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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컬 브레이커

リリカルブレイカー


원작 |

역자 | 淸風

제 7화 비밀


 시야를 뒤덮는 섬광이 가라앉았을 때 용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나는 자신의 몸을 되찾았다.
 주얼 시드의 힘인지 봉인의 여파인지는 알 수 없지만, 희미하게 빛나는 주얼 시드와 함께 천천히 하늘에서 빌딩 옥상으로 내려선다.
 눈앞에 떠오르는 푸른 돌을 꾹 붙잡아 바라본다.
 알고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다시금 이 녀석은 위험한 물건이라 재인식.
 아니, 정말, 이번에는 진짜로 죽는줄 알았어.
 실제로 아까 그건 죽을 만치 아팠다. 건담으로 자폭했을 때의 아픔은 분명 이런 느낌인 걸까.

“유토 군!”

 내 뒤를 따라오는 듯 나노하, 페이트가 차례차례 내려온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괜찮아? 문제 없어?”
“아―, 뭐어, 덕분에. 미안, 신세를 졌어.”

 사실은 전혀 무사하지도 괜찮지도 않았지만, 눈물을 글썽이며 달려오는 나노하한테 그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
 쓸데없는 신세를 진데다가 이렇게나 걱정을 시켜 버렸으니 정말로 면목없다.

“다행이야.”
“페이트도 고마워. 둘 다 다치진 않았어?”
“아……응.”

 페이트는 어딘가 거북한 듯 이쪽을 보고 있었지만, 이쪽의 질문에는 제대로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아까대로 나노하에게도 다시금 눈을 향한다.

“나도 괜찮아!”

 꾹 하고 양손에 힘을 담는 걸 느끼니 절로 미소가 흐른다. 무사해서 잘 됐다.
 약간 여기서 떨어진 곳에서 이쪽 상태를 살피고 있는 알프도 다치지 않은 모양이다. 그 알프를 경계하고 있는 유노도 뭐어, 괜찮아 보인다.
 그보다 알프가 이쪽을 굉장히 노려보고 있네요, 예. 지금도 주얼 시드 넘기라거나 말할 것 같아.

“일단 그걸 이쪽으로 넘겨.”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진짜로 그 소리 했고.
 그 말에 반응한 나노하는 페이트에, 유노는 알프에 대해 각각 경계를 취한다.
 아까 용하고 우당탕쿵탕 했던 직후인데도 기운 넘치네. 나는 후딱 돌아가서 자고싶어.
 페이트 쪽은 대응을 결정하지 못한 건지, 망설이면서도 알프와 이쪽에 번갈아 눈길을 향하고 있다.
 원작에서는 어느 쪽이 손에 넣었더라? 응, 완전 까먹었다. 뭐어, 됐어.

“여기.”
“에.”

 나는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봉투를 꺼내 주얼 시드와 함께 페이트에게 던졌다.
 페이트는 당황하며 그걸 잡아, 멍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이번에 번거롭게 한 보답이야. 솔직히 미안했어.”
“에, 자, 유토 군?!”
“유토?!”

 놀란 두 사람이 굉장한 기세로 이쪽을 돌아보지만, 그에 앞서 고개를 숙인다.

“정말 미안해. 그래도 이번에는 도움받았으니까 좀 봐줘. 지금 상태로 싸우는 건 서로 안 좋을테고.”
“으…….”

 나노하도 자신이 협력을 부탁했던 걸 떠올린 건지, 강하게 나오지 못한다.

“…………하아.”

 입장 상 유노는 시원스레 눈감아 줄 수도 없겠지만, 마지못해 동의해 주었다. 진짜 미안.
 이런, 왠지 이번 일로 빚만 무진장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이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나노하와 유노에게는 나쁘지만 이게 제일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나노하도 페이트도 아까 전 싸움으로 마력 대부분을 이미 써버렸을 거다. 알프와 유노는 모르겠지만.
 가령 나노하에게 넘겼다고 하면, 페이트는 둘째치고 알프는 틀림없이 덮쳐오겠지. 그렇게 되었을 때 어쩔 수 없이 페이트도 참가할 수밖에 없을 거고, 양쪽 다 여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싸우는 게 된다. 만전의 상태에서도 그런데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날아다니거나 쳐대거나 하면 양쪽 다 평소보다 위험하겠지. 아까 그 일이 있었던 직후라는 걸 고려해 줬으면 한다.
 까놓고 말해서 나도 한계를 넘었고.

“너, 대체 무슨 속셈이야?”
“지쳤으니까 집에 가서 자고 싶어.”

 괴이쩍어하는 알프의 의문에 즉답했더니 다들 이쪽을 백안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 건 기분 탓일까.
 알프는 기가 막힌 얼굴로 깊게 한숨을 내쉬고,

“페이트에게 들은 대로 영문을 알 수 없는 녀석이네.”
“실례야.”

 그쪽의 꼬맹이와 페릿 유사품이 묘한 표정으로 응응 끄덕이고 있잖아.

“그,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하얀 것과 짐승을 노려보고 있을 즈음, 페이트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그쪽을 돌아보자 알프는 기묘한 생물을 보는듯한 눈으로, 페이트는 여전히 거북한 듯……이라는 것보다 어떤 표정을 짓는 게 좋은지 모르겠다는 느낌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알프의 시선에는 여러모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건 훗날의 기회로 돌리자. 그동안 시간은 잔뜩 만들 수 있을 거고.

“아―으, 또 봐―.”
“아, 페이트?!”

 나는 속 편히 손을 흔들고, 나노하는 손을 뻗어서 페이트를 부르려 하지만 페이트 일행은 그대로 날아가 버린다.

“아직 이야기 하고 싶은 것들, 잔뜩 있었는데…….”

 추욱 하고 고개를 숙이고 낙담한 나노하.
 그러고 보면 나노하는 페이트에게 전하고 싶은 게 있다고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내 탓에 전부를 전하지 못했겠지. 진짜 미안한 짓을 해 버렸다.

“뭐어, 또 기회가 있으니까 다음 번에 힘내면 돼. 이번에는 저 녀석과 힘을 합칠 수 있었다는 걸로 만족 해 둬.”

 내 기억 속에 나노하가 페이트와 처음으로 힘을 합쳤을 때는 시간의 정원……이 아니라 바다였나? 원래 둘이 힘을 합쳐 싸우는 건 좀 더 훗날의 이야기다.
 그걸 생각하면 이번 건은 마이너스만은 아니겠지. 아마도. 내 희망이지만.

“……응, 맞아. 나, 제대로 페이트와 힘을 합칠 수 있었어. 그러니까 제대로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거야.”

 나노하는 자신에게 들려주는 듯 눈을 감고 속삭인다.

“응, 나 좀 더 힘낼게!”

 그리고 그 눈을 떴을 때는 평소의 나노하.
 기분 전환이 빨라―, 하고 생각하면서도, 뭐어, 제대로 이야기도 못하던 상대와 함께 뭔가를 해낼 수 있었다는 건 나노하에게 커다란 자신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뭐―,힘내―.”
“으―, 뭔가 무책임해에.”

 실제로 그러니까 당연하겠지.

“그치만 남일이고.”
“너무해!”
“뭐, 아무튼.”

 뭐어, 그건 둘째치고.

“이제 무리. 한계.”

 털썩하고 꼴사납게 다리에 힘이 빠진 나는, 그대로 땅에 엎어지듯 쓰러졌다.

“으왓, 유, 유토 군?!”
“무, 무슨 일이야?!”

 당황하며 나노하가 안아 일으키고, 유노가 달려온다.

​“​으​으​으​으​…​…​몸​이​아​파​몸​이​아​파​”​

 온몸을 들볶는 아픔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퐁퐁 흘러넘친다.
 나노페콤비의 전력전개 풀 박살, 아니면 주얼 시드의 폭주가 원인인지, 의식을 되찾았을 때의 고통에 더해서 온몸이 한계를 넘은 듯한 근육통 상태. 게다가 그게 멈추질 않으니까 어쩔 도리가 없다. 아파―아파―.

“잠깐, 아까까지 팔팔했었잖아!”
“그거, 오기로…….”

 남자의 고집이라던가 하는 걸로 버티고 있었을 뿐입니다. 같은 남자니까 그런 건 말 없이 눈치채 줬으면 한다.

“우, 울 정도로 아픈 걸 참지 않아도…….”

 그치만, 이런 걸 보여줬다간 페이트 등이 걱정할 것 같장. 안 그래도 주얼 시드를 발동시킨 게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고. 일단 남자로써 허세를 부려둬야지! 아무한테도 득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됐으니 빨리……회복 ​마​법​을​…​…​기​브​미​―​.​”​

 슬슬 의식을 잃을 것 같은데.

“유, 유노 군! 부탁해!”
“으, 응!”









“하―, 이번에는 위험했어.”

 이 세계에서의 거주지인 맨션 방에 돌아온 페이트와 알프.
 이번 일에는 간담이 서늘해졌지만, 이렇게 무사히 주얼 시드를 손에 넣은 걸로 알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한 가지 신경쓰이는 게 있었다.

“저기, 페이트. 그 애, 주얼 시드랑 같이 뭘 넘겨준거야?”
“응, 이거 말이구나.”

 그 수수께끼의 소년이 주얼 시드와 함께 건넨 봉투. 안에 들어있는 게 뭔지는 아직 열어보지 않아서 페이트도 모른다.
 봉투 뜯어서 안을 열어보자, 거기서 나온 건

“오백엔 동전이 3개……과자 할인권? 뭐야, 이거?”
“그, 글쎄?”

 고개를 갸웃거리는 알프에게 시치미 떼기는 했지만, 페이트는 마음에 짚히는게 있었다.
 3백엔은 저번에 반드시 돌려주겠다고 했던 것. 거기에 과자 할인권이 들어있는 건 소년 나름의 배려……인 걸까? 이 부근에서 나름대로 인기가 있다고 저번에 만났을 때 이야기 했던 가게의 할인권이다.
 덧붙여서 알프에게 돈에 대한 이야기는 전하지 않았다.
 아마 그 걸 남에게 이야기했다는 걸 알았다간 그 소년이 굉장히 낙담해 버리겠지. 그건 왠지 불쌍하다고 생각해서 알프에게는 전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 소년과 다시 만날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설마, 실제로 이렇게 다시 만나, 더군다나 제대로 돈을 돌려줄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이상한 애…….”
“정말로.”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린 페이트에게 알프는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유노의 마법 치료 덕분에 고통은 완화되었지만, 완전히 낫지는 않았다.
 유노의 추측으론 주얼 시드의 폭주에 의한 후유증으로 몸 그 자체가 아닌, 링커 코어 그 자체에 큰 부담이 걸려있는 탓일 거라고. 공교롭게도 그걸 조사하기 위한 설비가 갖춰지지 않았기에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마력을 쓰는데 익숙하지 않은데도 한계 이상까지 혹사해 버려 생긴 링커 코어의 근육통 같은 거라는 모양이다.
 AAA클래스의 마도사 두 명을 상대로 그만큼이나 날뛰었으니까 그 설도 납득할 수 있다.
 그 뒤에도 걷는 건 물론 일어서지도 못했던 나는, 나노하의 연락을 받아 맞으러 와준 시로 씨가 자택까지 보내주는 꼴이 되었다.
 한심하네―.

 그리고 내 안에서 일어난 변화를 눈치챈 건 다음 날 아침이었다.



“마력을 쓸 수 있게 되었어.”

 아직 온몸이 아파서 눈물이 나올 것 같지만 어떻게든 몸을 움직일 수 있게는 된 나는, 새벽에 마법 연습을 하고 있는 나노하 일행에 합류해 입을 열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에?”
“봐.”

 눈을 크게 뜨고 놀란 나노하에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증거로 오른손에 마력을 모은다. 아직 요령을 몰라서 자연스럽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확실히 내 오른손에는 검은색과 감색을 더해서 둘로 나눈 것 같은 색의 마력광이 빛나고 있었다. 물론 술식같은 건 구축하지 않았기에 단순히 빛나고 있는 것 뿐이고 아무런 효과도 없겠지만.

“와아.”
“언제부터 쓸 수 있게 된 거야?”
“아마, 주얼 시드에 먹혔을 때부터인 것 같아. 알아차린 건 오늘이 되고 나서지만.”

 여하튼 어제는 온몸이 근육통이라 자신의 마력을 의식할 여유도 없었다. 나름대로 고통이 들어간 새벽이 되어서야 간신히 자신의 몸에 일어난 미묘한 변화를 의식할 수 있었던 거다.

“전화위복인 셈이네. 한 번 죽을 뻔한 보답은 있었다는 거야.”
“죽을 뻔했다니 너무 과장이야.”

 나노하는 아하하 하고 웃었지만 스타라이트 브레이커와 팰렁스 시프트를 동시에 먹은 그 공포는 공격한 장본인이 상상하긴 힘들겠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나노페 최후의 일격.
 아아, 그건 트라우마 같은 미적지근한 게 아냐. 그건 끔찍한 공포였어요. 까놓고 말하자. 진짜로 죽는 줄 알았어. 이렇게 살아있는 걸 나 자신도 신기할 정도로.
 저렇게 되는 건 확실히 자업자득이겠지만, 약간만 더 봐줬으면 했다. 저건 인간 한 명이 먹을만한 고통이 아냐. 저만큼의 마력 데미지를 먹은 인간이 여태껏 있었을까?
 얼마 뒤 페이트도 스타라이트 브레이커를 먹겠지만, 나는 거기에다 팰렁스 시프트가 곁들여져 있다. 상황이 상황이었으니 남에게 불만을 꺼낼 순 없지만, 그래도 그 공포는 필설로 다할 수 없다.
 원작에서 스타라이트 브레이커를 습득한 게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이쪽의 나노하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건 나다.
 설마 자신이 페이트보다 먼저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희생자 제1호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그건 트라우마가 되지. 실제로 먹은 내가 말하는 거니까 틀림없어.
 아하하하, 설마 어둠의 서 안에 있는 하야테의 기분이라거나, 페이트가 맛본 공포의 고통을 그 이상의 볼륨으로 맛보게 되다니 꿈에서도 생각 못했다고! 후우―핫핫하!
 어째선지 자연스럽게 눈물이 넘쳐왔다.

“유, 유토 군? 무, 무슨 일 있어?!”
“아니, 딱히.”

 갑자기 눈물을 흘린 나를 보고 당황하는 나노하에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설령 마력을 쓰는 법을 배워서 싸울 수 있게 된다고 해도, 이 녀석하고는 절대로 싸우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맹세한다.

“뭐어, 그리 되었으니 다시금 마력의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유노 선생님.”
“……응, 나로 괜찮다면.”

 울면서 고개를 숙이는 나에게 유노는 나를 위로하듯 어깨 위에 탁 손을 얹는다. 그 자그마한 눈으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웅변하고 있었다. 말로 하지 않아도 내가 생각한 게 전해졌던 모양이다.
 훗, 이렇게 남자 사이의 우정은 쌓여가는 거다.
 페릿에게 동정받는 남자 초등학생의 모습에 당황하는 꼬맹이는 잠시 잊어두자.
 이렇게 마력을 쓸 수 있게 된 나는, 다시금 유노 선생님에게서 마력의 실기지도를 받게 되었다.
 링커 코어가 각성하고 마력을 발동할 수 있게 되면 나도 히로가 될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한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눈을 감고 의식을 집중한다. 마력의 흐름을 유도해, 손바닥에 모아간다.
 지금 내가 하려고 하고 있는건 마력 운용의 기초중 기초인 마력탄의 생성. 마력탄이라고 해도 살상력은 전무하고, 마력으로 고무공을 생성하는 것 같은 거다.
 마법학원에서 제일 처음 가르치는, 정말로 기초중 기초인 모양이다.

“응, 맞아. 그 상태.”

 유노의 목소리를 흘려들으며 손바닥에 충분히 모인 마력을 형태로 만들도록 모아간다.

“오잉?”

 내 얼빠진 소리와 반대로, 손바닥에 모여가는 마력은 내가 의도하는 것 이상으로 팽창을 계속해 간다.

“왓―, 스톱! 스톱!”
“마력 너무 모았어, 지나쳐!”

 유노와 나노하의 정지 신호도 헛되게, 내 손바닥에 빛의 공이 된 마력은 더더욱 팽창해 가서


――――폭발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앗​!​”​

 폭발로 생긴 마력역류와, 폭발의 충격으로 머리를 두드려 맞은 아픔에 땅을 구르며 눈물을 글썽인 채로 고통에 몸부림치는 나.

“에, 그……괜찮아?”

 약삭빠르게 자신들은 실드로 무사히 넘긴 나노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라본다.

“괜찮게 보여?”
“에에……전혀.”
“그치.”

 실제로 그대로기에 억지를 부릴수도 없다.

“으으, 또 실패…….”

 손을 지면에 댄 채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털썩 무릎 꿇는다. 이렇게 내가 마법 발동에 실패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어제까지와는 다르게 자신의 속에 흐르는 마력을 확실히 느끼고, 그 흐름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게는 되었다. 하지만 정작 마력을 제어해서 마법으로써 발동시키려고 하는 단계가 되면 그 순간 마력의 제어가 흐트러져, 지금처럼 폭발해 버리는 거다.
 폭격은커녕 마력탄을 만드는 것조차 여의치 않은 상태였다.

“어, 어쩔 수 없어! 유토 군은 나랑 다르게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그치, 유노 군?”
“에, 에에…….”

 고개 숙인 나를 나노하는 격려하려 하지만, 그 동정이나 연민의 눈길이 굉장히 따갑다. 때때로 동정은 매도나 조롱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상처입히는 게 있다는 걸 아직 모르는 거겠지. 9살짜리 여자애에게 그걸 깨달으라고 하는 건 어거지겠지, 젠장할!

“유노 선생님, 솔직히 대답해 주세요.”

 고개를 든 채로 마법의 스승에게 묻는다.

“일반적으로 마법학원의 학생이 이 마법을 습득할 때 까지의 평균시간은?”
“에에……보통 5분 정도려나.”

 요는 이렇게 고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거군요. 그리고 내가 들인 시간은 가볍게 1시간을 넘으려 하고 있었다.

“풋.”

 아아, 맞아. 이런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언제나 세상은 이렇지 않았으면 하는 일뿐이야.
 세상에는 재능을 가진 녀석과 가지지 않은 녀석 두 종류가 존재한다. 내게 마력을 쓸 재능은 없다. 단지 그 뿐인 이야기다.
 드물지 않다. 정말 흔해빠진, 어디에도 굴러다니고 있는 사실.

​“​빌​어​먹​을​―​―​―​―​!​!​!​”​
“아, 유, 유토 군?!”






 소리치면서 달려나간 소년은, 나노하가 말리는 걸 듣지 않고 그대로 모습을 감춰 버린다.

“유노 군.”

 찌릿 유노를 노려보는 나노하. 소녀치고는 드물게 그 눈에는 비난의 색이 섞여 있다.

“좀 더 낫게 말할 수 있지 않았어?”

 하지만 유노는 거기에 기죽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젓는다.

“저기, 나노하. 남자애의 경우, 그런 식으로 마음을 써 주면 역으로 상처 입어.”
“그런 거야?”

 나노하는 나이치고는 총명하지만, 그래도 아직 초등학교 3학년. 이성의 그런 오기나 프라이드라는 것까지는 아직 생각이 미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 거야. 뭐어, 그건 여하튼.”
“하아아아?!”

 불쑥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리는데다 덤으로 귀에 숨까지 후 불어넣어서, 펄쩍 뛰어오를 만치 당황하는 나노하..
 돌아본 쪽에는 방금 달려간 소년이 아무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서 있었다.

“유, 유유유유유토군?! 어, 어째서?!”

 낙심한 거 아냐? 하고 입을 뻐끔뻐끔 여는 나노하에게 소년은 코웃음을 날린다.

“훗, 브아~보녀석. 그 정도로 계속 풀 죽어 있을 정도로 인생 경험이 얕지 않아!”

 나노하는 10년이 못 되는 인생은 충분히 얕은 거 아닐까 하고 생각하지만, 소년은 마음에 두는 일 없이 페릿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뭔가를 속삭인다.

“……같은 건 가능해?”
“응. 할 수 있기는 한데.”
“그럼, 우선은 염화. 그리고 그다음에는 그거의 연습 플랜을 부탁할게.”
“알았어. 맡겨줘.”
“저기, 무슨 이야기?”

 마주보고 뭔가를 끄덕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 나노하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비밀. 훗훗훗.”
“그런가 봐.”

 수상한 미소를 띄우는 소년과, 어깨를 움츠리는 페릿 친구에게 어쩐지 나노하는 약간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
■PREVIEW NEXT EPISODE■

주얼 시드의 위험성을 재인식한 나노하 일행은 결의를 새롭게 해 탐색을 계속한다.
나노하와 페이트, 두 사람의 소녀가 대치한 순간, 새로운 마법사가 강림한다.
상처입은 페이트를 구하기 위해 유토는 달린다.

유토 ‘기습 크래시.’
 
역자의 말:
 사이트가 열리고 마마마마를 올린 뒤 처음으로 최근 글 첫 페이지에서 물러나니 기분이 묘합니다.
 보다 많은 글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니 기쁜 일이지요.
 저도 좀 더 노력하여, 보다 많은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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