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없는 거리정거장 플랫포옴에 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 다들 손님들뿐. 손님 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간판이 없어 집 찾을 근심이 없어. 빨갛게, 파랗게, 불붙는 문자도 없이 모퉁이마다 자애로운 헌 와사등에 불을 켜놓고, 손목을 잡으면 다들, 어진 사람들. 다들, 어진 사람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서로 돌아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