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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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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師表) 8화




 ​사​람​이​던​ 사물이건, 모든 것은 낡으며 닳고 풍화되어 간다.

 그것은 물질적인 것일 수도, 또는 정신적인 것일 수도 있으며, 그렇기에 시간은 흐른다고 불리운다.

 솔직히 말한다면, 그의 정신은 꽤나 예전부터 풍화되어 왔다.

 ​어​쩌​면​,​ 최초ㅡ 마을이 도적들에게 습격당했던 그 때부터, 그의 정신은 마모되고 있지 않았을까.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하더라도ㅡ, 계속되는 폭풍우는 바위마저 풍화시킨다.

 너무 마모되어 갔던 탓인가.

 ​친​구​였​던​ 둘과의 차이를 확실히 깨닫고 이별을 한 직후, 그는 서서히 망가져갔다.

 ​겉​으​로​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평소와 같이 수업을 가르치고, 술을 마신다.

 다만, 수업은 전과 달리 죽어있는 수업이었으며, 술의 량도 점점 늘어가기만 했다.

 결코 드러나지 않는 변화였지만, 그것은 작은 실금과도 같아서 나중에 커다란 충격을 주게되면 무너지게할 변화였다.

 그의 의지는 그렇게 무르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어떠한 자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반복된다면, 그라 할지라도 결코 피해갈 수 없다.

 점차 무너져가는 그를 보며, 의도한 자ㅡ 아이젠 소스케는 웃었다.

 ​영​술​원​에​ 있을 때부터, 부대장이 될 때까지 줄곧.

 햇수로 치자면 백단위가 넘는 시간동안 틈틈이 주기적으로 조작해왔다.

 ​친​구​와​의​ 이별은 물론, 가족과의 불화, 안풀리는 직장, 꼬이는 인간관계.

 ​어​느​것​이​든​ 이용했고, 어느것이든 사용했다.

 다만, 놀라운 점은 그가 『아직도 완전히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일까?

 ​하​지​만​,​ 그것도 이제 슬슬 끝이다.

 그에게 남은 것은 단 두가지.

 이 두가지마저 무너트린다면… 과연 그때에도 이렇게 버틸수 있을까?

 실험은 완성단계였다.

 ​그​렇​기​에​ 아이젠은 웃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경화수월과 기타의 요소를 이용해 그가 가진 두가지 중에 하나인 『의미』를 빼앗았다.

 그래, 그의 의미.

 ​그​것​은​ㅡ​



 그날은 여느날과 같은 날이었다.

 평소와 같이 눈을 떠서 출근을 한 날.

 ​그​러​나​,​ 수업을 들어가기전 영술원의 원장에게 불려간 그는 평소와는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자네에 대해서 중앙46실이 직접 공문을 하달했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그 불길함마저도 대수롭지않게 넘어간 것은 그가 모든것을 포기하고 있던 와중이기 때문인가.

 원장이 나직히 말했다.

 ​"​중​앙​4​6​실​의​ 판결에 의거한바, 그대의 사신 자격은 이시간부로 박탈하네."

 ​스​승​님​이​ 남겨주신 의지의 증거.

 그가 노력해왔다는 증거이자 의미.

 그것이 단 한순간의 물거품으로 흩날렸다.

 - 7화 사표(師表)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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