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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지크 공주 이야기

スワジク姫物語


역자 | 청심환

42화. 어째서 이렇게 되는거야?


어슴푸레한 비밀통로를 빠져나와, 나는 그 낡아빠진 교회 헛간으로 나왔다.


나올 때 랜턴 불은 끄고 있었으므로 밖에 빛은 새어나가지 않았을 터.


만일 누군가가 보고 있으면 위험하니까, 역시 그 점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잊지 않는다.


비밀통로 안에서 바깥 소리를 들어봤지만, 벌레 울음소리 외에 들리지 않았으므로 괜찮을 것 같다.


뭐, 이런 늦은 밤에 낡아빠진 교회의, 거기에 헛간에 올 인간따위 나 정도겠지.


이전에 본 헛간의 모습과 같이 산처럼 쌓아올려진 잡동사니와 난로 옆에 놓여진 등신대 비스크 돌이 하나.......





「어라? 이런 곳에 이런 메이드복을 입은 인형 놓여져 있었던가?」





예쁜 녹색의 보브컷 인형에, 나는 잠시 홀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할까, 예전에 왔을 때 이런거 없었지?


이런 비싸 보이는 인형을 대체 누가 가져왔을까. 아까워라.


분명 일어서면 나와 같을 정도의 키일 비스크 돌은, 조용하게 달빛에 비춰지며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저주 일본인형처럼 움직이거나, 라는 바보같은 것을 생각하며 살짝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어봤다.


오오, 엄청 좋은 감촉이다.





「하아, 어쩐지 치유되는걸. 이 감촉 기분 좋아. 정말이지 이런 귀여운 인형을 이런 곳에 놓아두다니 아까워! 가지고 돌아갈 수 있으면 가지고 돌아가 볼까? 라니, 나 이런 걸 하러 여기에 온 게 아니었어!」





너무 좋은 감촉에 열중해서 위험하게도 본래의 목적을 잊어가던 중이었다.


빨리 아니스를 찾으러 가지 않으면 안 되는거였다.


나는 잡동사니 산의 한쪽 구석을, 달빛에 의지해 뒤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지난번에 여기를 지나갔을 때 봤는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잡동사니 산 안에 손을 집어넣는다.


그렇게 잡동사니 산 구석에 파묻혀 있던 한 자루의 소검을 끌어냈다.


대략 70cm정도 길이의 소검으로, 붙어있는 칼집은 지금에라도 너덜너덜해서 부서질 것 같다.





「나를 미끼로 하는거니까, 이 정도는 가지고 가지 않으면 역시 위험하지」





더러워진 칼집에서 검을 뽑으려 하지만, 아무래도 안에서 녹슨 것 같아서 내 힘으로는 빠질 것 같지 않다.


이 소검으로는 역시나 사람을 벨 수는 없겠지만, 이걸로 맞으면 아플 건 확실.


뭐, 처음부터 사람을 벨 생각따윈 조금도 없으니까, 칼집이 붙은 채로 가볍게 휘둘러 본다.





「홋, 탓, 휙, 휙휙휙」





응. 근육이 전혀 붙지 않은 내 몸으로는 이런 짧은 검조차 만족스럽게 휘두를 수 없다.


알고는 있었지만 말야.


그래도 있고 없고는 안심감이 완전히 다르다.


치한이라던가가 나와도, 이걸 휘두르면 분명 도망갈 것임에 틀림없다.


검의 먼지를 털고, 준비해 온 벨트에 쇳조각을 걸쳤다.





「좋아, 준비 오케이구나」





나는 일부러 외투 두건을 벗어, 머리카락이 눈에 띄도록 외투 바깥으로 늘어뜨렸다.


달빛을 부드럽게 반사하는 내 은발은 반짝반짝 환상적으로 빛나고 있다.


응. 정말로 예쁜걸, 이 머리카락.


그런 일에 너무 관심을 가지면, 나르시스트라고 생각될지도 모르니까 적당한 곳에서 그만둔다.


달빛이 있으므로, 바깥은 생각했던 것 보다 밝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교회 한가운데를 지나 왔지만, 역시 이 사간에 교회 안에 들어가는건 주저된다.


신부님이라던가 안에서 자고 있으면 깨워버릴 지도 모르고.


다행스럽게도 이 교회를 둘러싼 흙벽은 의외로 낮아서, 발판만 있으면 어떻게든 오를 수 있어 보인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 마침 발판이 될만한 나무 통을 찾아냈다.


내용물은 들어가 있지 않은지 생각한 만큼 무겁지는 않았고, 비교적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보인다.





「흐으으으읍!」





가볍기는 했지만, 사람이 하나 들어갈 만한 크기의 통을 움직이는건 생각했던 것보다 중노동이었다.


응. 이 몸의 스펙이 한없이 낮다는 것도 있겠지만 말야.


애니 주인공이라던가는 이런 흙벽따윈 뛰어넘어 버리겠지만, 나는 애니 주인공도 치트 기능을 가진 오리주도 아니다.


겨우 디딤판을 만든 나는 그 통에 기어올라가, 흙벽에 손을 댔다.


뒷일은 내 머리와 같을 정도의 높이니까, 이 벽을 넘는 건 낙승일 터.


그렇게 생각해서 몸을 꾹 올릴 수 있도록 힘을 넣었다.





「흐아아아아!」





응. 뛰어올라도 몸이 30cm정도밖에 뜨지 않는다.


일단 손을 떼고 숨을 고른다.


기합은 충분할 터. 내 키만한 높이니까 괜찮아.


다지 조금 힘을 넣기 힘들 뿐이야.


기합을 다시 넣고 재도전한다.





「히야아아아앗」





​.​.​.​.​.​.​4​5​c​m​정​도​려​나​?​


아니아니아니. 아무리 뭐라해도 힘 너무 약하잖아, 나!


확실히 근육 트레이닝이라던가 몸을 단련하는 포지션의 사람이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뛰기 1회조차 할 수 없는 레벨의 약함은 있을 수 없는게 아닐까?





「다시 한 번! 흐럇!」


「어라어라, 앞으로 조금이네요」


「흐으으으으!」


「허리를 들어드릴까요?」


「미, 미안. 부탁해도 될까?」


「네에, 괜찮아요」





갑자기 허리를 밑에서 들어올려저, 겨우 상반신을 흙벽 위에 걸 수 있었다.


이 후는 다리를 들어올리고, 벽 위에 엎드릴 수 있으면 일단 안심이다.


스커트가 올라가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나는 다리를 휙 올려 담에 기어올랐다.





「저쪽으로 내려가는거죠?」


「아, 네. 그래요」


「그러면 저쪽 편으로 디딤판을 이동시킬까요?」


「고, 고맙습니다」





벽 위에 기어올라 한숨 돌린 나는, 겨우 내가 누군가와 회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래에서는, 동양인 같은 생김새의 흑발 베이드씨가 내가 디딤판으로 삼던 통을, 데굴데굴 옆으로 쓰러뜨려서 굴리고 있다.


5m정도 앞에 대문이 있어서, 그녀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고 대문을 열었다.


​데​굴​데​굴​데​굴​.​.​.​.​.​.​.​


내가 보기 흉하게 담 위에서 엎드린 주변에 오자, 엎어놓은 통을 세워서 위치를 조정했다.





「자아, 부디?」


「.......」


「어라어라. 기분이 좋지 않아보이는 표정을 지으시고, 무슨 일 있으신지요?」


「.......」


「자아, 이쪽으로 뛰어내리면 벽을 넘게 된답니다. 앞으로 조금이에요. 힘내죠」





여러가지 말하고 싶은게 있지만, 어째서인지 그녀의 좋은 미소를 보고 있자 화내려 해도 화낼 수 없다.


분명 그녀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해서 날 도와준 거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나는 말없이 담 위에 일어서서, 통을 목표로 뛰어내렸다.


그랬더니, 통 천장이 빠져서 나는 그대로 훌륭하게 통 안에 들어가버렸다.


흑발 메이드씨의 시선이 따갑다.


이제 싫어. 돌아가고 싶어.......











「그래서, 당신은 이런 시간에 이런 곳에서 뭘 하고 있는거야?」


「그런 공주님이야말로, 이런 시간에 홀로 산책이신가요?」


「아, 아니, 응. 산책이라고 할까, 사람 찾기라고 할까」


「사람 찾기인가요?」


「아~, 응. 조금 말이지, 시녀를 해 주던 사람이 나쁜 사람에게 데려가진 것 같아서」


「그래도, 그거 군인씨의 일 아닌가요?」


「아아, 뭐 그렇지만 말이지. 조금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내가 찾지 않으면 그 아가씨가 위험하지 않을까 해서」


「으응, 잘 모르겠네요」





심야의 거리를 배회하는 내 옆에 메이드씨가 나란히 걷는다.


처음은 돌아가도록 말했지만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 뿐이고, 전혀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으응, 여길 누군가에게 습격당하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어떻게 되돌려 보낼까?


이야기를 하면서도 나는 그녀에게서 도망갈 타이밍을 찾았다.





「너무 한눈을 팔면 위험하다고요?」


「아하하, 그래도 내 시녀를 찾는거니까 주위는 제대로 보며 걷지 않으면」





뭐, 지금은 널 따돌릴 계획을 짜고 있지만 말야!


어떤 숙소 앞에 도착하자, 이제 날이 바뀔까 하는 시각인데 아직도 떠들썩하게 영업을 하는 것 같았다.


안에서 향기로운 요리의 냄새가 풍겨왔다.


응. 저녁밥은 확실히 먹었으니까 배는 고프지 않다.


고프진 않지만, 냄새가 나면 어찌해도 흥미가 가 버린다.





「어라어라, 뭔가 사올까요?」


「아, 아니. 괜찮아. 오늘은 진지하게 사람을 찾고 있으니까, 군것질 할 시간따윈 없어」


「걸으면서 먹을 수 있는 거라면, 파야리는 어떨까요. 안에 들어가 있는 닭고기와 삶은 콩과 야채가 절묘한 하모니를 연주해서, 한 번 먹으면 중독 보장이에요」


「헤에, 뭔가 타코스 같은 건가? 라니 아냐! 나는 먹지 않는다고 했어! 이야기 제대로 들어주고 있어?」


「닭고기 대신 말린 조개를 쓴 것도 있다고요? 공주님이라면 말린 조개쪽을 좋아하세요? 지금 잠시 가서 사 올테니, 기다려 주세요?」


「잠깐! 어째서 내가 조개를 좋아한다는 설정이 되어있어? 그러니까 나는 먹지 ​않​는​다​고​.​.​.​.​.​.​아​아​,​ 가 버렸다」





뒤로 모은 흑발을 좌우로 흔들면서, 흑발 메이드씨는『새의 정원』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째서 저 사람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걸까. 진심으로 지쳐.......


라고는 말해도, 이건 찬스다.


나는 살짝 술집 창문에 주의를 기울이며, 등을 돌리고 가게 뒷편으로 이동한다.


뒷편으로 돌아서 그 외에 이어지는 길이 있다면 그쪽으로 가도 좋겠고, 만일 막다른 골목이라고 해도 숨을 죽이고 숨어있으면, 그 메이드씨도 어딘가로 가 줄것임에 틀림없다.


응, 완벽한데.


그렇게 생각하며 등을 돌리고 가고 있자, 내 엉덩이라 뭔가 부드러운 것에 퐁 닿았다.


뭘까 싶어 뒤돌아보자, 그곳에 있던 것은 내 엉덩이 냄새를 맡고 있는 늙은 말의 얼굴이 있었다.


그 늙은 말은, 뭐라고 할까 굉장히 색골같은 낯짝으로 내 엉덩이를 바라보고, 자그마치 긴 혀로 할짝 핥은 것이다!!





「히이이이이잇!」


「히이이이이잉」


「무슨 일이야, 파레리카?」





뒷마당에 마굿간 같은 건물이 있고, 거기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에로말이 핥은 탓에 가게 사람들에게 들켰잖아!!


나는 발견되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황급히 몸을 숨기지만, 갑자기 뒤에서 스커트를 힘껏 당겨졌다.


갑작스런 일이었으므로 나는 균형을 무너뜨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 때, 뭔가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린 느낌이 들었지만 엉덩이가 아픈 것인지 머리를 부딪힌 휴유증인지 조금 현기증이 났다.





「파레리카, 무슨 일이야 대체? 라니, 에에에에?!」





눈이 핑핑 도는 옆에서 고함치지 말라고 생각하면서도, 목소리의 주인의 얼굴을 봤다.


더러워진 소매 짧은 작업복, 가늘어 보이지만 상당히 근육질인 팔, 아직 어린 끼가 남은 얼굴에 천연 파마가 된 금색의 짧은 머리카락.


그 소년의 얼굴은 굉장히 놀란 듯 해서, 입을 크게 연 채로 굳어져 있었다.





「으엑, 보먼」


「.......」





내가 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보먼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어쩐지 어딘가의 쇼 윈도우에 장식되어 있으면 마네킹 같을 것 같다.


서로 바라보고 수십초.


갑자기, 보먼의 코에서 붉은 물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에? 잠깐, 보먼. 왜 코피 흘려?」


「이러어언, 색고오오오올!!」





큰 외침과 함께 뭔가 엄청난 소리가 들렸다 싶자, 보먼이 눈을 까고 내 쪽으로 쓰러져 온다.





「잠깐, 기, 기다려! 쓰러지지 마아」





갑작스런 일에 머리가 따라가지 못해서, 도망치려 해도 도망칠 수 없게 된 나에게 보먼이 쓰러졌다.


마침, 엉덩방아를 찧어 내던져진 양 다리 사이에 깔끔하게 들어가듯이.


거기에다 어느샌가 스커트가 찢어져 있어서, 속옷이 다 들어난 상태다.


거기에 보먼이 얼굴을 파묻듯이 쓰러져 있다.


역시나 이건 남자라던가 여자라던가 하기 이전에, 엄청나게 충격적인 씬.





「으, 으, 으아아아아!」


「보먼! 여자의 가랑이에 얼굴을 파묻다니, 이 무슨 파렴치한!!」





지옥의 바닥에서 울리는 듯한 소리를 내며 귀신같은 형상인 비취색 머리카락의 소녀, 니나가 손에 프라이팬을 들고 서 있었다.


내심 그녀의 목소리와 형상에 비명을 지를 것 같아지면서도, 어떻게든 목소리를 죽이는 것에 성공.


니나는 보먼의 목덜미를 꽉 잡고, 억지로 일으키려 했다.





「그, 저어, 니나, 씨? 인간의 등뼈는 그쪽으로 휘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불​.​만​.​이​.​라​.​도​?​」​


「죄송해요」





목덜미를 뒤에서 잡힌거니까, 기도가 막혀 얼굴이 보라색으로 변하고 있다.


곧 죽지 않으려나, 보먼.


멍하니 사건을 바라보고 있자, 이번은 니나가 귀신의 형상인 채 내 가랑이를 응시하고 있다.


부끄러우니까 양 손으로 어떻게든 가려봐도, 쓸데없이 니나의 시선이 날카로워질 뿐이었다.





「잠깐, 왜 그렇게 뚫어지게 보는걸까?」


​「​피​.​.​.​.​.​.​.​」​


「피?」


「공주님, 실례입니다만, 월마다의 그건 오셨나요?」


「월마다의 그거? 아, 아아, 그거구나. 으응, 꽤나 뒤라고 듣고 있었는데」


「그, 런가요」





귀신같은 형상에서 이벙는 망령같은 무표정으로 바뀌는 니나.


어라? 이 아가씨 이런 느낌이었나? 좀 더 부들부들해서, 치와와 ​같​았​던​.​.​.​.​.​.​.​


한 손으로 보먼을 끌어올리고 니나는 중얼거렸다.





「보먼. 공주님에게 검을 바치는 자라고 말해서, 여러가지로 참았는데. 공주님의 순결을 빼앗아 버리면, 아, 아, 안 되는게 아닐까?」





절대적인 냉기를 감은 죽음의 선고.


보먼은 눈알을 까뒤집은 채 대답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건 어떤 의미로 그에게 있어서 행복한 것이었을지도 몰랐다.


한 손에 든 프라이팬의 자루에서, 어쩐지 빠직거리는 불길한 균열음이 들린다.





「자신의 주군에게 욕정해서 덮치다니, 기사 축에도 끼지 않네. 그래도 괜찮아. 그런 보먼이라도 나는 버리지 않으니까 말야. 같이 죽어서 사과하자, 보먼」


「잠까아아안! 잠깐 기다려! 내 순결이라니 뭐야! 그런 거 빼앗기지 않았으니까! 완전 괜찮으니까! 침착해, 부탁이니까 침착해애애!!」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휘둘러지는 프라이팬의 왕복 뺨따구 폭풍에, 나는 무서워져서 니나의 겨드랑이를 잡고 말리려 했다.


그 소란을 듣고, 가게 안에 있던 사람들이 점점 창 밖으로 이쪽을 보고있다.


물론, 그 안에는 그 동양인같은 소녀 메이드도 섞혀있다.


그녀에게 발견되지 않은 채 도망가는 계획도 실패.


일부러 보먼을 위험에서 멀리하려 했는데, 갑작스런 엔카운트.





「어째서 이렇게 되는거야!!」





내 영혼의 절규는, 누구에게도 닿지 않은 채 밤하늘로 사라져갔다.

 
작품 세 개를 병행하는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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