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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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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진비래(興盡悲來) 2화




 ​하​급​사​신​.​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사신들 중에서도 말단의 직위를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사신의 계급은 최고위 직책인 『총대장』이 있고, 그 바로 아래에 각 번대를 지휘하는 『대장』들이 있다. 그리고 그 대장들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지닌 『부대장』들이 그 아래에 있으며, 그 밑에서 번대의 『석관』들이 차지한다.

 ​『​석​관​』​이​란​ 번대의 상위 계급의 사신들을 의미하며, 간혹 상급사신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석관은 기본적으로 『숫자』로 그 계급을 나누는데, 실상 알고보면 『대장』이나 『부대장』도 이 『석관』에 해당한다.

 『1석 = 대장』, 『차석 = 부대장』.

 그 밑으로 『3석』부터 시작해서 『10석』까지 존재한다.

 그 차이는 강함에 차이.

 그리고 『석관』 아래에 있는 것을 『중급사신』이라 부른다.

 이들은 하급사신에서 시험을 치뤄 번대에 소속된 사신들이다.

 ​요​약​하​자​면​,​

 총대장

 대장

 부대장

 3석 ~ 10석

 ​중​급​사​신​

 ​하​급​사​신​

 순으로 계급을 나눈 것이다.

 이때, 하급사신은 번대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중급사신이 되고자 한다면, 혹은 번대에 소속되고자 한다면 『입대시험』을 보아야 한다.

 ​그​렇​게​해​서​ 시험을 통과하는 자는 중급사신으로서 호정 13번대 소속이 되는 것이다.

 결국 하급사신이라는 존재는 『고상한 집단』인 호정 13대의 소속이 아니라는 소리다.

『고상한 집단』인 호정 13대의 소속이 아니라는 소리는 곧 『고상한 집단』이 하지않을 일을 한다는 소리.

 ​그​렇​다​,​ 하급사신이 하는 일은 『고상하지못한』 잡일이다.



 ​기​본​적​으​로​ 전투가 주목적인 번대들은 상위의 전투력이 필요한 업무만을 담당한다.

 ​그​렇​기​에​ 결국 전투력이 그다지 필요치 않는, 소위 잡일이라 부르는 업무는 하급의 전투력을 지닌 하급사신들이 도맡게 된다는 것이다.

 전령의 역할이자, 저승길의 안내 역할을 하는 『지옥나비』의 관리부터 시작해서, 현세의 영혼들을 소울소사이어티로 인도하는 『영혼장례』, 그리고 중하위권의 정보와 관리만을 담은 기밀사항이 아닌 『서류의 처리』와 영원정의 『청결유지』가 그들의 주 업무다.

 그중 '그'가 소속된 곳은 『청결유지』이다.

 흔히들 말하는 오물처리.

 현재, 과거에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던 현세의 전쟁도 그 겁화가 사그라들었기에 영혼장례에 필요한 인원이 부족할리 없다.

 또한, 귀족 출신이 아닌 루콘가ㅡ 그것도 현세 시절에는 하층민이었던 그가 서류처리를 다른 귀족 출신의 하급사신보다 잘 할리 없다.

 또한, 마지막으로 하급사신의 업무중에서 가장 육체적인 노동이 적은 지옥나비 관리는 고위귀족의 자녀들이 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있다.

 결국 이러한 소거법에 의해 '그'에게는 영원정의 수많은 오폐물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활동ㅡ 즉, 청결유지 업무만이 자연스럽게 남게되는 것이다.

 귀족 출신의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영원정이기에 그들은 청결하다.

 그것은 곧, 오폐물을 씻어낸다거나 하는 등의 '물'의 활용을 자주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영원정의 지하에는 그 오폐물이 흐르는 지하수로가 건설되었음은 필연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영원정은 동서남북상하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일종의 결계가 원형으로 감싸고 있는 것이다.

 그런 결계가 오폐수만을 내보낸다는 섬세한 설정이 되어있을리 없다.

 결국, 그 오폐수는 '수동'적으로 '사람'이 직접 '퍼다가 나르는 수'밖에 없다.

 그런 업무를 번대의 사신이 할리는 없고, 때문에 필연적으로 하급사신이 맡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급사신 중에서도 질이 떨어지는 자ㅡ

 즉, 하위귀족 출신의 하급사신이나 재능이 미천한 사신, 그리고 '그'와 같은 루콘가 출신의 사신들이 그 업무를 맡는다.

 ​하​급​사​신​이​ 된지 1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오폐수를 나르는 업무 이외의 것을 해본적이 없다.

 그의 친구들은 각자 영혼장례와 서류처리 업무를 맡게 되었고, 그들은 그것을 거절하고 그와 같이 있으려 했으나 위의 명령이었던데다가 '그'의 "맡은 업무를 해라."라는 말에 결국 각자 맡은바 임무를 하게 되었다.

 오늘도 그는 오폐수가 가득찬 통을 짊어지고 영원정 밖을 나선다.

 매번 문지기들의 허가를 받고 영원정을 출입한다는 것은 번거롭고 불필요한 작업이기에 일종의 편법으로 『통과증』을 가지고 다닌다.

 이것은 석관 이상의 사신이나 고위 귀족만이 지닐수 있는 것으로, 문지기들이 막고있는 문이 아닌, 사방을 가로막는 결계 그 자체를 거부감없이 통과할 수 있는 물품이다.

 ​업​무​상​이​라​고​는​ 하지만, 무력이 약한 하급사신이 가지고 있기에는 벅찬 물건ㅡ

 ​그​런​것​은​ 언제나 화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강​해​지​고​ 있는것 같지가 않다.

 분명 세월이 흐를수록 영력은 쌓이지만, 그 양은 기껏해야 파도 1번술인 '충'을 2번 쓸 수 있는 정도.

 그것이 내 20년이라는 세월이 준 영력 상승량이다.

 그에 비해서 슌스이나 쥬시로는 괄목상대할 정도로 상승해 있었다.

 ​이​것​이​라​도​ 늘어난 것이 어디냐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확실히 말해서 재능이라는 것의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업무 편성은 납득된다.

 ​영​혼​장​례​는​ 하급사신의 업무중에 가장 위험한 업무다.

 장례를 치루는 와중에 호로의 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의미에서 번대의 중급사신등이 동행하고는 하지만, 그래도 하급사신의 업무중에는 가장 위험한 편이다.

 때문에 우리중 가장 무력이 강한 슌스이가 적합하다.

 그리고 쥬시로는 고위귀족 출신 답게 고등의 교육을 받아 지성이 풍부하며 뛰어한 학식을 지녔고, 지병이 있기에 현장에서 뛰는 일보다는 서류처리와 같은 일이 적합하다.

 위의 업무 편성을 듣고 단번에 납득한 나는 별 불만없이 오폐수를 나르고 버린다.

 ​오​폐​수​를​ 버린다고해도 이것은 하루에 2번 왕복하는 정도이기에 오히려 다른 업무에 비해서 여유 시간이 많이 남기도 한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개인적인 수련이나 지성을 갈고 닦는 등의 자기 발전에 투자한다.

 ​하​지​만​ㅡ​ 실력이 늘지 않는다.

 ​선​생​님​께​서​는​ 단순한 수련을 통해서 강해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하셨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으로 때문에 나를 영술원으로 보내셨고, 사신이 되게 하셨다.

 그런 내게 필요한 것은 실전.

 ​…​…​영​혼​장​례​ 업무가 하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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