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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마무구전기


화령火靈은 기본적으로 두가지로 나뉜다. 서역에서 녹인이 다루는 화정火精의 화신化神과 상고시대때 무림에서 사용하던 초기 화공의 형태이다. 상고시대때 화공은 현 무림에서 쓰이는 기에서 화속성만 끄집어 내거나 아니면 화정에서 그 힘만을 빼내는 현 무림의 화공들과는 다르게 화정을 키우고 화정과 소통하여 화정이 영성을 가지게 하는데 주력한다.
물론 이는 현 무림의 화공에 비하면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현재의 화공이 어딘가 균형이 어긋나 있는데 비하여 상고시대때 화공은 화정의 영성이 화기의 균형을 잡아주기때문에 자신의 실력이상의 힘을 발휘해도 혹은 화기를 제어하기 힘들정도의 부상을 당하더라도 몸을 해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한 상고시대의 화공 중 최고로 꼽히는 것이 바로 ​신​마​무​구​종​神​魔​武​九​宗​의​ 일각인 신가神家의 ​금​시​황​염​공​金​翅​煌​炎​功​이​고​ 그 뒤로 천마조사를 옆에서 수행한 육마중 한명인 염마炎魔의 ​구​유​화​령​공​舊​幽​火​靈​功​ 선인이었다가 인간이 된 예가 만든 태양궁의 ​태​양​십​명​화​太​陽​十​明​등​이​ 있다.

- 만무자萬武者의 ​상​고​무​림​기​서​上​古​武​林​奇​書​ 중 일부 -

화령귀마 1화



"언월인偃月刃"
쏴쏴쏴쏴쏴쏴쏴-
맹렬하기 짝이 없는 칼질과 함께 날카로운 소리가 어둠을 가르고 눈 앞의 숲을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언뜻 듣기에는 마치 풀밭을 가로지르는 소리 같았으나 실제로는 시현이 발한 진공의 칼날에 베여진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서로의 가지를 건드리면서 생긴 소리였다.
잠시 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아까 도깨비불이 날아온 장소로 추정되는 곳까지 수십그루의 나무가 쓰러졌다. 날고긴다는 무림인들도 좀처럼 보이기 힘든 광경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시현은 어딘가 탐탑치 않은 표정이었다.
"얕았나... 역시 창이 아니면 제 위력이 안나오는군"
"이런 광경을 보여놓고서는 말입니까?"
"창으로 했으면 확실히 갈라버렸을테니까 말이다. 숲의 2~3할 정도랑 함께"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게 무서운 사실이었다. 실제로 성진도 시현의 주특기는 주먹과 창이라는 걸 들었고 말이다. 원래 무기인 창이 아님에도 이 정도 위력인데 원래무기인 창으로 펼쳤으면 어떠한 위력이 나올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일단은 잡는게 우선이니 움직이자꾸나"
시현은 쓴 칼을 성진에게 넘기고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급하지도 느긋하지도 않은 마치 칼날과도 같은 기도를 보이며 걷고 있는 걸음. 그 걸음에서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무인에게 있어서 약간의 긴장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왠지 그것과는 다른 종류의 긴장인듯한 느낌을 받은 성진은 주위를 경계하면서 시현을 향해 물었다.
"숙부, 방금 저 도깨비 불의 정체는 뭘까요?"
"글쎄... 아직 확정은 못하겠다만 몇개 집히는건 있구나"
시현은 그렇게 말하며 비어 있는 양손을 휘둘렀다 갑작스런 휘두름이었지 성진은 이미 신호를 받았었기에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후웅-
휘둘러진 시현의 양 손은 바람의 결을 건드리며 바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뭇잎과 함께 시현의 주위로 몰려드는 바람, 시현은 그 바람을 춤사위와 같은 팔 놀림으로 한층 더 맹렬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숙부, 이건?"
"일어서지 마라, 일어서면 바람에 실린 나뭇잎에 베일테니까"
"네?"
시현은 성진의 의문에 대답하지 않은채 눈을 감으며 계속 바람을 느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작스래 눈을 뜬 시현은 양팔에 기류를 두르며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순간 묶여있던 바람과 그 바람에 실린 나뭇잎은 맹렬함과 난폭함을 드러내며 시현이 손을 뻗은 곳을 향해 쏟아졌다. 수많은 나뭇잎이 나무에 박혔으며 박히지 않은 나뭇잎들은 흐르는 바람을 따라 날카로운 기세를 드러내며 날아갔다.
그리고 잠시후, 숲 저편에서 부터 맹렬한 굉음과 함께 환한 빛이 발했다. 환한 빛이라고는 하나 어딘가 음산하고 어두은 느낌이 드는 빛. 그 빛을 보며 시현은 상대의 무공을 알아내기 위해 머릿속을 뒤졌다.
"저러한 특징을 가진 무공은 꽤 있지만. 도깨비불의 특성을 ​생​각​하​면​.​.​.​구​유​화​령​공​인​가​.​ 실전 된줄 알았는데..."
"숙부 저 불꽃의 정체를 알아낸 겁니까?"
"아아, 대충"
사실상 확정이었지만 시현은 그것까지 말하진 않았다.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었으니까. 숲 한쪽에서 일렁이는 불기둥을 향해 몸을 날린 시현과 성진은 얼마지나지 않아 숨을 헐떡이며 지친듯한 표정을 보이고 있는 한명의 노인을 볼 수 있었다.
"허억.. 허억... 설마 ​귀​화​마​염​주​鬼​火​魔​炎​柱​를​ 써야 할 줄이야."
노인을 중심으로 반경 3장이 몽땅 재가 된 상황. 시현은 이 참상이 방금전 노인이 일으킨 불기둥에 의한 것임을 깨달았다.
"당신이 도깨비 불의 주인인가"
"그러는 네놈은 방금 그 미친바람의 원흉이렸다!"
무척이나 화를 내는 노인의 곳곳에는 날카롭게 잘려 입을 벌리고 있는 옷과 그 밑에 살짝 붉게 선혈이 달빛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사람을 마구죽인 노친네한테 그런말 듣고싶지는 않지만 방금건 내가 한게 맞아."
"네 이놈.."
시현의 말에 노인은 양손에 귀화鬼火를 피워 올렸다. 분명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불꽃은 무척이나 어둡고 음산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노인이 손에서 피워올린 불꽃을 본 시현은 노인의 불꽃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역시나 구유舊幽의 불꽃인가..."
"네놈이 그것을 어떻게 알지?"
"그건 내가 묻고 싶은 일이야. 어떻게 '실전失傳'된 ​구​유​화​령​공​舊​幽​火​靈​功​을​ 알고 있는거지? 분명 구유화령공을 익히고 있던 마지막 염마는 제2차 혈교 사변때 죽었을 텐데..."
"무슨 말을 지껄이는거냐!"
알지 도 못하는 말에 인상을 찌푸리는 노인을 보며 시현은 싸늘한 표정으로 노인을 향해 물었다.
"그 구유화령공은 어떻게 얻은거지?"
"네놈한테 말할것 같으냐!"
노기를 토하며 화공을 발하는 노인을 보며 성진은 노인이 발하는 기운이 심상치 않음과 함께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니 느낄 수밖에 없었다. 노인에서 발해지는 기운에서는 비정상적이리만큼 무시무시한 사기死氣를 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만약에 성진이 무공을 익히지 않았다면 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농밀한 사기에 혼백이 육신에서 떨어져나가고 말았을 것이었다.
"숙부, 저거... 위험한것 같은데요."
"괜찮아 제대로 된 것도 아니고. 하기사 그게 온전히 남아있을리 없지"
시현은 그리 말하며 노인이 발하는 불길의 열기를 가르고 노인에게 다가갔다. 맹렬한 열로 인해 보통사람이라면 잠시도 버티지 못할 테지만 시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땀한방울 흘리지 않고 노인을 향해 입을 열었다.
"만약 온전했다면 내가 이렇듯 가까이 갈 수 있을리 없을테니까. 뭐 짝퉁으론 이게 한계이려나"
"뭣이!"
노인은 광분을 하며 시현이 서 있는 정면을 향해 양손에서 불타고 있는 귀화를 내던졌다. 귀화가 땅에 닿기 무섭게 시현을 중심으로 맹렬한 불기둥이 발해지며 시현을 집어 삼켰다.
"숙부!!"
"이래도, 이래도 나의 구유화령공이 가짜라는 거냐!"
아까 시현에게 받은 도발탓인지 불기둥에 휩쌓인 시현을 향해 격정적으로 외쳤다. 그 순간 불기둥속에서 한점의 그을음도 없이 팔이 튀어나와 노인의 목을 잡았다.
"내 옷에 그을음 하나 생기게 하지 못한거 보면 확실히 가짜 맞네"
순간 가벼운 산들바람과 함께 불기둥이 깨져나가며 멀쩡하기 짝이 없는 시현의 모습이 드러났다.
아플때는 역시 쓰는게 늦네요... 짧은데도 불구하고 만족하는 만큼 나오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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