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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원작 |

역자 | 크로센

사상미로의 오카린티나 3화


 
나는 밤의 아키하바라를 헤매고 있었다. 여름도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고는 해도, 그런데도 여름의 잔향은 힘들고, 원래부터 체력이 없는 나로서는 이런 행동이 그다지 자신 있지 않다. 하지만──


『여자 아이를 슬프게 하면 안 돼, 오카린』


랩에서 마유리에게 들은 한마디 탓으로, 아무래도 발을 멈출 마음이 될 수는 없었다.

그 때, 나를 얼어붙게 한 마유리의 말. 크리스의 일로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닐까 고한, 마유리의 말. 한순간이지만, 또다시 결의가 흔들려 희망에 매달릴 것처럼 되어버린, 그 말의 의미.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내 바람과는 차이가 나, 심하게 예상이 어긋난 지레짐작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마유리는 크리스와 보낸 그 3주간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마유시는요, 봐버렸던 거예요. 오카린이 여자 아이와 이야기 하고 있는 걸.』

아무래도 마유리는 낮에 내가 크리스와 대화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길을 가다가 목격하고 있던 모양이다. 그리고 내가 땅에 쓰러진 후, 그 자리에서 달려 나간 크리스를 뒤쫓아서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고 한다.

마유리로서는 『오카린이 쓰러져, 여자 아이가 슬픈 듯이 달려갔다』는 것이 신경 쓰여서──라는 것 같다. 그것만으로 낯선 타인과 이야기 하다니, 정말 마유리답다고 할까 뭐라고 할까.

그보다, 그 경우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공중에서 화려하게 춤췄던 내가 아닌 거냐, 마유리여?

『그래서 말이야, 그 아이, 크리스 쨩이라고 하는데…….』

속사포처럼 쏟아진 마유리의 말을 생각해낸다.

『무슨 일이야? 하고 물었더니, 이유는 모르지만 슬프다고. 그리고 마유시도 깜짝 놀랐지만, 크리스 쨩 랩 멤 배지를 쥐고 있어서, 그것을 보고 슬픈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 그건 오카린이 건네준 거야? 크리스 쨩은 랩 멤이야? 크리스 쨩의 얼굴, 외롭고 불안해 보여서 왠지 버려진 강아지처럼 보였어. 오카린, 버렸어? 크리스 쨩을 버렸어?』

그 말이 가슴에 푹하고 찔렸다. 마유리를 구하기 위해 크리스를 죽게 내버려두기로 했을 때의 일을, 그것을 고했던 때의 크리스의 불안과 공포를 전부 가려 보인 웃는 얼굴을, 엔터키를 누르는 순간의, 들을 수 없었던 크리스의 마지막 말을 생각나게 한다.

버리는 것 따위 없다. 오히려, 크리스가 나를 버렸다면, 그 쪽이 아직 단념하기 편하다는 거다. 그렇다는데──

『마유리여, 우습게보지 마라! 광기의 사이언티스트라는 자가, 여자 한두 명 버리지 않고 어쩌라는 거냐! 후우―하하하!』
 
센 척 하는 방법을 잘못했다고 후회한다.

내 말을 들은 직후, 마유리는 크리스를 찾는다며 랩을 뛰쳐나갔다. 그것을 쫓아, 나도 랩에서 달려 나왔다. 물론, 크리스를 찾으려는 마유리를 멈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마유리와의 최고 속도차를 생각해 낸 결과, 나는 마유리를 쉽사리 놓쳐버려──

지금도 이렇게 해서 밤의 아키하바라를 방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하고 생각한다. 마유리는 어디를 어떻게 찾을 생각이지? 크리스와 알게 되고 나서, 벌써 몇 시간이나 지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어디에서 어떻게 찾으려는 건가?

나는 크리스가 일본에서 숙박하던 시설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마유리는 그것을 모른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도 마유리는 크리스를 찾아낼 수 없다.

그럴 터다.

그랬으면 좋겠다. 크리스를 찾아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번 더, 크리스를 만나버리면, 이번에야말로 견딜 수 없다

솟구치는 감정을 억누르는 것도, 이제 한계다.

그러니까, 찾아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게는 그런 자격 따위, 없으니까.

그리고 큰 길 모퉁이에서 마유리의 모습을 찾아냈을 때, 그 옆에 크리스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아, 허무함과 유감을 안고,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마유리.”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 소리에 반응해, 마유리가 뒤돌아보았다.

“이제 늦었어. 돌아가자.”

“하지만…….”

“어쨌든, 그 여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찾는다는 거야?”

“그래도, 그러면…….”

“괜찮다고. 그 여자는 내가 뭔가 말했다고 해서 이러니 저러니 할 것 같은, 그런 연약한 녀석이 아니야.”

“그렇지 않은걸. 그런 일이 아닌걸. 이대로는 오카린이…….”

“내가 왜?”

“오카린이 크리스 쨩에게 미움 받은 채가 되어버리잖아. 그런 건 안 돼.”

“딱히 그런 일정도, 아무래도…….”

“좋지 않아!”

마유리가 크게 머리를 흔든다.

“마유시는 잘 모르지만, 그렇지만 그러면 절대 안 돼. 절대로 안 되는 거야.”

간절히 원하는 듯한 미유리의 시선에, 콧속이 뜨거워졌다. 뭐야 이 녀석은. 언제나 언제나 멋대로인 일을 생각해서, 마음대로 사람의 심정을 꿰뚫고는──

“이제 괜찮아. 이제, 나는 충분히 좋은 기분이야. 그러니까, 더 이상──”

“안 돼!”

솔직히, 또 이건가 하고 생각했다. 어째서 크리스도 마유리도, 내 말에 『안 돼』를 연호하는 걸까?

철없는 아이가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듯한, 그런 마유리의 모습에 내 안에 짜증과도 닮은 감정이 태어난다.

“만나지 않으면 안 돼! 그리고, 사과해 오카린!”

“싫어. 사과하다니 뭘? 나는 광기의 매드──”

“뭐든지 좋으니까, 크리스 쨩과 화해해! 이대로는 안 되는 거야!”


​“​…​…​끈​질​겨​!​!​!​”​


어째서일까. 마유리의 말은, 차례차례 내 마음을 헤집어, 숨겼을 터인 상처를 가차 없이 후벼 판다. 그 감각을 느꼈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고함쳐 버렸다. 말하고 나서 후회한다.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할 마유리가, 마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는 듯한 얼굴로 나를 몰아세운다.
그 모습에 참지 못한, 그런 자신을 질타하고 싶어진다.

“오카린, 미안…….”

거 봐라. 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돌아다녀 준 마유리의, 왠지 슬플 것 같은 이 얼굴을. 저질러버렸다는 감각만이, 가슴 속에 퍼진다.

“이제…… 괜찮으니까, 돌아가자.”

내가 스러질 듯한 소리로 중얼거리자, 마유리는 말없이 수긍했다. 슬픈 듯한 눈을 하고서. 마치, 버려진 강아지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작은 여자아이 같은 얼굴을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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