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1)
온몸에 긴장감을 담는다.
얼마 남지 않은 마력으로 기척을 최대한 죽인채, 린은 살금살금 목적지로 향한다.
목표는 굉음이 난 거실.
분명 지금 그곳으로 가는 것은 자살행위이며, 그것은 그녀가 더욱 잘 안다.
하지만 그래도 적을 두고 아무것도 얻지 않은채 도망치는 것은,
그것도 자신의 진지[공방]에서 적을 확인도 하지 않고 뒤를 돌아 도망치는 것은 그녀의 프라이드에 어긋난다.
물론, 적을 확인한다면 그대로 도주할 용의는 있다.
'이럴줄 알았다면.... 아니, 평소처럼 비장의 보석들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쉬움에 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라면 항시 가지고 다녔을 마술예장[비장의 보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은 그녀의 실수다.
왜 가지고 있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빌어먹을 '토오사카의 피[깜빡 스킬]'.」
이라고 조금(?)은 아가씨 답지 않은 말투로 말해줄 용의는 충분하다.
'그건 그렇고 이건 어떻하지?'
자신의 피[스킬]를 한참이나 저주하던 그녀는 목표지점[거실]의 문 하나를 남겨두고 고민했다.
선택지는 3가지.
1. 돌격! 우리의 붉은 악마에게 거칠것은 없다! 앞으로 돌진이다!
2.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토오사카 린! 지금은 아무런 대항책도 없어! 튀어!
3. 마술사로서 소녀로서 그녀로서의 프라이드에 어긋난다! 슬쩍 확인이라도 해보자.
마술사이며, 소녀인 그녀로서의 선택은 두말할것도 없이 3번이였다.
'좋아. 살짝 보고나서 후퇴하자.'
마음속으로 결심을 내린 그녀는 거실로 향하는 미닫이 문을 살짝 열어 안을 확인...... 어라?
'열리지 않아!? 뭐야 아까 그때 고장난거야!?'
그렇다!
소녀의 마술사의 (미약한)자존심을 지키기위한 그녀의 노력은 저택이 습격받을때의 충격으로 고장난 것이다!
그말은 즉! 그녀의 프라이드는 지켜질수 없다는 것이다!
적을 확인할 수 없어요. 아버지!
프라이드가 부서진 소녀는 바닥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며 우울해했다.
하지만 그녀는 '강한 소녀(사랑하지는 않지만)'!!!
방법을 생각하면 된다!
현재 남은 선택지는 2개뿐!
린은 필사적으로 방법을 생각해내려했다.
정녕 방법은 그것 뿐인가? 다른 방법은 없는것인가? 이럴때 보석이 있었다...면!?
이리저리 궁리하던 린은 번뜩 떠오른 생각으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한다.
그곳은 그녀의 방.
「여기있다!!!」
환희에 찬 그녀는 자신이 찾은 상자를 확인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것은 고급스럽게 조각된 상자로서 그녀의 피와 땀의 결정체라 부를만한 물건이다.
바로 '보석함[마술예장]'!!!
그렇다! 그랬던 것이다!
적이 들어온 곳은 거실! 그것은 즉, 린의 무기인 '보석[마술예장]'들이 들어있는 보석함이 들어있는 그녀의 방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곳이였던 것이다!
오오~ 놀라워라 가공할만한 '토오사카의 피[깜빡 스킬]'!!
그것을 소유한 그녀는 바로 '토오사카 린[깜빡 소녀]'였던 것이다!
「빌어먹을 '토오사카의 피[깜빡 스킬]'!」
오늘로서 벌써 두번째로 자신의 피를 아가씨 답지않은 표현으로 외친 그녀는 당당하게 쿵쾅거리며 거실로 나아갔다.
하지만 그녀는 잊고있었다!
그녀가 당당하게 만나러간 상대가 '서번트[뭐야 무서워...]'라는 것을!
서번트에게는 그녀 같은 마술사의 마술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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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다. 토오사카.
2)
그가 처음 눈을 떳을때 보인것은 엉망진창이 된 집안이였다.
꽤나 오랜세월을 인내해온듯한 낡은 고급 가구들은 끔찍할정도로 부서져있었고,
그 파편들이 흩어진 바닥의 카펫은 더러워져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압권은 훤이 뚫려서 별이 보이는 천장.
'이거... 내가 한건가?'
남자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무래도 부숴진 천장과 가구의 중심에 누워있는 자신의 처지를 보니 자신이 원인중 하나인 것이다.
「여기있다!!!」
남자가 한숨을 한번 더 내쉬자 그 때 여성의 외침이 들려왔다.
그리고 이어서 쿵쾅거리며 남자가 누워있는 거실로 오더니....
콰-------앙-------!!!
문을 냅다 발로 찼다.
「어디 얼굴한번 보자! 불청객[침입자]!!!」
양갈래로 따여진 흑발을 흩날리며,
전체적으로 붉은색에 가운대에만 흰 십자가를 입은 짧은 검은 치마와 스타킹을 입은 소녀가 들어온다.
그 스커트와 스타킹 사이의 흰 살이 보이는데, 그것은 남자의 친우가 말했던 절대영역(?)이였다.
분명 그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얼굴은 흉신악살[붉은 악마]이였다.
그것은 어느 붉은머리를 지닌 소년이나 사금색의 소녀가 봤다면 벌벌 떨었을 모습.
허나, 남자는 당황하지않고 침착하게 말을했다.
「아, 꽤나 화려한 검은색이네......」
...... 여자는 언제나 승부팬티.
3)
토오사카가 거실문을 살짝(이라고 쓰고 가격이라고 읽는다) 열고 안을 살피자 보인것은 푸른머리를 지닌 남자와 엉망진창이된 거실이였다.
남자를 보는 순간 토오사카의 가열되었던 정신이 이성을 되찾는다.
그 이유는 남자가 지닌 마력.
그것은 인간[마술사]가 지닐만한 수준의 마력이 아니다.
그렇다면 필시 저 남자는 서번트[영령].
그리고 이만한 마력이라면 대마력은 필수로 보유할터.
토오사카의 보석으로 어떻게 될만한 수준이 아닌것이다.
'빌어먹을 토오사카의 피[깜빡 스킬]'
이성이 돌아온 그녀는 우선 재빨리 탈출로를 찾는다.
그와중에 주위를 둘러보는것은 필수.
부서진 거실과 그 가운데 있는 서번트, 그리고 서번트의 마스터는 없다.
그렇다면 마스터를 이용한 인질작전은 무효.
이상황을 타계할 계책을 필사적으로 생각하던 그녀는...
「뭘 이리저리 살펴보나? 마스터.」
... 남자[서번트]의 말에 사고를 멈춘다.
지금 저 서번트가 뭐라고 한거지?
마스터? 마스터라? 그렇다는건......
「내가 당신의 마스터라고!!!!!!」
토오사카의 절규가 엉망진창인 거실에 맴돌았다.
4)
자, 상황을 정리해보자.
토오사카 린은 마술의 명문가답게 성배전쟁을 위해 서번트를 소환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서번트가 마술진에서 나온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다.
그것을 그녀는 적습이라고 판단.
이리저리 헛짓을 하며 거실에 도착한 것이다.
그리고 도주하려다 그 적이 실은 자신의 서번트라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이야~, 이렇게 난폭한 소환은 난생 처음이였다고. 마스터.」
서번트의 웃음기 섞인 말을 가볍게 무시한 그녀는, 아까 식은 이성을 가지고 우선적으로 할일을 했다.
우선 해야할 일은 자신의 서번트의 클래스를 알아야 하는것.
린은 차분하게 자신의 서번트를 살펴봤다.
우선적으로 눈에 띄는것은 푸른색 머리였다.
앞머리가 상당히 길어서 얼굴의 반을 가린것도 꽤나 특이.
가린 얼굴이 상당히, 아니 매우 잘생긴것은 넘어가고,
복장을 검은색의 어느 학교인지 알수없는 교복이였고,
목에는 이어폰이.......
「교복!? 이어폰!?」
린의 갑작스런 외침에 교복과 이어폰을 장비한 서번트는 웃으며 말했다.
「아아, 맞아. 꽤나 근사한 제품이지? 이거 사니라고 생활비좀 깨졌지.」
그는 자랑스러운듯 말했지만, 그녀는 그 말을 듣지도 않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교복과 이어폰이라니. 그렇다면 현대의 영웅이거나 근미래의 영웅이라는 소리인가?'
'그렇다는것은 신비에 둘러싸인 과거의 영웅보다는 마술적으로 밀린다는 소리인데...
아니, 어쩌면 미래니까 광선검이라든지 있을수도'
'그렇다면 희망을 가질만한 것은 기사[세이버, 아쳐, 랜서]나 버서커 클래스란 말인데...'
사고를 마친 그녀는 서번트에게 물어봤다.
「그래서? 클래스는?」
그녀의 은근한 기대가 섞인 질문에 서번트는 웃으며 대답했다.
「캐스터.」
........꽝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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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실망한 그녀가 시계를 확인하고 자신의 피를 욕했다던지, 캐스터에게 청소를 시켰다든지는 큰 상관없는 다른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