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미아의 오카린티나 20화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며 소리를 냈다. 건강한 바람을 쐬는, 나, 크리스, 스즈하 세 명의 일행.
그 누구나 한결같이, 달빛을 둔하게 반사시키고 있는 은빛의 그것을 집어 삼킬 듯 응시하고 있었다.
도시 내에 위치하는 오래된 신사──야나바야시 신사. 그 경내 한 구석에 그것은 고요히 있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너무나도 장소와 맞지 않는 존재가 무섭게 눈에 띄고 있다고 생각되어 견딜 수가 없다.
“어째서 또, 이런 장소에…….”
침묵을 깨고 내가 소곤하고 중얼거렸다.
“이야―, 어째서라고 해도 말이야. 듣고 있었던 대로, 호오인 쿄우마의 부탁이라고 말하자 즉시 OK 받았으니까”
내가 띄운 의문에, 약간 엇나간 대답을 돌려주는 스즈하. 나는 고개를 흔들어 질문의 취지를 정정했다.
“그런 말이 아니야. 나는 틀림없이 라디관 옥상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거다.”
그런 내 말에, 스즈하가 “아아, 장소를 말하는 거야”하며 맥 빠진 소리를 낸다.
“그래, 장소적인 문제다. 타임머신=라디관 옥상. 그것을 이런 남이 볼 수 있는 장소 같은 곳에……. 어째서, 평소처럼 하지 않았던 거야?”
“아니, 나는 『평소』라든가 모르고. 게다가,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어쩔 수 없다고?”
신음소리를 높이는 내게, 스즈하는 새침한 얼굴로 말한다.
“그래. 왜냐면, 이 타임머신은 장소를 이동할 수 없어. 그러니까 어디에 출현할지는 선택할 수 없는 거야.”
되돌아 온 것은 또다시 논점이 어긋난 회답이었다.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니고! 그렇달까, 그런 설정이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어. 내가 묻고 있는 건──”
“아아, 말해두지만, 라디관이라든가 하는 건 내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없었으니까 말야.”
생각지도 못하게 튀어나온 말에, 무심코 되물어본다.
“라디관이 없어? 정말이냐 그건?”
확인을 요구하는 내게, 스즈하가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 아줌마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라디관이라든가 하는 건 2011년에 폐쇄해서, 그 후에 곧바로 건물 자체가 해체되어 버리는 것 같아”
“2011년이라니 너, 내년이잖아…….”
지나친 충격에 할 말을 잃는다.
『라디관이 없어진다.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라디관이, 내년에는 없어진다는 건가…….』
크리스와 만나, 스즈하를 배웅해, 나카바치와 싸워 크리스를 구했다. 그런 모든 무대가 된 라디관이, 앞으로 1년 남짓 하는 동안에 사라져버린다.
“그런가…….”
어딘가 감개무량한 것을 느끼며 숨을 내쉰다.
“그래서 크리스 아줌마는, 타임머신의 기동 장소로 이 야나바야시 신사를 선택했어. 여기는 옛날부터 바뀌지 않은 것 같았으니까.”
과연, 하고 생각한다.
확실히, 적어도 신사라는 이름이 있는 이상, 구획 정리 같은 것의 표적이 될 가능성은 낮다. 장소 이동을 할 수 없다는, 타임머신의 독특한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한 안성맞춤인 장소도 없을 터다.
“사실은, 이 장소와 아오모리 어느 쪽으로 해야 할지 헤맨 것 같지만.”
마지막에 덧붙인 말을 들어, 『아오모리가 아니라서 다행이다』하고 나는 마음속으로 안심했다. 그러자──
“한창 대화하는 도중에 미안하지만, 오카베. 지금, 『어디에 있는가』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지금까지 말없이 타임머신을 응시하고 있던 크리스가, 어딘가 굳은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아아, 그렇군. 시간도 없으니, 다루와 마유리가 도착할 때까지 조금 전에 세운 계획을 다시 한 번 확인해──”
“그런 게 아니라.”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크리스의 부정이 올랐다.
나로서는 아주 성실하게 상황을 파악한 후, 말한 터였지만──
“내가 말하고 있는 건, 그런 게 아니라, 좀 더 이렇게, 외형적인 문제라고 할까나…….”
어딘가, 답답한 듯한 크리스의 말. 나는 그것을 듣고 『오오』하고 장단을 친다.
“그렇고 보면, 다른 세계선에서 봤을 때보다 뭔가 좀 컴팩트하군.”
“이게 컴팩트 같이 귀여운 거야!? 좁잖아! 어떻게 봐도 홀쭉하잖아!”
확실히, 하고 생각한다.
크리스가 지적한 대로, 야나바야시 신사 한 구석에 위치한, 크리스가 만든 타임머신. 그것은 다른 세계선에서 봤던 다루가 만든 것에 비하면, 상당히 가로 폭이 슬림화 되고 있는 인상을 받는다.
“그렇달까, 이걸로 정말 두 명이 탈 수 있는 거야!?”
믿을 수 없다는 크리스의 말에, 스즈하가 『정말인걸. 스스로 말한 주제에』하고 미래의 크리스 아줌마를 끌어왔다.
“저기 아마네 씨. 실제로 타 봐서, 어때? 두 명이 탈 공간은 있는 거야?”
그런 크리스의 왠지 필사적인 질문에, 스즈하는 한 순간 말을 멈춰──
“억지로 밀어 넣는다는, 느낌?”
이 장소에 다루가 있었으면, 틀림없이 발광할 말을 듣고, 크리스가 발광했다.
“역시이이이!”
어쩔 수 없이, 나는 보충하는 맞장구를 넣었다.
“크리스티나여. 그렇게, 미래의 자신을 탓하지 마. 분명 그거야. 컴팩트한 것은, 기재의 이동을 생각했을 경우 피할 수 없는 안건이었던 거다.”
“이상하게 그럴싸한 것처럼 들리는 해설을 넣지 마!”
“그리, 싫어하지 마. 저 안에서 굳이 이상한 일을 할 리 없잖아. 나는 신사니까.”
“신사 앞에 변태가 붙잖아!”
크리스는 한층 큰 소리를 지르고, 『결정했어』하고서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뭘 하는 거냐, 조수여?”
“마유리에게……메일을 보내고 있어.”
“메일이라고? 뭐라고 쓰고 있는 거야?”
내 질문에, 크리스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하고 생각해서 화면을 들여다보려고 하자, 굉장한 눈초리로 감시 받았다.
『으음…….』
결국 나는, 크리스가 보낸 메일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의문도, 마유리와 다루가 도착함에 따라, 시원스럽게 밝혀진다.
“기다렸지요~. 마유시와 다루 군은, 지금 무사히 임무를 수행해 온 거예요~.”
활기차게 손을 흔드는 마유리의 모습이, 달빛에 비추어 나타났다. 그 바로 뒤에는 다루도 있는 것 같았다.
“지쳤음여~. 이제, 과외 수업은 이걸로 끝났으면 좋겠슴.”
거구를 흔드는 다루의 실루엣이, 어두컴컴한 어둠 속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두 명의 귀환을 보자마자, 크리스가 입을 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두 사람 모두. 그리고 마유리. 예의 것은 사 와 준 거야?”
그 물음에, 마유리는 들고 있던 쇼핑봉투에 손을 집어넣어──
“완벽한 거예요~. 여기, 무전기야, 크리스 쨩.”
마유리가 봉투에서 꺼낸 것은, 척 보기에도 낡은, 한 종이 박스. 무전기 그림이 인쇄된 표면은, 선탠 탓인지 분명하게 탈색되어 너덜너덜하게 보였다.
“레알, 찾는 것 힘들었슴. 이랄까, 아키바로부터 반경 2킬로 이상은 되는 곳에서, 낡아서 오랫동안 팔리지 않고 남아 있을 듯한 무전기라든지, 조건 너무 어렵겠져.”
다루가 말한 조건. 이것은, 무전기는 현재에서 반입해야 한다는 크리스의 제안에 의한 것이었다. 가라사대──
섣불리 과거에서 쇼핑이라도 해버리면 불필요한 사람의 주관에 변화가 생겨버린다. 그렇다면, 혼선되지 않을 듯한 조건의 무전기를 찾아내서 과거로 반입해, 작전 종료 후에 가지고 돌아온다. 이편이 more better 라는 것 같다.
“훌륭해, 두 명 모두. 그리고 마유리. 예의 것은?”
재차 떠오른 크리스의 질문에, 마유리가 목을 갸우뚱하고는──
“아아, 그건가―. 메일의 그거 말하는 거지―?”
그렇게 말하며 한 번 더 쇼핑 봉투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뭔가를 잡은 손을 봉투에서 꺼내며──
“어, 그러니까~, 저기 크리스 쨩. 이런 물건, 뭐에 사용하는지, 마유시는 흥미진진하지 않은 거예요.”
그런 말을 했다. 그 손에 잡힌 종이 포장을 보고, 그 내용을 추측하지만──
『전혀, 모르겠는데』
같은 생각을 하며, 일의 경과를 지켜본다.
“마키세 씨. 그거 사용할 겅미? 그렇지 않으면 사용될 겅미? 어느 쪽이든, 흥분이 식지 않삼.”
다루의 말을 들어도, 역시 전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그리고 마유리의 손에서 크리스의 손으로, 종이 포장이 건네져──
크리스의 손이, 포장지를 찢고──
나의 양손에, 수갑이 걸렸다.
“조수여…… 설명을 청하고 싶다만…….”
노력해서 냉정을 유지한 채로, 크리스에게 묻는다. 등 뒤에서 다루의 『사용하는 쪽이었슴! 과연 마키세 씨임! S임여!』 하는 절규가 들렸지만, 이제 그 쪽은 무시한다.
그런 내게 크리스는 아주 당연하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킨다. 이건 뇌과학 상식이야”
그런, 조금도 들은 적 없는 상식을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과연, 마키세 크리스라고 할까. 여러 가지 의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