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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컬 브레이커

リリカルブレイカー


원작 |

역자 | 淸風

제 28화 나, 나노하. 다카마치 나노하예요.


 야가미 하야테는 그날, 계속 기분이 좋았다.
 제일 큰 이유는 누가 뭐라든 어둠의 서의 ​수​호​기​사​―​―​볼​켄​리​터​라​고​ 하는 새로운 가족이 생긴 거였다.
 해가 뜨기도 전에 기사들의 옷 치수를 재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그녀들의 옷을 ​주​문​했​다​.​(​자​피​라​는​ 짐승 형태가 있기도 하고 본인의 의향도 있어 제외)
 당일 배송이란 표기 대로 오후에는 물건이 도착해, 하야테는 마음껏 기사들의 옷을 갈아입히는 걸 즐겼다.
 몸의 라인이 드러나는 간소한 옷도 맛이 없냐면 없진 않았지만, 기사들은 다들 평균 이상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
 소재가 좋으니 더더욱 제대로 치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하야테가 권한 대로, 받은 옷으로 갈아입어가는 기사들.
 기사들에게는 과거의 주에게서 이런 물건을 받은 기억이 없었다.
 청결한 주거나 만족스런 식사는 몰라도, 기호품일 의복까지 받을 거론 생각조차 한 적 없었다.
 자신들은 언제나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물건으로서 취급되었고, 때때로는 주에게마저 미움받으면서도 어둠의 서의 수호기사로서 역대의 주를 섬겨, 오직 어둠의 서의 수집을 되풀이해 왔다.
 도구로서 취급받는 자신들의 환경에 불만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그게 자신들의 본연의 모습이라는 걸 의심하지도 않고, 어둠의 서가 있는 한 영원히 이어지는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야가미 하야테라는 새로운 주는, 만나고 하루조차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까지의 주와는 한 층도 두 층도 다른 걸 계속해서 기사들에게 인식시킨다.
 각자에게 주와 같은 레벨의 방이 주어져, 지금까지 먹은 적도 없는 맛있는 식사를 함께 먹고, 자신들을 치장하며 만족스러운 듯이 웃는 주.
 어둠의 서를 완성시키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 자신들을 도구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가족으로서 취급하고 있다.
 있는 일마다 당황하면서도, 기사들은 그런 새로운 주에게 자연스럽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 수에 맞는 생활용품을 얼추 산 뒤, 기사들을 하야테가 마음 내킬 때까지 꾸민 뒤에는, 유토와 약속한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태가 되어 있었다.
 하야테의 기분이 좋은 두 번째 이유.
 그건 동년배인 친구에게서 축하받는 첫 생일이라는 거다.
 한 번은 축하해 주겠다는 본인이 행방불명 된 걸로 그게 무너진 것처럼 보이거나, 생일 직전에 빼꼼 고개를 내민 그 본인이 생일을 잊었다고 착각한다거나 해서 두 번이나 실망했었기에, 삼세번이라는 느낌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테이블에 요리를 늘어놓는 하야테.
 식사를 준비하는 게 축하받을 본인이라는 건 크게 잘못되어 있지만, 축하해주는 쪽의 유토는 단순한 초등학생이기에 가진 돈도 평균적인 초등학생 수준이다.
 초등학생 두명 몫이라면 몰라도, 돈도 요리 실력도 양쪽 다 하야테에게 크게 밀리는 유토에게, 기사들까지 먹을 식사를 준비하라는 건 너무한 이야기겠지.
 하야테 입장에서는 친구에게 축하받는다는 사실이 제일 중요하기에, 식사 준비 정도는 별 일도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생일만이 아니라, 기사들의 환영회도 겹쳐있기에, 실력을 발휘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기까지 하다.
 기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요리를 늘어놓는 하야테는, 계속해서 시계를 바라보면서 유토가 찾아와 주는 걸 이제나저제나 고대하고 있었다.

 그런 하야테를 보는 기사들의 심경은 뭐라 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었다.
 주를 향한 것이 아니다. 주가 기대하고 있는 소년이야말로 기사들이 가진 고민의 싹이었다.
 기사들의 장인 시그넘이 내린 결단은 보류. 하지만, 그걸로 기사들의 불안이 전부 가신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결론을 유보한데 지나지 않는다.
 자신들에 대해서 이전부터 알고 있던 소년에게 악의가 있었다면 좀 더 빠른 단계에서 뭔가 손을 댔었겠지.
 며칠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다고 해서 뭘 어떻게 할 수 있으리라곤 보지 않지만, 의도를 알 수 없는 상대만큼 까다로운 존재는 없다.
 하야테에게 소년에 대한 걸 넌짓 물어봐도, 이상한 성격이지만 하야테에게는 소중한 친구라는 것 이상의 정보를 들을 수는 없었다.
 주나 자신들에게 적대할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정말로 다루기 까다로운 존재였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해도 1주일 뒤에 모두 이야기하겠다는 것 외에는 더이상 들러붙을 껀덕지도 없다. (비타는 힘으로라도 캐묻자고 주장했지만, 하야테의 친구라는 점도 있어 온건파인 샤말이 어떻게든 설득했다.)
 거기에 지금부터 진행될 유토의 흉계도, 귀찮은 일이면서도 그 일이 하야테를 기쁘게 만드는 일로 연결되기에, 더더욱 복잡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시곗바늘이 오후 4시 반을 지났을 즈음, 집에 손님이 왔음을 고하는 차임이 울려퍼진다.

“예~.”
『안녕, 나 오공. 한 바탕, 해 볼까?』
“썰렁한 농담 하지 말고, 빨리 들어와―.”
『…………』
『………….』

 예상한 손님의 농담을 화려하게 무시하는 하야테.
 카메라에 비치는 손님은 미묘하게 상처입은 표정으로 풀죽어 있었지만, 그것도 한 순간. 곧 평소의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가, 가슴을 펴며 말했다.

『허나 거절한다. 현관까지 가주가 마중올 것을 요구한다.』
“왜 그리 큰 소리 치노?”
『미안합니다, 부탁할게요. 현관까지 나와 주세요.』
“순식간에 바뀌냐, 어이.”

 옆에서 보고 있던 비타가 무심코 딴지를 걸 정도로, 유토가 고개를 숙이는 건 잽쌌다.

“아하하. 뭐, 유토 군이니까. 뭘 꾸미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지금 가 줄게~.”
『대체 왜 들킨거지.』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모를 리 없잖아.”
『이런. 설마 이 나라에 와서 하루도 지나지 않은 비타같은 거한테 상식 이야기를 듣는 날이 오리라곤.』
“너, 거기서 기다려. 지금부터 조금 지도해 줄게.”
『죄송합니다. 나름 진짜로 생명의 위기를 느끼니까 봐 주세요.』

 그런 대화를 하는 두 사람을 하야테는 쿡쿡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지만, 한쪽은 자기가 한 말 대로 정말로 신변의 위기를 느끼고, 다른 한 편은 반쯤 진심으로 아픈 맛 보게 해줄까 생각하고 있는 건 알 리가 없었다.



『해피 버스데이! 하야테!』
“에.”

 비타가 휠체어를 밀어주고, 문 앞에서 시그넘이 문을 열어준 직후 하야테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폭죽과 색종이의 세례, 그리고 축하의 말이었다.
 눈앞에 있는 건 자신을 불러낸 소년이 아니라, 본 기억이 있는, 하지만 초대면인 소녀 세 사람과, 처음으로 보는 소년이 한 명.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사태에 얼이 나가있던 하야테 앞에, 문 뒤에서 나타난 유토가 성공이라는 듯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계획대로. 훗훗후, 아무리 하야테라도 놀란 모양이네.”
“……아, 에에?”

 유토의 모습을 보고 하야테는 멈췄던 뇌를 어떻게든 재기동 시켰지만,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어떤 반응을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서 도움을 바라는 듯한 눈길을 유토에게 향한다.
 그걸 본 유토는 만족스럽게 끄덕이곤,

“소개하지. 하얀 악마와 유쾌한 동료들이다.”
“악마 아닌 걸!”
“초대면인 사람한테 묘한 소개 하지 마!!”
“끄에엑?!”

 금발인 소녀에게 훌륭한 돌려차기를 먹고 있었다.



 거실에 집합한 사람들은 야가미 가족과 유토가 데려온 사람들이 대면하는 듯한 모습으로 서로의 자기소개를 하게 되었다.

“에―, 이런저런 이유로 새삼스레 소개하자면, 옆부터 차례대로 내 친구인 쓰키무라 스즈카, 알리사 배닝스, 다카마치 나노하, 유노 스크라이어.”

 이렇게, 알리사에게 차인 옆구리를 누르면서 유토가 데려온 사람들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쓰키무라 스즈카예요. 유토의 반 친구고 독서가 취미예요. 하야테도 독서를 좋아한다고 들어서, 책에 대해서 잔뜩 이야기하고 싶어요. 잘 부탁해요.”
“에, 에, 그. 야가미 하야테라고 해요. 유토랑은 도서관에서 헌팅당해서 알게 됐어요.”
“슬쩍 날조하지 마.”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 전에 잽싸게 딴지를 거는 유토.
 거실로 돌아올 때까지, 하야테도 평소의 분위기를 대부분 되찾은 모양이다.

“에―, 그래도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말 걸었던 건 유토 군이었지?”
“책을 대신에 집어 준 걸 헌팅이라고 해석한다면, 견해의 차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는데.”

 그런 둘의 대화를 보고, 다른 넷은 순식간에 이해했다.

――아아, 이 둘 서로 닮았구나――하고.

 둘 다 자연스레 이야기에 슬쩍 날조를 섞는 부분을 보면, 예전에 유토가 하야테를 파트너라고 평했던 건 꼭 농담도 아니었다는 걸 새삼스레 깨닫는 사람들.
 한 쪽이 영향을 준 결과 이렇게 됐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도 있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하고. 다음, 알리사 부탁해.”
“응. 알리사 배닝스. 스즈카랑 마찬가지로, 거기의 유토랑은 반 친구야.”

 유토의 말을 받아, 일어나서 자기소개하는 알리사.

“통칭 아땅. 요즘 굉장히 폭력적이 되었으니까 다가가지 않도록. 깨물립니다.”
“물겠냐! 그보다, 그건 네 탓이잖아! 그리고 아땅이라고 하지 마!”

 알리사는 열심히 소리를 쳐 댔지만, 스즈카가 사이에 있어 안전권에 있는 유토는 완전 딴청이었다.

“그리고, 보면 알겠지만 딴지겸 새침데기 속성입니다. 하는 말은 독하지만, 상대를 잘 생각해 주는 좋은 애예요.”
“……너, 다음에 봐.”

 덧붙인 평가에 화내야 할지 수줍어해야 할지 몰라 알리사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이대로는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기에 꾹 주먹을 굳게 쥐곤 매도의 말을 삼키고 자리에 앉는다.
 양옆에서 쿡쿡 자그맣게 웃는 두 사람을 찌릿 노려보는 것도, 부끄러워 하는 거라는 게 명확했기에 효과는 부족하다.
 알리사와 교체하듯이 일어난 나노하는 정말 예의바르게, 처음으론 하야테, 다음으론 비타, 샤말, 시그넘, 짐승 형태인 자피라 순서로 시선을 향하며 고개를 작게 숙인다.

“나, 나노하. 다카마치 나노하예요. 알리사나 스즈카랑 마찬가지로 유토 군의 반 친구예요. 찻집 미도리야의 딸이어서, 오늘의 케이크는 저희 집에서 준비했어요. 다음에 감상을 들려주면 고맙겠어요.”

 나노하가 말하는 대로, 케이크는 여기에 오는 중에 미도리야에서 조달했다. 전날 주문이 되어 버렸지만, 딸의 친구가 될 애의 생일이라는 걸로 미도리야의 파티시에인 나노하의 어머니, 모모코가 직접 힘을 쓴 일품이다.

“미도리야의 케이크.”

 미도리야의 케이크라는 말을 들은 하야테는, 무심코 손을 딱 맞댄다. 그 눈에는 기대가 가득차, 빛나고 있는 것 처럼도 보였다.
 하야테 자신이 직접 미도리야에 간 적은 없지만, 담당의사인 이시다나 유토의 부모님을 통해 이따금 미도리야의 상품에는 신세를 지고 있다.
 특히 미도리야 특제 슈크림은 하야테의 마음에 쏙 드는 디저트기도 하다.

“미도리야의 과자는 전부 맛있어~. 이쪽에 와서 처음으로 이걸 먹을 수 있다니, 비타나 애들도 행운이네―.”
“아, 응.”

 하고 반사적으로 비타는 수긍했지만, 지금 단계에선 솔직히 기쁨보다도 당황 쪽이 커서, 애매한 대답밖에 돌려주지 않는다.
 하야테는 그런 반응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나노하의 옆에 앉아있는 유노에게 눈을 향한다.
 나노하를 포함한 셋은 유토가 보여준 사진을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인간형태의 유노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저는 유노 스크라이어. 홈스테이 형태로 오늘부터 당분간 유토네 집에 신세지게 되었습니다.”

 어째서 유노가 페럿 형태가 아니라 인간 형태로 여기에 있는 걸까?
 간단히 답하면, 여성들만 있는 곳에 남자 한 명은 싫으니까 너도 오라고, 유노에게 억지로 끌려왔기 때문이다. (자피라는 동물 형태기에 사람수 계산에서 제외.)
 유노 자신은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나노하가 유토의 의견에 찬성한 시점에서 거부할 수 있을 리도 없었고.
 지금, 유노가 말한 듯한 설정을 만들어낸 끝에, 유토의 옷을 빌려서 참가하게 되어 버렸다.
 야가미네에 올 때까지 페럿과 같은 이름이라는 것도 포함해, 스즈카나 알리사의 질문 세례라는 덤도 붙여서.
 페럿인 유노와의 관계는 유노의 친구가 주인이었고, 그 친구가 인간인 유노에게 빌려왔다는 설정을 역시 유토가 만들어내 설명한 건 여담이다.
 유노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시그넘의 눈길이 유토에게 향하고, 그 눈길을 받은 유토도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노하와 유노가 유토랑 마찬가지로 관리국과 연이 있는 마도사라는 사실을 수호기사들은 이미 들은 상태다.
 전날, 유토가 나노하 등을 포함한 하야테의 생일 파티 계확을 시그넘에게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토라고 해도, 기사들의 허가도 없이 마도사인 나노하나 유토를 데려갈 정도의 배짱은 없다.
 쓸데없는 경계를 안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마저도 위험해 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사람과 하야테를 만나게 하기 위한 조건은, 어둠의 서에 대해서나 수호기사들의 정체를 묻어두는 것이었다.
 할 수 있다면 더이상 마도사들과의 접촉이 느는 건 피하고 싶었지만, 유토는 이미 하야테와 다른 친구들을 만나게 할 약속을 했었다고 하고, 하야테 본인도 만나고 싶어한다고 한 이상 늦든 빠르든 언젠가는 만나게 되어 버리겠지.
 그렇게 판단한 시그넘은 사념통화로 다른 기사들과 상담해, 어둠의 서와 자신들의 정체는 묻어둔다는 조건으로 다른 애들을 초대하는 걸 승낙하고, 하야테도 거기에 동의했다.
 마도사라고 해도 마법을 쓰지 않는 한,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구별은 쉽지 않다. 그건 같은 마도사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염화, 혹은 검사용 마법이나 기계 같은 걸 쓰면 링커 코어의 유무, 마법의 적성같은 걸 조사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본인이 마법을 쓰지 않는 한 그리 쉽게 판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기사들이 주의하고 있으면, 나노하나 유노에게 마법 관계자라는 걸 들킬 걱정은 없다.
 지금처럼 염화를 쓰지 않고 아이 콘택트로 확인한 것도 염화를 써서 나노하나 유노, 레이징 하트에게 들키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리고 수호기사들의 쌀쌀맞은 자기소개도 지나가, 그대로 생일 파티의 핵심인 케이크
 독서라는 같은 취미를 가진 하야테와 스즈카는 초대면인데도 서로 의기투합하고, 알리사는 타고난 리더십을 발휘해서 진행을 도와, 하야테의 생일 파티는 분위기가 고조된다.
 기본적으론 초등학생 팀이 잡담이나 게임으로 불타오르고, 그걸 수호기사들이 멀리서 바라보는 형태였지만.
 지금까지의 생활에서 싸움이 중심이었던 탓도 있어, 기사들은 이런 장소에 그리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마도사인 나노하, 유노와도 최소한의 접촉만으로 끝마쳐, 거리를 두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그렇다곤 해도, 초등학생 팀의 즐거운 듯한 분위기를 보고있는 것 만으로도 이 자리의 분위기를 맛볼 순 있다. 하야테가 준비한 많은 요리들에 입맛을 다시면서, 기사들도 평온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이 생일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어라, 그러고 보면 유토 군은?”

 유노를 포함한 초등학생 팀이 대전 게임으로 타오르고 있을 때, 유토가 평소보다 말이 없는걸 깨달은 나노하.

“어라, 그러고 보면.”

 원래 유토는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핀 포인트를 찔러 들어가는 딴지나 놀림마저 오늘은 없었다.
 하야테가 주위를 둘러보자, 샤말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자피라를 가리킨다.

“오오.”

 기쁜 듯 소리를 낸 아이들이 본 건, 자피라에 기대서 새근새근 잠드는 유토의 모습이었다.
 그걸 본 알리사가 히죽 미소를 띄워, 작은 소리로 스즈카를 부른다.

“스즈카, 카메라야! 케라 준비!”
“정말, 악취미야. 알리사.”

 그렇게 말하면서도 제대로 가져온 디지털 카메라를 알리사에게 건네는 스즈카.

“샤말! 이쪽도 카메라 준비! 그리고 유성펜!”
“에, 아, 예!”

 지지 않겠다는 듯이 하야테도 샤말을 부르고, 나노하도 부랴부랴 휴대폰을 손에 들어 촬영 준비를 한다.

“훗훗훗. 이 나를 앞에 두고 틈을 보인 걸로 운이 다했어.”
“알리사, 그 대사, 왠지 악역같아.”
“그럼, 너는 그 휴대폰 넣으라고.”
“그건 봐, 이런 찬스 별로 없고. 유토 군도 찬스는 놓치지 말라고 말했었고.”

 역으로 나노하가 알리사에게 딴지를 먹었지만, 평소 놀림받는 울분이 쌓여있는 탓인지, 유토의 자는 얼굴이라는 기회를 놓칠 생각은 전혀 없는 모양이다.
 “아무리 사소한 찬스라도 절대로 놓치지 않고, 모아두는 게 내 모토야.”라고 나노하에게 역설한 건 유토 자신이다.

“아아, 평소의 자업자득인가.”

 유노도 평소에 유토가 한 행동을 생각하면, 굳이 막을 것도 없으리라고 판단하고 방관을 고수한다. 물론, 기사들에게도 그걸 막을 이유는 없다.

“역시 평범하게 이마에 고기 육자부터 갈까?”
“아무리 그래도 유성은……적어도 수성으로 해 두자.”
“그래도, 이 녀석이 당황하는 표정 볼 수 있는 건 얼마 없는 기회잖아? 유성으로 낙서됐다는 절망적인 표정 보고 싶지 않아?”
“아, 그러면 수성으로 쓴 걸 유성 펜으로 썼다고 속일 수 없으려나?”
“오케이. 그럼, 그걸로 가자.”

 아무도 멈추지 않는 채로, 무방비하게 자는 유토의 얼굴에 신나게 낙서를 하는 소녀들. 말할것도 없이, 그 과정 모두가 카메라에 담겨간다.
 좋든 나쁘든, 유토가 소녀들에게 친숙하기에 사정이 없었다.



“그래도, 이만큼 떠들고 있는데 전혀 깰 기미가 없네~.”

 하야테는 한가득 낙서에 뒤덮인 유토의 뺨을 손가락으로 찔렀지만, 잠에 빠진 유토는 전혀 눈을 뜰 기색이 없었다.

“그러고 보면 학교에서도 굉장히 졸려 보였었네. 대체, 주최자가 자서 어쩔거야.”

 하야테랑 마찬가지로 유토의 뺨을 찌르면서, 학교에 있을 때 유토의 모습을 떠올리는 알리사.
 쉬는 시간은 물론, 수업중에도 꾸벅꾸벅 졸음이 오는 걸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의외일지도 모르겠지만, 유토는 기본적으로 학교에서의 수업태도는 성실하다.

“어제 거의 잠 못잔 모양이야. 아침까지 깨어 있었다고 했었고.”
“아침까지? 뭐 했었어?”

 스즈카의 말에, 자신과 늦게까지 깨어 있었던게 원인인가 싶어 하야테는 한순간 움찔했지만, 아침까지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유토가 하야테의 집을 나선 건 오전 1시가 지난 뒤였지만, 유토를 배웅하러 간 시그넘이 돌아온 건 2시가 되기 전이다.
 돌아가는 게 아무리 늦었어도, 자는 시간이 없었던 건 아니겠지.

“글쎄. 뭔가는 했던 모양인데, 비밀이래.”
“유토 군, 비밀을 정말 좋아하니까…….”
“그러고 보면,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걸 즐기는게 사는 보람이라고 했었지.”
“……정말 폐되기 짝이 없네.”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말하는 알리사에게 응응 끄덕이는 사람들. 네 사람만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듣던 유노나 기사들까지도 같은 생각이었다.
 애초에, 하야테의 생일 파티 계획도 어제가 되어 갑자기 알린 끝에 참가를 부탁받았던 거다.
 부탁받는 쪽으로선, 좀 더 빨리 알려달라고 불만 한 두 마디는 내뱉고 싶을 정도다.
 좀 더 빨리 그걸 알고 있었으면 진작에 예정을 비워 뒀을 거고, 사전에 좀 더 여러가지 준비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실제로 알리사나 스즈카는 배울 일들로 예정이 잡혀 있었다.
 단지, 열심히 고개를 숙이는 유토의 모습에 알리사와 스즈카는 불만을 토하면서도, 예정에 대해 유토에게 말하지 않고 참가를 승낙했었지만.
 유토가 하야테의 집에 가는 게 늦어진 건, 그 뒤에 함께 선물을 사러 가느라 시간이 걸린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이렇게 자고 있을 때는 귀여운 부분도 있네.”

 유토의 뺨을 양손으로 꾹꾹 땡기는 알리사. 유토는 아무래도 괴로운 듯한 표정을 보였지만, 잠에서 깰 기색은 없다.

“아하하, 정말.”

 실제로 자고 있는 유토는 낙서당한 것도 더해져, 평소의 무뚝뚝한 얼굴에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얼빠진 얼굴이 되어 있다.
 나노하를 필두로 스즈카도 하야테도, 쿡쿡 자그만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생일 파티가 끝날 무렵에 간신히 눈을 뜬 유토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과 그게 담긴 영상 데이터를 보곤, 입을 열자마자 이렇게 말하는 게 한계였다.

“……깨갱.”

 정말 언짢은 듯이 굳은 표정으로 꺼낸 그 말이 주위에 다시금 웃음을 불러, 그게 점점 더 유토의 얼굴을 언짢게 만든다.

“페이트한테 좋은 선물 생겼네~.”
“관둬.”
“모두 찍은 데이터 모아서 CD 구워야겠네~.”
“인간 맞냐!”
“아, 그럼, 내일 당장에라도 페이트한테 보낼 비디오 메일 만들자! 하야테도 같이.”
“그만둬!”
“에, 그……나도 괜찮아?”
“좀 들어!”
“물론!”
“이건 왕따잖아?!”

 유토가 지르는 말은 죄다 무시당했지만, 평소의 행동을 비춰보면 완전히 자업자득이었다.
 단지, 본인도 본인대로 싫어하고 있다기보단 분위기로 싫어하는 체하는 것뿐이었지만.
 이렇게 하야테의 생일 파티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설정보충
마도사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르는 구별 운운은, A's 본편에서 샤말이 한 “변신마법을 썼었다면~” 발언에서,
딱히 조사라도 하지 않는 한 판단할 수 없다고 추측했기에, 본 SS에서는 그런 설정으로 했습니다.
■PREVIEW NEXT EPISODE■

새로운 주와 온화한 나날을 보내는 수호기사들.
설령, 함께 보낸 시간은 짧아도, 강하고 명확한 연이 자아져 간다.
그런 때, 하야테와 기사들은 유토에게서 충격의 사실을 전해 들어, 결단을 재촉당했다.

시그넘 ‘이 검에 걸고.’

역자의 말:
 안녕하세요, 淸風입니다.
 주간? 격주간? 월간? 어쨌거나 리리컬 브레이커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런 일상의 하루하루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

 그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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