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 28화
1)
꿈을 꾸었다.
그것은 한 영웅의 탄생.
감정이 없는, 아니 희박한 한 청년이 있었다.
누구와도 우정을 나누지 않고,
누구와도 사랑을 나누지 않았다.
그에게 세상이란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음악이 전부.
그에게 사람이란 그저 존재하기만 하는 존재.
그렇게 감정이 희박한 청년은 홀로 지내왔다.
청년에게 가족이란 존재는 없다.
어릴적 사고로 가족을 잃고,
그저 친척들 집을 전전하며 살아왔을 뿐이다.
그러다 그는 '동료'를 만난다.
은근히 상식이 부족한 학생회장 선배
[키리조 미츠루]
프로테인 중독, 권투 선수인 선배
[사나다 아키히코]
겉으로는 무뚝뚝했지만 실은 엄마같은 '남자' 선배
[아라가키 신지로]
일년 내내 모자를 쓴 친구
[이오리 준페이]
"그것은 요리로 보이지만 죽음에 달하는 맹독"
[야마기시 후카]
명품을 상당히 좋아하던 소녀
[타케바나 유카리]
인간의 마음을 지닌 기계소녀
[아이기스]
건방진 면이 조금있는 꼬맹이
[아마다 켄]
개 ㅡㅡ;;
[고로마루]
모두 그의 소중한 '동료'.
청년은 그들과의 만남에
여러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쌓아갔다.
그리고 심판의 날.
세상은 멸망을 심판 받았다.
절망스러운 그 상황에서.
그는 리더로서, 친구로서, 동료로서,
앞으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
파멸의 탑을 오른다.
그 끝도 없는 탑을 동료들과 함께.
싸우다 지쳐도, 싸우다 다쳐도.
그와 그의 동료는 멈추지 않았다.
동료에게 배신당하기도 했다.
--그는 나아갔다.
동료 죽기도 했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동료들 사이의 불화도 있었다.
--그는 끝도없이 올라갔다.
모든 희망이 무너졌을 때도 있었다.
--그는 절대 꺽이지 않았다.
불화, 죽음, 배신, 부서진 희망.
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거지?
그는 나아갔다. 그는 올라갔다.
동료의 죽음을 딛고, 배신을 딛고, 나아갔다.
그리고 그는......
2)
짹-짹-짹-
창밖에서 참새가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저혈압이기 때문에 아침은 힘들지만,
그런 꿈까지 꿔버렸는데 일어날 수 밖에.
「그건... 역시 캐스터의 꿈인가...?」
린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녀의 뇌리를 스치듯 지나가는 캐스터의 얼굴.
「그만 일어나야지.」
린이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섰다.
3)
거실은 아무도 없는지 쥐 죽은듯 조용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6시.
평소의 에미야 저택이라면 활발히 움직일 시간이였지만,
역시나 어제 연속된 전투와 사건에 모두 피곤한 듯하다.
린은 거실에 앉아 조용히 어제 일을 떠올렸다.
보구를 사용해 어밴져를 공격했던 캐스터.
그리고 밝혀진 진명은 역시나 그녀가 모르는 이름.
캐스터의 말대로 그는 지명도가 낮은 듯 했지만,
보구는 사기 수준이였다.
하지만....
「일어난 건가. 린?」
이어지려던 린의 사고가 캐스터의 등장에 멈춘다.
푸른 머리에 검은 교복을 입은 미남자, 캐스터.
그런 그의 귀에는 이어폰이 껴있었고,
교복에는 에이프런이 착용되어 있었다.
그리고 한손에는 국자를 다른 손에는 나무 젓가락.
....묘하게 잘 어울린다.
「캐, 캐스터. 그 모습은?」
「음? 아아, 이 모습 말인가.
평소와는 달리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기에 내가 요리했다.
연속된 전투에 지쳤을테니,
아침에 어울리는 간단한 스테미너 음식을 만들었지.」
「..........」
「음... 이상한가?」
아니, 무척이나 잘 어울리십니다.
4)
「츠키! 나왔어!!!」
타이가의 건강한 외침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쿵쾅거리며 가까워지는 발소리.
지금 에미야가 깨어있다면 분명 잔소리를 했을거다.
「아이참! 후지언니, 소리지르지 말라니까.」
「타이가. 아침부터 민폐입니다.」
「타이가. 시끄러워.」
「후지무라 선생님. 조용히하세요.」
타이가의 고함에 깨어난 것인지,
에미야 저택의 사람들이 모조리 깨어나 타박을 논다.
「으으, 캐스터, 애들이 괴롭혀...」
타이가가 달라붙으며 하소연을 하지만 자업자득.
「으으으, 캐스터까지.」
타이가가 삐져서 구석에 쭈그린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역시 타이가는 즐거운 사람이다.
5)
「잘먹겠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말하며 식사를 시작한다.
참고로 이번 아침 요리는 전부 캐스터가 만든것.
에미야가 그것을 알고는
「죄송해요. 제가 만들었어야 했는데...」
라고 사과해왔었지만,
캐스터는 상관 없었다.
「와! 이거 꽤 맛있네!」
「흠흠, 츠키의 요리솜씨에 손색이 없을 정도군요.」
극찬을 아끼지 않는 타이가와 세이버를 보며,
캐스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츠키가 잘도 다른 사람에게 요리를 양보했네?」
타이가가 그런 말을 하자, 캐스터는 별다른 생각없이.
「모두 어제일로 피곤해서 곤히 잠들어 있었지.
하긴, 어제 저녁에 그렇게 격렬했으니...」
라고 오해의 가능성이 담긴 말을 했다.
격렬? 저녁? 피곤?
그 말에 타이가의 머리를 스쳐가는 과정들.
1. 어제는 애들이 단체로 학교를 빠졌었다.
2. 그래서 자신이 데이트를 가냐고 놀렸었다.
3. 다른애들이 아니라고는 했지만, 진짜였다.
4. 1 : 5 의 데이트를 즐겼다.
5. 그렇게 분위기가 올랐을 저녁 무렵.
6. 남자와 여자의 이렇고 저런 일을....
「그런건-----! 허락 할 수 없어!!!!!!!!!!!!!!!!!!!!!!」
망상에 빠진 호랑이가 표호한다.
갑작스런 타이가의 고함에 모두가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그 눈빛들을 받으며 타이가가 계속 폭주.
「캐스터! 하렘이라니! 6P(?)라니! 츠키에게 이런짓(?) 저런짓(?)을!!!」
「하?」
타이가의 폭주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캐스터가 멍하니 있는다.
그러나 그 말에 담긴 뜻을 알아차린 여인들을 얼굴을 붉히고,
「후지 언니! 그만해! 창피하게...」
「앗! 창피하다고! 설마... 정말이었던 게냐!!!!!!!!!!!!!!!!!!!!」
에미야가 말리려고 했다가 일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라며 캐스터가 주위에서 얼굴을 붉히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지만,
대답해주리 만무했다.
6)
어찌어찌 타이가가 폭주를 멈췄다.
자신이 오해한 줄 알아챈 타이가가 땀을 뻘뻘흘리며 눈을 피했지만,
에미야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결국 항복을 선언.
평화로운 아침이 다시 재개 되는듯 했더니...
「---저건 누구?」
타이가가 그제서야 알아챈듯.
루비아를 가리켰다.
「아, 저분은...」
「안녕하세요. 루비아 젤릿타 에델펠트 입니다.」
「아, 응. 난 후지무라 타이가.」
어제 저녁의 전투 이후로 동맹을 맺게된 루비아.
덕분에 이렇게 에미야 저택에 살게 되었다.
「저기. 저 사람은 왜 온거야?」
타이가가 평소와는 달리 조심스래 물어본다.
평소와 다르게 왜 그러냐고 물으니,
「왠지 토오사카랑 같은 냄새가...」
과연 호랑이, 코가 민감하다.
어쨌든 타이가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이리야였다.
「응? 루비아는 어제 우리랑 같이 했던 사이야.」
덧붙여서 그럴듯하게 하숙 이유를 설명하는 이리야.
이리야의 말에 타이가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그마하게...
「7P ?」
라고 했다.
아직도 의심을 풀지 못한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