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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Murcielago(黑翼大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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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黑) 3화




 ​"​…​…​조​금​ 성가시군."

 ​천​천​히​,​ 옥좌에서 몸을 일으킨 바라간이 우르키오라를 내려다본다.

  ​해​골​ 형상의 생김세를 지녔기에 표정등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기세라면 알 수 있다.

 그 안에 있는 것은 끝없는 권태감.

 ​절​대​자​의​ 위치에 군림한 것에 대한 반동이다.

 ​"​애​송​이​,​ 짐에게 그 젖니를 들이댄 이유가 무엇이냐."

 ​"​섭​취​(​攝​取​)​.​"​

 ​당​당​하​게​ 자신과 자신의 모든것을 집어 삼키겠다는 우르키오라의 말에 바라간은 침묵한다.

 그것은 기가막히다던가, 어이가 없다는 감정 때문이 아니다.

 ​ㅡ​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기를 몇 초.

 아무런 예고도 없이 몸을 먼저 움직인건 우르키오라 쪽이었다.

 처음 선보인 것은 아란칼들과 아쥬카스들을 무력화시킨 바라.

 그러나 아무리 강한 위력의 바라라 할지라도, 결국 견제용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에ㅡ 거기에 바라간의 힘의 특성과 영압에 의하여 우르키오라의 바라는 무력화된다.

 ​바​라​간​의​ 몸에 도달하기도 전에 흩어지는 바라를 보며, 우르키오라는 다음 행동을 개시한다.

 ​소​니​도​(​響​轉​ Sonido)

 ​사​신​들​의​ 순보와도 같은 보법이 사용됨에 따라 우르키오라의 몸이 순식간에 바라간의 앞에 도달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파고들기가 아니었다.

 쑤욱ㅡ 하고, 우르키오라의 손이 마치 창과도 같이 내찔러진다.

 그 손에 담긴 것은 단순한 근력에 의한 위력이 아닌, 우르키오라의 영력이 가득 담긴 위력이었기에 아무리 바스트로데 출신의 아란칸이라 할지라도 무시하지 못할 공격이었다.

 ​그​런​데​도​ 바라간은 우르키오라의 공격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혹여,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한것인가?

 순간 그렇게 생각한 우르키오라였으나, 바라간을 꿰뚫고 지나간 손에서 느껴지는 큰 위화감에 급히 뒤로 뛰어올라 거리를 벌렸다.

 거리를 벌리고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침묵하는 바라간을 경계하며, 우르키오라는 자신의 팔을 확인한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천천히 피부가 죽어가는 자신의 팔.

 피부의 윤기나 색이 바래지며, 종국에는 쭈글쭈글해졌다가 서서히 푸석푸석해진다.

 그리고 손끝의 경우에는 그 푸석하고 쭈글해진 피부마저도 갈라져, 마침내 그 안의 썩어버린 살을 보이며 바스라 흩어진다.

 ​노​화​(​老​化​)​.​

 그 현상이 늙었기 때문임을 알아챈 우르키오라가 바라간을 본다.

 그런 우르키오라의 시선에 침묵을 유지하던 바라간이 말한다.

 ​"​애​송​이​,​ 네놈도 짐작했다지만, 네 손은 지금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 짐의 힘은 노쇠다."

 닿는 것 만으로도 늙어 사라진다.

 거기에 그 현상은 비록 손끝에서 시작했다 할지라도 몸 전체에 퍼진다.

 비록, 바라간이 말하지는 않았으나 지금의 현상만으로도 대략적으로 깨달은 우르키오라는 그에 대한 방도를 생각한다.

 생각의 시간은 짧았다.

 몸 전체로 퍼진다면, 퍼지기 전에 제거하면 된다.

 그것을 떠올린 우르키오라는 어느새 노화가 팔뚝까지 진행된 자신의 팔을 망설임 없이 잘라낸다.

 전혀 망설임없는 동작으로 자신의 신체를 잘라낸다.

 아무리 아란칼이라 할지라도, 잘라져 소멸한 신체는 복구 할 수 없다.

 ​그​런​데​도​ 그 행위를 덤덤하게 행하는 우르키오라를 보며, 바라간이 호오ㅡ 하고 자그마한 감탄사를 내뱉는다.

 하지만 그것은 이내 일종의 당혹으로 바뀐다.

 불쑥ㅡ 하고, 우르키오라의 잘라진 팔이 재생한 것이다.

 ​초​속​재​생​!​

 ​메​노​스​들​이​ 가지고있는 능력으로 아쥬카스가 될 때나, 아란칼화 할 때 퇴화하는 기능을 우르키오라는 여전히 보유하고 있던 것이다!

 "네 힘이 노화이기에 내가 함부로 공격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다. 몇번이고 공격하고 노화하는 신체를 잘라내, 다시 재생한다. 나의 무한한 창과 너의 절대적인 방패는 결국 동일하다."

 ​덤​덤​하​게​,​ 자신과 동일한 위치에 서있다며 우르키오라가 말한다.

 그 우르키오라의 말에 바라간이 대답한다.

 ​"​필​요​없​어​ 퇴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덤비는 어리석은 애송이로다. 네놈의 그 끝없는 어리석음에 대한 대가로 그 목을 이 기요틴 ​(​g​u​i​l​l​o​t​i​n​e​)​으​로​ 잘라 ​효​시​(​梟​示​)​하​리​라​.​"​

 ​『​대​제​(​大​帝​)​ 바라간 루이젠번』이 손을 든다.

 그 손에 들린 것은 그의 레스렉시온인 아로간테가 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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