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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용의 대격전


투고 | 문학소년

천궁(天宮)의 태평연(太平宴), 반역에 대한 걱정


죽음에 빠진 인민들의 ​애​호​분​규​(​哀​呼​憤​糾​)​,​ 그 소리가 ​구​중​천​문​(​九​重​天​門​)​을​ 진동하여 잠 깊었던 상제(上帝)가 깜짝 놀래어 깨었다. 그래서 이것이 웬 소리인가 알려드리라고 천사에게 명령하였다. 천사가

“이것은 미리가 생존을 요구하는 인민들을 죽이어 내는 소리올시다.”

고 아뢰니, 상제가 말하기를

“어, 미리는 참 총명한 어진 신하구나! 요구가 세면 반항이 되고 반항이 세면 혁명이 되나니, 요구하는 인민을 죽여야지, 어, 미리는 참 어진 신하여”

하시고 미리를 불러 인민 죽이는 공으로 훈장을 주시며 작위를 높이신다. 그리고 천상(天上)의 모든 신선(神仙), 지상의 모든 귀령(鬼靈), 역대의 ​제​왕​(​帝​王​)​·​장​상​(​將​相​)​들​을​ 소집하여 천궁에서 태평연(太平宴)을 베푼다.

지상의 인민들은 배가 고파 죽는데 천궁의 연회에는 배들이 터져 죽을 지경이다. 상제가 뱃가죽을 들키어 쥐고 모든 귀신들을 돌아보시며

“인민들이란 것은 선천적으로 반역성을 타고나서 툭하면 반기를 드나니 어쩌면 좋으랴. 공중에다 지구만한 대포를 걸고 통통 쏘아 모조리 죽이잔즉 전 지구가 파괴하여 인민들이 씨가 져서 우리들이 빨아먹을 피가 없어지리니, 그것도 안 될 일이요. 그놈들의 자유해방을 허락하자면 해방된 뒤에는 그놈들이 우리에게 피를 빨리지 안하려 하리니 그것도 안 될 일이라. 어찌하면 고놈들의 반역성을 쏙 뽑아 내어 산송장을 만들어 놓고, 우리들이 아무 염려없이 고놈들의 정수박이부터 발끝까지 깨물어 먹고, 거죽부터 속까지 빨아먹고, 아비 자식부터 손자까지, 손자부터 그 몇 대 자손까지 잡아먹게 되랴?. 너희 여러 신들은 각기 그 방책을 올리어라.”

하시니 천사가 여쭈오되

“소와 같이 코뚜레하고 채찍질하여 끌읍시다.”

“하하, 딱한 사람, 우리의 만든 정치법률이 코뚜레보다 더 잔악하지 안하냐? 윤리 도덕이 굴레보다 더 흉참(凶慘)하지 안하냐? 군대의 총과 칼이 채찍보다 몇만 배나 더 전율한 무기가 아니냐? 그래도 고놈들이 반역을 도모하는구나!”

“그러면 일등 닥터를 불러 마취약을 제조하여 고놈들을 영원히 마취시키어 우리에게 잡히어 먹는 줄 모르고 잡히어 먹이게 합시다.”

“흥, 그 약도 내가 써 보았지! 공자놈을 시키어 명분설(名分說)을 지어 ​‘​빈​자​·​천​자​(​賤​者​)​의​ 천분(天分)을 안수(安受)하여 세력자의 명령을 잘 받아 충신·열사의 명예를 후세에 끼쳐라’고 속이며, 석가놈과 예수놈을 시켜 ‘너희들이 남에게 고통을 받을지라도 이것을 반항없이 안과(安過)하면 죽어서 너희의 영혼이 천국으로, 연화대(蓮花臺)로 가리라’고 속이었다. 이러한 마취약들이 또 어디 있겠느냐? 이천년 동안이나 크게 그 약효를 보았더니, 지금에는 그 약의 힘도 다하여 그놈들이 점점 자각하여 반역이니 혁명이니 하고 떠드는구나.”

“그러면 오늘은 과학·문학 등이 크게 위력을 가진 때니, 많은 과학자·문학자들을 꾀어다가 ​부​자​·​귀​자​(​貴​者​)​―​지​배​계​급​―​의​ 주구를 만들어 학설로서 지배계급의 권리를 옹호하며, 시와 소설로써 지배계급의 장엄(莊嚴)을 구가하면 될까 합니다.”

“오! 이것은 내가 방금 실시하여 비상한 효력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학자놈들이 간혹 나의 명령을 어기고 민중 속으로 뛰어 들어가 반역을 꾀하는 놈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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