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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원작 |

역자 | 크로센

귀향미아의 오카린티나 14화



고마운 마음으로, 가득 찼다.

곧 타임업을 맞이할 터였던 나의 인생. 그 미래를 바꿀 수 있도록, 줄곧 필사적으로 지혜를 쥐어짜는 우리 랩이 자랑하는 정예들.

그 중에 홀로,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대화에서 탈락하고 있었을 터인 마유리.
방구석에서 정말 좋아하는 장난감을 손에 넣어 논다. 그 모습을 보아도, 나는 마유리를 꾸짖을 생각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이 이야기는, 마유리에게는 너무 과중해──

크리스에게 말한 말. 그것은 틀림없는 본심이었기 때문이다.

딱히 마유리를 바보취급하고 있다든가 기대하고 있지 않다든가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에게는 각각 적합한 일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니까 내가 마유리에게 기대하고 있던 것은 지혜를 쥐어짜는 일이 아니라, 이 장소에 쌓이기 쉬운 답답한 공기를 불식시키는 일이었다.

그런 의미로는, 마유리는 마유리로서의 일을 빈틈없이 완수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판단은 아무래도, 잘못되어 있던 것 같군.』

마유리는 마유리 나름대로, 나조차 단념해버릴 것 같이 된 어려운 문제를, 필사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 주었다. 그 일에, 고마운 마음을 안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나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생각해 줬구나. 고마워, 마유리──”

나는 손에 실린 메탈 우-파의 작은 중량감을 느끼며 마유리를 보았다.
적어도, 조금이라도 마유리의 기분을 알아주고. 싶다. 그렇게 생각해 나는 마유리의 머리에 손을──

“아니야, 오카린.”

뻗은 나의 손을 마유리가 훌쩍 피했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의 작은 미소를 없애고는,

“제대로 들어 주었으면 하는 거예요, 마유시는.”

본 적 없을 정도로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괜찮아. 제대로 들을…….”

“오카린!”

마유리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뒷걸음질 친다. 나도 모르게 할 말을 잃는다.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알아차렸는지 다른 랩 멤들이 이쪽을 향해 얼굴을 돌렸다.

“뭔일임여?”

의자를 돌려 몸을 향하는 다루에게, 나는 우물거리며 대답한다.

“아니, 미안. 굉장한 일은──”

“여러분! 마유시는 타임 트래블러 씨를, 찾아낸 거예요!”

내 말을 싹 지워버린 마유리의 목소리에 랩 안이 아주 조용해진다. 한 순간의 침묵. 그리고,

“에에!? 마유 씨, 그거 레알!?”

“진짜, 마유리 아줌마가!?”

다루와 스즈하가 마유리에게 달려왔다.

“정말이야. 쭉 생각해서 겨우, 간신히 알아낸 거예요. 분명 이 아이가, 타임 트래블러 씨인 거예요.”

다시 방문하는 침묵. 길고 긴, 무언의 공간.

『으음…….』

왠지 모르게 참을 수 없게 되어, 보충하기로 한다.

“아무튼 저기, 그거야. 무슨 일이라도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마유리로부터의 어드바이스…….”

“마유시는, 진심인 거예요! 분명히, 반드시, 메탈 우-파 쨩이 타임 트래블러 상인 거예요!”

마유리는 내 보충을 짓밟듯이 단언해 버렸다.

“아니, 마유 씨. 아무리 그래도 그건…….”

재빨리 부정적인 말이 튀어나오는 다루. 그것도 무리가 아니다. 나는 침통한 표정으로 도움을 요청하듯 크리스를──

“마유리, 설명해줘.”

크리스의 입에서 또 다시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 튀어 나왔다.

작은 인형이 타임 패러독스를 일으킨 타임 트래블러.

마유리가 고한 너무나도 파탄적인 이론. 그것을, 그 크리스가 받아들인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다는데, 마유리를 보는 크리스의 눈동자는──

다시금 놀라움에 주체하지 못하며, 나는 크리스에게 말한다.

“아니 조수여. 어떤 것에라도 매달리고 싶은 기분은, 모르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조용히 해, 오카베.”

내 발언을 가볍게 뿌리치고 크리스는 마유리를 마주보았다.

“마유리, 어째서 메탈 우-파가 타임 트래블러라고 생각했어?”

“아니 그러니까, 기다리라고 말하잖아. 크리스티나여, 너까지 뜻 모를…….”

“모르는 건 오카베, 당신이야.”

크리스의 의젓한 눈동자가 빛나는 것을 보고 나는 입을 다문다.

“마유리는, 언제나 정확하게 사물을 보고 있어. 분명 우리보다 훨씬, 사물의 핵심을 확실히 보고 있어. 당신, 마유리와 줄곧 함께인데 그런 것도 모르는 거야?”

나를 몰아세우는 듯한 발언에, 언젠가 크리스가 같은 말을 했던 기억이 소생한다.

『그러고 보니, 스즈하의 아버지가 다루라는 것을 제일 처음에 간파한 건, 마유리였지…….』

생각해 내서 그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크리스가 마유리에게 시선을 되돌렸다.

“마유리, 부탁해. 알려줘.”

크리스의 말에 마유리는 환한 미소를 띄웠다.

“고마워, 크리스 쨩. 믿어줘서, 기뻐.”

그리고 한 번, “에헴”하고 코를 울려, 이야기를 시작한다.

“타임 트래블러 씨는, 이 시간의 아이가 아닌 거지? 그렇다면 이 아이도, 오카린이 크리스 쨩을 구해내기 위해, 다른 시간으로부터 가지고 돌아온 아이겠지?”

“아니 그러니까 마유 씨. 아이라고 해도, 그거 살아있지 않삼.”

다루가 끼어든다. 곧바로 크리스가 말리려 했지만, 그런 크리스의 행동을 마유리가 손을 내밀어 막았다.

“아니야, 다루 군. 이 아이도, 제대로 살아 있어. 우리들 같이, 여기에 있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훌륭한 타임 트래블러 씨인 거야──


그 말에 크리스가 반응했다.

“의미…… 존재하는, 의미……인가. 범심론? 아니, 조금 달라. 뭐였지…….”

홀로 생각하기 시작한 크리스. 마유리의 해석을 어떻게든 기존 이념에 끼워 맞추려는 듯, 투덜투덜 혼잣말을 계속한다. 그 모습이 조금 의외였다.
그런 크리스와는 대조적으로, 역시 다루는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은 것 같고──

“뭐니 뭐니 해도, 결국 물건은 물건이겠져? 타임 패러독스의 원인이라고 하면, 보통은 생물로 한정되잖삼. 그렇다면, 메탈 우-파가 타임 트래블러라는 해석 자체──”


“아───!!!”


다루의 반론 도중, 스즈하가 큰 소리로 외친다. 무슨 일인가 하고 전원의 시선이 스즈하에게로 몰렸다.

“그래! 타임 패러독스의 원인을 찾고 있었어!”

그 지나치리만큼 별 뜻 발언에, 무심코 어안이 벙벙해졌다.

“알바 전사여. 그럼 네 녀석은, 지금까지 뭘 찾고 있었단 거냐?”

“아니 있지, 타임 트래블러를 찾으라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나 같은 시간 여행자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어. 그렇지만 아니야. 정말로 찾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타임 트래블러』가 아니고 『타임 패러독스』의 원인이었던 거야!”

뭔가에 눈을 뜬 듯, 스즈하가 얼굴을 빛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아니, 이제 와서 그런 걸 역설해도…….”

어딘가 얼빠진 듯한 스즈하의 말에, 의도치 않게 얼굴이 일그러져 버린다.

“아하하, 실패 실패.”

내 서늘한 시선을 받고 난감한 듯 볼을 긁는 스즈하. 그런 스즈하에게 크리스가 묻는다.

“그래서, 뭐가 『아―!』인거야? 뭔가 생각난 것처럼 보였는데?”

“그래그래! 생각났다고 할까, 알고 있었다고 할까, 들었다고 할까…….”

“쓸데없이 장황하다, 알바 전사. 요점을 말해.”

“그러니까, 있다니까! 그 장난감이 타임 패러독스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거야!”

스즈하의 발언에 나의, 크리스의, 다루의 눈이 크게 떠졌다. 다루의 동요는 특히 커서, “거, 거짓말 아님여?” 하며 그 거구를 와들와들 떨고 있다.

“거짓말이 아냐. 왜냐면 크리스 아줌마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으니깐.”

갑작스러운, 뭔가 수상한 스즈하의 발언에 확고한 신빙성이 부여되었다.

“미래의 내가…… 그렇게 말했어?”

여우에 홀린 것 같은 크리스의 표정. 스즈하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여 그 말을 긍정한다.

“최초의 시간 여행…… 그러니까, 내게 있어서는 2년 전 일이 되는데──. 그때, 크리스 아줌마에게서 시공 이동의 주의점에 대해 많이 들었거든.”

“그럼 그 때, 『물건』일지라도 타임 패러독스를 일으킬지 모른다고, 그렇게 들었다는 건가?”

“그래. 인간이나 생물 외에도, 타임 패러독스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들었어.”

“……레알임까.”

다루의 힘이 빠진 목소리가 작게 들렸지만, 스즈하는 상관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 중에서도 제일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연락 수단으로서의 정보 단말기래. 과거로 날아갈 때는, 절대로 가지고 가지 말라고 들었어.”

그 발언에, 내 안에서의 기억이 미미하게 흔들린다.

“연락 수단……. 아마네 씨, 그것은 즉, 휴대폰이나 무전기를 말하는 거죠?”

크리스의 질문에 스즈하는 끄덕끄덕 고개를 움직였다.

『휴대폰……?』

그러고 보면──하고 떠올린다.

『확실히, β세계선에서 과거로 날아가기 전. 스즈하는 내 휴대폰을…….』

기억에 의지해 스즈하에게 묻는다.

“그건 어쩌면, 같은 번호의 휴대폰이 여러 개 있으면, 『혼선』한다던가 하는……그런 일인가?”

“혼선? 그게 뭐야?”

반대로 되물어져 버렸다.
어쩔 수 없이 β세계선의 스즈하가, 타임머신으로부터 내 휴대폰을 내던진 경위를 설명한다.

“그래서, 그 나는 『혼선되니까 가져가지 않는 게 좋아』라고 말했어?”

“음. 확실히 그렇게 말했지만…….”

스즈하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띄우며 손가락 끝으로 뺨을 긁는다. 아무래도 이 세계선의 스즈하에게는 β세계선의 스즈하의 말과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듯 해서──

“오카린. 그건 이상함여…….”

방금 전까지 이야기에서 벗어나 있던 다루가, 트라우마를 극복해서 의견을 냈다.

“이상하다는 건 무슨 소리야?”

“긍까, 같은 번호의 휴대폰은 지금 시대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단 말씀. 영화 같은 데서도 자주, FBI 같은 게 타겟의 휴대폰을 카피해서 도청──이라든지, 그런 거 쌔고 쌨잖음. 그니까, 혼선 자체가 위험하지는 않을 겅미”

“그럼, 그때의 스즈하는 왜 『혼선』이라고? 설마 스즈하가 거짓말을?”

내 질문에 답한 것은 크리스였다.

“그건 아냐. 아마네 씨가 그런 거짓말을 하는 이유 같은 건 없을 거야. 그래, 생각한다면──”


──혼선된 결과, 전파를 촉매로 해서 두 휴대폰이 연결된다──


“그 결과,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날지 모른다. 그걸 경계했다는 가능성은 없어?”

크리스가 낸 해답에, 스즈하가 덧붙인다.

“아아, 그렇다면 크리스 아줌마의 이야기와 같아. 아줌마는 『혼선』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전파로 같은 휴대──즉, 동일 존재끼리 연결되는 일로,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날 지도 모른다고 말했어. 검증은 하지 않지만 위험하다. 그러니까 과거에는 절대 가지고 가지 말라고.”

그 말에 나는 “즉……”하고 팔짱 낀 채 신음소리를 낸다.

“미래의 조수와 β세계선에서의 스즈하. 이 두 사람 모두에게 『물건』으로도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을, 나타내 보였다는 건가…….”

나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손바닥 위를 구르는, 작은 은빛 인형을 응시한다.

크리스를 구해, 제 3차 세계대전을 피하기 위해 향했던 과거.
그로부터 별 생각 없이 가지고 돌아온, 금속제 인형.

그 은빛 존재를 시야에 넣고 생각한다.

메탈 우-파를 타임 트래블러라고 한, 마유리의 말.
처음은 그런 바보 같은, 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방금 전의 대화를 경계로, 내 안에 있던 『부정』의 생각은 『의심』으로 바뀌고 있었다.

『이런 장난감이, 정말로……?』

갑작스럽게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하지만, 그런 미심쩍은 가능성을, 아무래도 웃어버릴 수 없다.

나카바치의 러시아 망명을 허락하고 내 죽음을 확정한, 이 세계선. 두 번에 걸쳐, 남겨진 크리스가 긴 괴로움을 맛보아 왔다는 이 세계의 역사.

그런 냉혹하고도 잔혹한 세계를 불러들인 것이, 정말 이런 작은 존재라는 걸까?

“어떻게 생각하지, 조수여……?”

판단이 곤란한 나는, 똑같이 생각에 잠기고 있는 크리스에게 의견을 요구한다.

“모르겠어. 『물건』에서도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난다고는 가정하지만, 그것을 일으킨 원인이 메탈 우-파라는 근거가 있는 건 아냐. 그러니까 안이하게 결론을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하지만──”

크리스는 입가에 손을 대고, 눈을 가늘게 뜬다.

“상황적으로는, 합치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다는 말은?”

“즉, 세계선의 이동에 수반해 변화한 상황. 적어도, 그 변화 중 두개에 메탈 우-파가 관련돼 있어.”

나카바치의 러시아 망명 성공.
일주일 전, 내가 크리스에게 전했던 『대전 회피 실패』라는 설명.

이 2개의 변화 모두, 메탈 우-파가 관련되고 있는 일은 분명하다고, 크리스는 그렇게 말했다.

“아무튼 그렇지만, 단 둘뿐이라면 우연의 일치라는 것도──”

“단 둘뿐이 아니야. 둘씩이나, 라고 생각해야 해. 오카베, 우리들이 파악하고 있는 변화는, 지금 말한 둘 외에 뭐가 있어?”

“그 외라고 해도, 뒤로는…… 내가 죽는 일 정도……군.”

“그래. 우리들이 인식할 수 있는 변화는, 당신의 죽음을 포함한, 그 3개 뿐. 그 중 2개는, 분명히 메탈 우-파가 관계하고 있어. 확률로 말하면 66.6%. 미묘한 숫자지만, 부담 없이 넘어가기에는 조금 신경 쓰여. 거기에──”


──당신의 죽음도, 메탈 우-파가 관련되지 않았다고는, 단언할 수 없어──


그렇게 고한 크리스의 말에, 나는 허를 찔린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한 소리 아냐? 이런 인형이 내 죽음에 관련되는 것 같은 건, 너무──”

“생각해 내, 오카베.”

반기를 바꿔 드려는 나의 말을, 크리스의 낮게 억누른 목소리가 차단했다.

“마유리의 죽음이 확정되어 있던 세계선. 그 원인은, 당신이 최초로 보낸 D 메일이었어. 하지만 마유리가 죽는 상황은 천차만별. D 메일이 SERN을 불러온다는 직접적인 상황도 있었지만, 아무런 맥락도 없이 그것이 일어나는 일도 있었어. 즉──”

──세계선이 결정하고 있는 것은, 결과뿐. 거기에 이르는 과정은, 정해져 있지 않아──

그러니까, 나의 죽음이 메탈 우-파와 무관계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크리스는 주장한다.

“그럼, 내 죽음마저도 메탈 우-파가 원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 그런데도, 그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할 뿐이야. 그러니까, 완전히 판단착오라는 일도 있을 수 있어. 하지만……”

거기에서 말을 멈춰, 그대로 고개를 숙여 골똘히 생각하는 크리스.

나는 그런 그녀의 옆얼굴을 보면서, 그 너무나도 냉정한 사고가, 무슨 대답을 산출해 내는지, 조금 기대를 부풀린다.

하지만──

“안 돼, 결론을 낼 수 없어.”

크리스의 입으로부터 야박한 말이 흘러넘친다. 그 표정에, 냉정으로 채 숨기지 못한 초조함을 간파할 수 있었다.

“정말로, 이 생각으로 움직여도 좋은 거야? 이게 맞는 거야? 시간이 없어. 더 이상 잘못할 수 없는 거야. 만약 잘못하면…….”

평상시의 자신감으로 가득 차 흘러넘치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어딘가 불안에 차 있는 눈동자. 그 모습에, 건넬 말을 찾아낼 수 없었다.
크리스의 중얼거림에 점점 조바심과도 같은 무언가가 녹아들어 간다.

“정보가 필요해. 적어도, 메탈 우-파와 관계있는, 다른 변화. 그 정보가 그 밖에 있으면──”

크리스의 시선이 나를 잡았다.

“오카베, 뭔가 없는 거야? 내가 모르는…… 관측자인 당신 밖에 알아채지 못한, 메탈 우-파에 관련된 변화는 없는 거야?”

매달리는 듯한 크리스의 눈동자에, 무심코 가슴이 쿵쿵 크게 울린다. 
그런 때와 장소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다시 한 번, 눈앞의 여성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재인식 해버린다.

할 수만 있다면, 여기에선 남자답게 조언하며 폼 잡고 싶다. 하지만 있지도 않은 정보를 말하는 일은 하지 못하고──

“그렇게 말해도…….”

하고, 말끝을 흐리는 게 고작.

그런 내 미덥지 못한 대답에, 크리스가 눈에 띌 정도로 낙담한다.
어깨를 늘어뜨려 깊은 한숨을 토해낸다. 그 소리가 왠지 내 귀에 무겁게 들려, 나는 당황해서 계속 할 말을 생각해낸다.

“어, 그러니까, 뭐랄까…… β로부터 원래의 세계선으로의 일은 거의 설명이 끝난 상태고……. 거기에다 서계선이 이동했을 즈음엔, 원래 메탈 우-파를 가지고 있던 건 내가 아니라 너 자신이고……. 그러니까, 내게 물어봐도…….”

그런 변명 같은 말을 하면서, 또다시 자기혐오. 어째서 좀 더 근사한 발언을 할 수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그러나 뜻밖에도 내 그런 책임 회피와도 같은 말에 뭔가 번뜩였는지, 크리스의 눈동자에 총기가 돈다.

“나 자신……. 그래, 내가 오카베로부터 메탈 우-파를 받고, 그 후에 세계선이 이동했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나를 본다.

“오카베, 세계선이 이동하는 전후로, 내 말이나 행동에 변화가 있었어?”

크리스의 질문에 이번에야말로 좀 더 나은 대답을 하기 위해 부족한 머리를 억지로 돌려 대답한다.

“그렇군. 없지는…… 않아. 실제, 일주일 전의 설명이 변한 것으로, 네 안에 있는 기억에 변화가 있었으니까.”

“그건 이미 알고 있어. 그 밖엔? 그 밖에 변화는 없었어?”

“그 외……라.”

작게 중얼거려, 그리고 기억에 의지해 생각나는 말을 늘어놓는다.

“내게 주관을 말하라고 강요한 건 그대로지?”

“그러네. 그건 변하지 않았어.”

“귀국도 지금은 중지되어 있지만, 역시 그 이야기 자체는 이 세계선에서도 있었겠지?”

“……응.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오래 전에 귀국하고 있었을 거야. 마마가 ​강​행​시​켜​버​렸​으​니​까​…​…​.​”​

조금 낙담한 듯 들리는 크리스의 말. 그게 왠지 모르게 걸렸다.

“강행? 그런 건가? 나는 틀림없이 본인의 의사로 귀국을 결정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 어째서?”

내 발언에 크리스의 눈이 의문을 표한다.

“아니 너, 매듭이 뭐라든가 말하고 있었잖아.”

“매듭? 매듭은 뭐야?”

곤란해 하는 크리스의 눈동자. 그 말에, 작게 맞물리지 않는 『뭔가』를 감지한다.

“그런 거 내가 알겠냐. 도착했으니까, 매듭을 짓는다. 그런 약속이었다고, 그렇게 말하고 있었던…….”

그렇게 말했을 때, 자신이 느끼고 있던 『뭔가』의 정체에 짐작이 갔다.

『이건, 리딩 슈타이너의 어긋남……?』

설마하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것을 목소리에 실었다.

“설마, 말하지 않았단 건가?”

“나는 그런 거, 말하지 않았어. 도착하다니, 뭐가……?”

내 질문에 크리스는 고개를 저어 부정한다.

일주일 전 이 장소에서 부채 대신 소포를 손에 들고 『도착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하고 중얼거린, 기억 속의 크리스. 그러나 그 기억은 분명하게 크리스의 기억과는 어긋나있어서──

​『​틀​림​…​…​없​어​…​…​』​

몸 밑바닥에서부터 떨림이 넘쳐왔다.

그것이 공포에 의한 것인가, 흥분에 의한 것인가, 기대에 의한 것인가는 모른다. 그러나 뭔가가 앞에 드리워진 것 같은, 그 감각에 몸과 사고가 격하게 떨렸다.

그런 내 눈 안에서, 크리스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오카베, 일주일 전에 대해 자세히 말해 줘. 나와 당신이 어떤 대화를 했는지. 그 때, 내가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할 수 있는 한, 자세히 이야기 해줘.”

그 제의에 무심코 뒤로 물러선다.

“괜찮아? 자세히 라는 건, 즉──”

나는 다른 랩 멤들을 둘러본다.

자세히 이야기 한다는 것은 그 때, 크리스를 꼭 껴안은 나에 대해서나, 내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던 크리스나, 그 밖에 여러 가지──

“자아~ 다루 군, 스즈 씨. 마유시와 함께, 쥬시 닭튀김 넘버원을 사러 가는 거예요”

갑작스러운 제안이 랩에 울렸다.

“헤? 마유 씨, 갑자기 무슨 일, 우호오!?”

“아, 잠깐, 마유리 아줌마! 어째서 끄는 거야!?”

“괜찮으니까, 괜찮으니까~, ​가​・​는​・​거​・​예​・​요​!​”​

어이가 없었다. 넋이 나간 채로, 마유리에 끌려 랩에서 나가는 다루와 스즈하를 배웅했다.

그런 광경을 나와 함께 보며, 크리스가 속삭이듯 중얼거린다.

“마유리, 딱히 그렇게까지 신경써주지 않아도, 괜찮은데…….”

“그런 소리 하지 마. 저거야말로 타이밍의 산물. 시이나 마유리의 진면목이잖아.”

확실히 좋은 타이밍에 나선다. 그런 마유리의 특수 기능에, 나는 감탄해 마지않으며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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