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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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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휴의(萬事休矣) 1화




 사신 직위를 박탈당하고 루콘가에 강제로 유폐된지 몇 달이 지났다.

 최근 루콘가는 변사사건에 의해서 시끌벅적했다.

 근 한달간, 루콘가의 주민이 행방불명되는 이상한 사건.

 옷만 남기고 흔적없이 혼백이 사라진다는 이 변사사건은 루콘가는 물론 정령정마저 술렁이게 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에게 별로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중​앙​4​6​실​은​ 그에게서 사신의 자격을 박탈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가 루콘가의 어느 지구에 머물 것인지에 대한 자유도 박탈했다.

 ​『​중​앙​4​6​실​이​ 정한 지역에서만 거주 할 수 있다』라는 조건.

 그것은 명백히 이상한 조건이었지만, 중앙46실이 정한 조건에 이의를 제기 할 수 있을리 없었다.

 때문에 가족들과 떨어져서 유폐되어 있는 상황.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른다.

 그에게 주어진 것은 그저 무한한 시간과 간단한 도구 뿐.

 ​무​료​함​을​ 달래고자 검을 들 '의미'마저 잃었다.

 그래, 그는 이제 빈 껍데기나 다름없는 남자였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할당된 지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곳저곳을 산책이라는 명목하에 떠돈다.

 그리고 그는 보았다.



 그녀, 시바 시즈카는 총대장의 명령으로 다른 부대의 대장 부대장들과 함께 9번대를 지원가면서도 이상한 예감을 느꼈다.

 ​4​번​대​의​ 부대장이라는 직함을 얻고 난 뒤로 수년.

 그리고 그 전 수백년을 통털어서 이런 예감을 느낀것은 세번째였다.

 ​첫​번​째​는​ 여화사건이 있던 날의 밤.

 ​할​아​버​지​가​ 죽었고, 그가 실종 되었던 때였다.

 ​두​번​째​는​ 백여년 전의 밤.

 업무로 찾아간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우키타케 쥬시로 대장과 쿄라쿠 슌스이 대장이 묵묵히 술을 먹던 날의 밤이었다.

 그 당시 둘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날을 기점으로 '그'의 상태가 점차 이상해져 갔기에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세번째가 오늘 밤.

 그 불길한 예감은 맞았다.

 훗날 바이자드 사건이라고 알려질 밤이 시작된 것이다.

 ​바​이​자​드​화​된​ 사루가키 히요리의 검에 베이며, 그리고 토센 카나메와 아이젠 소스케, 이치마루 긴의 배신을 목격하며ㅡ

 ​마​지​막​으​로​ 그녀 스스로가 호로화가 되어가며ㅡ

 이성이 마비되어가며 목격한 것은 그녀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었다.



 호로와 사신의 경계를 무너트린다.

 ​그​것​으​로​ 사신이던 호로던간에 그들은 자신의 혼백이 지닌 한계강도를 깨부수고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터다.

 ​우​리​하​라​ 키스케가 만든 붕옥은 그런 의미에서 안성맞춤이다.

 몇번의 실험을 통해서 붕옥이 단순히 『허무는 것』만이 능력이 아님을 깨달았지만, 이미 사신과 호로의 경계를 깨는 실험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것은 단지 사신과 호로의 경계를 부수는 실험만을 겸하는 것이 아니다.

 좀 더 근본적인 실험.

 때문에 『그』를 실험대로 올리는 것에 한점의 의혹도 없다.

 ​『​정​신​력​이​ 강한 사람의 정신이 무너지는데 걸리는 시간과 요소들』이라는 실험은 어떤 의미에서는 무의미하고 쓸모없는 실험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신과 호로의 경계를 깨고 그것을 수습하여 자신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 단순히 육체만의 이야기가 아닌 정신적인 문제가 포함되어 있음을 이미 몇차례의 실험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의의를 지닌다.

 이 실험에 선택된 수많은 실험대상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그』이다.

 ​정​신​력​이​ 강해서 오히려 점점 강도높은 시련을 맞는 그였지만, 내 입장에서 본다면 아주 안성 맞춤인 실험체겠지.

 거기에 경화수월이 『눈이 보이는 자』에게만 통용된다는 한계를 『영안을 가진자』에게도 통용된다며 한계를 확장시켜주는 실험 결과마저 보였다.

 사실, 영력의 흐름이 이상하다고 여겼지만 그가 영안을 지녔다는 것을 알게된것은 굉장한 우연이었다.

 ​하​지​만​,​ 영안은 『눈』이라고는 할 수 없었기에 과연 경화수월이 통할지가 관건.

 때문에 그의 정신력을 실험하면서 경화수월의 가능 여부도 확인해봤다.

 결과는 영안에도 경화수월이 통한다는 것을 확인.

 영안이 영력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화수월은 시각적인 의미에서 영력의 이용에도 통용되는 것인가?

 ​아​니​면​,​ 영안 자체가 『본다』라는 의미를 지녔기에 경화수월이 통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영안에 대한 경화수월의 활용범위에 대한 실험이 아니다.

 바로 그의 정신력을 확인할 마지막 실험.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사신과 호로의 사이를 허무는 실험을 겸한다.

 그래ㅡ 이번 실험 방법은 간단하다.

 ​호​정​1​3​대​의​ 여러 대장과 부대장을 대상으로 ​실​험​(​바​이​자​드​)​하​며​ 동시에 『그』의 정신력의 실험을 겸한다.

 때문에 손을 써, 중앙46실이 말도안되는 조건으로 그를 실험이 행해질 장소에 머물게 했다.

 또한, 그의 가족인 시바 시즈카가 이 실험에 참여할 것을 종용했다.

 ​호​로​화​된​ 가족과 동료, 그리고 제자였던 자들.

 이성이 마비된 그들은 주위의 것을 무차별적으로 습격할 것이다.

 ​아​마​도​,​ 그 또한 습격당하겠지.

 자신을 습격해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그는 과연 어떠한 반응을 보일 것인가?

 자신을 습격해오는 그들에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검을 들것인가?

 ​아​니​면​,​ 순순히 그 목을 내어줄 것인가?

 그도 아니면?

 실로, 흥미로운 실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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