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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원작 |

흥진비래(興盡悲來) 6화




 ​"​5​대​귀​족​가​문​이​라​고​ 해서 기대했더니, 생각보다 약하군."

 ​널​부​러​진​ 시바가문의 사람들이었던 시체를 밟으며, 그ㅡ 디에즈 에스파다는 남은 가문의 일원들을 도발했다.

 그 도발에 참지 못하고 몇몇 사람들이 달려들었지만, 단순한 일검에 그들은 모두 몸과 머리가 분리되어버렸다.

 ​시​시​하​다​,​ 라고 중얼거린 에스파다는 그대로 남은 가문사람들에게 다가간다.

 남은 이들이라고 해봐야, 성인은 몇 되지도 않고 대다수가 어린아이 뿐.

 ​에​스​파​다​의​ 검이 올라간다.

 그리고 그 검은 낮게 호를 그리며 어린아이들을ㅡ

 ​ㅡ​파​지​직​!​

 작은 스파크.

 ​잠​시​간​의​ 번뜩임에 에스파다가 미처 인식을 마치지 못했을 때, 하늘에서 떨어져내린 빛은 에스파다의 옆에 있던 호로들의 목숨을 단숨에 삐앗아 갔다.

 위력을 보아하니 못해도 부대장급, 잘하면 대장급.

 그렇게 판단한 에스파다는 동요를 보이지 않고 그 빛의 원인이라 여겨지는 인물을 본다.

 격렬한 싸움의 흔적 탓인지 몸 이곳저곳이 베여 옷과 피부가 너덜너덜해졌지만, 자세히보면 출혈만 많을뿐 치명상인것은 없다.

 그리고 시선의 끝에 있는 사람은 금색 검신을 지닌 참백도를 든, 『시바 우에슌』이었다.



 검을 겨눈 노인ㅡ, 『시바 우에슌』의 안색은 심히 파리했다.

 그도 그럴것이, 『억지로 영력을 썼으니』 신체가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조금씩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노인의 옷은 이곳저곳이 심하게 찢겨져있고, 그 틈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피부는 크고 자잘한 상처가 새겨져 피를 뱉고 있었다.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이미 쓰려져도 이상할 것 없는 노인이 쓰러지지 않은 이유는 뒤에 위치한 자신의 가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과​연​,​ 썩어도 준치란 말인가. 노쇠한 퇴물인줄 알았지만 아직도 이토록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순​수​하​게​ 감탄하는 푸른 피부의 청년ㅡ 디에즈 에스파다는 자신의 주변에 널부러져 절명한 검게 그을린 자신의 수하들이었던 자들의 시체들을 아무런 감흥없이 무시했다.

 ​관​심​있​는​건​ 오로지 노인이 가진 무력!

 디에즈 에스파다 그가 이 거래를 받아들인 것은 자신의 『조직』을 위한 길이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여러 사신 강자들과 싸우고 싶다는 욕구가 더 크다.

 그런 그에게 퇴물인줄 알았던 『전 11번대의 대장』이란 직함을 지닌 노인이 사실은 퇴물이 아니었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그 기쁨을 담은 눈동자가 새기고 있는 것은, 우에슌이 들고있는 금색 검신을 지닌 검ㅡ

 ​"​그​것​이​ ​『​진​황​(​震​荒​)​』​인​가​.​"​

 ​염​열​(​炎​熱​)​계​의​ 최강의 검이 ​『​류​인​약​화​(​流​刃​若​火​)​』​라​면​,​ 진뢰(震雷)계 최강의 검은 우에슌의 ​『​진​황​(​震​荒​)​』​이​다​.​

 그 이름-震荒- 어울리지 않게 고요할 뿐인 검이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왠만한 호로 무리들을 감전시켜 태워 죽이는 참백도이다.

 ​하​지​만​ㅡ​

 ​"​그​정​도​ 가지고는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다."

 시해를 했을 뿐인 상태였기에, 아무리 진뢰계 최강의 검이라 할 지라도 에스파다에게 상처를 입힐 수는 없었다.

 때문에 『신체적 문제로 은퇴했던』 우에슌은 언젠가, 『우노하나 대장』의 "만해는 쓰지 마세요."라는 충고마저 결국 흘려버린다.

 ​'​미​안​하​오​…​…​.​'​

 자신이 주저하는 바람에 힘을 발휘한 시점이 늦어 먼저 죽은 가문의 사람들에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충고를 무시해버려 우노하나 대장에게 미안한건지, 그도 아니면 다른 가족에게 미안한건지 모를 중얼거림.

 ​그​러​나​,​ 자신이 참백도를 해방하지 않으면 결국 자신은 물론, 남은 가문의 사람들 마저도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우에슌이 나직히 말한다.

 "만, 해ㅡ."

  ​그​ 나지막한 언령과 함께 고요했던 진황이 그 이름에 걸맞게 갑작스레 거친 뇌전을 뿜으며 어두운 밤을 노란 빛으로 밝힌다.

 ​"​『​찢​어​ 갈라라, ​제​쇄​진​황​(​諸​碎​震​荒​)​』​"​

 파앗! 하고 뭉쳐 막혀있던 영압이 한순간에 폭발한다.

 ​쿵​소​리​와​ 함께 소울소사이어티 전역에 퍼져가는 우에슌의 영압.

 그와 동시에 검은 물론, 신체가 푸른 뇌전으로 감싸인 우에슌은 주변에 흐르는 시끄러운 뇌전과는 달리 고요한 눈으로 에스파다를 쳐다보았다.

 단순히 마주서있는 것 만으로도 짜릿짜릿 느껴지는 노인의 영압에 디에즈 에스파다는 웃음을 터트리며ㅡ, 갑작스레 달려들었다.

 ㅡ캉!

 ​쇳​소​리​가​ 낮게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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