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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원작 |

역자 | 크로센

귀향미아의 오카린티나 9화


​​
“이야―, 설마 그런 흐름이 되어버렸을 줄이야. 실패실패. 에헤헤…….”

“에헤헤가 아니잖아!”

자신을 향하는 험악한 시선을 누그러뜨리려 했겠지. 그러나 그 계획은 크리스의 질책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야―, 하지만 의외였어. 자신만은 살아남는다니 과연 오카베 린타로구나. 무심코 존경해버렸어, 나.”

“속이지 마! 그렇지 않아도 시간이 적은데, 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크리스는 기세를 타서, 테이블을 두드린다. 커다란 충격음이 랩을 흔들었다.

소파에 앉은 크리스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정좌하고 있는 한 소녀. 혼내는 사람과 혼나는 사람. 그런 기묘한 광경을, 나는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네 스즈하──

설마, 또 다시 이 소녀와 재회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니──

『상황으로부터 추측 정도는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완전히 간과하고 있었군.』

세계선의 이동. 나카바치의 러시아 망명 성공. 그렇게 되면──

『나카바치의 논문은, 러시아의 손에 있다는 거니까, 세계대전이 일어난다고 하면 스즈하가 여기에 오는 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건가.』

나는 벌레 씹은 듯이, 얼굴을 찡그린다.

“자, 아마네 씨. 설명해 주실까? 어째서 오카베가, 자기희생 정신에 눈을 뜬다든가 하고, 거짓말 한 거야? 그 탓으로 어떤 진전도 없이, 이틀 밖에 남지 않아버렸어!”

크리스가 다시 테이블을 두드린다.

“크……크리스 아줌마, 폭력은 반대야…….”

“아줌마라고 하지 마! 당신이 연상이잖아!”

그 대화에, 무심코 끼어들어 버린다.

“뭐? 그런가, 스즈하?”

“음~, 일단 그렇지만…….”

솔직히 놀라, 그리고 『그러고 보면』 하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α세계선의 친화력 덩어리 같던 『아마네 스즈하』와 β세계선에서 갑자기 나타난, 귀신 중사도 무색하게 하던 『아마네 스즈하』. 세계선이 이동하자, 스즈하의 캐릭터성도 변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죽는 듯한 세계선에서도, 스즈하의 뭔가가 변하고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지만──

“너, 지금 몇 살이야?”

“어? 스무 살이야.”

α세계선의 스즈하는, 확실히 18살이었다. β세계선은 잘 모르겠지만, 그러나──

『2살 오차인가. 연령 설정이 변하는 일도, 있는 건가』

무의식중에 홀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오카베. 지금은 그런 걸 이야기 할 때가 아니죠?”

크리스가 상냥하게 노려보자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아마네 씨. 다시 한 번 묻지만, 어째서 오카베가 자기희생으로 죽음을 선택한다고 거짓말한 거?”

“그러니까 크리스 아줌……크리스 씨. 거짓말이 아니라니까. 내가 봐 온 과거에는, 정말로, 그렇게 되고 있었어. 오히려 나로서는, 이 며칠 사이에 오카베 린타로 안에서 의식 개혁이 일어난다고 생각해.”

『의식 개혁?』

“그건, 무슨 소리──”

여전히 수습되지 않는 크리스의 말을 내가 막았다.

“스즈하. 나는 아직 상황을 전부 이해할 수 없는데. 우선 네가 알고 있는 정보를 이야기 해. 그리고 내가 놓인 상황과 과거로 온 목적도.”

내가 진지한 눈빛으로 그렇게 고하자, 크리스가 마지못해 말을 거두고 아마네가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가 이 시대에 온 것은, 미래──아무튼, 내게 있어서는 현재지만, 거기에서 크리스 아줌마에게 부탁받았기 때문이야.”

“크리스에게 부탁받았기 때문이라고? 제 3차 대전을 저지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제 3차 대전? 뭐야 그건?”

스즈하의 반응에 놀란다.

“하지만 너, 나카바치 논문이 러시아에 건네진 일을 계기로, 각국의 타임머신이 개발되어…….”

“아아, 그러고 보면 옛날에, 크리스 아줌마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아마네가 기억하고 있는 크리스의 이야기.
그 안에서는, 확실히 나카바치의 논문이 방아쇠가 되어 여러 주요 대국들이 서로 경쟁하듯 타임머신 개발을 시작했다──라는 역사는 존재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결국 어느 나라도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것 같아.”

“……그런, 가?”

“응. 왜냐면, 크리스 아줌마가 그렇게 되도록 했다고 말했었으니까.”

스즈하의 말에 따르면, 각국에서 갑자기 열을 띄어온 타임머신 개발 경쟁을, 크리스 아줌마가 기술의 힘으로 뒤엎었다고 한다.

크리스는 논문이 사라진 후, 그 상세한 내용을 익명으로 전 세계를 향해 공표했다. 그리고 그 논문에 온 세상의 과학자가 관심을 쏟기 시작했을 무렵을 가늠해서──

“그 논문을, 모순투성이의 졸작으로써 철저히 논파해 보였다고 말했었어.”

그 때를 기점으로, 한 순간 바람을 탔던 타임머신 개발도 진화 일로를 더듬었다는 것이다.

“본인이 쓴 거니까, 이론의 결점도 누구보다 알고 있다고. 그러니까 그걸 이용해서 상반되는 이론을 꾸며내, 완전히 사실처럼 ​과​시​했​다​─​─​였​을​까​나​?​”​

스즈하의 말에 과연, 하고 생각한다.

훔친 논문의 악용을 용납하지 않는 크리스. 그 의연하고 성실한 과학자에게는, 머리가 수그러질 따름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무래도, 이 스즈하의 미래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정보의 범주 밖에 위치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 스즈하. 네가 타고 온 타임머신은 대체 누가……?”

내 의문에 아마네는 말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 손끝을 따라 시선을 향하자, 거기에는 오른손을 위로 똑바로 올린 크리스가.

“아무래도 만든 건, 나인 것 같아. 좋아, 웃어도.”

아니, 웃을 수 없어.
온 세상을 속여, 자신만이 재빨리 타임머신을 만든다. 어느 의미, 나 이상의 매드 사이언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뭐랄까, 끝없이 머리가 수그러들게 된다.

“메인에서 지휘했던 것은 크리스 아줌마였지만, 정확하게는 크리스 아줌마와 아버지의 공동 개발이야.”

“그래서, 타임머신을 만든 나는, 아무튼 저기, 그거야. 일단 실험 삼아, 옛날에 죽은 오카베라도 살려줄까 하고 생각한 듯 해서…….”

“사실 왜곡은 안 돼, 크리스 아줌마. 그렇게 해버리면, 해결할 수 있는 것도, 해결할 수 없게 되니까.”

“사실 왜곡?”

“어. 크리스 아줌마는, 너를 구하기 위해서, 몇 십 년에 걸쳐──”

​“​와​아​아​아​아​아​아​!​!​!​”​

크리스가 크게 소리 질러, 스즈하의 말을 방해한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미 상황은 알아버렸는데──

『그렇다고 해도, 나를 구하기 위해서 타임머신을? 왠지 어디서 들은 적 있는 이야기잖아?』

하고, β세계선에서 보고 들은, 미래의 자신을 떠올린다.

“아버지는 말했어. 크리스 아줌마는 굉장하다고. 그 집념은 흉내 낼 수도 없다고. 그거야 말로 사랑이 만들어 낸──”

​“​브​아​아​아​아​아​아​아​!​!​!​”​

“아니 크리스. 이제 뭔가, 다 알려졌는데.”

“으아악!?”

내 한 마디에, 크리스가 비좁은 소파 위를 몸부림친다. 재주 있는 녀석이다.

“어쨌든, 내가 이 시대에 온 이유는 그런 거야.”

“과연 그렇군. 그럼 다음은……그래. 내가 놓인 상황이야. 솔직히 물을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은 있어?”

내 진지한 질문에, 스즈하는 망설이는 눈을 한다.

“아마……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 확률은 굉장히 낮겠지만. 세계선이 변했다면, 그걸 되돌릴 수 있으면, 살아남는 일은 불가능한 게 아냐.”

『세계선이, 변했다…….』

그 말에, 문득 작은 의문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크리스?”

“무……무슨 ​일​이​시​옵​니​까​…​…​.​”​

소파에 털썩 엎드린 채로, 크리스가 반응을 보였다.

“너, 일주일 전에 내게 『세계선은 이동했어?』라고 물었지? 그건 스즈하에게 들어서 곧바로 알았던 거──”

거기까지 이야기 하고 말을 삼킨다.

『아니, 그렇지 않아. 세계선의 이동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리딩 슈타이너를 갖추고 있는 나뿐이다. 아무리 미래의 크리스나 스즈하라고 해도, 요 전날 있었던 세계선의 이동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를 거야.』

그렇다면, 어째서 크리스는 내게 『세계선은 이동했어?』라고 물은 건가? 그 질문은, 마치 세계선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던 것처럼도 보인다.

나는 떠오른 의문을 크리스에게 부딪쳐 보았다.

“그건, 아마네 씨가 그걸 확인하라고 했으니까…….”

“확인하라고 했다는 건, 즉 미래의 크리스도 스즈하도, 세계선 이동에 관해서는 몰랐던 건가?”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그건 달라, 오카베 린타로. 확실히 세계선 이동을 알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크리스 아줌마는 그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고 했어.”

스즈하의 말에 따르면, 이런 것이 된다.

미래의 크리스는 내 장례식 때 모여든 랩 멤들에게 말을 걸었다고 한다.

마유리와 다루 외의 랩 멤은 크리스와 안면이 없다. 그러나 크리스가 되찾은 기억 속에는 그, 그녀들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었다. 그 일방적인 기억에 의지해 정보를 꺼낸 것 같다.

그리고 리딩 슈타이너가 재발한 그 날, 내가 크리스에게 전화를 건 직후, 랩 멤 전원에게 긴급 통화를 하고 있던 일을 밝혀냈다는 것 같다.

그 전화의 내용이 크리스가 『세계선 이동이 있었다』고 믿는 기준이 되었다고 스즈하는 말했다.

“루카코 상에게 남자냐고 묻거나 페이리스 씨에게 집사와 둘이 살고 있냐는 걸 묻고 있던 것이, 크리스 아줌마가 세운 추측의 근거가 되고 있던 것 같아?”

하지만 추측은 추측일 뿐. 확정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로 온 스즈하는 크리스에게 그 유무를 직접 확인시켰다는 것이다.

『과연, 마키세 크리스라고 해야 하나.』

사소한 것을 통해, 보일 리 없는 것을 본다. 천재 소녀의 면목이 드러난다.

“크리스 아줌마는 말했어. 만약 세계선이 이동하고 있지 않으면, 오카베 린타로를 구할 수 있을 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질 거라고. 그러니까, 우선은 그걸 확인하고 싶었어”

『과연. 그래서 세계선이 이동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스즈하의 말에, 나는 조용히 수긍한다.

“과연, 잘 알았다. 확실히 그 때 세계선은 이동하고 있었어. 그렇기 때문에, 그걸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으면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다──그런 거지?”

“아무튼, 좀 건너뛰었지만, 대체로 그런 걸까나.”

내 말에 스즈하가 동의의 뜻을 보여, 말을 잇는다.

“다음은…… 뭐였지?”

어딘가 시치미를 떼는 듯한 스즈하의 말에, 소파에 묻고 있던 얼굴을 들어 크리스가 말했다.

“뭐였지가 아니야. 어째서, 오카베가 자기희생 정신에 눈을 뜬다고 내게 말했는지, 설명해 줘요”

불만인 표정을 한 채로, 『그 외의 이야기는 벌써 듣고 있으니』하고 중얼거리며 크리스는 소파 위에서 자세를 바로잡았다.

“아아, 그 이야기인가. 가능하다면 그다지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은데.”

“안 돼. 대체로, 사실 왜곡이 터부라고 말했던 것은 아마네 씨겠죠? 그렇다면 말해.”

“으응……. 확실히 좀 더 빨리 이야기 했으면 시간도 여유 있었을지도 모르겠고…… 알았어.”


스즈하는 뜻을 결정한 듯, 한 번 눈을 감고 천천히 뜬다.


“실은, 이 시대의 너희들을 만나는 건 이걸로 2번째인 거야.”

그 말에, 한 순간 혼란 한다.

“2번째? 그건, 무슨 말이지?”

“즉, 나는 한 번 오카베 린타로를 구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일. 그리고 그 최초의 구출 계획 때──”


──오카베 린타로는, 구출되는 일을, 거부했어──


아마네가 하는 말의 의미를, 또 다시 알 수 없었다.

“어, 어떤 의미야, 그건…….”

“솔직히 말할게. 오카베 린타로. 너는 저번 구출 때, 살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 하지도 않고, 다가오는 죽음을 스스로 받아들였어”

그 말에 전기로 충격당한 듯한 쇼크를 받았다.

“그런 너를, 우리들은 질책했어. 그러자 너는 이렇게 말했지. 『시시한 자기희생이, 어디가 나쁘냐』라고. 솔직히 지금도, 그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잘 모르겠어.”

스즈하가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나의 말. 그것은 역시, 스스로에게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 그런 바보 같은 말을, 내가 할 리가…….”

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든다. 그러나 스즈하는 스스로의 기억을 긍정하듯, 말을 이었다.

“하지만 말했어. 이 귀로, 확실하게 들었어. 그러니까 나도 너를 구할 수 없었고. 당연하지? 너의 구출 계획에 제일 중요한 것이 『너 자신의 협력』인데, 전혀 얻을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결국, 우리들은 별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예정대로 너의 죽음을 맞이했어──


“………….”

스즈하가 말한 똑똑한 상황 보고에 나는 말을 잃었다.

『스즈하가 말한 나는, 어째서 그런 짓을……?』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다. 할 수 있을 리 없다.

눈앞으로 다가오는 죽음. 그런 불쾌한 상황을 피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스스로 그 가능성에 종지부를 찍는다.

『그야말로, 자살 지원자잖아.』

하지만 아무리 믿을 수 없다 해도, 내게는 스즈하가 거짓말을 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가 그런 바보스러운 선택을 택하지 않으면 안 될법한, 뭔가가 있었다는 건가?』

물론, 생각해봐도 대답 같은 건 나오지 않는다. 왜냐면 그걸 생각한 나 자신은, 벌써 죽었기 때문이다.

『시시한 자기희생? 대체, 뭘 말하는 거야?』

입을 다문채로 생각한다.

​『​자​기​희​생​…​…​인​가​.​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렇군. 세계선을 되돌리려는 과정에서 잘못해, α나 β의 세계선에 퇴보한다──는 가능성을 ​두​려​워​했​다​…​…​라​든​지​ ?』

그러면 자신의 있을 수 없을 법한 언동도, 납득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했다.

이 세계선으로부터 빠져나가려고 한 결과, 잘못해버리면 『마유리가 죽는 α』나 『크리스가 죽는 β』로 날아가 버린다.

『그러니까, 함부로 세계선을 바꾸지 않도록, 협력을 거절했는가?』

그런 생각에, 한 순간 납득하기 시작하지만──

『아니, 만약 잘못했다고 해도 그 결과가 α나 β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을까?』

이번 소동의 발단이 된 세계선 이동. 그것은 지금이 아니라 불과 1주일 전의 사건이다.

『그렇다면 미쳐버린 세계선의 수정도 일주일 전의 시점에서 행하지 않으면 안 돼. D 메일을 써서 지울 때, 그렇게 해 왔던 것처럼…….』

한 통의 D 메일이 과거를 바꾼다. 그 변화를 없애기 위해, 보냈던 D 메일 자체를 무효로 한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몇 번이나 세계선을 수정해 왔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없애야 하는 것은 일주일 전의 『뭔가』겠지?』

그리고 일주일 전은 마유리의 죽음을 피해 크리스를 구해 낸──그 후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이 세계선에서 탈출해, α나 β로 퇴보해버릴 가능성 따위──』

제로는 아니겠지.
적어도 상대는,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그 세계선이다. 하지만 그런 비극적인 가능성 같은 건 지극히 낮다고 생각되었다.

『그런 낮은 가능성을 무서워해, 내가 죽음을 택한다고? 그래서 자기희생이라고? 너무 어처구니없군.』

역시 어떻게 생각해도, 스즈하가 봤다고 하는 자기희생에 빠진 자신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끊임없이 근심어린 표정을 띄우고 가슴 속에서 신음소리를 높여──

“안 돼, 오카베!”

크리스의 목소리가, 근처에서 들렸다. 갑자기 부르는 소리에, 자아지고 있던 사고가, 한 순간에 무산된다.

“절대로, 안되니까!”

큰 소리로 외치는 동시에, 힘껏 매달린다..

“어, 어이 조수여…….”

갑작스런 크리스의 행동에 매우 당황해, 나는 크리스에게 시선을 돌려──

『무슨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당황했다.

거기에 보이는, 크리스의 모습. 피로와 혼란과 필사적임을 모두 통째로 담은 듯한, 대체로 크리스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당장이라도 닳아 끊어져버릴 듯한 표정.

그 광경을 앞에 두고 크게 낭패한다. 그런 내 귀에 스즈하의 늠름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카베 린타로. 잊지 말아줬음 좋겠어. 네가 죽은 후 크리스 아줌마의 인생은, 도저히 살아있다고는 할 수 없었어. 그러니까 이제 와서지만…… 너 자신에게 협력을 구하고 싶어.”

그 말을 듣고 당연하다는 듯이 힘껏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 그럴 생각이야.”

스즈하가 말한 『저번의 나』. 그가 무엇을 생각했던 건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내게 그 제안을 거절할 이유 같은 건 없다.
그러니까, 그 취지를 확실하게 말로 전했다.

그런 내 말에 스즈하의 얼굴이 안심한 것처럼 풀린다.

“그래, 다행이야. 아무래도 전처럼은 되지 않는 것 같네. 이걸로 2년에 걸쳐 타임머신을 충전할 필요가 있었던 거야.”

“2년…… 과연. 그래서 스무 살이라는 건가.”

나는 작게 중얼거리며 혼잣말 하듯이 중얼거렸다.


아마네의 시선은 부드럽고, 크리스의 고동은 따뜻하고, 그래서 나는 다시금 눈앞에 나타난 세계선이라는 괴물에, 한계까지 덤벼보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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