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미아의 오카린티나 7화
──세계선이 이동하고 있어서 다행이야──
있을 수 없어야 했던 세계선의 이동. 그것이 현실에 일어나고 있는 것을 인식한, 크리스의 말.
그 후로 일주일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내 안에서 그 말은 해석이 정해지는 일은 없고──
『대체, 어떤 의미였던 거야?』
이 7일 동안, 같은 질문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머릿속으로 계속 루프 시키고 있다. 하지만 역시 납득 가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갑자기 재발한 리딩 슈타이너.
거기에 따른, 나카바치를 둘러싼 상황 변화.
크리스가 보인, 일련의 불가사의한 행동.
그리고 세계선의 이동을, 크리스가 깨닫고 있었다는 사실.
소용돌이치는 산적한 의문들. 그러나 그 어느 것에도 어떠한 진전도 없고──
『뭘 하고 있는 거냐, 크리스?』
나는 이 1주일간, 한 번도 랩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 조수를 생각한다.
그 후──
울면서 웃는, 재주 있는 곡예를 선보인 크리스는, 말리는 나를 뿌리치듯 랩에서 나갔다.
당연히 나는 크리스에게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것은 뭣보다도 크리스의 신변을 염려해서였다. 하지만 그런 내 말에 크리스가 대답하는 일은 없고──
『시간이 필요해. 적어도 일주일. 일주일만 기다려…….』
단지, 그 말만을 남겨 내 앞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후에는 전화를 해도 연결되지 않고, 자동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겨도 대답 하나 없다.
『그 뿐만 아니라…….』
반복 발신을 혐오해버렸는지, 소식불통 3일째에 드디어 착신거부를 고하는 응답 메시지라는 것을 들어버렸다.
『이건 마치 점착계(粘着系) 변질자 취급이잖아.』
라는 걸 생각하면서, 휴대폰을 열어 키패드를 누른다. 화면에 비춰지는 한 통의 메일. 이제 몇 번 본 것인지 모르는 그 내용에 시선을 둔다.
──나를 믿고, 기다려──
유일하게 이 메일만이, 일주일 동안 있었던 크리스로부터의 액션이었다.
『믿으라고? 이제 와서, 내가 믿지 않았다는 건가? 어처구니없군. 그 녀석도, 그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라는데.』
──더 이상, 뭘 믿으라는 거냐──
역시 산적하고 있는 의문은 어떻게 해도 녹아 없어질 기색이 없다.
그리고 오늘까지, 나는 나 나름대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생각나는 한 추측을 했다. 그러나──
『제길. 내 머리는, 어째서 이렇게도…….』
아는 일들을 힘껏 말해보면, 리딩 슈타이너의 재발과 세계선의 이동이 사실이며, 그리고 그 두개의 일에 크리스가 어떤 형태로든 관련되고 있을 것이다──라는, 그런 정도의 억측에 지나지 않았다.
스스로가 납득 가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답답하기 그지없는 자신에게 질려버린다.
그리고 오늘. 크리스가 말했던 약속의 일주일이 지났다.
『오는 거냐, 크리스? 여기로 돌아오는 거냐?』
나는 소파에 앉은 채 다리를 격하게 떨고 있었다.
“뭐야 오카린, 또 기분 나쁨? 전에도 그렇지 않았삼? 뭔가 알고 있음여, 마유 씨?”
PC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다루의 목소리가 소곤소곤 들렸다.
“그게 있지~, 오카린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 게예요. 또 전처럼, 크리스 쨩과 싸움이라도 한 걸까나~.”
다루에게 대답하는 마유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말한다.
“걱정하지 마. 전과는 달라.”
그래, 문 너머로 크리스를 거부했던 그때와는 다르다.
확실히, 짜증내고 있지 않는다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짜증은 그때처럼 웃기는 독선에 지배된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을 알 수 없다. 그런 솟구치는 불안감을 억누르기 위한 대책이었다.
그러니까 그때처럼, 마유리나 다루를 멀리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 뿐만이 아니라──
『만약 크리스가 안고 있는 문제가 밝혀지면, 전력으로 그 해결을 목표로 한다. 필요하면, 다루와 마유리에게도 도움을 청하자.』
그렇게, 결정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크리스를 구한다──
그래. 이것은 라디관을 향해 아키하바라 거리를 전력으로 질주하던 때와 같다. 『뭐가 어찌됐든 크리스를 랩 멤으로 되돌린다』고 맹세했을 때와 같다.
그러니까 만약 사태를 수습하는데, 다루의 탁월한 기술이 필요하면──
만약, 마유리의 엉뚱한 한 마디에, 가능성이 있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 두 명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조력을 청한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모든 종합력을 구사해, 사태를 해결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 두 명은 반드시 내 마음에 대답해 준다.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러니까 빨리 와라, 크리스. 사람 혼자의 힘은 뻔한 거야. 너조차도, 그 일은 충분히 알고 있어──』
아무 예고도 없이, 랩 문이 열렸다. 얇은 현관문이 천천히 움직인다.
작게 흐르는, 금속 마찰음. 그것을 신호로 한 듯, 이 장소에 있던 전원의 시선이, 현관문으로 모였다.
“헬로.”
랩에 울린 것은 한가한 어조의 짧은 인사였다. 나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보고 깜짝 놀란다. 예상과 다른 등장에 무심코 할 말을 잃었다.
“크리스 쨩!”
잠자코 있던 나와는 대조적으로, 마유리가 큰 소리를 내며 크리스에게 달려갔다.
“다행이야, 크리스 쨩! 돌아가는 걸 미뤘다고 들었는데도, 잠깐이라도 와주지 않는걸! 그러니까 크리스 쨩은, 이제 랩이 싫어져버렸다고 생각해서, 마유시는 매우 슬펐어요!”
달려드는 듯한 마유리의 기세. 그런 마유리의 애정 표현에 크리스는 상냥한 대답을 돌려준다.
“미안해, 마유리. 요즘 바빠서, 시간이 없었어.”
“그랬었구나~. 과연 크리스 쨩. 인기인이네―.”
어딘가 빗나간 마유리의 말. 그것을 들은 크리스는 작게 미소를 띤다.
“그렇게 좋은 건 아니지만 말이야. 여기는 어때? 변함없었어?”
크리스의 질문에 다루가 의자의 방향을 돌려 나선다.
“변화고 뭐고, 평소대로져. 암튼, 억지로 말한다면 오카린의 모습이 이상한 것 정도임여.”
“과연, 변함없는 것 같아 안심했어. 오카베의 모습이 이상한 건 템플릿이고.”
그런 크리스의 말을 신호로 삼은 듯이, 마유리와 다루의 얼굴에도 작은 미소가 떠오른다.
그것은 나무나도 평소대로의 광경. 한 가닥의 실조차 흐트러지지 않은 평화로운 일상. 내게 있어서는 상정 외의 광경.
『……어쩔 셈이야?』
부드러운 분위기에 싸이는 세 명의 고리. 그것을 그 밖에서 바라보면서 나는 홀로, 억누르지 못하게 된 불안을 마음에 더해간다.
『크리스, 뭘 숨기고 있어?』
밝게 행동하고 있다, 고 할 셈이겠지. 평정을 가장하고 있을 셈이겠지.
하지만 크리스가 중얼거리는 말 곳곳에, 크리스가 보이는 행동의 세부에, 모르고 지나쳐 버릴 정도로 작게 보이는, 동요.
나는 그것을 분명하게 간파할 수 있다. 명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마유리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루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당연하다. 우리들이 보내 온 시간은, 같으면서도 같지 않은 것이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같은 시간을 반복해 왔다. 멀고 긴 시간을 걸어왔다.
그런 내 눈에 비치는 것은, 평소처럼을 가장하고 있는, 평소와 다른 크리스의 모습.
나는 소파에서 일어서, 천천히 크리스를 향해──
“크리스.”
랩에 오고 나서 아직 한 번도 나를 보려 하지 않는, 천재 과학자의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그 사정에 대해 따지려, 입을 연다.
“너, 대체 무슨──”
“기다려.”
크리스는 내 말을 차단하듯 손바닥을 나를 향해 쭉 뻗는다. 그리고──
“다음에 얘기 할 테니까.”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스러질 것 같은 가냘픈 음색. 그 소리를 듣고, 나는 말없이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