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1)
날이 밝았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빛줄기들을 보면서 커텐을 걷은 캐스터는 한숨을 내쉬었다.
'마스터는 도대체 서번트[영령]를 뭐라고 생각하는건가?'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분명 자신은 영령이다.
영령.
그것은 생전에 영웅이였던 존재.
즉, 자신은 생전에 영웅이였던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 영령을 서번트로 소환한 것은 성배전쟁에서 승리를 함으로서 소원을 빌기 위함.
그렇기에 전투 혹은 그와 비슷한 명령 외에는 들어주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에게 청소를 '명령'한 마스터는 어처구니가 없는 경우인 것이다.
자신, 캐스터라는 존재가 아니였다면,
아니, 그라는 존재가 아니였다면 분명 마스터는 살해당했겠지.
자신이 불러낸 서번트에게 당하는 마스터는 종종 있어왔고, 그것을 제지할수 있는것이 령주.
분명 령주라는 개목걸이로 영웅에게 청소를 '명령'했다면 모를까.
자신의 마스터는 령주를 쓰기도전에 기절해버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횡성수설이였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신[캐스터]의 마스터는 청소를 명령하고 체력과 마력의 고갈로 기절했다는 이야기.
그것도 영주를 쓰지도 않고 말이다.
그렇기에 캐스터, 그는 아무런 청소도 하지 않았다는 말.
「......라는 이야기야. 마스터.」
말을 마친 캐스터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캐스터의 말을 들은 린은 얼굴을 움켜쥐며 주위를 둘러봤다.
멋질정도로 정리가 '전혀'되어있지 않은 거실에 그녀의 서번트가 서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과거 영웅이였던 존재에게 청소를 시키다니,
그런 부당한 명령은 당연히 않하지.」
캐스터는 여전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건 그렇고, 굉장한 얼굴인데 마스터.
누가 보면 나찰인줄 알겠어.」
캐스터의 말에 린의 어깨가 부르르 떨린다.
캐스터씨.
당신은 지금 밟지 말아야할 지뢰[붉은 악마]를 밟으셨습니다.
「......유언은 거기까지?」
「마..스...터?」
그제야 뭔가를 감지한 것일까?
린을 부르는 캐스터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그런 캐스터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손을 풀던 린은 그대로....
「우럇-----!!!」
쉬익----!
「우왓---!」
해비펀치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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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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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구는 여기에다 놓는 것이 맞나? 마스터?」
「그래, 맞아.
그나저나, 좀더 빨리 움직일수 없어 캐스터[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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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사카 린.
펀치 한방으로 영령을 침묵시킨 소녀.
2)
말끔히 치워진 거실에서 우아하게 차를 마시는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홍차의 그윽한 향기와 맛을 음미하며 말했다.
「음... 역시 홍차는 다즐링이 최고라니까.」
다 마신듯 찻잔을 내려놓은 소녀는 맞은편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진명은?」
소녀, 토오사카 린의 말에
남자, 캐스터는 어깨를 으쓱였다.
「마스터, 꼭 알아야 하나? 어차피 들어봤자 모를 이름.
그러니 밝히지 않도록 하지.」
「그 말은... 역시 미래의 영웅이라는 소리? 상관없어 그냥 알려줘.
혹시, 내가 상대 마스터에게 실수로 정보를 누출할것 같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꽤나 실력있는 마스터라고?」
「아아, 그것은 확실히 그렇군.
그 마력, 그 펀치력 모두 일류다.」
캐스터 말이 의외였을까?
아니면 펀치력이라는 말때문이였을까?
캐스터의 말에 린의 얼굴이 붉어졌다.
「응? 왜그러나 마스터?」
「아무것도 아니야! 그건 그렇고 아까 하던 이야기의 계속인데.
어차피 미래의 영웅이라면 이름이 알려져도 상관 없잖아?
그러니 진명을 알려줘도 되지 않을까?」
린의 질문에 고개를 저은 캐스터는 말을 이었다.
「그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큰 이유는 다른것이다.」
「다른것?」
「그래. 마스터도 알겠지만 영령이란 인지도에 따라서 그 고하가 정해지는 것.
즉, 아무리 미래의 영웅이라도 인지도가 높다면 다른 미래에서 온 영령이 알수도 있다는 것이다.」
「흐응--- 그렇다면 당신은 꽤나 인지도가 높다는 것이네?」
캐스터의 말에 린의 목소리가 조금은 흥분됐다.
꽝인줄 알았는데,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못할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영령이라면
단순한 꽝은 아닌 것이다.
그런 린의 기대에 캐스터는 곧바로 부정을 했다.
「아니, 그것은 아니다.」
「뭐?」
캐스터의 부정이 의외였는지 린이 깜짝 놀랬다.
그런 린의 반응이 우스운지 캐스터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마스터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것은 미안하지만,
나의 인지도는 전무라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이다.
그래, 예를 들자면 마스터의 가슴처럼 말이다.」
퍼억!
캐스터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린의 얼굴에는 작은 교차로가 생겨있었다.
'이런 쓸데없이 마스터를 자극해버렸군.'
하며, 캐스터는 전혀 후회스럽지 않은 얼굴로 어깨를 으쓱했다.
「후웁.. 후웁.. 캐스터. 그런 저질 개그는 용납하지 않겠어.」
차분하게 흥분을 가라앉히는 린.
린의 경고에 캐스터는 말을 이었다.
「아니. 그건 개그가 아니라 진심이였.....」
「시끄러! 그만!」
피잉--!
린의 외침에 맞춰서 령주가 하나 사라졌다.
그러자 캐스터가 깜짝놀라 소리쳤다.
「하!? 마스터 그게 무슨짓인가? 소중한 령주를 이런곳에 쓰다니!」
「우으......」
기가막힌다는 듯한 캐스터의 말에 별다른 항변이 떠오르지 않은 린은 고개를 숙였다.
분명 부끄러워서일것이다.
실컷 자기가 일류라고 소리쳤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에 령주를 쓰다니.
분명 그것은 마스터로서, 일류 마술사로서 실격인 것이다.
그런 린의 심리를 대충 꿰뚫어본 캐스터는 위로를 건냈다.
「하! 그렇게 기죽지 마라, 마스터.
분명 방금 그 행위는 마술사나 마스터로서는 실격일지 몰라도.
소녀로서, 여인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니까.」
캐스터의 위로를 들은 린의 마음은 더욱 밑으로 추락했다.
-아버지, 미래의 영웅(그것도 캐스터)이 저보고 마술사로서 실격이래요.
린의 우중충함이 더욱 진해진 얼굴을 본 캐스터는 그때서야 앗차했다.
대충 보니 마스터는 마술로서 명문인 집안.
그런 집안에서 자란 마스터에게 이런 위로는 맞지 않는 것이다.
불편한 공기가 둘을 감싼다.
그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캐스터는 항복을 선언했다.
「아아, 항복이다. 마스터.
나 또한 '캐스터'라는 클래스를 지닐 정도로 마술의 극에 달한 마술사 나부랭이.
그렇기에 마술사로서 일류인 그대에 대한 예의로서 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하지.」
「용서하길 바란다. 마스터.」
「아, 응. 용서할게. 고마워 캐스터.」
캐스터의 정중한 사과에 린은 처음엔 당황하다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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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터, 토오사카 린 플래그 획득?
3)
하여튼, 이래저래 정신이 없다가 령주를 하나 써버린 이 시점에서 린은 생각을 정리했다.
그러니까 캐스터의 말에 의하면, 그는 인지도라는게 전무하다고 한다.
(린은 스스로도 자신의 가슴이 전무하다고 여기는가!?)
현재로서 그녀가 알고있는 캐스터에 대한 정보는...
1. 근미래의 영웅이다.(교복이나 이어폰등을 보아서)
2. 마술사이다.(캐스터이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도 말했으니)
3. 장난기가 있다.(...... 떠올리기 싫다)
4. 청소를 잘한다.(억지로 시켰지만)
5. 잘생겼다.(정녕 플래그를 얻었는가!)
정도이다.
진명도 불명,
보구도 불명,
마술 실력도 불명.
「캐스터.
그래서. 진명은 밝히지 않겠다는 것?」
「아아, 그렇다. 마스터.
물론 나로서는 밝혀도 상관없지만 마스터를 위해서 넘어갔으면 한다.」
「나를 위해서?」
「그렇다. 마스터.
아무리 인지도가 적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영웅 나부랭이.
더군다나 그대와 같은 마술사이기 때문에 나중에 그대와 만날수도 있는 것이다.
그대도 알겠지만 '세계'라는 녀석은 오류를 싫어하기 때문에
그대가 나의 진명을 알고서 훗날 생전의 나를 만난다면,
그대는 분명 '억지력'이라는 녀석에게 제거되겠지......」
캐스터의 대답에 린은 생각에 잠겼다.
분명 캐스터의 말은 일리가 있다.
물론, 그의 말대로 일꺼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충분.
그렇다면, 이쪽으로서는 오히려 그의 진명을 모르는 쪽이 더욱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대로 넘어가기에는 작전 짜기라던가 여러가지가 불편해지는 것도 사실.
그렇다면...
「그렇다면 보구는?」
보구 정도는 괜찮겠지.
「보구 말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구는 없다.」
아, 그래. 보구가 없.....다!?
「그렇다. 마술사인 나로서는 보구라는 존재가 전무.
보구라는 존재를 가질 정도로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것 또한 이유중 하나겠지.」
「그런......」
캐스터의 말에 린이 낙담한다.
뭐야 정말 꽝이였잖아...
-아버지, 저 성배전쟁 이기기는 커녕 살수나 있을까요?
「마스터. 그렇게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낙담하는것은 이르다고 보는데?」
「하지만 보구가 없다며! 서번트 중에는 대마력이라는 스킬을 지닌 녀석들도 있다는데,
마술을 백날 쏴봐야 소용 없는거잖아. 아아, 역시 캐스터는 서번트 중에 최약이라던데...
세이버를 뽑았어야 했는데!!」
「하! 마스터. 잘 듣도록.」
캐스터의 말에 린이 고개를 들어 캐스터를 쳐다봤다.
그런 린을 보면서 캐스터는 천천히 자신감있게 말했다.
「마스터는 캐스터 클래스를 지닌 영웅[최고 마술사]인 내가 인정한 마술사이다.
그런 마스터가 뽑은 카드가 최강이 아닐리가 없지 않겠나?」
그런 캐스터의 말에 린의 얼굴이 밝아졌다.
「흐, 흥! 그건 그렇지. 기대하겠어 캐스터.」
「아아, 그 기대에 보답하도록 하지.」
부끄러워 하면서 말하는 린의 모습을 보며 캐스터가 미소를 지었다.
일류 마술사와 영웅.
이렇게 둘은 파트너가 되어 성배전쟁에 참가하게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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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터, 당신이 한말. 표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