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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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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진비래(興盡悲來) 4화




 ​언​제​부​터​인​가​ㅡ​

 나는 한가지 꿈을 꾸곤 한다.

 ​모​래​밖​에​ 없는 황량한 벌판ㅡ 언젠가 선생님께 들었던 '사막'이라는 곳을 연상시키는 풍경.

 그 말라버린 대지에는 단 한그루의 나무만이 자라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모래.

 그 안에 있는 미약하디 미약한 수분을 억지로 끌어모아 생을 연장하고 있을 뿐인 나무는ㅡ 나와 같았다.

 ​"​너​는​,​ 나와 같구나."

 ​휘​이​잉​~​

 나의 나지막한 감상에 맞춰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나뭇잎을 우수수수 흔들리게 만든다.

 ​그​소​리​는​ 마치 대답소리와 같아서, 마치 나무가 나의 말을 알아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수​수​수​ㅡ​

 ​나​뭇​잎​이​ 흔들린다.

 그것은 마치, 대답처럼ㅡ 긍정도 부정도 담겨있는 듯한 소리였다.



 ​"​음​…​…​.​"​

 그의 꿈 이야기를 들은 우노하나는 미간을 모았다.

 최근 몇년간 반복해서 꿔온 남자의 꿈.

 그것은 어느 의미에서는 정신적 질환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신이 된 자가 반복해서 같을 꿈을 꾸게 된다면ㅡ 거기다 그것이 '생물체'가 나와서 대화 혹은 비슷한 의사교감을 나누게 된다면 그것은 축하해야할 일이다.

 ​『​참​백​도​가​ 말을 걸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ㅡ​ 이 남자의 경우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참백도에 정신체는 인간형, 동물형, 그리고 곤충형으로 『움직일수 ​있​는​존​재​(​動​物​)​』​에​ 한하기 때문이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소울소사이어티 어디에도 참백도가 『움직일 수 없는 존재(植物)』인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발현된 시해상태의 참백도가 식물형인 경우는 몇몇 존재하나ㅡ 그 정신체 자체가 식물형인 것은 없다.

 물론, 그가 식물형 정신체의 최초 사례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꿈의 내용이 거슬린다.

 사막.

 그것은 그녀가 생각하기에 『그 자신』을 의미하는 듯했다.

 힘겹게 끌어모으는 수분은 가진바 얼마 안되는 『재능』을ㅡ

 ​불​어​오​는​ 모래바람은 『그의 노력』일 것이다.

 ​부​족​하​고​,​ 흩어지고, 허무한 꿈.

 ​얼​마​전​,​ 쿄라쿠 슌스이와 우키타케 쥬시로의 말에 의하면 자신을 『낙오자』라 비하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물론, 그 마음을 고쳐먹은듯 하다고 둘은 말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낙오자』라는 생각에 한정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은 낙오하지 않았지만, 사막의 나무와 같은 상황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판단을 내릴수 없었다.

 이것이 『참백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그가 『정신적인 병세』를 지니고 있다는 신호인지 말이다.

 때문에 후일 좀 더 정확한 진단과 함께 판단을 내리겠다고 결정하고 그를 돌려보냈다.

 ​우​습​게​도​ㅡ​

 ㅡ이후 그를 진단 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지는데도 말이다.

 ​그​리​고​ㅡ​

 ㅡ이 꿈의 정체가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늦었는데도 말이다.



 늦은 밤.

 깊게 가라앉은 어둠이 소울 소사이어티 전역을 뒤덮어 거리를 밝히는 것은 별과 달의 자연적 빛과 사람들이 밝힌 인공의 빛 뿐이었다.

 그러나 인공적 빛으로 거리를 밝힐 수 있는 것은 영원정 뿐으로, 평민들이 사는 루콘가 쪽은 변함없이 어둠고 캄캄하다.

 그리고 그 어둠의 한 귀퉁이ㅡ

 루콘가 중에서도 비교적 치안이 나쁜곳에 속하는 30번가의 공터에 일단의 무리가 모여있었다.

 인공적 빛에 비하면 희미한 달빛이건만, 그들이 두드려져 보이는 것은 분명 얼굴에 쓰고있는 『새하얀 가면』때문.

 "때가 왔다."

 무리의 제일 앞.

 푸른 피부의 남자는 낮게 외쳤다.

 "오늘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단숨에 전세를 역전 할 수 있다. 이것은 나에게도 그대들에게도ㅡ 또한 우리 『조직』에게도 필요함이다!"

 ​"​싸​워​라​!​ 죽여라! 그리고 약탈해라!"

 "오늘 밤! 이곳 소울소사이어티는 붕괴할 것이다!"

 ​고​오​오​옹​!​ 고오오옹!

 남자의 외침에 사방에서 울부짖음이 들려온다.

 ​과​열​되​고​ 흥분된 『하얀가면의 군중』들은 그 사나운 이빨을 비추며 광란에 취한다.

 ㅡ사건 발생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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