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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미 세레나데

黄薔薇小夜曲


원작 |

역자 | 淸風

4. 흘러넘치는 격정


 ​양​호​실​의​ 침대 위에서 요시노는 편안한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다. 그 옆의 의자에 앉아서 에리코는 요시노의 자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리고 요시노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기 자신의 어리석음을 패대기고 있다.

‘죽고 싶지 않아.’

 조금 전에 꺼낸 요시노의 말이다. 에리코는 지금까지 죽음을 가까이서 느껴본 적은 없다. 당연하다. 아직 젊고 건강한 몸이고, 가족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요시노는 에리코 보다 2살 어린데도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죽음이라 하는 걸 가깝게 느껴오고 있었던 거다.

 심장의 병.

 이 정도로 생명에 직결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없겠지. 언제 죽음이 찾아올지 모르는 공포와 계속 싸워온 요시노. 그리고 그걸 계속 지지해온 레이. 두 사람의 연은 에리코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강고한 것이었다.

 그걸 에리코는 약간 연상이라고 잘난 듯 설교해 버렸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건 자신이었다. 자기혐오로 구역질이 나는 것 같다.

“……응……?”

“아, 요시노 쨩, 정신 들었니?”

 살짝 눈을 뜬다. 그리고 눈만으로 흘금흘금 주변을 살핀다.

“그런가, 저, 발작을 일으켜서.”

“아, 요시노 쨩, 아직 안돼. 아직 누워 있어야지.”

 ​상​반​신​을​ 침대에서 일으킨 요시노를 보고 에리코는 당황하며 멈추려 한다. 하지만 요시노는 웃으며

“괜찮아요, 이미 안정됐으니까. 익숙하니까 이제 괜잖구나 하고 알아 버려요.”

 그 미소가 에리코를 계곡 아래로 한층 더 떨어뜨린다.

 ​익​숙​하​다​니​,​ 그럴 리가 없다. 그렇게나 괴로워하고 있었다.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런데도 “익숙하다”고 말해 버린다. 그만큼 요시노가 괴로워해 왔다는 걸 나타내고 있다.

“……미안해, 요시노 쨩.”

 그런 사과의 말이 멋대로 에리코의 입에서 빠져나왔다.

“에?”

 그 말을 들은 순간 요시노의 미소가 굳어졌다.

“나,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잘난 듯이.”

​“​…​…​그​만​둬​주​세​요​.​”​

“그래도, 요시노 쨩. 나는”

​“​그​만​둬​주​세​요​!​!​”​

 ​요​시​노​가​ 소리친다. 에리코는 깜짝 놀라 몸을 떨며 고개를 들었다.

 ​요​시​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분노일까, 아니면 슬픔일까. 에리코는 그것도 알 수 없었다.

“어째서 에리코 님이 사과하는 건가요? 에리코 님은 나쁜 이야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잖아요. 저를 위해서 말해 준 거잖아요? 그 정도는 알아요. 그런데 어째서 사과하는 건가요?! 제가 발작으로 괴로워하다 쓰러졌으니까, 그러니까 사과하는 건가요? 그런 건가요? 에리코 님도 역시 그런 건가요?!”

 둑이 터진 듯 격정에 몸을 맡긴 요시노의 감정이 솟구친다.

 ​요​시​노​의​ 자그마한 손이 에리코의 팔을 잡는다. 커다란 눈으로 에리코를 올려다본다. 그 눈에서는 커다란 물방울이 그칠 기세 없이 흘러 떨어진다.

“부탁이니까,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제게 사과하지 말아 주세요……!!”

 고개를 숙이고 쉰 목소리로 소리치는 요시노.

 정말로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조차 착각이었다. 알지도 못하는 걸 알아차린 척을 한 단순한 자기만족일 뿐이었다.

그야말로 정말로 에리코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다.

 ​흔​들​리​는​ 요시노의 자그마한 어깨를 바라보며 에리코는 망연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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