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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지크 공주 이야기

スワジク姫物語


역자 | 청심환

28화. 붉은 꽃이 핀 밤


왕도의 서쪽 바깥, 오래된 교회에 덤처럼 세워진 벽돌제 기숙사가 있다.

왕족의 사적 재산으로 운영되는 그 기숙사에는 10명 정도의 신부와 수녀, 50명 정도의 고아들이 생활하고 있다.

그들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교육이나 기술을 이곳에서 배워, 어떤 자는 왕도의 길드에, 어떤 자는 상가에서 일, 또 어떤 자는 왕궁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낡은 철제 대문을 밀어열고 웃음소리가 울려퍼지는 기숙사에 갔다.

현관에 도착하기 전, 몆 명의 아이들이 구르듯이 뒷마당에서 나타났다.

「어라? 뭔가 용무가 있으신가요?」

제일 뒤에서 도망치는 아이들을 쫒고 있던 연상 아이가 숨을 가쁘게 쉬며 옆에 왔다.

나는 의식적으로 표정을 만들어 웃어준다.

「그래, 잠시 이쪽 수녀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왔는데, 계시려나?」

「아, 으, 응. 조금 기다려 주세요. 지금 불러 올게요!」

「오빠아~ 뭐 하는거야! 빨리 하지 않으면 모두 도망칠거야!」

「바보, 손님이라니까. 나 선생님 불러 올 테니까, 너 애들 뒤좀 봐 주고 있어」

「에에~!!」

동료의 야유하는 소리를 시끄럽게 뿌리치고, 소녀는 기숙사에 걸어갔다.

조금 전까지 즐거운 듯이 놀고 있던 아이들은 시시하다는 듯한 표정을 하나가 되어 있다.

조금 죄악감을 느낀 나는, 평소의 시녀 스마일로 그들쪽에 다가간다.

「미안해, 다들. 대신이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언니가 술래가 되어 줄까?」

「에? 괜찮아?」

「에에, 좋아! 그래도 언니, 조금 강하잖아?」

아이들을 상대를 맡겨진 아이가 눈을 반짝거리며 나를 보고 있다.

아마도, 이 아이에겐 내가 구세주나 뭔가로 보이고 있겠지.

주위에 있는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상대에 대한 기대로 텐션이 단번에 높아져 있다.

「술래는 전원 잡지 못하면 교대 불가능한 룰이고, 잡힌 사람은 이 나무 밑에서 감옥에 들어가. 잡히지 않은 사람이 감옥에 들어가면 해방되어서, 모두 도망칠 수 있는거야. 사실 술래는 두세명으로 하지만, 언니는 어른이니까 혼자서도 괜찮지?」

「그래, 괜찮아」

「범위는 이 기숙사 담장 안. 건물 안은 들어가면 안 돼. 그러면, 여기서 15을 세!」

설명을 대강 끝내고, 아이들은 교성을 지르며 제각각의 방향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는 일부러 천천히 세어서 도망칠 시간을 만들어준다.

뭐, 부지내만 한다면 낙승이겠지.

​「​.​.​.​.​.​.​1​3​!​ ......14! ​.​.​.​.​.​.​1​5​!​!​ 그러면, 간다!!」

​「​꺄​아​아​아​아​아​!​!​」​

「술래가 와! 도망쳐!」

「아하하하, 무서워~」

아이들은 전원 8명.

이미 보이는 것 만으로도 4명, 뒤의 4명은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 이쪽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뭐, 일단 타다닥 달리고 있는 4, 5살 정도의 아이는 둘째치고 눈 앞에서 여유를 부리는 꼬맹이부터 잡을까.

나는 천천히 빡빡머리 아이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상대도 자신이 표적이 된 일을 깨달았는지, 미소를 씨익 띠우고 있다.

흠, 일단 반 정도의 힘으로 갈까.

나는 조금만 다리에 힘을 담아, 사냥감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그 스피드에 놀랐는지, 빡빡머리 애는 내 팔 밑에서 옆으로 뛰어 피했다.

「호오, 지금걸 피했나요」

「헤헹, 그렇게 간단히 잡히겠냐~고」

「그러면, 이건 어떨까?」

스커트를 펄럭이며, 조금 전보다 날카롭게 빡빡머리군을 향해 돌격한다.

그걸 보고 그는 씨익 웃어, 나를 향해 똑같이 돌진해 왔다.

나는 충돌하기 전에 그 소년을 받을 수 있도록 속도를 단숨에 죽여, 기다리는 자세를 취한다.

그는 그걸 예측하고 있었던 것 같아서, 격렬한 모래먼지를 피워올리며 이쪽을 향해 슬라이딩.

감쪽같게 다리 아래에 파고들어, 등 뒤에서 스커트를 크게 걷어올렸다.

「웃효~ 이 누나, 검은 팬티 입고 있다고!」

「뭣!!」

「토마토군 최저~!」

「잘 했다고, ​토​마​토​오​오​오​오​!​!​」​

「모, 못 봤어. 다, 다시 한 번 하는거야, 토마토!」

「토마토, 진짜 역겨워~」

교사 뒤에 숨어 있었음에 분명한 악동들이 빡빡머리군에게 성원을 보내며, 우리들 주위에 있던 여자애들이 욕설을 보낸다.

자랑스러운듯이 양손을 들어 자신을 어필하는 빡빡머리군이여, 자만했군.

나는 뒤꿈치를 휙 돌려, 그대로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내 움직임을 눈치챈 빡빡머리군은 그대로 나에게 등을 보이며 달려가려 했지만 음속을 넘는 내 오른손에 당해낼 리도 없다.

​「​히​이​이​이​이​이​이​익​!​」​

「후, 방심은 금물이야. 기억해 두는 편이 좋아」

후두부를 확실히 잡아, 도망치지 못하도록 한 손으로 공중에 띄운다.

겉멋으로 몸을 단련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지, 후후후후훗.

「이 할망구, 애 상대로 진지해지지 마」

「유감이었군, 소승. 지금의 나는 우는 애도 뚝 그치게 하는 블러디 오크. 네놈의 피를 볼때까지는, 이 분노의 불길을 끌 수 없다」

「끄아아아, 악마다아! ​귀​신​(​鬼​)​이​다​아​아​!​」​

「아하하하하, 애초에 나는 술래(鬼)겠지만」

「으아아아앙, ​살​해​당​해​애​애​애​애​애​」​

그런 즐거운 술래잡기가 약 1시간 정도 계속되었을 무렵, 간신히 부지 뒷문에서 수녀 한 사람이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숨을 가쁘게 쉬며 달려온 건, 이전 주방에도 와 있었던 안젤라라 하는 수녀다.

「저, 저어, ​늦​게​.​.​.​.​.​.​되​어​서​,​ ​굉​장​히​.​.​.​.​.​.​면​목​ 없습, 니다」

「아뇨아뇨. 그다지 상관 없어요. 오래간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놀았고요」

「그런가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다행이네요. 아, 서서 이야기하는것도 그러니, 안으로 들어오세요」

「네, 미안합니다. 그러면 다들. 또 다음에 놀자?」

「이제 오지 마, 블러디·오크 녀석!」

「언니, 또 같이 놀자♪」

「아하하, 토마토 눈물 흘려, 꼴불견」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에 만족하며 수녀의 뒤를 쫒는다.

또 놀러와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노스탤직한 기분으로 그런걸 생각하고 있었다.

기숙사 안에 들어와 곧장 있는 응접실을 통해, 나는 시스터 안젤라가 준비해 준 차로 목을 적신다.

술래잡기로 마른 목에 딱 좋은 온도.

꽤 마음씀씀이가 있는 수녀라고 생각한다.

이런 씀씀이가 있는 사람이 과연 공주님의 쿠키를 아무렇게나 다룰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눈 앞에서 싱글벙글 차를 마시는 수녀를 훔쳐본다.

「그런데 오늘은 어떤 용무신가요? ​에​에​.​.​.​.​.​.​.​」​

「미샤입니다. 공주 전하의 시중을 들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미샤씨. 이전날도 맛있는 쿠키를 잔뜩 받아 고마웠습니다」

「아뇨. 감사는 제가 아니라 공주 전하께 부탁드립니다. 쿠키는 충분하셨나요?」

「네. 정말이지, 다 먹지 못하고 지인에게 나눠줄 정도였으니까요. 일부러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쾌한 미소의 반격에 뭔가 뒤가 없을까 생각해 보지만, 보면 볼수록 표리가 없는 좋은 미소다.

왕궁 안에 길게 있었던 탓에 내 감성은 점점 뒤틀려 가는 걸까.

이런 아름다운 미소의 뒤편을 찾아 버리는 자신에게, 조금. 아니, 상당히 혐오감을 느껴 침울해진다.

「근처에 나눠주셨나요?」

「아뇨, 이 고아원 출신이고 이 근처 번화가에서 일하고 있는 아가씨께 줬습니다. 말하길, 그녀의 친구가 공주님의 쿠키라고 듣자 남아 있는 몫을 전부 달라고 해서」

​「​.​.​.​.​.​.​그​건​,​ 참 다행이네요」

「그래도 그 쿠키, 의외로 쉽게 상하니까 그 아가씨들 다 먹을수 있었는지 불안하게 되거나 하지만요」

과연. 아마도 그 대량의 폐기 쿠키는 그 지인이 전부 먹지 못하고 썩어서 버린거겠지.

정말이지 이 무슨 욕심쟁이 지인일까.

덕분에 내 공주님께 필요없는 걱정을 끼쳤지 않은가.

혹시 그 지인인지 뭔지를 만날 기회가 있다면, 마음이 내킬 때까지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겠는걸.

그렇게 마음에 단단히 맹세하고, 나는 그 고아원을 뒤로 했다.

「조금 너무 길게 ​있​었​어​.​.​.​.​.​.​.​」​

어슴푸레해진 왕도의 밤길을 나는 홀로 거리를 향해 걷고 있었다.

길 내내 공주님에게 줄 선물로 산 팔찌를 품에 소중히 넣고, 저녁에 짐을 맡긴 마차 보관소를 목표로 한다.

길을 새지 않으면 날이 밝기 전에 여기까지 돌아올 수 있었겠지만, 뭐. 공주님에게 좋은 쇼핑을 했으므로 됐다고 치자.

콧노래를 부르며 길을 서두르고 있자, 어쩐지 싫은 발소리가 들려온다.

내 보폭을 따라하며 떨어지지도 붙지도 않게 따라오는 두 개의 발소리.

신발의 신발끈을 묶는 척을 하며, 은근슬쩍 배후를 보였다.

건달풍 남자가 둘.

싫은 미소를 띠우고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다.

「자아자아, 어떻게 할까요」

건달 둘 정도라면, 평소 단련한 무술로 대응할 수 있는 범위.

이 이상 상대가 없는 것과, 프로가 아니길 빌면서 가능한 한 인적이 많을 듯한 길을 골라 걷는다.

하지만 내 자그마한 희망은 실현되지 못하고, 뒤에서만이 아니라 앞에서도 비슷한 용모의 남자들이 인적이 적어졌을 무렵을 가늠해 모여왔다.

「큿, 둘러싸이기 ​전​에​.​.​.​.​.​.​.​」​

나는 옆길로 돌리려고, 좁은 골목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황급히 쫒아오려 하는 남자들을 어깨 너머로 확인하며, 가느다란 골목을 앞질러간다.

「제길, 도망쳤다고. 쫒아!」

「너희들은 저쪽으로 돌아가라. 고작 암컷 여우 한 마리. 놓치지 말라고」

「풋, 아하하하하. 굼벵이 거북이 따위한테 잡혀줄까봐?」

나는 낮의 술래잡기를 떠올리며 높아지는 흥분에 몸을 맡긴다.

좁은 통로에 빽빽히 놓여진 나무 상자나 쓰레기의 산.

어떤 때는 그걸 발디딤판으로 하늘을 달리고, 또 어떤 때는 그걸 흩어놔 상대를 방해한다.

나는 한 마리의 짐승이 된 듯한 기분이 되어 단지 암야에 떠오르는 달을 의지해 골목을 앞질러갔다.

「제기랄! 빨리 잡아, 쓰레기 새끼들아!!」

「시꺼, 이렇게 발 디딜곳이 없으면 달릴 수 있겠냐고」

「돌을 던져!」

귓가에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조약돌이 내 금발을 몆 개 가져간다.

직선적인 질주에서 오른쪽 왼쪽으로 불규칙한 턴을 반복하는 달리기로 바꾼다.

남자들이 던지는 돌은 하나도 나를 맞추지 못하고, 들려오는 것은 욕설뿐.

이러저러 하는 동안 그 욕설조차 들리지 않게 되어, 간신히 정체 불명의 추격자에게서 도망칠 수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뭐, 평소의 단련 덕분인걸」

가볍게 찬 숨을 고르며, 나는 인적이 있는 길로 나오려 걷기 시작했다.

그때, 품속에서 뭔가 떨어질 것 같이 되는걸 느낀다.

뭘까 싶어 보자면, 방금 전 산 공주님에게의 선물이 떨어지려 했다.

「위험해 위험해. 모처럼의 선물을 잃어버리면 솔직히 회복할 수 없게 될 참이었어」

쓴웃음을 지으며 떨어지려 하던 팔찌를 주머니에 넣으려 할 때, 앞에서 골목에 들어온 사람과 부딪혀 버렸다.

「아, 미안해요 아가씨」

「아뇨. 이쪽이야말로 부주의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뇨아뇨. 그러면, 저는 서두르고 있으므로 좋은 여로가 되길」

「?」

그 남자가 떠날 때의 말에 위화감을 느껴, 뒤돌아보려 몸을 ​비​틀​자​.​.​.​.​.​.​.​

​「​아​.​.​.​.​.​.​.​」​

하복부에 인두를 찔러넣어진 듯한 격렬한 아픔에, 나는 서 있을수 없어져 무릎을 꿇는다.

무슨 일일까 싶어 아래를 보자, 발가에 보이는 새빨간 피웅덩이와 내 몸에서 삐죽 나와있는 무언가.

철이 녹슨 냄새가 입에 차오르며, 나는 피를 토했다.

「고, 공주, 님.......」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내 의식은 깊은 어둠에 끌려갔다.

다음 편 제목은 ​말​이​지​요​.​.​.​.​.​.​.​

「그리고 나는 웃을수 없게 되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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