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外傳) - 쿠치키 루키아 구출전
쿠로사키 이치고.
그 소년은 다른 소년들과는 달리 특별한 소년이었다.
주황색 머리나 날카로운 눈매는 확실히 눈에 띄는 불량학생을 떠올리게 했지만,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그를 아는 아이들은 그의 다정한 면이나 올바른 면을 알기에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다, 이 소년의 특별한 점은 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유령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신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이치고에게 사신의 힘을 준 쿠치키 루키아는 소울 소사이어티에 압송된다.
그에 쿠로사키 이치고, 이노우에 오리히메, 사도 야스토라, 이시다 우류.
쿠치키 루키아를 구하기 위해서 소울 소사이어티로 침입한 이들은 그들의 리더격인 시호인 요루이치와 도우미인 시바 간쥬를 포함해, 서로가 뿔뿔이 흩어졌다.
소울 소사이어티 전역에 침입해온 여화.
그리고 사망한 아이젠 소스케 대장.
이로 인하여, 현재 소울 소사이어티는 혼란의 극치였다.
이 이야기는 그 혼란의 한중간의 이야기이다.
◆
흑익대마 외전
『쿠치키 루키아 구출전』
◆
시바 쿠우가쿠는 저 멀리서 날아가는 이치고 일행들이 담긴 포탄을 보며 씨익 미소지었다.
그녀가 의지하던 시바 시즈카가 죽고, 그녀가 존경하던 하야나기 카이쥰이 죽은지도 수십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그녀는 여전히 그들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면서도 힘차게 살아가고 있었다.
시즈카가 죽고나서 맏이의 역할을 해온 카이엔은 자신이 존경하는 하야나기 처럼 되겠다며, 그동안 계속 사양해왔던 부대장 자리에 올라 사신들과 루콘가 주민들을 위해서 힘쓰고 있었다.
간쥬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하야나기를 대하는 시간이 적었던 탓에 그에 대한 감상은 없으나, 시즈카는 그에게도 의지가 되는 누님이었기 때문에 실의에 빠져있다가 최근에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그런 의미에서 쿠우가쿠는 둘의 사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의와 전진의 중간에서, 위와 아래에 신경을 쓰고 그들을 보조해주는 것이 현재 그녀의 삶의 최고 목표이자 보람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친우인 요루이치가 도움을 요청해왔다.
그것은 자신의 영압포탄으로 정령정의 내부로 침입하게 해달라는 부탁.
이유를 물어보니, 그들은 쿠치키 루키아라는 사신을 구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쿠치키 루키아라면 쿠우가쿠도 알고있다.
휴가때 간간히 귀가하는 카이엔으로부터 지나가는 말로 그녀에 대해서 들었던 것도 있었고, 최근에는 그녀가 참죄궁에 감금되었다며 한탄해하던 카이엔 덕분이었다.
시바가의 남은 3명에게 참죄궁과 죄인이라는 것은 무겁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그들이 존경하던 하야나기 카이쥰이 바로 거기에서 처형이 결정되고, 그대로 숨을 거둔 것이다.
없는 죄마저 만들어내서 처형하는 중앙 46실의 행태에 카이엔은 크게 반발했지만, 죽기전 하야나기의 유언이었던 『남은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라는 것에 따라서 그를 막아선 슌스이와 쥬시로에게 막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바 쿠우가쿠는 자신의 동생인 시바 간쥬마저 일행으로 붙여 쿠치키 루키아의 구출을 돕기로 결정했다.
죄없는 이를 다시금 처형하도록 놔두는 것은 쿠우가쿠에게 있어서 두번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치욕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날아간 포탄은 방근 정령정을 꿰뚫었다.
그에 쿠우가쿠는 만족하며, 앞으로의 일은 그들이 잘 해내기를 기도하며 집으로 들어서려 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몸을 돌린 그 상태 그대로 멈춰섰다.
그곳에는 믿기지 않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시호인 요루이치는 만해 습득을 위해 자신의 참백도와 싸우고있는 쿠로사키 이치고를 지켜보고 있었다.
쿠치키 바쿠야와의 싸움에서 큰 상처를 입은 그가 바쿠야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만해였고, 때문에 그녀는 참백도의 실체화 인형ㅡ 전신체(轉神體)를 이용하여 이치고에게 만해를 때려박을 생각이었다.
실체화된 참백도와의 대결로 지쳐가는 이치고를 보며 그녀는 한명의 남성을 떠올렸다.
그것은 수백년 정의 옛날 일로, 그녀가 막 영술원에 입학했을 시부터 졸업시까지 그녀를 가르쳤던 한 은사에 대한 기억이었다.
전신에는 흉측한 상처가 새겨져 있었고, 그나마 덜한 얼굴마저도 자잘하게나마 흉터가 남아있어, 미청년이라고 해도 좋을 바탕임에도 불구하고 흉측해보이는 외모의ㅡ 오른팔은 애초부터 없는 것인지 아니면 후천적으로 없어진건지 오른소매가 텅 빈채 펄럭이는 외팔이의 은사.
두눈은 뜨고 있었지만, 초점이 없고 대신 이상한 광채의 눈 빛을 간혹 비출 뿐으로 충분히 영술원에서는 이질적인 외형을 지녔지만, 머리는 단정하게 손질하고 옷은 언제나 다려입었던 은사.
ㅡ하야나기 카이쥰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는 어떤 의미로는 쿠로사키 이치고랑 닮은 꼴인지도 몰랐다.
영력의 질이나 영압의 수준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지만, 자신의 길에는 절대로 불굴하는 그 의지며, 무모하리만큼 나아가는 그 행동등이 말이다.
그는 모르겠지만 시호인 요루이치는 그에 대해서 잘 알고있었다.
자신이 직접 보지는 못했더라도, 그녀는 자신의 가문의 힘과 그리고 후에 자신이 이끄는 은밀기동대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하야나기에 대한 정보를 조사했던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서류상으로는 이러이러했다라는 객관적으로는 한 남자의 발버둥이었다.
하지만, 그 서류 안에서 시호인 요루이치는 크나큰 감명과 함께 그를 존경하게 되었던 것이다.
간단한 이야기였다.
그녀가 졸업할때까지 언제나 쓴 웃음을 지으며 술친구가 되어줬던 그는 선천적으로 결함자였다.
그러나 증언에 따르면 그는 그 결함을 딛고 일어서서 나아갔다.
훗날 바이자드 사건에 의해서 소울 소사이어티에서 도주한 이후로 그에 대한 소식을 알길은 없었지만, 정령정에 침입하기전 쿠우가쿠를 만나 그에대한 소식을 들었기에 대략적으로는 다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쿠로사키 이치고를 방관할 수 없었던것 같았다.
자신이 존경했던 은사인 하야나기 카이쥰을 떠올리게 하는 이치고의 행동, 그리고 아이젠 소스케의 음모를 막기위해 나서야하는 사명.
그 모든것이 현재 시호인 요루이치가 이치고를 단련시키는 것을 바라고 있었다.
드디어 만해를 터득한 이치고가, 앞서 달려간 렌지의 뒤를 따라 나갔다.
자 그럼, 자신은 나름대로 쌍극 처형에 대한 방책을 마련해 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이치고가 나간뒤 얼마 지나지 않아 요루이치가 쌍극 아래의 수행장을 나서려 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곳을 미처 나가기 전에 입구에 누군가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곳에는 믿기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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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노하나 레츠는 방금 전까지 아이젠 소스케와 대치하고 있었다.
그의 시체가 이상하다는 생각에ㅡ 그리고 그동안 계속해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의심을 해왔고 그때문에 중앙 46실로 왔었던 것이다.
정교한 시체인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아이젠 소스케의 경화수월이었다는 점이나, 긴이나 토센이 그의 부하라른 사실, 그리고 그들이 이동을 해 쌍극으로 향했다는 것도 알았다.
거기에 덧붙여, 아이젠 소스케가 말했다.
"우노하나 대장, 자네의 제자인 하야나기 카이쥰을 처형하도록 한 것도 바로 나의 계략이었지."
그제서야 우노하나는 모든 의문이 해결됐다.
그녀의 제자 하야나기 카이쥰의 처형이 왜 서둘러졌는가?
그리고 그에 따른 시작이나 여파가 어찌하여 그렇게 진행되었었는가?
순간적으로 분노가 끓어올랐지만, 이러한 분노에 이성을 잃을 정도로 그녀의 수행은 얕지 않았다.
수행해온 코테츠 이사네에게 천정공라를 이용하여 이 모든 사실을 전달하게한 그녀는 아이젠에게 당한 히츠가야 토시로와 히나모리 모모의 구명조치에 나섰다.
그렇게 그 둘을 치료하던 그녀는 문득 자신의 앞에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아이젠의 부하?
아니면, 자신처럼 알아차린 사람?
그러나 그곳에는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 있었다.
◆
쿄라쿠 슌스이와 우키타케 쥬시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시호인 가문의 도구로 쌍극을 저지하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곧바로 총대장이랑 전투에 들어가버린 것이다.
총대장의 검, 류인약화에 다른 이들이 피해를 입을까 걱정하여 쌍극의 처형대에서 거리를 벌리고 자신들의 이도일대의 참백도를 해방하여 싸우고 있었다지만, 역시나 둘이 덤비더라도 승산은 없었다.
그러나 그때 마침, 코테츠 이사네에게서 천정공라로 아이젠의 계획이 전해져왔다.
경악을 숨기지 못한 둘이 총대장을 설득하기를 몇분, 아이젠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 여긴 총대장이 쥬시로와 슌스이를 이끌어 쌍극으로 향한다.
마침내 쌍극 처형대에 도착한 그들은 아이젠 소스케와 그의 수하들을 둘러싼 사신들 사이에 들어갔다.
이로서 승부는 난 것이다.
그러나 그때였다.
"시간이 됐어."
하늘이 찢어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메노스 그랑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한줄기의 빛.
네가시온.
메노스가 동족을 구할 때 쓰는, 외계와 내계를 분리하는 격리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에 아이젠 소스케와 그의 수하들이 완전 격리되었기에 그들은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나지막한 소리가 울린 것은ㅡ
그리고 그 소리의 끝에, 그들은 그리운 이를 보았다.
◆
시바 카이엔은 경악하고 있었다.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아이젠 소스케가 흑막이었다는 사실도,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메노스 그랑데들이 나타난 것도 경악스러웠지만, 그 네가시온이라는 빛이 내린 그 순간 들렸던 외침이 더욱 경악스러웠던 것이다.
"단절하라, 단계(斷界)."
그 참백도 해방에 따라 세계가 단절한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네가시온의 중간을 끊은 그것은, 사각형의 판으로 허공에 갑자기 생겨나 네가시온을 잘라낸 것이다.
외계외 내계를 격리하는 네가시온에 끼어들어서 그 중간을 잘라내는 것.
그리고 그 해방에 사용된 언어는 그 또한 익히 알고있던 것.
전 4번대의 부대장으로 그 참백도는 외부와 내부를 격리하여, 상처를 치유함과 동시에 보호하는 힘을 가진 참백도라 알려진 단계(斷界).
그것을 쓰는 사신을 그는 알고 있었다.
설마설마 하면서도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본다.
그곳에는 역시나 그녀가 있었다.
그가 의지하던 가문의 첫째.
방계나 직계를 떠나서, 그가 진정으로 존경하는 이들 중에 하나.
그리고 죽어버린 줄 알았던 누나.
그녀의 등장에 사람들이 숨을 삼킨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녀의 정체를 알고 외쳤다.
"시바… 시즈카…!!!"
그녀가 살아서 돌아왔다!
외전(外傳) - 쿠치키 루키아 구출전
- 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