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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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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結末) 5화


 

"깨져라, 경화수월."

 그 해언에 세상이 변했다.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푸른색이었던 하늘이 검게 변했고, 그 검은 하늘을 별과 달이 밝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변화를 하야나기 카이쥰은 알아채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비록 최면이었으나 참수 때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정신이 죽은 하야나기에게 아이젠이 말했다.

 "사실 당신은 버리는 말이었습니다, 선생님. 광증에 빠져 스스로를 잃고 헤매는 순간에는 말이죠. 하지만 그것이 변경되었습니다. 당신은 스스로 재기한 것입니다."

 아이젠 소스케가 정신력이 강한 이를 찾은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그는 한계강도를 위해서 호로와 사신의 벽을 허물기를 원했으며, 그로 인해 수많은 실험을 통해 호로화의 벽을 넘기는 조건 중에 하나가 자신의 내면에 있는 호로의 인격을 쓰러트리는ㅡ 즉, 정신력의 강함이 관건임을 알았다.

 때문에 일견 쓸모없어 보이는, 『강인한 정신력이 견딜 수 있는 한계』에 대한 실험을 행한 것이었으며, 실험 결과로 확신을 얻었다.

 ​그​리​하​여​ 행했던 실험이 바로 『바이저드』실험.

 그 결과로 그는 호로화한 사신들을 만들었으며, 하야나기 카이쥰이라는 남자를 미치게했다.

 그 후로도 몇가지 실험을 통해서 호로화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얻은 그는 이어서 자신이 계획한 일에 『아란칼』들의 힘이 필요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마땅한 후보가 없더군요. 제 손발이 되어 호로들의 세계ㅡ 『웨코문드』를 빼앗을 말이."

 때문에 아이젠은 고민했다.

 다른 강력한 정신력을 가진 이들을 호로화 시킨다면, 유야무야 지나갔던 『바이저드』 사건이 다시금 대두되며, 어쩌면 자신의 꼬리가 밟힐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또다시 무분별하게 루콘가의 주민들을 상대로 실험했다가는 마찬가지의 결과를 얻을 것이다.

 필요한 것은 확실하게 호로화가 되어줄 존재.

 그리고 그것을 고민하던 아이젠에게 하나의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ㅡ그의 최초의 시험 대상 중의 하나였던 하야나기 카이쥰이 있던 것이다.

 ​『​바​이​저​드​』​ 사건 때, 아이젠은 히라코 신지 등을 호로화 시켰다.

 그리고 그 호로화는 전염병과도 같이 주위의 이들도 같은 길로 이끌었다.

 ​거​기​에​는​ 시바 시즈카 또한 포함되어 있었고…….

 ​그​런​데​,​ 단 한가지 이상한 점은 분명 시바 시즈카에게서 공격을 받았던 하야나기 카이쥰은 호로화에 대해 전염이 되어야 했는데도 호로화가 되질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사실 그의 내면의 호로가 진즉 하야나기에게 소멸되었던 탓이었지만, 그것을 알리 없던 아이젠은 최후의 실험에 들떠있던 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그와 같은 빈틈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넘어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전, 디에즈를 비롯한 아란칼들의 침입에 의해서 다시금 의문점으로 대두되었다.

 ​디​에​즈​와​ 싸움이 있고 얼마 후, 하야나기는 시바 카쿠지에게 가슴을 꿰뚫렸다.

 ​정​확​히​는​ 쇄골부분으로 그곳은 영력생성을 담당하는 기관ㅡ 백수가 존재하는 곳이다.

 분명, 확실한 죽음을 노리고자 그 부분을 찔렀던 것이 틀림 없었고, 확실히 백수 부분을 찔린 하야나기는 죽음을 맞았어야 정상이었다.

 ​왜​냐​하​면​,​ 그의 백수는 예전 디에즈에 의해서 거의 파괴된 상태였기에 이번 공격으로 완전히 파괴되어야 했으니까.

 ​그​런​데​,​ 그는 죽지 않았다.

 왜냐? 그것은 바로, 『호로화』가 되었던 탓이다.

 우스운 이야기였다.

 ​『​바​이​저​드​』​사​건​ 때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던 그가 카쿠지의 검에 백수를 꿰뚫리는 바람에 호로화가 되다니.

 그런데 그것은 사실 우스운 이야기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의 호로의 인격은 예전에 그에 의해서 소멸되었다.

 ​하​지​만​,​ 카쿠지에게 공격을 받기 직전, 그는 또 하나의 호로 인격을 지녔던 것이다.

 바로ㅡ 『그의 몸에 기생을 하려다가 당했던 호로』가!

 과거의 호로 인격이 죽었다.

 그러나 인간은 마이너스 감정이 사라지질 않는 존재인데다, 하야나기는 그 인생이 험난하며, 미치기까지 하는 바람에 마이너스 감정이 많다.

 거기에 호로 한마리가 기생했다가 퇴치를 당했으니, 이러한 조건이라면 새로운 호로로서의 인격이 태어나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호로화가 되었는데도 하야나기의 인격을 유지했던 것은 그가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의 시해의 특성인 정보수집이 시해 상태가 아닐지라도 그를 은연중에 돕고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호로의 인격이 완전하게 생성되지 않았던 탓이다.

 이것은 모두 우연과 필연의 산물.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이걸로 끝이 나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젠은 아까 말했듯이ㅡ 『웨코문드』에서 자신의 손발이 되어줄 『호로』를 찾고 있었으니까.

 즉, 아이젠 소스케는 하야나기 카이쥰에게 바라고 있었다.

 ​하​야​나​기​ 카이쥰이 호로가 되기를!

 이 호로화는 『바이저드』와는 다르다.

 ​바​이​저​드​는​ 사신에서 호로가 되는 것이라면, 이 호로화는 사신이 백수를 파괴당해 일반 혼백이 되었고, 그에 따라서 호로가 되는 순수 호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붕옥의 영향은 남아 있기에 순수 호로이면서 사신의 특성을 가질 수 있는ㅡ 말하자면, 『아란칼』과 비슷한 상태였던 것이다.

 일반 호로가 아란칼의 상태다.

 이는 일종의 모순점이자 아이러니였으나 우연과 필연은 이와같은 상태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하야나기 였던 호로』는 사신의 밑바닥 정도의 무력이었던 하야나기가 모태가 되는 호로이기에 힘이 약하다.

 비록 아란칼이 되면서 한계강도가 사라졌다지만, 아마 아이젠이 원하는데로 『웨코문드』에서 그의 손발이 되어주려면 수백년의 세월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 문득, 아이젠의 머리에 한가지 좋은 사실이 스쳐갔다.

 그것은 『호로는 다른 호로를 잡아먹으며 강해진다』라는 사실.

 즉, 하야나기였던 호로는 다른 강력한 호로를 잡아먹으면 순식간에 강해 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때마침, 그 현장에 적절한 먹이감이 있었다.

 ㅡ바로 『디에즈와 다른 아란칼들의 시체』였다.

 ​"​먹​어​라​.​"​

 그가 하야나기로서의 인격을 여전히 유지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하야나기의 인격은 참수 때에 죽었다.

 ​경​화​수​월​을​ 늦게 푼 이유가 바로 그점 때문이었던 것이다.

 정신이 파괴되고, 육체만이 남은 하야나기였던 호로는 그 본능적인 욕망에 따라서 강자를 먹기 시작했다.

 그것은 호로로서의 본능.

 ​디​에​즈​와​ 아란칼들의 살점이 하야나기였던 호로의 입으로 들어갈 수록, 하야나기였던 호로의 상태가 조금씩 변화했다.

 우선은 머리카락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그 다음으로 손톱과 발톱, 그리고 체모.

 그러한 변화가 계속됨에 따라서 조금씩 모든 부위가 자라기 시작하다, 어느순간을 기점으로 잘려나갔던 오른팔이 새로 자라났다.

 그것은 길리안 수준에 오르면 얻는 초회복능력이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점점 지속되더니, 마침내 디에즈를 비롯한 아란칼들을 모조리 먹어치운 시점에서 변화가 끝났다.

 머리의 한쪽에는 자신이 비록 편법과도 같은 것으로 태어난 호로이나, 그래도 호로라는 것을 주장하듯 뼈와도 같은 가면같은 장식물일 생겨있었고, 등에는 날개가ㅡ 하반신에는 꼬리가 생겨나 있었다.

 거기에 백수를 꿰뚫리고 호로가 되었고, 그것이 바로 아란칼 상태로 이어졌던 탓에 백수가 있던 가슴 부분에는 아란칼 특유의 거대한 구멍이 나있었다.

 예전의 하야나기를 연상시키는 것은 오로지 얼굴뿐.

 그러나 그 얼굴도 녹색의 문신과도 같은 줄무늬가 눈 아래에 새겨지는 바람에 다른 인상으로 변해버린다.

 이것은 완전하게 호로의 모습이다.

 ​"​감​사​합​니​다​.​"​

 ​하​야​나​기​였​던​ 호로가 아이젠에게 고개를 숙인다.

 ​원​래​부​터​ 생성의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급격한 진화를 거듭한 덕분에 호로로서의 인격이 생성된 덕분이다.

 그러한 하야나기였던 호로를 보며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한 아이젠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하야나기였던 호로여. 나의 이름은 아이젠 소스케. 그대는 나의 손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아이젠님."

 ​무​감​정​한​ 목소리로 말하는 하야나기였던 호로를 만족스럽게 보던 아이젠이 말했다.

 ​"​그​대​를​ 하야나기였던 호로라고 부를 수는 없으니, 이름을 줘야겠군."

 전혀 감정이 남아있지 않은것 같은 태도의 하야나기였던 호로를 보던 아이젠은 문득 하나의 이름을 떠올렸고, 그것을 그대로 내렸다.

 ​아​이​젠​이​ 말했다.

 "너의 이름은 지금 이순간부터 『우르키오라 쉬퍼』다."

 - ​노​마​십​가​(​駑​馬​十​駕​)​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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