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화 도미네 유토, 간다!
주말인 토요일. 예전에 시그넘이 말을 꺼냈던 수호기사들의 괴롭힘, 즉, 나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죽어죽어죽어!!”
육박해오는 쇳덩어리를 쭈그려 앉아서 아슬아슬하게 피한다.
불과 머리 위 몇 센티 위를 비타의 디바이스인 그라프 아이젠이 통과한다.
“안심해, 힘은 네 방어로도 막을 수 있을 정도밖에 안 담았으니까. 너라도 제대로 받아낼 수 있어.”
비타가 오른손으로 망 상태의 그라프 아이젠을 가볍게 휘두르며 그렇게 말했지만, 무서운 건 무섭다.
윙윙 소리를 내며 선회하는 망치가 이번에는 머리 위쪽에서 아래로 내려찍힌다.
“무리!”
옆으로 뛰어서 거리를 잔뜩 벌린다.
망치로 두드려 맞은 지면에 축구공 크기 정도의 구멍이 뚫렸다.
아니아니, 저런 거 막았다간 내 팔 박살 난다고!
“움직임에 쓸데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 피할 거라면 좀 더 작은 움직임으로 피하라고. 그리고 눈 감지 마.”
“초보자한테 억지 쓰지 마! 쇳덩어리가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무섭다고?! 으갸악!”
소리치는 사이에 한발, 두발하고 날아오는 게이트 볼, 즉 쇠공.
속도는 꽤 느리게 조정해 둔 거겠지만, 그래도 무서운 건 무섭다.
이쪽은 요란스레 몸을 피하거나, 날거나 뛰거나 하면서 필사적으로 회피한다.
“말해 두겠지만, 한 번 피하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고. 마도전에선 상대만이 아니라 주변 전체를 신경 써.”
“에? 그엑?!”
등 뒤에서 충격. 사람 하나가 몸통박치기를 한 듯한 충격에, 앞쪽으로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제대로 낙법 못 하면 아프다고?”
“…………예.”
말한 대로 비타는 제대로 봐주고 있는 모양이라서, 큰 대미지는 없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길 수단은 없지만, 이대로 당하기만 하는 것도 폼 안난다.
“……핫!”
적어도 일격만은 먹여주려고 손을 짚고 벌떡 일어난다
오른발을 뒤에 둬 거리를 만들고, 왼발의 회전에 맞춰서 비타를 노려 공격한다.
하지만 아무리 힘의 차이가 있다곤 해도, 비타의 외모는 어린애. 잠시 마음의 브레이크가 걸려, 움직임이 늦어진다.
“느려.”
전력의 앞차기는, 비타가 몸을 약간 돌리는 것만으로 가볍게 빗나갔다.
그리고 비타가 나른한 듯이 휘두른 그라프 아이젠이 내 몸을 향해 날아온다.
순간적으로 왼팔로 가드! 할 때까지는 좋았었지만,
“으아아앗?!”
가드한 팔째로 몸이 날아갔다.
몇 미터쯤 데굴데굴 굴러서 간신히 내 몸이 정지. 왼팔이 완전 저린다.
“뭔 난이도가 이따위야…….”
아까부터 비타는 한 팔만 쓰고 있다.
뭘 어떻게 해야 일격을 넣을 수 있는지 비전조차 떠오르지 않는다고, 이거.
“움직임이 너무 솔직해. 뭘 노리고 있는지 빤히 보여. 그보다, 그 이전에 너, 한순간 공격을 주저했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린애가 상대면 아무래도 양심이 아파서.”
상대의 실력같은 거랑 관계 없이 주저하는 건 사람의 본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유토 군이 양……심?”
입닥쳐, 그쪽 꼬맹이. 하야테에게는 마음속에서만 딴죽을 걸고 패스.
하늘을 향해 쓰러진 상태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네가 날 신경 쓰는 건 100년은 일러. 이래 봬도 너따위보단 훨씬 오래 살았어. 좀 더 전녁으로 쳐박아 보라고.”
그라프 아이젠을 확 들이대는 비타.
어린애라곤 해도, 실력이 충분한 탓에 그 모습은 꽤 그럴싸하다. 저도 모르게 나도 비슷하게 손가락을 내찌르며 말해 봤다.
“즉, 로리할망!”
“한 번 쳐 죽어, 임마!!”
설명할 것도 없이, 나는 비타에게 후드려맞았다.
“으으……아파~, 아파~.”
나는 샤말 선생님의 회복마법을 받으면서 고통에 헐떡이고 있다. 제대로 손어림 했다고 해도 아픈 건 아팠다.
“지금은 유토 군이 나빴어.”
“유토 군이 나쁘네요.”
“자업자득이다.”
“네가 나빠.”
하야테에 이어, 샤말 선생님, 시그넘, 자피라에게 폭풍처럼 혼났다.
“잘못했습니다…….”
무심코 기세에 맡겨 꺼낸 말이라곤 해도, 변명의 여지는 전혀 없었기에 오체투지로 용서를 청한다.
“흥.”
예상대로 들을 생각도 없는 상태였다. 비타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지만, 이쪽을 돌아보지도 않는다.
“이 사죄는 미도리야의 슈크림으로 어떻게든!”
“……제대로, 하야테 몫도 사 둬.”
“옛써!”
비타가 지긋이 곁눈질로 이쪽을 노려보는 상황에서, 헤헤거리며 땅바닥에 머리를 비비면서 사죄하는 나.
이번달의 용돈이 마하로 핀치다.
“그럼, 대강 쉬었으면 이번에는 내가 상대하지. 비타보다는 너도 상대하기 쉽겠지.”
“……예이.”
시그넘의 말에 반사적으로 대답했지만, 비타와는 또 다른 의미로 상대하기 힘들다.
터무니없는 미인인데다, 스타일 발군. 솔직히 말해 바라보는 게 힘들 정도로 예쁜 거다. 그리고, 어찌해도 그 가슴에 눈이 향해 버린다.
이런 소리를 입 밖으로 꺼냈다간 여러 의미로 인생이 끝날테니 입 밖으론 내지 않는다.
녀석도 10분쯤 걸렸지만, 시그넘은 더더욱 그 위를 달린다. 역시 가슴 마신이란 별칭은 폼이 아니다.
언젠가 거기에 얼굴을 묻어보고 싶지만, 미래영겁 이뤄지지 않을 꿈이겠지.
훈련중에 슬쩍……하는 생각을 안 하는 것도 아니지만, 아무래도 그렇게까지 할 용기는 없다. 나는 정말로 치킨이다.
“…………일단 레바테인 쓰는 건 관두지 않겠습니까.”
“걱정마라. 안 베이도록 제대로 마력 코팅 해 두었다. 기껏해야 목도로 가볍게 찔린 정도로밖에 안 느껴지겠지.”
그렇게 말씀하셔도, 우선 날붙이는 시각적으로 달갑지 않다고요. 그냥 무셔.
“유토 군, 다리 풀렸어!”
“시꺼! 난 칼날 무서우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진 않았지만, 옆에서 보기엔 완전 다리가 풀려있는 모양이다.
지금 말한 것처럼 칼날 무서우니까 별수 없다. 시뮬레이션에서 상대하는 것과 실제로 향해오는 건 아무래도 공포의 정도가 다른 거다.
맨손으로 칼날 상대한다니 심리적으로 초 하드모든데요. 레바검 초 무셔.
“……일단, 실전은 거쳤다고 들었는데.”
“그때는 진짜 빡쳐서, 상태가 이상했었으니까……한 번뿐이었고.”
시그넘은 시간의 정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있는 거겠지만, 개인적으론 그걸 카운트해도 괜찮은지 어떤지 의문이다.
디바이스도 없이 갑자기 시간의 정원으로 돌진한다든가,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짓 투성이다.
브레이커가 있는 지금도, 같은 짓을 할 수 있는가 어떤가 하면 꽤 의문스럽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그런거.
내 행동은 분위기 튀었을 땐 여러모로 이상하다.
“진짜 빡쳐? 유토 군이……?”
“……뭐야, 그 눈은.”
조용히 말을 꺼낸 하야테가, 정말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아니, 유토 군도 진짜 빡치거나 할 때가 있구나~ 싶어서.”
“……젊은 혈기 탓이야.”
“아니, 짐도 충분히 안 어리가.”
하야테의 딴죽을 흘려들으며,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그때 일을 떠올리면 창피해서 딴죽이 그리 달갑지 않다. 기세에 따라 엉뚱한 짓을 하는 게 내 나쁜 버릇이다.
“이런. 아무래도 너는 날붙이에 익숙해지는 것 부터 시작해야 할 모양인데.”
“아니―, 익어봐야 쓸모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뭘 어째도 너희 레벨에 도달할 것 같은 마음은 안 들고……재능 없으니까.”
적성이 없는 건 관리국의 보증이 붙었고, 어둠의 서 싸움에서도 마력 빨리는 걸로 땡이고.
마법은 계속 쓰고 싶지만, 관리국에 들어갈 생각은 없으니까, 까놓고 말해서 내가 강해질 필요성도 안 느끼고.
주얼 시드 때는 나노하 혼자 싸우게 하는데 저항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잘 되면 나노하도 페이트도 제대로 안 싸우고 끝날 가능성도 있다.
하야테와 리인포스가 방위 프로그램을 잘라내면, 아르크 앙 시엘로 펑! 하면 끝나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저번 정도의 긴박감이 없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저번처럼 힘이 없는 걸 분해하거나 하겠지만…….
그거다. 평소에는 전혀 공부할 생각이 없는 주제에, 시험 직전이 되어서 왜 평소에 공부 안했는지 후회하는 것 같은 거다.
후회한다고 해도, 시험이 끝나면 결국 교훈을 살리지 않고 이전처럼 보내는 패망 패턴.
“……네 그 월등한 마력은 충분히 재능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기반이 있어도, 다른 자질이 전혀 없다는 소리를 들었고. 뭐, 할 만큼은 해 보겠지만.”
그 말을 입으로 꺼낸 뒤 자신의 실태를 깨닫는다. 경위는 어떻든, 남까지 어울리게 해 놓고 이런 넋두리를 늘어놓는 건 굉장히 예의없는 짓이었다.
“미안, 핑계였네.”
가볍게 고개를 숙이곤, 뺨을 짝 두드리며 마음을 고친다. 그런 생각을 한대도, 일부러 입 밖으로 말할 건 아니었다.
응. 한다면 제대로 안 하면 안되겠지.
“부탁합니다.”
다시금 시그넘을 바라보고 주먹을 거머쥔다. 지금은 할 만큼 해 두자.
“……너는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시그넘이 진귀한 짐승을 보는 듯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냅둬.”
숨을 스읍 들이쉬고, 내뱉는다. 우선은 일격이라도 맞추는 걸 목적으로…….
“도미네 유토, 간다!”
땅을 박차고, 뒤쪽에 쥐고 있던 주먹을 내뻗는다.
당연하게도 시원스레 몸을 놀린 시그넘을 맞추진 못했고, 가로로 벤 칼날이 옆구리에 꽂힌다.
“크헉!”
“생각없이 뛰지 마. 공중에서 몸을 못 움직이는 만큼, 너는 적에게 무방비한 상태가 된다.”
가로베기를 제대로 한 번 먹은 난, 데굴데굴 구르면서 어떻게든 일어나서 자신의 옆구리에 눈길을 향한다.
욱신거리긴 하지만, 확실히 옷도 베이지 않았다. 시그넘이 말한 대로 베였다기보단 몽둥이로 두드려맞은 듯한 충격이었다.
그렇다곤 해도 시각적으로는 칼날 그대로기에, 당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심장에 나쁘다.
시그넘은 오른손에 쥔 칼을 아래로 향한 채로 추격해오지 않는다.
어떡하지? 어설프게 공격하면 다시 아까의 재탕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시그넘의 틈을 찾아내거나 할 수 있을 리도 없다. 어떡하면 좋지, 이거. 빠르게도 몰린 기분이 든다.
“안 온다면……이쪽에서 간다!”
“으아?!”
아래에서 베어 올리듯이 육박하는 칼날. 무심코 한 눈을 질끈 감으면서도, 뒤쪽으로 뛰어서 피한다.
바로 되돌리듯이 휘둘러내리는 일격. 반사적으로 든 양팔로 가드. 어떻게든 막았다, 다음은…….
“배가 텅 비었다.”
“윽…….”
아래를 보자, 시그넘의 발끝이 내 몸에 닿을락 말락 하는 위치에서 멈춰 있었다.
“일격을 막았다고 해서 방심하지 마. 검사의 공격이 검만으로 오리라곤 할 수 없으니까.”
“……오케.”
지당하다. 그런 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실행할 수 있으면 고생하진 않겠지만.
“자, 이번에는 마음껏 와라. 반격은 전혀 하지 않겠다. 우선은 일격이라도 맞혀 봐.”
그렇게 말하며 시그넘은 아까처럼 한 손에 검을 내리쥔 상태로 손짓을 한다.
그런 말을 해 봐야, 맞출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전혀 안 드는데.
“뭐, 할 만큼은 해 볼까…….”
지금의 내가 틈을 찾아내려 해봐야 의미가 없다. 그러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돌격할 뿐.
그리고 결론.
“헤엑……헤엑……아무리 생각해도 무리!”
“포기 빠르네~.”
10분 뒤, 체력을 깡그리 쓴 나는 힘없이 땅에 널부러져 있었다.
하야테는 농담을 하고 있지만, 보기만 하는 너한테는 그 소리 듣기 싫다고.
“시……끄, 러…….”
무리인 건 무리다. 애초에 나는 체육 성적도 평범하고 딱히 운동이 특기인 것도 아니다.
뭘 어쩌든 시그넘한테 맞힐만한 수단이 있을 리 없잖아.
“비타도 말했었지. 움직임에 헛된 부분이 너무 많아. 무턱대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우선 상대의 움직임을 잘 보고 거기에 맞추면서 움직여.”
“나, 나는 마력이 큰 것 뿐인……평범한, 초등학생, 이야. 그렇게, 간단히……할 수, 있겠냐.”
“아무리 그래도 바로 할 수 있을 거론 생각 안 해. 네 페이스로 천천히 하면 된다. 훈련을 시키겠다고 말한 건 나니까. 네가 한다고 하면 시간이 허용하는 한 돕지.”
사복으로 돌아온 시그넘이 이쪽을 내려보며 고마운 말을 꺼낸다. 큭, 이 각도에선 치마 속이 안 보여! 아, 그래도 이 각도라도 가슴이 큰 건 잘 알겠다. 대단하네~, 정말.
그건 치워두고, 기쁜 듯하면서도 기쁘지 않은 듯한, 실로 복잡한 말이었다.
아픈 것도 지치는 것도 싫지만, 시그넘 같은 미인에게 그런 말을 듣는 건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내용에 색기는 개뿔도 없는 전투훈련이라는 건 치워두고.
“혹시 시그넘이 그렇게 말한다는 건, 설마 나한테 격투 쪽의 재능이 있거나 해?”
희미한 기대를 품고 물어 보았다.
“없는데.”
“없어.”
“없네요.”
“없다.”
수호기사 전원이 완벽한 조화를 쳐 이뤘다.
게다가 모두 바보취급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단지 담담히 사실을 늘어놓는다는 느낌인 게 눈물이 나와, 젠장!
“…………그렇죠.”
알고 있었어. 말 해 본것 뿐이라고.
“괜찮아, 싸우지 않아도, 유토 군에겐 좋은 부분 잔뜩 있어.”
“아니, 거기서 위로나 동정은 필요 없으니까.”
진심으로 말한다는 게 더더욱 비참해지는데.
“강해지는데 제일 중요한 건 재능이 아니다. 노력해도 반드시 이뤄진다곤 할 수 없지만, 재능이 있어도 그걸 닦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과는 뻔해. 혹시 네가 정말로 힘을 필요로 한다면, 소중한 게 뭔지 스스로 잘 생각해 봐.”
“………….”
시그넘의 말씀은 지당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내가 싸우기 위한 힘을 필요로 할지 어떨지는 굉장히 미묘한 부분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재능이 없다는 소리를 들은 걸 일부러 노력할 이유도 필요성도 전혀 없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해 두지. 이 훈련,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은 있나?”
“음―.”
꽤 어려운 부분이다. 강해지고 싶은지 어떤지 물으면 강해지고 싶다.
이렇게 마력을 전개해서 몸을 움직이는 것도 즐겁다면 즐겁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노력할 정도의 것도 아니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너희만 좋다면 1주일에 한 번 정도 부탁해도 될까?”
생각한 끝에 나온 말은, 굉장히 무난한 소리였다.
“아아, 상관없어. 네가 그걸로 괜찮다고 하면.”
시그넘은 딱히 불만은 꺼내지 않고 대답했다.
……그 눈에 약간 실망의 빛이 섞인 기분도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씻기 위해 뭔가를 하려고 할 정도의 기개도 끓지 않는다.
어차피 나는 마력이 크기만 한 인도어파 일반인일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변명하며.
“오빠~야~!”
관리국 본국의 벤치에 앉아 멍하니 오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는 중, 낯익은 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보자, 거의 한 달만에 보는 나카지마 자매와 퀸트 씨의 모습이 보였다.
예전에 약속한 대로, 또 긴가와 놀기 위해 본국을 방문한 거다.
“여어, 건강하게 있었어?”
달려오는 긴가에게 손을 들어 대답하자, 기쁜 듯이 끄덕이며,
“응, 건강해! 오빠야도 건강하게 있었어?”
“아아, 건강하다고.”
그리고 스바루는 여전히 퀸트 씨의 뒤에서 주뼛주뼛 이쪽을 훔쳐보고 있다.
“스바루도 건강해~?”
손을 팔랑팔랑 흔들었더니, 움찔 겁먹었다. 조금 풀죽는다.
“정말―, 스바루도 어쩔 수 없네~. 미안, 유토 군, 이 애 낯 가리니까.”
“아뇨, 뭐, 괜찮은데요.”
자신이 애들에게 사랑받는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아하하. 사과 대신이란 건 아닌데, 약속한 건 제대로 가지고 왔어.”
그렇게 말하며, 퀸트 씨는 롤러 부츠를 들어올렸다.
“오옷!”
이번 방문 즈음에, 사전에 슈팅 아트와 롤러 부츠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해 둔 거다.
솔직히 슈팅 아트 쪽은 덤 정도지만, 그 롤러 부츠는 한 번 써 보고 싶었다.
미지의 체험에 마음이 뛴다.
“오빠야한텐 내가 잘 가르쳐 줄게!”
“응, 잘 부탁해. 긴가 선생님.”
내 손을 잡고 가슴을 펴는 긴가를 보곤 저도 모르게 얼굴이 풀어진다. 아아, 정말 이 녀석은 귀여운데~.
페이트나 나노하와는 또 다른 귀여움을 가진 긴가는, 마음껏 응석 부리게 하며 귀여워해 주고 싶어진다.
페이트 등도 충분히 여동생적인 존재지만, 긴가는 순수(?)하게 여동생으로 다루고 싶은 귀중한 존재다.
“응! 엄하게 갈테니까!”
이렇게 긴가와 퀸트 씨의 슈팅 아트 체험 강좌가 시작되었는데.
“으오오오오오옷?!”
롤러 부츠를 작동시키고, 하반신만이 굉장한 기세로 전진해, 남겨진 상반신이 끌려가듯이 따라간다.
“오빠야, 마력 너무 쎄! 너무 쎄!”
“으아아아악?!”
필연적으로 몸의 밸런스가 무너져, 뒷머리부터 떨어진다.
“으으으으~~~~~~~?!
아파! 순간적으로 압축마력으로 가드 했는데도 뒷머리쪽으로 그대로 떨어지는 건 아파!
“괘, 괜찮아, 유토 군?”
“예, 예. 어떻게든…….”
걱정스러운 듯이 다가온 퀸트 씨에게 어떻게든 대답한다.
“오빠야, 눈물 나왔어…….”
“……응, 괜찮지만 아팠어.”
긴가는 불쌍한 애를 보는듯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스바루는 멀리서 조바심나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갑자기 그런 식으로 마력 전개하면 안 돼~. 처음에는 좀 더 천천히 작은 마력을 넣어야 해~.”
손가락을 세우고 자랑스런 표정으로 말하는 긴가.
“아니, 내 입장에선 바늘구멍에 실을 넣는 정도의 생각으로 천천히 넣은 건데…….”
아무리 나라도 갑자기 마력 전개로 롤러 부츠를 발동시키려곤 하지 않는다.
리미터도 걸려 있고, 이전에 아스라의 디바이스를 부순 전과도 고려해서, 세심의 주의를 기울여 마력을 담았을……텐데.
“……저걸로? 정말?”
“…………응.”
긴가의 놀란 것 같기도 하고 기막힌 것 같기도 한 눈길에 거북함을 느끼며 대답한다. 그 옆에선 퀸트 씨가 어머어머~ 하는 느낌으로 쓴웃음 짓고 있다.
“오빠야~.”
“예.”
허리에 손을 댄 긴가가, 기막히단 느낌으로 작은 한숨을 내쉰다.
이상해. 어느샌가 입장이 역전됐다고.
“마력은 좀 더, 좀~더 작게 안 하면 안돼. 오빠야 건 조잡하고 너무 커. 롤러 부츠는 델리케이트하니까!”
“……예.”
긴가의 말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퀸트 씨, 즐거운 듯이 쿡쿡 웃지 말아 주세요.
스바루는 스바루대로 왠지 긴가를 존경의 눈길로 보고 있고. 뭐야, 이거.
“그럼, 오빠야, 다시 한 번 처음부터 해 볼까?”
“앗써.”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으며 신중히 일어난다.
최대한 줄인 마력을 주입한다.
“오.”
정말 조금이지만, 롤러가 돌았다.
“응. 그 상태. 출력을 그대로 해서 움직여 봐.”
“오케.”
긴가가 말하는 대로 몸의 균형을 잘 잡으며 출력을 유지한다.
거북이처럼 밍기적거리는 속도긴 해도, 내 몸은 조금씩 전진해 간다.
“응 응, 그 상태로♪”
긴가가 교본을 보이듯이 내 앞으로 돌아온다.
그 움직임은 부드러워서, 롤러 부츠를 완전히 제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으으, 나도 빨리 저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
이렇게 긴가가 이끄는 대로 훈련실을 빙글 한 바퀴 돈다.
“좋아! 그러면 조금씩 마력 올려 볼까? 조금씩이야, 조금씩. 갑자기 확!하면 안 돼?”
“아아, 알고 있어.”
긴가가 내 옆에 나란히 붙어, 나도 조금만 마력 출력을 올린다.
“아, 아아!”
전진하는 스피드가 올라, 한 순간 균형이 무너졌지만 바로 고쳐선다.
“응, 응. 그대로!”
긴가가 속도를 올린 내 옆에 붙어, 기쁜 듯이 짝짝 손뼉을 친다.
이쪽은 이쪽대로 마력 제어에 필사적이긴 하지만, 점점 즐거워지고 있다.
“그 속도로 괜찮으니까, 제대로 내 뒤를 따라 와?”
“아, 아아.”
그냥 실내를 도는 것만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움직이거나 180도 돌거나 하며 긴가의 뒤를 꾸물꾸물 따라간다.
평범하게 걷는 거랑 별 차이 없는 속도지만, 처음이랑 비교하면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응 응, 그대로. 좋은 느낌이야, 오빠야♪”
그건 그렇고 긴가 귀여워. 여동생 속성은 없었을 텐데, 긴가 탓으로 뭔가가 눈떠버릴 것 같다.
긴가의 “오빠야~”는 왠지 몸에 박힌다.
“앗, 오빠야, 빨리 빨리!”
“오오옷?!”
같은 걸 생각한 탓으로 마력 제어가 조잡해졌다. 깨닫고 보니 롤러 부츠가 어마어마한 기세로 가속하고 있었다.
“윽, 무슨!”
나도 폼으로 롤러 부츠에 익숙해진 게 아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중심을 제어해, 자세를 고치는데 성공한다.
“위험해!”
“오빠야, 앞 앞!!”
“엑.”
자세를 제어하느라 눈길이 앞쪽에서 떨어져 있었다.
스바루와 긴가의 소리에 눈 앞을 보자 거기에는 벽이.
당연하지만, 지금 나에겐 급정지를 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 이대로는 그대로 벽에 격돌해 버린다.
“윽! 어떻게든!”
오른발을 들어올린다. 롤러가 벽면과 격돌해도, 회전은 멈추지 않는다.
“이펙트 팬 전개!”
마력을 제어해, 롤러 부츠의 새로운 기능을 작동시킨다.
롤러는 그대로 벽면에 거대한 그립력을 발휘해, 회전을 계속한다.
나는 그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자세를 고쳐 벽면 주행으로 나아간다.
“으아아아아아?!”
반쯤 쭈그리는 듯한 자세가 되었지만, 롤러 부츠가 좋은 느낌으로 중력을 제어해 준 모양이라 어떻게든 계속 달리고 있다.
“오빠야, 대단해 대단해!”
긴가의 갈채에 어떻게든 손을 흔들어 답했지만, 식은땀이 줄줄 흘렀었다. 위험하네.
“핫핫핫! 나도 이 정도으아?!”
“아.”
벽을 비스듬히 올라간 끝에 도달한 건 천장이었다.
그대로 롤러 부츠에 마력이 끊겨, 톡 추락.
“으겍?! 아아아아?!”
머리를 아래로 제대로 떨어져, 아픔에 바닥을 구른다.
“괘, 괜찮아, 유토 군?!”
당황해 달려오는 퀸트 씨와 긴가.
“괜찮지만 아파! 진짜 아파!”
욱신거리는 코를 누르며 부딪친 곳을 올려다보자, 완전히 사람 모양으로 패여 있었다.
“……사람모양 구멍 같은 거 뚫리는 거, 처음으로 봤어.”
무슨 개그 만화냐고 말하고 싶다.
“……푸.”
누군가가 웃는 듯한 소리에 그쪽을 바라보자, 어느샌가 다가온 스바루가 웃음을 참고 있었다.
“……후후후, 아하하!”
하지만 바로 참지 못하게 된 듯, 마음껏 웃음을 흘렸다.
“후후후! 아하하하하!”
거기에 끌린 듯이 긴가도 웃음을 터뜨린다. 응, 뭐, 이건 웃을 수 밖에 없지.
자연스럽게 내 입에도 미소가 떠올라, 소리를 내며 웃고 있었다.
“오빠야, 코피 나고있어.”
“오, 땡큐, 스바루.”
한바탕 웃은 뒤, 스바루가 티슈를 머뭇머뭇 건넨다.
아직 흠칫거리는 느낌이지만, 조금은 거리가 메워진 것 같아서 조금 기쁘게 생각하면서 티슈로 코를 막는다.
“……음. 난 실로 폼 안나는데.”
“아하하! 그래도 오빠야다워서 괜찮다고 생각해♪”
“………….”
응, 알고 있어. 긴가는 악의를 가지고 그 말을 한 게 아니야.
“그건 굉장히 안 기쁜데……어떤 이미지야, 어이.”
“에에―, 개그맨?”
“무신 소릴?!”
내가 딴죽을 걸자 긴가가 웃으면서 꺅~ 거리며 도망치고, 스바루도 작게 미소를 흘렸다.
에이구야. 지독한 꼴을 당했지만, 뭐, 둘이 즐거우니 됐나.
이래저래 나카지마 집안과의 교류를 즐겼다.
여담이지만, 이 뒤의 롤러 부츠 연습에서 세 번쯤 벽에 부딪히는 꼴이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구멍은 안 뚫렸지만.
언젠가 반드시 롤러 부츠를 제대로 쓰게 되겠다고 나는 마음 속으로 맹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