함께 거대하고 흉측한 마물이 나타난다.
“크르르르..... 크라라라라라라!!!”
“마신... 앙그라프...”
루엘은 마신 앙그라프의 거인 같은 덩치와 괴력의 모습을 보고는 안색이 어두워진다.
‘빌트레드...’
라스는 자신들을 위해 두고 온 빌트레드를 걱정한다.
“모두, 회복은 마쳤지? 이제 마신군의 본대와 정면으로 맞붙어야 해.”
라스는 일행들한테 마신 일당들을 상대로 각오할 준비를 강조한다.
“......여기까지, 이 시간까지 오면서 너무나도 많은 희생이 있었죠. 그분들의 목숨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기필코 마신을 물리치겠어요!!”
루엘은 과거에 마신과 싸우다 죽어간 이들을 생각하며 다짐한다.
“그래. 어떤 일이 벌어져도, 우리는 끝까지 싸워야 해. 가자!! 최후의 전장으로!!!”
키세의 외침과 함께 라스와 계승자들은 마신 앙그라프와 그의 본대를 향해 돌격한다. 치열한 전투 중에 루엘은 지팡이의 마법으로 마물을 저지하고 키세는 밤의 일족답게 그림자로 순간이동 하듯 낫으로 휘둘러 마물이 갈기갈기 찢어져 분쇄되고 라스도 마물의 공격에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비껴가 피해가면서 역으로 검기를 날려 마물들이 쓸려간다. 그러나 마신의 마물들이 끊임없이 몰려오자 라스는 루엘한테 무언가를 요청한다.
“...루엘, 지금 네 ‘신수’를 부를 수 있을까?”
“네! 언제든지요!”
그러자 루엘은 움직임을 멈추고 가만히 눈을 감고서 주문을 외운다.
“......약속의 시간이 도래했나니...! 빛의 성녀 루엘 데스티나, 운명의 부름에 답하노라. 정결한 신수여. 가장 빛날 때 한 맹세로 말미암아 가장 어두울 때 역시 나와 함께 하리라. 신수 제온, 나의 부름에 답해 지금 이곳에 현현하라!”
루엘이 주문하자 어디선가 하늘에서 거대한 몸집과 노란 줄무늬에 망토까지 걸치고 머리에 뿔이 난 신수가 갑자기 내려와 한 손으로 마물들을 짓누르더니 그의 눈빛과 몸에서 빛이 나 빔으로 마물들을 쏘아올리고 빔이 지나간 곳에 공중에서 빛이 나 핵폭탄같이 폭발에 휘말린 마물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른 마물들은 키세를 공격하려하자 갑자기 화염폭발에 휘말리고 흉측한 모습의 드래곤으로 보이는 신수가 등장한다. 키세는 아무 말 없이 신수를 쳐다보고 신수도 잠깐 키세를 쳐다보다가 곧장 마신 앙그라프에게 향한다. 한편 라스는 날뛰어 몰려오려는 마물들을 상대로 피해가며 검을 휩쓸고 루엘이 소환한 신수 제온은 거인만한 덩치와 눈빛으로 빔을 쏘아 다니며 폭발하여 온 마물들이 섬멸한다. 바람에 머리가 흩날리는 모습의 루엘은 움직이지 않은 채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우는 동안 마신 앙그라프가 촉수로 그녀를 공격하려하자 신수 제온이 가로막아 키세의 신수 크롬크루스와 같이 서로 잡아 뜯는 싸움으로 이어지며 신수 제온이 마신 앙그라프의 촉수를 뜯어내고 눈빛으로 빔을 쏘려하자 마신 앙그라프의 다른 촉수로 신수 제온의 왼팔을 쳐내 잘려나간다. 그러자 루엘이 주문을 외치자 빛의 기운이 신수 제온으로 이어지고 그의 몸에서 또다시 거대한 빔을 발사해 마신 앙그라프가 무방비인 상태에서 맞아 몸의 일부를 잃어버리고 가슴에 어두운 혼이 노출되자 라스는 푸른 늑대의 형태를 띤 신수에 올라타 신속히 검 끝이 혼을 찔러 넣자 폭발하여 마신 앙그라프는 그대로 산화한다.
이를 지켜본 사도 카일론은 독백한다.
‘이해할 때도 되지 않았나... 이 무의미한 멸망의 반복에서 벗어날 길을...... 선택할 때가 왔다!’
그러자 마신 앙그라프의 산화한 빛이 하늘로 솟아 사라지더니 먹구름 위에 거대한 무언가의 그림자가 번개를 치며 나타나자 갑자기 신수 제온한테 무차별적으로 촉수로 곳곳에 찔러 공격하는데 반사적으로 루엘이 그의 앞으로 나와 마법진을 형성하여 막으려고 한다.
“안 돼!!”
키세는 맨몸으로 뛰어 홀로 막는 루엘의 모습을 보고서는 놀라자 외친다.
“루... 루엘!!”
신수 제온은 자신을 대신해서 앞에 나가 공격을 막는 루엘을 보자 황급히 외친다. 그러나 촉수 여럿이서 공격해왔고 그 중 하나가 마법진을 찌르려하자 순식간에 금이 갔고 루엘은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지나가 떠올린다. 그곳에는 빛색의 긴 머릿결과 풀색 눈동자의 자신과 똑 닮은 아름답고 화려한 빛의 정령왕과 함께했던 추억을 나눴던 순간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루엘은 눈물을 지으며 마음속으로 마지막 말을 남긴다.
‘......데스티나님.’
마법진이 깨지자 촉수가 루엘의 몸을 꿰뚫어 두 동강이 나 부서진 토끼 쿠키와 함께 싸늘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 광경을 지켜본 라스는 다급하게 외친다.
“루엘!!!!”
라스가 다가가려하자 뒤에서 푸른 늑대의 모습으로 변신한 여신의 신수 알카서스가 그의 소매를 잡아 문다.
덥석.
“주인. 안 된다. 위험하다!”
“지금 그게 중요하냐고! 지금 막지 못하면 또다시 이 세계가 파괴될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이거 놔!!”
라스는 알카서스가 잡아 문 소매를 잡아당겨 놓치게 하며 곧바로 마신한테 향한다.
“주인!!!”
알카서스의 외침에도 라스는 마신을 향해 달려가는데 이미 땅이 갈라지고 불타올라 세계는 파괴되어가는 데다 그곳에는 곳곳마다 촉수에 찔려 걸친 싸늘한 신수 제온의 모습이다. 지반이 흔들리자 라스는 넘어지고 다시 일으켜 비틀거리면서라도 망연자실하며 내걷는다.
‘안 돼... 또다시 마신한테서...... 이 세계를 빼앗길 순 없어!’
라스는 황급히 마신한테 향하지만 갑작스럽게 촉수가 라스의 목을 친다.
‘아.......’
그러더니 라스의 머리와 몸이 두 동강이 나고 머리가 날아간 라스의 눈에는 목에서 피분수를 내뿜으며 자신의 몸이 쓰러져간 모습과 불타올라 세계가 파괴되어가는 모습 그리고 거대한 마신 앙그라프의 어두운 그림자 형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마신에 의해 또다시 오르비스 세계는 파괴되고 만다.
여신께서 구원받지 못한 세계의 파편을 끌어모으셨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씀하시기를...
눈을 뜨거라. 이것은 끝이 아니리니.
프롤로그 여섯 번째 세계와 떨어지는 태양
디체께서 오르비스의 몸으로 세계를 만드시고 그 속에 생명이 움트게 하시었다. 그리고 세계와 생명을 보우하사 성약을 내리셨나니. 이 땅에 재앙이 내리면 그는 눈을 뜨고 일어나 모두를 구할 것이라 하시었다.
“이럴 수가... 마신의 본대가 이곳까지 쳐들어오다니...”
라스는 성역이 마신 일당들한테 차지 당하자 절망한다.
“...표정이 안 좋네, 라스. 뭐. 상황이 상황이니 그럴 만도 하지.”
이제라 대장군 빌트레드가 뒤에서 라스의 심정을 이해하며 격려한다.
“그래도 포기하면 안 돼. ‘성약의 계승자’인 너는 이 세상의 마지막 희망이니까. 여신의 의지이자 약속인 너마저 포기해버린다면 이 세계를 누가 이끌겠어?”
빌트레드의 말에 라스는 뒤늦게 본연의 임무를 깨닫는다.
‘...맞아. 모든 이들이 좌절하더라도 나는 희망을 믿고 끝까지 앞으로 나아가야 해. 나는 이 세계를 구하라는 사명을 받고 태어난 ‘성약의 계승자’니까.’
“빌트레드군 말이 맞아요~ 기운 내라구요!! 저희 ‘계승자’들도 끝까지 라스 군의 뒤를 따를 테니까요!”
곁에서 계승자이자 빛의 성녀인 루엘도 라스를 독려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토끼 쿠키 점을...!!!”
루엘은 토끼 쿠키 주머니를 꺼내어 쿠키를 꺼내려한다.
“너는 이 와중에도 그 쿠키를 들고 다니는 거야?”
빌트레드는 루엘이 토끼 쿠키를 아직까지도 갖고 있는 모습에 참 어이없어한다.
“여태까지 안 깨진 게 신기하네...”
라스는 루엘의 토끼 쿠키가 지금까지도 안 부숴 지는 것에 대해 신기해한다. 그러자 루엘이 주머니에서 꺼내자 모든 면에 크림이 듬뿍 묻어있는 토끼 쿠키가 나왔다.
“두근두근~~짠!! 대길이에요!! 역시,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길이 있나니~”
“한가롭게 노닥거릴 시간 없어. 서둘러 성역의 중심으로 이동해야 해.”
뒤에서 계승자이자 밤의 일족인 키세가 일행들한테 다그친다.
“그곳에서 생명의 힘을 회복해야 ‘마신 앙그라프’에게 대적할 수 있을 테니...!”
키세는 마신을 상대하기 위해 라스와 계승자들이 성역으로 향해 생명의 힘을 회복해야한다며 일행들에게 재촉한다.
“키세 님은 여전히 쌀쌀맞다니까. 이럴 때야말로 조금 긴장을 풀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빌트레드는 키세의 우려에 다독인다.
“자, 봐. 루엘 덕분에 성약의 계승자님의 얼굴도 평소처럼 얼빠진 표정으로 돌아왔잖아?”
“뭣......”
빌트레드의 농담에 라스는 당황해한다.
“확실히 아까 전보다는 얼굴이 밝아졌네. 하지만 긴장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마. 오늘 우리의 싸움이 이 세계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응. 명심할게, 키세.”
키세의 조언에 라스는 끄덕이며 받아들인다.
“모두 성역으로 출발하자!! 힘을 회복한 뒤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자고!!”
라스 일행은 성역으로 향해 마신 일당들과의 전투가 시작된다. 성역으로 가는 길에 전투를 치르고 난 뒤 빌트레드는 마신 일당들과 상대하면서 제법처럼 느꼈다.
“대단한 기세로 돌진해오는군. 압도될 정도의 힘과 병력이야. 저 힘이 우리 것이었다면...”
빌트레드는 마신 일당들의 수준에 놀라워하자 루엘이 긍정적인 말로 힘을 보탠다.
“일단 성역에서 생명력을 회복하기만 하면 저희도 ‘마신 앙그라프’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 힘을 내요, 빌트레드 군. 저도 열심히 서포트 해드릴게요~”
루엘의 응원에 빌트레드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래... 우리 계승자이신 정령사님께서 도와주신다고 하니 힘이 든든한걸. 그럼 성약의 계승자님을 도와 함께 이 세계를 구하러나 가볼까?”
“네~!!”
빌트레드와 루엘은 라스 일행과 합류해 서둘러 성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신 일당들과 전투 끝에 마침내 성역 앞에 다다른다.
“우우... 다들 힘을 내요! 성역에 거의 다 왔어요!”
루엘은 숨이 차면서도 일행들에게 힘을 준다.
“하지만 예감이 좋지 않아. 거대한 어둠의 기운이 몰려오고 있어. 아무래도 ‘마신 앙그라프’가 직접 등장할 생각인가 보군.”
키세가 어둠의 힘이 느껴지자 우려해한다.
“......그렇다면 내가 막아볼 테니 그 틈에 너희는 빨리 성역으로 가. 평범한 인간인 나보다야 ‘계승자’인 너희가 성역에서 힘을 회복하는 편이 좋지 않겠어?”
빌트레드가 나서서 자신이 여길 남아 지키는 동안 일행들을 성역에 보내려는 희생하려고하자 라스는 순간 놀라 큰소리친다.
“...!! 혼자 남겠다니, 그건 자살 행위야!!!”
“착각하지 마, 라스. 너를 위해서 남겠다는 말이 아니니까.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남는 거야. 마신을 소멸시켜 세상을 지킬 수 있는 자는 ‘성약의 계승자’인 너 뿐이니까. 내 생명을 걱정할 시간에 세계의 운명이나 걱정하라고.”
빌트레드의 말에 라스는 할 말을 잃는다.
“빌트레드 군, 성역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꼭... 꼭 오셔야 해요!”
“...뒤를 부탁한다.”
“맡겨둬.”
라스와 루엘은 이곳을 빌트레드한테 맡기고 서둘러 성역으로 들어간다.
“......빌트레드.”
키세는 빌트레드를 바라본다.
“뭐야, 키세 님? 빨리 저 둘을 따라가야지. 평소에는 미적거리지 말라고 잔소리만 하시던 분이 왜 이러실까~”
“꼭, 살아 돌아와야 한다.”
“물론이지.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나를, 성약의 계승자를. 그리고 여신을 믿어.”
빌트레드가 끄덕이며 미소를 짓고 키세는 그를 믿고서 일행을 뒤쫓아 성역으로 떠난다. 그리고 혼자 남은 빌트레드는 라스와 계승자들이 성역에서 회복하는 동안 대신 마신 일당들을 홀로 상대한다.
“‘마신’과 ‘사도’ 그리고 마물들이여! 지금부터 이제라의 대장군, 나 빌트레드가 상대해주겠다!”
마신의 마물들이 덤비려하자 빌트레드는 재빠르게 검을 뽑아 여러 마물들을 휩쓸어내고 한꺼번에 마물들이 몰려오자 빌트레드는 ‘어검승천’을 사용하여 몰려온 마물들이 휩쓸려간다. 그러고선 마물들이 거의 다 쓰러졌고 마지막으로 남은 마물이 빌트레드를 상대한다.
“크르르르르......”
“훗, 네놈이 마지막인가? 좋다, 단숨에 베어주마!”
빌트레드의 재빠른 검기에 마지막 마물은 속수무책으로 당해 휩쓸려졌다.
“크라라라락...!”
“후... 아슬아슬했지만, 살아남은 건가? 그렇다면 나도 성역으로...”
다다다다다닥.
빌트레드는 검을 집어넣고 한숨 돌린 뒤 성역으로 향하려하자 갑자기 누군가가 그를 순식간에 다가가 습격해 얼굴에 상처를 냈다.
콱.
갑작스런 기습에 당한 빌트레드는 한 손으로 얼굴의 상처를 감싸 피를 흘리고 몸이 비틀거리면서 자신을 습격해온 정체를 바라본다.
“크으윽...! 넌... 사도 카일론...!”
“또 너로구나 빌트레드, 언제나 그랬지. 성약은 위기의 순간에 항상 널 미끼로 던져두곤 했어.”
사도 카일론은 빌트레드에게 무언가를 전하려한다.
“그게... 무슨 헛소리냐!”
“어쩌면... 넌 이 세계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녀석일지도 모르겠군.”
카일론은 검을 돌리더니 다시 한 번 빌트레드의 얼굴에 일격을 가한다.
휙.
“크어억...”
그러자 빌트레드는 중심을 잃고 무릎을 꿇는다.
“느껴진다. 지금의 넌 알지 못하는, 네 영혼에 새겨진 분노와 고통이... 그래. 너라면 진실을 깨닫고, 이 잔혹한 굴레를 벗어날 자격이 충분하겠군.”
얼굴에 난 상처의 기운이 빌트레드 몸 안에 퍼진다.
“내... 내게...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내 몸에 흐르는 이 힘은...!”
“후후,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다. 빌트레드, 하지만 그때는...”
카일론은 말을 하다말다 쓴웃음을 짓고서 하염없이 무릎을 꿇은 채로 한 손으로 검을 지탱하고서 다른 한 손으로는 얼굴 상처를 감싸는 빌트레드를 계속 쳐다보기만 할뿐이었다.
한편 라스와 계승자들은 성역의 최심부에 위치한 곧 파괴되어가는 오르비스의 심장에서 잔당들을 소탕하고 마신 일당들과의 전투에서 잃어버린 생명의 힘을 회복하는 와중에 갑자기 근방에서 큰 진동소리와 울림과 함께 거대하고 흉측한 마물이 나타난다.
“크르르르..... 크라라라라라라!!!”
“마신... 앙그라프...”
루엘은 마신 앙그라프의 거인 같은 덩치와 괴력의 모습을 보고는 안색이 어두워진다.
‘빌트레드...’
라스는 자신들을 위해 두고 온 빌트레드를 걱정한다.
“모두, 회복은 마쳤지? 이제 마신군의 본대와 정면으로 맞붙어야 해.”
라스는 일행들한테 마신 일당들을 상대로 각오할 준비를 강조한다.
“......여기까지, 이 시간까지 오면서 너무나도 많은 희생이 있었죠. 그분들의 목숨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기필코 마신을 물리치겠어요!!”
루엘은 과거에 마신과 싸우다 죽어간 이들을 생각하며 다짐한다.
“그래. 어떤 일이 벌어져도, 우리는 끝까지 싸워야 해. 가자!! 최후의 전장으로!!!”
키세의 외침과 함께 라스와 계승자들은 마신 앙그라프와 그의 본대를 향해 돌격한다. 치열한 전투 중에 루엘은 지팡이의 마법으로 마물을 저지하고 키세는 밤의 일족답게 그림자로 순간이동 하듯 낫으로 휘둘러 마물이 갈기갈기 찢어져 분쇄되고 라스도 마물의 공격에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비껴가 피해가면서 역으로 검기를 날려 마물들이 쓸려간다. 그러나 마신의 마물들이 끊임없이 몰려오자 라스는 루엘한테 무언가를 요청한다.
“...루엘, 지금 네 ‘신수’를 부를 수 있을까?”
“네! 언제든지요!”
그러자 루엘은 움직임을 멈추고 가만히 눈을 감고서 주문을 외운다.
“......약속의 시간이 도래했나니...! 빛의 성녀 루엘 데스티나, 운명의 부름에 답하노라. 정결한 신수여. 가장 빛날 때 한 맹세로 말미암아 가장 어두울 때 역시 나와 함께 하리라. 신수 제온, 나의 부름에 답해 지금 이곳에 현현하라!”
루엘이 주문하자 어디선가 하늘에서 거대한 몸집과 노란 줄무늬에 망토까지 걸치고 머리에 뿔이 난 신수가 갑자기 내려와 한 손으로 마물들을 짓누르더니 그의 눈빛과 몸에서 빛이 나 빔으로 마물들을 쏘아올리고 빔이 지나간 곳에 공중에서 빛이 나 핵폭탄같이 폭발에 휘말린 마물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른 마물들은 키세를 공격하려하자 갑자기 화염폭발에 휘말리고 흉측한 모습의 드래곤으로 보이는 신수가 등장한다. 키세는 아무 말 없이 신수를 쳐다보고 신수도 잠깐 키세를 쳐다보다가 곧장 마신 앙그라프에게 향한다. 한편 라스는 날뛰어 몰려오려는 마물들을 상대로 피해가며 검을 휩쓸고 루엘이 소환한 신수 제온은 거인만한 덩치와 눈빛으로 빔을 쏘아 다니며 폭발하여 온 마물들이 섬멸한다. 바람에 머리가 흩날리는 모습의 루엘은 움직이지 않은 채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우는 동안 마신 앙그라프가 촉수로 그녀를 공격하려하자 신수 제온이 가로막아 키세의 신수 크롬크루스와 같이 서로 잡아 뜯는 싸움으로 이어지며 신수 제온이 마신 앙그라프의 촉수를 뜯어내고 눈빛으로 빔을 쏘려하자 마신 앙그라프의 다른 촉수로 신수 제온의 왼팔을 쳐내 잘려나간다. 그러자 루엘이 주문을 외치자 빛의 기운이 신수 제온으로 이어지고 그의 몸에서 또다시 거대한 빔을 발사해 마신 앙그라프가 무방비인 상태에서 맞아 몸의 일부를 잃어버리고 가슴에 어두운 혼이 노출되자 라스는 푸른 늑대의 형태를 띤 신수에 올라타 신속히 검 끝이 혼을 찔러 넣자 폭발하여 마신 앙그라프는 그대로 산화한다.
이를 지켜본 사도 카일론은 독백한다.
‘이해할 때도 되지 않았나... 이 무의미한 멸망의 반복에서 벗어날 길을...... 선택할 때가 왔다!’
그러자 마신 앙그라프의 산화한 빛이 하늘로 솟아 사라지더니 먹구름 위에 거대한 무언가의 그림자가 번개를 치며 나타나자 갑자기 신수 제온한테 무차별적으로 촉수로 곳곳에 찔러 공격하는데 반사적으로 루엘이 그의 앞으로 나와 마법진을 형성하여 막으려고 한다.
“안 돼!!”
키세는 맨몸으로 뛰어 홀로 막는 루엘의 모습을 보고서는 놀라자 외친다.
“루... 루엘!!”
신수 제온은 자신을 대신해서 앞에 나가 공격을 막는 루엘을 보자 황급히 외친다. 그러나 촉수 여럿이서 공격해왔고 그 중 하나가 마법진을 찌르려하자 순식간에 금이 갔고 루엘은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지나가 떠올린다. 그곳에는 빛색의 긴 머릿결과 풀색 눈동자의 자신과 똑 닮은 아름답고 화려한 빛의 정령왕과 함께했던 추억을 나눴던 순간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루엘은 눈물을 지으며 마음속으로 마지막 말을 남긴다.
‘......데스티나님.’
마법진이 깨지자 촉수가 루엘의 몸을 꿰뚫어 두 동강이 나 부서진 토끼 쿠키와 함께 싸늘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 광경을 지켜본 라스는 다급하게 외친다.
“루엘!!!!”
라스가 다가가려하자 뒤에서 푸른 늑대의 모습으로 변신한 여신의 신수 알카서스가 그의 소매를 잡아 문다.
덥석.
“주인. 안 된다. 위험하다!”
“지금 그게 중요하냐고! 지금 막지 못하면 또다시 이 세계가 파괴될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이거 놔!!”
라스는 알카서스가 잡아 문 소매를 잡아당겨 놓치게 하며 곧바로 마신한테 향한다.
“주인!!!”
알카서스의 외침에도 라스는 마신을 향해 달려가는데 이미 땅이 갈라지고 불타올라 세계는 파괴되어가는 데다 그곳에는 곳곳마다 촉수에 찔려 걸친 싸늘한 신수 제온의 모습이다. 지반이 흔들리자 라스는 넘어지고 다시 일으켜 비틀거리면서라도 망연자실하며 내걷는다.
‘안 돼... 또다시 마신한테서...... 이 세계를 빼앗길 순 없어!’
라스는 황급히 마신한테 향하지만 갑작스럽게 촉수가 라스의 목을 친다.
‘아.......’
그러더니 라스의 머리와 몸이 두 동강이 나고 머리가 날아간 라스의 눈에는 목에서 피분수를 내뿜으며 자신의 몸이 쓰러져간 모습과 불타올라 세계가 파괴되어가는 모습 그리고 거대한 마신 앙그라프의 어두운 그림자 형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마신에 의해 또다시 오르비스 세계는 파괴되고 만다.
여신께서 구원받지 못한 세계의 파편을 끌어모으셨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씀하시기를...
눈을 뜨거라. 이것은 끝이 아니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