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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지크 공주 이야기

スワジク姫物語


역자 | 청심환

29화. 그리고 나는 웃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전편】


그 날은 아침부터 우울한 날씨라고 기억하고 있다.

나는 평소대로의 아침 몸치장을 아니스들에게 맡기고, 멍하니 구름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 가장 먼저 와야할 미샤가 어째선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스비타들이 불평을 하는 것에 쓴웃음지으며 귀를 기울인다.

여전히 거리감을 느끼지만, 스비타나 라이라도 간단한 잡담 정도라면 상대해 주게 되었다.

이런 아무렇지도 않은 이야기라도 그녀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는 건, 친근감을 늘리기 위해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미샤, 이른 아침부터 돌아온다고 나한테는 말했는데」

「어차피 하룻밤 상대라도 찾아서, 잔게 아닐까요?」

스비타가 냉정하게 미샤를 일도양단.

뭐, 그렇게 들으면 변호할 내용보다는 억측을 보충할 내용의 사실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아니스는 아마도 나와 비슷한 기분인지, 반쯤 질린 얼굴, 반쯤 화난 얼굴이란 느낌이다.

「그렇게 들으면 꽤나 반론할 수 없지만, 아무리 미샤씨라도 일을 잊고 정사에 빠질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실제로 무단으로 지각하고 있습니다. 용서할 수 없는 태만이군요. 라이라씨가 한번 엄격하게 말하지 않으면」

「아, 응. 알겠어. 돌아오면 제대로 화내 둘게, 스비타」

입을 움직이면서도 한순간이라도 멈추지 않는 손.

흐르는 듯한 그녀들의 움직임을 의식의 구석에서 느끼며, 생각하는 건 미샤가 없는 이유뿐.

애초에 지금 여기서 뭘 어찌 고민했다고 해도, 진상에 도달하는 일은 없다.

평소의 미소로 슬쩍 나타나면 어떤 벌을 줄지, 나는 상상 속에서 도망치는 미샤를 몽상한다.

문득 창밖을 보자, 어쩐지 사람의 출입이 많다.

아니, 보통의 일반인이 아니라 병사들의 출입이 많은 것 같다.

오랫동안 이 창으로 바깥을 보고 있지만, 저렇게나 어수선한 모습은 본 적이 없다.

낮게 늘어진 어두운 구름과 병사들의 모습이, 이유도 없이 내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오늘 아침 미샤가 무단으로 쉰 건으로 비비오의 부하가 조사하러 갔더니, 그녀의 실종이 전해졌다.

왕도 서부 지구에 있는 마차역에 가까운 여관에, 그녀의 짐이 헤쳐져서 방치되어 있던 것 같다.

당연히 당사자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발자취도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만히 책상 앞에 달라붙어 있을 수밖에 없는 현 상황에, 내 초조함은 들끓을 뿐.

싫은 상상밖에 들지 않지만, 아직 결정적인 정보는 나에게 오지 않았다.

그것만을 믿음으로, 아는 소녀의 무사를 빈다.

황급한 발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하자, 노크도 없이 열어제쳐지는 집무실의 문.

숨을 헐떡이는 샌드릭이었다.

평소라면 제대로 노크를 하고 들어갈테지만, 지금은 그런 통상 의례적인 일 전부를 무시하고 있다.

「보고입니다! 서지구 역차마 부근 골목에서, 다량의 핏자국을 발견했습니다」

「!!」

「부상자, 혹은 시체 등은 부근에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만, 도중까지 질질 끌려간 흔적이 있었으므로 아마도 처리된 게 아닐까 ​하​고​.​.​.​.​.​.​.​」​

「그게 실종자라는 근거는?」

「몆 사람의 목격자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정보로부터 보자면, 쓰러져 있던 건 여성. 연령은 20세 전후. 머리카락이 금발 쇼트컷이었다고 합니다」

모르는 사이에 힘이 들어가 있었는지, 싫은 소리를 내며 어금니가 삐걱거린다.

지금의 정보만으로, 그 핏자국의 주인이 미샤라고는 단정할 수 없지만 아마도 그렇겠지.

「그리고, 현장에 이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살짝 책상 위에 내밀어진 검게 응고한 피투성이 여자용 팔찌.

이걸 가져온 의미를 모르고, 샌드릭을 올려다보았다.

「주위를 탐문한 결과, 알트왈 고아원과 역마차 사이에 있는 노점상에서 팔고 있던 것이라고 판명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이야기했습니다. 십중팔구는 미샤공이 구입한 물건이라고. 점주가 말하기를, 누군가에게의 선물이었던 것 같다고」

​「​그​런​가​.​.​.​.​.​.​미​안​하​다​만​,​ 계속해서 조사를 부탁하지」

「넷, 알겠습니다」

뒤꿈치를 돌려 샌드릭이 빠른 걸음으로 방에서 나간다.

스쳐서 방에 나타난 것은, 침통한 표정의 레오와 비비오였다.

나는 둘에게 시선을 힐끗 주고, 가볍게 목을 좌우로 돌렸다.

내 행동을 보고 의미를 이해한 둘은, 깊은 한숨을 쉬며 힘을 뺐다.

그런 둘에게 말을 거는건 조금 주저되었지만, 시급히 무언가의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스와지크나 그녀 전속 시녀들에게 어찌 설명해야 할까.

레이첼 때조차, 평정을 유지하는데 그만큼이나 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여기에 미샤까지 사건에 말려들어갔다고 안다면, 그녀들이 어찌 반응할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어쨌든, 지금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건 절대로 외부에 알려저선 안 된다. 특히 스와지크와 그 주위의 인간에게는, 말이지」

「넷, 알겠습니다」

비비오도 깊게 고개를 숙여 승낙의 뜻을 나타낸다.

간신히 스와지크 문제를 단순화 할 수 있다고 기뻐하자마자 이 사건.

너무나도 타이밍이 좋다.

거기에 어째서 미샤를 노린거지?

미샤가 스와지크를 동요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인재라고 알고 있었다?

일련의 소동으로 누가 가장 이득을 보는가.

여러가지 가정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사라져, 사라지곤 떠오른다.

거기에 또 황급히 위사 중 한 사람이 뛰어들어왔다.

「각하, 큰일입니다! 공주 전하의 방에 누군가가 화살을 쏘아넣었습니다」

「뭐라고?!」

오늘 아침은 드물게도 페이 오빠도 나타나지 않고, 평소보다도 조용한 아침 식사를 끝냈다.

평소와 다르지 않을 아침이지만, 있어야 할 인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조금 불안한 내가 있다.

아무래도 요 사이의 사건이, 수수하게 천천히 내 마음에 데미지를 줬다고 하는 걸까.

뭐, 사실 쿠키에 대해서는 미샤가 돌아오면 경위를 알 수 있을거고, 보먼들의 일도 페이 오빠가 분명히 잘 처리해 줄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면 모두 잘 될 것임에 틀림없다.

「자아, 그러면 제 방에 갈게요」

「네, 공주님. 아, 나중에 가져올 차는 어찌 하시나요?」

「그렇네요. 아니스에게 맡길게요. 아니스가 타 주는 차는 언제나 맛있으니까요」

「칭찬 고맙습니다. 그러면, 댄브라 산의 새로운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네에, 부탁할게요」

아니스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 침실에서 나간다.

나는 그걸 배웅한 후, 스비타와 라이라를 데리고 내 방으로 갔다.

공주님이라는 건, 상당히 매일매일이 지루하다.

뭐, 공무라고 해도 가나다라도 모르는 나로선 아무 도움도 되지 않으므로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하루종일 할 일 없이, 차나 산책으로 시간을 때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라고는 하지만, 이전 페이 오빠에게 커밍아웃해서 가정교사 타임을 모레부터 늘리는 것 같다.

하는 건 역사, 예의, 무용에 귀족 가계도.

앞쪽 두 수업에 시간을 굉장히 분배할 예정이고, 뒤 둘은 뭐, 덤같은 느낌.

미샤에게도 여러가지로 배우고 있었지만, 역시 궁정 전속 교사가 되면 가르치는 내용의 격이 다른 것 같다.

나로선 미샤가 선생님이어도 전혀 문제 없었지만 말야.

「그런데, 모레를 대비한 예습이라도 할까요. 라이라, 미안합니다만 역사책을 줄 수 있나요?」

「네, 공주님」

가져와 준 책을 펼쳐, 열심히 읽어본다.

으으, 역시 왠지 어려워.

일부러 난해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하니까,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 만으로도 뇌가 쇼트할 것 같다.

읽기 시작해서 3분만에 질렸지만, 메이드씨들이 보는 앞에서 간단히 기브업 하는건 부끄럽다.

묘한 고집을 부려, 나는 머리에서 김을 뿜으며 으으 신음하며 암호 해독에 힘쓴다.

머지않아 아니스가 웨건을 들여오자, 막 구운 쿠키의 맛있는 냄새가 방에 찬다.

아침밥을 먹은 후지만, 그런 맛있어 보이는 냄새를 맡으면 먹고 싶어지는건 어쩔 수 없지.

눈 앞에 내밀어진 홍차와 쿠키를 보고, 막 시작한 공부를 중단해 차로 도망친다.

「맛있어. 역시나 요리장이네요」

「네. 공주님에게서 레시피를 받은 후, 매일밤 시행착오를 해 개량을 더한 신작인 것 같습니다」

「하하하, 굉장한 장인정신」

사실은 다함께 차를 마시고 싶었지만, 니나들의 건도 있으므로 거긴 꾹 참는다.

혼자 먹어도 재미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이게 공주님이라 불리는 사람의 운명이라고 결정지어 생각한다.

정말이지 훌륭한 사람따위 되고 싶지 않았는거얼.

푸념을 생각하며 따듯한 차에 입을 대고 있자, 갑자기 등 뒤 유리창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꺄​아​아​아​아​아​아​!​!​」​」​

아니스나 라이라의 비명이 들린다.

아마도 나도 똑같이 비명을 질렀음에 틀림없다.

떨어져 온 유리 파편을 떨어뜨리며, 뭐가 일어났는지 주위를 둘러본다.

부서진 큰 유리창, 벽에 꽂힌 굵은 화살.

그 화살에 매달린 원형 통에서 내뿜어지는 흰 연기.

폭발물?

「다들, 방에서 도망쳐!」

「에? 아?」

내 목소리에 금세 반응할 수 없었던 셋은, 연기를 뿜어내는 통을 멍하니 바라보며 이상한 듯이 있었다.

파직파직 무언가가 작게 튀는 소리가 났다 싶자, 이번은 커다란 소리를 내며 통이 파열했다.

「꺄아아아아아!」

「빨리 밖으로!」

「네, 네에!」

내 질타에 간신히 정신을 되찾은 셋은, 황급히 복도로 나갔다.

문과 내 사이에 책상이 있는 내가 가장 도망치는데 시간이 걸린다.

종종걸음으로 방을 나오려 했지만, 박힌 화살은 조금 전의 파열음 이후, 소리도 연기도 내지 않았다.

나는 조심조심 화살쪽에 다가가, 터진 통 안에서 조금 보이는 종이같은 걸 꺼낸다.

군데군데 탄 그 종이에는, 커다란 글자로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제국의 번견에게 꼬리를 치는 자에게, 우리들은 공평하게 천벌을 내린다』

「뭐야, 이거?」

피같은 새빨간 글자로 쓰여진 그 문자에, 나는 말할 길 없는 불쾌함을 느꼈다.

거기에 상당히 당황한 페이 오빠나 레오들이 방 안에 뛰어들어온다.

내가 무사한 걸 보고 안심했는지, 안심한 표정을 짓고 다가와 내 손가에 있는 종이를 눈치채고 얼어붙었다.

「페이 오라버니, 이건?」

​「​그​건​.​.​.​.​.​.​.​」​

뭔가를 말하지 못하는 페이 오빠를 보고, 가속도적으로 증식하는 내 불안.

설마. 그건 아니겠지 생각하며 불안은 형태로써 만들어 버린다.

「이 제국의 번견이라는 건 저죠?」

「.......」

「그리고, 거기에 꼬리를 치는 자라는 건 저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으로 해석해도 괜찮죠?」

「...아니, ​그​건​.​.​.​.​.​.​.​」​

「페이 오라버니, 미샤는 어떻게 됐죠? 어째서 미샤는 여기에 지금 없나요?」

「.......」

내 안에서 커다랗게 자라고 있는 불안을 부정해 줬으면 해서, 한걸음 페이 오빠에게 다가간다.

한편 페이 오빠는, 내 시선을 정면에서 받지 못하고 괴로운 듯이 무시한다.

그 뒤에 선 레오도 많이 닮은 표정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방금 내 말에 대해 무엇 하나도 반론해 주지 않는다.

내가 가장 듣고 싶지 않는 걸, 바보같은 거라고 부정해 주지 않는 것이다.

「페이 오라버니! 미샤에게 무슨 일이 있었어?!」

나는 무심코 페이 오빠의 가슴팍을 강하게 쥔다.

부정해 줬으면 한다.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으면 한다. 내 상상은, 바보같다고 웃어버렸으면 한다.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까, 빨리 나를 부정해!!

「페이 오라버니!」

「미샤는, 지금 ​행​방​불​명​이​다​.​.​.​.​.​.​상​황​을​ 보자면 ​아​마​.​.​.​.​.​.​.​」​

와장창 하는 커다란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진다.

나도 페이 오빠도 정신을 차려 뒤돌아보자, 그곳에는 문 넘어로 이곳을 멍하니 바라보는 아니스가 있었다.

그녀의 발가에는, 조금 전 그녀가 옮겨 온 웨건이 옆으로 쓰러져 있다.

「거, ​거​짓​말​.​.​.​.​.​.​.​」​

아니스의 절망에 칠해진 표정을 보고, 나는 내가 범해버린 실수에 새삼스럽게 후회한다.

지금 여기서 혼란해서 페이 오빠를 따져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내 멍청함을 저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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