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 11화
1)
「여기는....?」
멍한 정신을 깨우며 미츠즈리가 정신을 차린다.
보이는 것은 완전히 부서진 골목.
생각나는 기억은
신지 녀석이 자신을 덥치려 하고,
어떤 남자가 나타난 것,
그리고 그 인간이 아닌 여성과 남자가 전투에 들어간 것.
거기까지만 기억이 날 뿐.
그 이상은 기억이 끊겼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있다.
그 남자가 자신을 구해줬다는 것을...
「감사의 인사도 못했는데...」
고개를 움직여 주위를 둘러봐도 그 남자는 보이지 않는다.
역시, 보이는 것은 부서진 골목 뿐.
애매한 기억을 다잡아 그 남자에 대해 떠올린다.
푸른 빛이 감도는 그 윤기나는 머리도.
교복을 연상시키는 검은 옷도.
그 잘생긴 얼굴도.
「..........」
미츠즈리의 얼굴이 붉어졌다.
2)
무거운 일격이 머리를 내려친다.
그것을 보이지 않는 검으로 막아든 세이버.
그 강대한 힘에 시멘트 바닥이 파인다.
「--------!」
또 다시 격돌하는 세이버와 버서커.
그 싸움은 전과 다를바가 없었다.
아니, 그때는 지리적 이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무.
압도적인 위용을 보여주는 버서커의 공격을 간신히 막는다.
「@@@@@@@@@@@@@@@@@@@@@@@@@@@@@!!!!」
부검이 바닥의 시맨트를 파며 덤빈다.
「핫---!」
----쾅!
그것을 온힘을 다해 막는 세이버.
전투가 지속될 수록 세이버의 패색은 짙어가고,
린과 에미야의 표정은 어둡게
이리야의 표정은 밝게 변했다.
그러나 그들은 잊고 있었다.
「케.」
어둠에 숨어있는 암살자의 존재를....
3)
「제길- 제길- 제길--!」
이제는 습관처럼 욕설을 내뱉었다.
신지는 얼굴을 최대한 일그러트리며 자신의 종[서번트]을 본다.
「쓸모없는 년!」
「..........」
신지의 욕설에도 라이더는 별다른 말 없이 서있었을 뿐.
그 무반응에 오히려 더 화가난 신지가 한동안 라이더에게 욕설을 해댄다.
「.........」
그것을 덤덤히 넘기던 라이더가 신지의 멱살을 잡아 챈다.
「뭐, 뭐냐! 네년! 가, 감히 마스터에게....!」
그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신지가,
라이더의 손에 여전히 멱살을 잡힌채 말을 더듬는다.
그런 신지의 발 밑에,
-----파파팟!!!
길다란 무언가가 박혀든다.
「......!!」
그 소리에 신지가 자신의 발 밑을 내려다 봤다가, 오줌을 지린다.
발 밑,
그러니까 신지가 방금 서있던 자리에 박힌 것은 검.
흔히들 흑건이라 부르는 검이였다.
「누구십니까?」
라이더가 차분히 입을 열었다.
화살, 흑건이 날아온 곳은 한군데가 아니다.
바닥에 박힌 수는 총 8.
그 수 모두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날아온 것이다.
「.....이거, 아쉽게됐군.」
도로에 드리워진 그림자에서 한 남자가 나온다.
제일 처음 눈에 띄는 것은 백발.
그리고 검붉은 천과 같은 망토.
얼굴에는 기다란 검상이 대각선으로 그어져 있었다.
그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그 녀석을 죽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말이야.」
신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
남자의 말에 신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방금의 공포에 질려,
자신의 바지가 젖은 것도 모르고 있었다.
신지의 표정에 남자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당신... 서번트군요.」
라이더가 남자를 보며 말했다.
남자는 그 말에 어깨를 으쓱이며,
「그렇다. 클래스는.... 어밴져라 할 수 있겠군.」
그녀의 말을 긍정했다.
그녀는 그의 말에 숨을 삼켰다.
그는 말했다.
자신은 어밴져라고.
그것은 그가 비정규 클래스라는 의미.
그런데 저 숨막힐 듯한 마력은 무엇이란 말이가.
--- 그것은 저주에 가득찬 어둠이나 마찬가지.
라이더가 놀라던 말던 신경쓰지 않고, 어밴져가 말했다.
「부서진 환상[Broken Phantasm]」
----------!!!
라이더와 신지의 아래에 있던 흑건들이 모두 폭발한다.
그 강력한 파괴력에 휘말린 라이더와 신지의 몸이 걸레가 된다.
「큭, 이건....!」
라이더가 신음을 흘렸다.
라이더의 신음소리와 신지의 갸냛어진 숨소리를 들으며,
어밴져가 두 손을 활짝 벌리고 말했다.
「나의 이름은 에미야, 에미야 시로!
복수에, 복수를 위해 사는 영웅이자 반(反)영웅인 존재!」
복수자.
이상에 배신당한 기사.
어밴져,
그가 성배 전쟁에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