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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지크 공주 이야기

スワジク姫物語


역자 | 청심환

18화. 몽땅 팔아라! (모 공주 전하 풍으로)


따뜻한 햇빛, 부드러운 바람, 그리고 향기를 풍기는 여러 색의 꽃들.

눈을 감으면 당장이라도 꿈의 세계에 여행을 떠날 것 같은 오후에, 나를 포함한 총원 15명의 사람이 이 광장에 모여 있었다.

멤버는 나를 필두로, 페이 오빠, 레오씨, 샌드릭씨에 처음으로 보는 남자 기사씨가 셋.

여성진은 전속 시녀인 미샤, 스비타, 아니스에 라이라 넷에, 언젠가 본 시녀장 비비오씨와 그녀가 데리고 있는 세 명의 정부관 시녀들.

모두 움직이기 쉬운 복장에 에이프런이라든가 장갑이라든가 청소 도구를 들고 있지만, 표정은 전장에 나가는 전사같이 일그러져 있다.

역시 비비오씨와 레오씨가 있으면 분위기가 조여드는구나.

페이 오빠는 좀처럼 이렇게 되지 않을 것임에 틀림없다.

11명이 제대로 정렬해 있는 앞에, 나를 포함해 페이 오빠, 레오씨, 그리고 비비오씨가 서 있다.

그리고 레오씨가 천천히 앞으로 나와, 11명의 청소원들을 향해 설명을 개시했다.

「오늘, 지금부터 북쪽 탑사에 있는 불필요한 일상 용품이나 의류, 가구 등의 반출, 처분. 그리고 그 후의 간단한 청소를 행한다. 주된 지시는 시녀장이나 내가 내리므로, 불명한 점 등이 있으면 순서대로 상담하러 올 것」

「네!!」

시원시원한 모두의 대답이 깨끗하게 하모니되어, 어쩐지 엄청 멋진거얼.

평소의 3할 증가해서 멋지게 보이는걸.

특히 ​아​니​스​라​던​가​.​.​.​.​.​.​아​니​,​ 그다지 평상시 칠칠맞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하지만, 오늘의 나도 평소와는 한끗 다르다.

보게나! 이 움직이기 쉬움을 추구한 블라우스를! 더욱이 평소는 스커트를 입고 있지만, 오늘은 청소도 있으므로 바지를 입어 보았다.

애초에, 바깥 사람은 바지 룩이 싫었는지 바지가 한장도 없었으므로 페이 오빠에게 부탁해 바지를 하나 받았지만.

제대로 장갑과 타올도 준비했고, 삼각 두건도 머리에 장착하고 있다.

조금의 틈도 없는 이 나를 보고, 어째서 아무도 코멘트를 달아 주지 않는건 어째서일까?

「그러면 각자, 할당처에 가 작업을 개시해 주세요」

레오씨의 호령과 함께 멀어져가는 11명.

나도 미샤의 뒤를 쫒아 탑사에 들어가려 하자, 뒤에서 누군가에게 어깨를 잡혔다.

뭘까 싶어 돌아보자, 페이 오빠가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

「에에, 페이 오라버니?」

「응. 스와지크는 이쪽이야」

「과연. 담당처가 다른가 보네요」

얌전히 페이 오빠의 뒤를 따라가자, 안뜰의 중간 정도에 설치된 테이블 위에 차나 한입 크기 케이크 등이 놓여져 있다.

거기에 페이 오빠가 다가가, 의자를 빼 나에게 앉도록 재촉한다.

라고 할까, 이래서는 도울 수 없었던 게 아닐까.

「저어, 페이 오라버니. 모두를 돕는 건.......」

「괜찮아. 모두가 제대로 깨끗하게 해 줄 테니까. 그 사이 우리들은 여기서 천천히 모두가 끝내는 걸 기다리면 돼」

「모처럼 도울 작정으로 복장도 정돈했는데」

「우리들이 가면, 반대로 모두가 일하기 어려워져. 위에 서는 자가 솔선해서 뭐든지 해 내는 것도 좋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 게 아닐까」

​「​그​럴​까​요​.​.​.​.​.​.​.​」​

「그래도, 그런 마음이 있다는 건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나는 생각해」

그렇게 말하고 마음내켜하지 않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 페이 오빠.

라고는 해도,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옆에서 그걸 보고 있을 뿐이라는 건 상당히 초조한 거지만.

안절부절하며 탑사와 테이블 위를 왕래하는 내 시선을, 페이 오빠는 미적지근한 눈으로 보고 있다.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되는 걸까 생각하면서도, 역시 어쩐지 침착해지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전교생이 청소시간에 청소하고 있는데 나만 돕지 않아도 괜찮다고 교실의 내 자리에 앉아 있는 느낌, 이라고 하면 전해지려나?

「바뀌었구나」

「뭘 말인가요?」

「네 사물에 대한 생각이, 말야」

「그, 그렇네요. 역시 지금까지는 다양하게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저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준비해 둔 대답을 페이 오빠에게 말한다.

미샤와 둘이서 생각한 무난한 대답이지만, 과연 이런 엉성한 대답으로 납득받을 수 있을지 어떨지.

왜냐면 태연하게 5천 7백 50닢의 빚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니까 말야, 바깥 사람은.

라고 해도 내가 바깥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냐고 들으면, 틀림없이 무리고.

「그러니. 뭐든 간에 바뀐다는 건 좋다고 생각해」

「네. 고맙습니다」

생긋 웃는 얼굴로 대답하자, 페이 오빠는 당황해서 헛기침을 하고 탑사에 시선을 돌린다.

따라서 나도 탑사를 보자, 3층 창가에서 레오씨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우리들에게 올라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자, 어쩐지 모르게 기뻐진다.

쓴웃음짓는 페이 오빠의 등을 밀면서, 우리들은 레오씨가 기다리는 3층으로 향했다.

「과연. 제 방이니까 손대지 않았다는 거군요」

「네. 죄송합니다만, 필요한 것과 필요없는 것의 지시만 받는다면 반출은 이쪽에서 하겠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들어간 일이 ​없​지​만​.​.​.​.​.​.​대​단​하​군​」​

「하하하, 정말로」

뺨을 일그러뜨리며, 페이 오빠의 코멘트에 질린 표정으로 동의한다.

눈 앞의 방은 30 다다미는 있을 정도의 넓이가 있을텐데, 빽빽히 놓여진 장식물이나 가구 등으로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점령되어 있었다.

라고 할가, 조잡한 고물상 창고같은 느낌.

이런 곳에서 일상 작업이나 뭔가를 바깥 사람이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자, 기가 막힌 정도를 넘어 존경의 생각이 든다.

나라면 5분으로 있고 싶지 않아질 방이야, 이건.

「무슨 일이신가요, 공주님」

「일단 앞쪽 것부터 전부 밖으로 꺼내가죠」

그렇게 말하고 근처에 있던 현판을 들고 복도로 나오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차례로 안에 들어온다.

레오씨에게 재촉받아 다시 한 번 방으로 들어가, 짐을 옮기기 시작해도 좋을지 어떨지 판단해 간다.

점점 방이 비는 것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므로, 모두의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가구나 일상품의 물걸레질 등을 시작한다.

처음은 모두 나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지만, 콧노래를 섞어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역시 뭔가 작업을 하고 있다는 건 좋은 거구나.

「응? 뭘까, 이 서랍」

창가에 있던 아마 내 집무용 책상을 정리하고 있자, 열쇠가 잠긴 서랍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조금 전 위쪽 단 서랍에 여기 열쇠같은 게 있었지.

당장 위 서랍을 열어 놋쇠제 열쇠를 꺼낸다.

열쇠 구멍에 딱 맞으므로 아마 이 서랍 열쇠겠지.

열쇠를 돌리자 약간의 저항 뒤, 짤깍 소리가 나고 자물쇠가 열렸다.

어째선지 두근거리며 서랍을 당기자, 안에는 호화로운 커버의 책이 한 권 들어가 있었다.

「헤에, 예쁜 책? 아니, 안이 백지니까 노트같은 건가. 분명 뭔가 써져 있겠지」

「공주 전하, 이쪽의 상자 내용물은 어쩌지요?」

「아, 네. 조금 기다려 주세요. 비비오씨」

황급히 서랍을 닫고, 나는 비비오씨들이 둘러싸고 있는 큰 옷짝같은 상자로 갔다.

여기는 어차피 내 방이니까, 저 노트간은 건 시간이 있을 때 또 읽으러 오면 되겠지?

*****

그 날 밤.

나는 홀로, 스와지크 공주의 방에 와 있었다.

낮에 본 책이 굉장히 신경쓰여서, 혹시 저게 일기라던가 하면 좀 더 바깥 사람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푸른 달밤에 비춰진 방은 생각했던 것 보다도 밝고, 특히 창을 등진 책상은 불을 켜지 않아도 문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낮에 연 서랍을 살짝 열어, 안에 있던 노트를 꺼낸다.

표지를 넘기나 첫 장에,「사랑하는 딸에게」라고 적혀 있었다.

다음을 넘기자 일자같은 게 써져 있고, 깨끗하고 꼼꼼한 글자가 정연하게 써져 있다.

『우르가의 해, 미레니어의 달, 붉음의 7.

오늘, 어머님은 여행을 떠나 ​버​렸​다​.​.​.​.​.​.​.​

나는 정진정명, 이 세상에서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

그 일기의 서두는 나에게 굉장히 차갑고 슬픈 듯이 보였다.

뭔가 타인의 비밀을 들여다 보고 있는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었지만, 아마도 이건 내가 읽지 않으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고딘 가의 녀석들은, 어머님의 장례에 모두 안심한 표정을 짓고 서로 웃고 있었다.

물론 내 눈 앞에서 그런 걸 노골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아무도 슬퍼하지 않고 있는 것 정도는 12살인 나도 안다.

그래도 저는 울지 않습니다.

제대로 어머님의 말씀을 지켜, 혼자서라도 강하게 살아간다고 맹세했으니까.

거기에 나에게는 그 애가 있으니까 괜찮아.

그 애만은 어머님을 진심으로 슬퍼해 준, 단 하나의 친구인걸』

나는 천천히 다음 페이지를 넘기려 하다가, 그 손을 멈췄다.

일기 사이에 뭔가가 끼워져 있는 것 같다.

뭘까 싶어 꺼내보자, 붉은 봉인을 찍은 새하얀 봉투 겉에 수신인이 쓰여져 있었다.

『친애하는 오라버니와, 한 번도 사랑해 주시지 않았던 의붓아버지께』

나는 천천히 봉인을 찢어 편지를 꺼내, 달빛 아래에서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다만 스와지크 어머님도 스와지크와 비교해 만만찮은 성깔이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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