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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미 연애혁명

黄薔薇恋愛革命


원작 |

역자 | 淸風

2. 마음은 엇갈린다


 점심시간. 요즘은 문화제를 맞아 장미관에서 도시락을 먹는 일이 많아지긴 했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강당 뒤쪽에 찾아왔다. 그러자 거기에는 이미 선객이 있었다. 그것도 의외로, 시마코 양이 아닌 선객이.
“어라, 츠타코 양?”
“우왓.”
 말을 걸었더니 츠타코 양은 놀란 듯 몸을 깜짝 떨면서 뒤를 돌아봤다.
“어, 어머, 다들 모여서……”
 다들이라고 하는 건 요시노 양, 마미 양, 그리고 나, 후쿠자와 유미 세 사람 이야기다. 그런데 왠지 츠타코 양의 미소가 부자연스러웠다.
 그 상황에서 마미 양이 눈치 좋게도 츠타코 양이 몸 뒤에 숨기려 하고 있던 사진을 발견했다. 짧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누르며 그 사진을 본 뒤 눈을 크게 뜨고.
“호오, 이 사진은.”
“아, 이건.”
 츠타코 양은 숨기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요시노 양도, 그리고 조금 반응이 늦은 유미 자신도 그걸 봐 버렸다.
“우와, 뭐야 이거. 나 못생겼어.”
 본 순간 그렇게 말하며 표정을 찡그려버렸다. 거기에는 유미와 유키가 뭔가로 말싸움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로 싸우고 있는 건 아니고, 남매가 사이 좋게 장난치고 있는 것 같은 거긴 하지만.
 아마도 문화제 준비작업 중의 한 컷을 찍은 거겠지. 유미 일행의 뒤에는 다른 산백합회 임원같은 사람들도 보인다.
“그렇지 않다니까. 유미 양은 언제 찍어도 괜찮아.”
“그럴까ー.”
 납득이 안 된다는 듯이 볼을 부풀린다.
“어머, 그거 말고도 많이 있네요.”
 마미 양, 어느샌가 츠타코 양의 정면으로 소리도 없이 이동해서 약삭빠르게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츠타코 양은 쓴웃음 지으며
“뭐어, 보인대도 곤란할 만한 건 없지만.”
 하고 말하며 츠타코 양이 펼쳐 보인 사진이라고 하면
 시마코 양과 유키.
 노리코 쨩과 유키.
 사치코 님과 유키.
 레이 님과 유키.
 토코 쨩과 유키.
 카나코 쨩과 유키.
 어머나, 이것도 저것도 유키와 산백합회 임원(도움역을 포함)의 투 샷 사진뿐이었다.
“문화제 특집으로 하나데라 학생회 분도 사진을 찍고 있어.”
“제법 많이 찍었네.”
“유키 군은 유미 양의 남동생이니만큼 찍으면 좋은 사진이 나와. 거기다가 하나데라의 다른 학생회 임원과 함께 있을 때보다 유키 군과 함께 있을 때가 산백합회 분들도 표정이 부드러운걸. 카나코 쨩만은 아직 조금 딱딱해져 있지만.”
“후쿠자와 집안은 친해지기 쉬운 것만이 장점이니까. 하지만 유키는 어느새……. 안되겠네ー 이건.”
 유미는 팔짱을 끼고 찌푸린 표정을 지어 보인다.
 유키는 대체 어느새 이렇게나 사람들과 친해져서. 확실히 후쿠자와 집안사람들은 남들과 친밀해지기 쉽다는 것 정도 말곤 장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지조 없는 건 아닐까. 뭐어, 산백합회 임원은 모두 미소녀들이니까 그러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런 걸 생각하고 있자 츠타코 양이 빙긋 웃고 품속에서 한 장의 사진을 추가로 꺼냈다.
“그래도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건 이거려나.”
“어디어디? 오옷, 이건 확실히…….”
 제일 처음 그걸 들여다본 마미 양이 신음소리를 낸다. 대체 어떤 사진인 걸까 생각하며 그걸 봐 보자
“…………읏!!”
 요시노 양이 흠칫했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요시노 양이 찍혀 있고, 그 옆에 있는 건 틀림 없이 유키고, 두 사람은 미묘하게 달라붙어서 미소를 띠고 있다. 유키는 손에 골판지 상자를 안고 있다.
“어때? 마치 사이 좋은 애인 사이 같지?”
“뭐, 뭣,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요시노양이 당황하며 소리친다.
“확실히 다른 사람들의 사진과 비교하면 확실히 친해 보이는 모습이네요. 저녁해를 등진 청춘 드라마의 씬 같아요.”
“우와ー 진짜다ー. 요시노 양은 대체 어느새.”
 유미 자신도 사진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그 말에 끄덕인다. 남동생 녀석, 대체 어느새. 제법 하잖아.
“그러니까 그런 거 아니라니까! 우연히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야!”
“당황하는 모습이 더 수상해. 사진의 미소도 굉장히 사랑스러워 보이고.”
“어머, 마미 양은 다른 사람 일처럼 말해도 되나요?”
“엣?”
 츠타코 양이 갑자기 꺼낸 말에 마미 양이 눈을 둥글게 뜬다. 요시노 양은 일단 창끝이 다른 쪽으로 향한 걸로 숨을 돌린 건지, 츠타코 양의 말에 힘을 싣는다.
“뭐야 뭐, 마미 양이 어땠다고?”
“짠ー 이거예요ー.”
“오옷, 이건 또…….”
 츠타코 양이 다시금 품 안에서 꺼낸 사진을 바라보면.
 놀랍게도 거기에는 유키와 마미 양이 함께 찍혀 있었다. 취재라도 하고 있었을 때인지 손에는 메모장과 펜을 들고 있었지만, 그 표정은 평소의 마미 양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웃음이 넘치고 있었다.
 아니, 평소의 마미 양이 안 웃는다는 게 아니라 정말로 아가씨다운 미소라고 할까. 동성인 유미가 보기에도 거기에 찍혀있는 마미 양은 어마어마하게 귀엽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어어어어, 대, 대체 어느새 이런 사진을!”
 놀라서 마미 양은 사진을 뺏으려 뛰쳐나가려 했지만, 츠타코 양은 잽싸게 사진을 옮겨 들고 잽싸게 몸을 피한다.
“어머머, 마미 양. 굉장히 즐거운 듯 이야기하고 있었던 모양이네요ー.”
“아, 아니, 이건 취재로”
“그것치고는 행복해 보이는 미소. 그렇구나, 취재라고 속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지요ー.”
“그, 그러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당황하는 모습이 수상하네. 사진에 찍힌 마미 양도 무지막지하게 사랑스러워 보였고.”
 아, 요시노 양, 아까 전의 보답을 하고 있어.
 대조적으로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두 손을 꽉 쥐고 위아래로 흔들고 있는 마미 양의 모습이 정말로 웃기고 귀엽다.
 생각해 보면 언제나 쿨한 느낌인 마미 양과 이런 식으로 부끄러워하며 허둥지둥거리는 모습 사이의 갭 덕분도 있겠지.
“마미 양도 아가씨라는 거구나.”
“그, 그런 소리를 하는 츠타코 양이야말로. 유미 씨의 사진만 잔뜩 찍고 있는 모양인데, 사실은 츠타코 양이…….”
“나, 나한테 오는 거야?!”
 궁지에 몰린 마미 양의 반격. 그래도 마미 양은 이 타이밍밖에 없다는 것처럼 펜을 마이크로 삼아 공격해 나간다.
“생각해 보면 츠타코 양이 남자를 찍는 건 정말 드물잖아. 이건 역시 그 사람한테 특별한 감정을 안고 있어서 그런 건?!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니아니, 나는 여자애한테밖에 흥미 없으니까!”
​“​“​“​읏​!​!​!​”​”​”​
 츠타코 양의 그 한마디를 듣고 유미, 요시노 양, 마미 양 세 사람이 동시에 물러났다. 츠타코 양은 자신이 말한 내용을 눈치챈 건지 당황하며 변명을 한다.
“자, 잠깐! 이상한 식으로 생각하지 말아줘? 내가 말하고 있는 건 피사체로서 그렇다는 이야기지 성벽이 그렇다는 소리가!”
 하지만 츠타코 양의 말은 무시하는 것처럼 요시노 양과 마미 양, 그리고 유미는 일부러 츠타코 양에게 들릴 정도의 크기로 소곤소곤 이야기한다.
“역시 츠타코 양의 사진은 취미와 실익을 겸하고 있었네요.”
“사진을 찍을 때의 눈빛이 수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고 보면 저번에, 언니께서 츠타코 양이 검도부의 연습을 촬영하는 중에 부원의 옷이 땀에 절어 피부가 비쳐 보인 걸 찍으면서 흥분한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고 말했었어요.”
“체육 시간에 옷 갈아입을 때도 왠지 집중하는 듯 다른 사람들이 속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있었지.”
“그거 분명 머릿속에서 찍어내서 집에 돌아가서 야한 상상을 하는 거야.”
“이봐! 사람을 변태 취급하지 마!”
 웃으면서 다들 장난하듯 떠든다. 서로를 잘 알고 있으니까 이런 농담도 가볍게 할 수 있는 거다.
“빨리 도시락 안 먹으면 점심시간 끝나 버릴 거야.”
 여기까지 와서야 다들 도시락을 펼쳐놓기 시작한다. 역시나 다들 한창때의 여고생답게, 도시락을 먹고 있는 사이에도 아까 전의 화제를 끄집어내 서로 놀려댄다. 계속 여학교를 다녔다고는 해도 그런 이야기가 없는 건 아닌 거다. (뭐어, 현실적으로는 부족하지만.)
 하지만 말을 하는 중에 유미는 생각했다.
 유키 녀석, 그렇게나 모두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대로 그 애만 봐 주지 않으면 안 되잖아, 하고.


 저번에 요시노 양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본 뒤 유키가 다시 릴리안에 오게 된 건 3일 뒤였다.
 아니나다를까 요시노 양의 태도가 이상했다. 명확히 유키를 의식하고 있으면서 눈이 어쩌다 마주칠 때는 당황하며 눈길을 피한다. 가급적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으려 하고, 이야기할 기회도 없다.
 정말로 곤란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오늘의 작업도 반쯤 끝마쳤을 무렵. 간신히 요시노 양과 이야기할만한 타이밍이 찾아왔다. 딱 주변에 사람도 없었다. 요시노 양은 유키의 모습을 보고 허둥지둥 자리에서 떠나려 했지만, 유키가 말을 걸면서 그 팔을 잡았다. 조금 억지로였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잡아둘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뭐, 뭐야. 유키 군, 왜 그래?”
 요시노 양이 조금 동요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든 미소를 띄우려 하지만 그게 잘되지 않은 듯 억지로 지은 듯한 미소를 짓고 있다. 여전히 눈을 마주쳐주려 하지는 않는다.
“뭐라니 그, 제대로 설명해두려고 생각해서.”
“서, 설명이라니?”
“어제 내 교복에 들어가 있던 사진, 봤지?”
 그렇게 말한 순간 요시노 양의 몸이 굳어졌다. 역시나 사진을 본 건 틀림 없는 모양이었다.
“그, 그, 저기”
“그건 말야, 오해야.”
“…………에?”
“코바야시 녀석이 들고 있던 걸 뺏어서 교복 주머니에 넣어두고 잊고 있었어. 특별히 다른 의미가 있었던 게 아니야. 정말로 그런 마음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이상한 오해 같은 건 하지 말아줘.”
“……그, 그렇구나.”
“말할 것도 없이, 어제부터 요시노 양의 태도가 이상한 건 아마 그 사진을 본 탓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상한 식으로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해. 나한테 그런 취미는”
 거기까지 말했을 때, 느닷없이 뺨에 충격이 찾아왔다.
 그와 함께 건조한 소리가 무척이나 크게 울려퍼진다. 뺨을 얻어맞았다는 걸 눈치챈 건 시간이 얼마간 지난 뒤였다.
“……에?”
 멍하니 눈앞에 있는 소녀의 모습을 바라봤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갑자기 여자애에게 얻어맞은 탓도 있지만, 눈앞에 있는 요시노 양의 표정에 빨려들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던게 더 컸다.
“…… 뭐야.”
“요시노 양?”
“아,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말할 건 없잖아! 그, 그런 식으로 말 안해도 되잖아. 그, 그”
 거기서 요시노 양의 말이 막혔다. 큰 눈에서 커다란 물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 떨어지고 있었다.
“바보 같아.”
 그렇게 말하고 빙글 몸을 돌려, 요시노 양은 문을 열고 달려가 버렸다. 유키는 아직도 대체 뭐가 일어난 건지 이해하지 못한 채로 무의식중에 얻어맞은 뺨에 손을 댔다.
 그러자 문득 교복 가슴주머니에 눈이 갔다. 거기에 뭔가가 들어가 있는 게 보인다.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여, 가슴주머니에 들어있던 ‘그걸’ 꺼내 들었다.
“읏!!”
 머리가 빙글빙글 돈다.
 요시노 양이 본 건 유미의 사진이 아니라 이걸 본 거였다. 그걸 유키는 한 순간에 깨달았다.
 잘 생각해 보면 유미의 사진은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다. 보통 아무리 그래도 다른 사람의 교복 안주머니를 뒤적거리는 일은 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이건 가슴주머니에 들어가 있었다. 아마도 예전에 코바야시와 산백합회의 애들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할 때 어느샌가 들어가 버렸던 거겠지. 그걸 저번에 요시노 양이 봐 버린 거다. 분명 가슴주머니에 들어가 있는 게 슬쩍 보여서, 무심코 잡아 버렸던 거겠지.
 멍하니 있는 유키의 오른손에 들린 사진, 거기에는 하나데라의 교복을 입고 미소 짓는 가련한 땋은 머리 소녀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계속


계속
~가운데 말~
 아무리 릴리안이라고 해도 한창때의 여자애들이니까 남자애의 화제가 나올거라고 생각해요. 아니, 진짜 여학교 같은 건 잘 모르지만요.
 그럼, 레이 쨩은 대체 언제쯤 출연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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