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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원작 |

역자 | 크로센

무우기적의 오카린티나 12화




“뭐, 만날 수 없으면, 그 때는 그 때야. 관광이라도 해서 돌아오면 되지. 약간의 짧은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그것대로 좋지 않을까 하고. 있지, 오카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동의를 구하는 크리스의 말에, 나는 떫은 표정을 지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대답한다.

“……예이 예이, 그렇게 생각하옵니다아.”

그런, 전혀 의욕 없어 보이는 내 태도를 보고, 옆 좌석에 앉은 크리스가 몸을 틀어 내 쪽을 향한다.

“쫌. 모처럼 멀리 나가는데, 좀 더 즐거운 듯이 해 줘…….”

어딘가 불만스런 크리스의 말. 하고 싶은 말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무리한 주문이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선하품을 삼키려 하지도 않고, 커다랗게 해대면서 나른한 듯이 어깨를 돌린다.

“뭐야 당신? 설마 나와 둘이서 가는 게, 불만스럽다고 하고 싶은 거야?”

얼굴 측면에 날카로운 시선이 꽂히는 것을 느껴, 나는 느릿느릿 대답한다.

“아무도 그런 소리 하지 않았다고. 다만, 조수여. 나는 생각하는 거다. 그렇게 빨리 출발할 이유 같은 건, 아무것도 없지 않았던가……하고 말이야.”

지극히 정당한 의견을, 열차에 흔들리며 나를 노려보고 있는 크리스에게 던진다.
이러쿵저러쿵 해서 아키하바라 첫 출발 열차를 타는 처지가 되었던 것이다. 이 정도의 불평불만을 투덜거린다고 해서, 벌 받는다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크리스는 나의 조심스러운 의견을 코웃음으로 날려버린다.

“핫, 약해빠진 녀석. 오카베 주제에 사치스런 소리 하지 마. 나도 어제는 자지 않았으니까.”

“그런 것 같군. 눈 밑에 기미가 생겼는데. 사악한 눈매가 한층 더 파워 업 하고 있잖나, 볼품없는 녀석.”

“디폴트로 어떻게든 하고 있는 오카베에게만은, 듣고 싶지 않아!”

유달리 큰 크리스의 목소리가, 나의 약해진 고막을 꿰뚫는다. 수면부족에 흔들리는 머리에, 그 울림은 꽤나 힘들었다.

“그러니까, 그토록 큰소리 내지 말라고…….”

“대체로, 당신의 변덕 탓으로, 이쪽은 빽빽한 예정을 캔슬해서 온거라구? 이 신칸센 요금도 내가 냈고. 그렇다면 적어도, 조금 정도는 내게 신경 쓴다든가 하면 안 되는 거야?”

멈출 줄 모르는 크리스의 주장. 그 압도하는 듯한 기세에 기가 죽으면서, 왜 그러는 걸까 하고 곤란한 얼굴을 한다.

『자지 않았다는 데에 비해, 대단히 활기차지 않은가…….』

묵직한 눈시울을 손끝으로 마사지하며, 우선, 쓸데없이 흥분한 크리스의 콧김을 달랜다.

“알았다. 알았으니까, 좀 진정해. 나는 딱히, 네 녀석에게 싸움 걸고 있는 게 아냐.  다만, 저 쪽에 도착하면 여러모로 바빠지니까, 지금은 가능한 한 체력을 온존하지 않으면 안 되지 않느냐고,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뿐이잖나.”

“웃기지마. 당신이 자면 나는 혼자서 어떻게 하면 좋단 거야?”

재깍 돌아온 크리스의 말. 그 의미를 어딘지 모르게 잘못 이해해,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묻는다.

“무슨 소릴 하고 있나 조수여. 혼자서……라고? 설마 네 녀석, 이 시기에 이르러『외톨이』는 외롭다고 할 생각은 아니겠지?”

“외톨이라고 하지 마!”

“겸손해 하지 마라. 네 녀석이 지금까지 쌓아올려 온, 고독한 18년이라는 세월은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슴을 활짝 펴라, 고독한 전사 크리스티나여.”

“그러니까, 이상한 직함 늘리지 마! 가 아니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외로워서 죽을 것 같으니까 신경 써 주세요. 솔직하게 그렇게 말해 봐.”

크리스의 말을 덧씌우듯 끼어들자, 멱살을 잡혀 올려졌다.

“당신이란 녀석은…… 가만히 있어도 성질나는 남자네…….”

얼굴을 가까이 끌려가 위협받았다. 하지만, 나는 태연하게 되받아친다.

“칭찬의 말이라 받아들여주지.”

그리고 한 번, 크게 하품. 그런 나의 태도에 크리스는 뭔가를 단념한 듯 한숨을 내쉬고──

“아아, 이제 뭐든지 좋아……. 그렇게 자고 싶으면, 부디 원하는 만큼 자 주세요.”

하고 내뱉고, 팔짱을 끼고 좌석 등받이에 쿵 하고 몸을 젖힌다. 그 진동이, 연결되어 있는 내 좌석을 미미하게 흔들었다.

“그래도 되나? 혼자서는 외로운 게 아니었던가?”

“시끄러! 자버려! 이제 일어나지 마!”

소리 지르는 듯한 큰 소리가, 수면부족으로 괴로워하는 내 머리를 흔든다. 하지만, 그런데도 일단은, 체력 온존 허가를 따낸 것에는 변함이 없어서──

“그럼, 사양하지 않고 그렇게 해 주지.”

태연스레 말을 마치고, 나는 중력에 따라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잠ㄲ!? 내 어깨라구, 마음대로 쓰지 마!”

“쓸데없는 소리 마. 닳는 것도 아닌데.”

“닳아! 기품치(気品値)가 닳아!”

“안심해라. 애초에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없을 리 없잖아!”

눈썹을 치켜 올려, 어깨 렌탈을 거부하는 크리스. 하지만 불가사의하게도, 실린 내 머리를 떨쳐내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시시한 대화가 일단락될 무렵에는──

“빌려줄 뿐만 이니까……. 제대로 돌려줘…….”

라고 말해, 그 가녀린 어깨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 머리에 맞대고 있었다.

“아아, 알고 있다. 배로 돌려줄게.”

나는 작게 중얼거리고, 아련한 달콤한 향기에 싸이며, 천천히 눈을 감는다. 그러자──

“므?”

“하히.”

나의 의문의 소리와 크리스의 이상한 기성이 동시에 울린다.

“오카베, 뭔가…… 부들부들 하고 있습니다만…….”

“아아. 부들부들 하고 있군.”

“이 아니고, 당신의 휴대폰이겠지. 남의 다리에 밀어붙여서 부들부들 시키지 마!”

“므으…….”

마지못해 감았던 눈을 비집어 뜨고, 나는 코트의 주머니에 집어넣었던 휴대폰을 뽑아낸다.

“다루인가…….”

문자판에 표시된 문자열을 보고, 착신자명을 알아차린다.

“하시다?”

“아아…….”

나는 짧게 대답하고, 다리를 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잠깐 나갔다 올게. 생각해 보면, 마유리에게도 다루에게도,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으니까. 한 마디 해 두는 게 좋겠지.”

“아…… 응.”

왠지 모르게 어렴풋이 아쉬운 듯한 표정이 엿보이는 크리스로부터 시선을 피해, 나는 차량 사이의 프리 스페이스를 향해 빨리 걷는다. 차내를 빠져나가 차량 경계선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서둘러 잡고 있던 휴대폰의 통화버튼을 눌러 휴대폰을 귓가에 댄다.

“나다.”

이제는 텐프레화 한 나의 첫마디에, 수화기 저편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돌아왔다.

“아아 오카린? 잠깐 넷 봐보삼. 지금, 재미있는 화제가 나오고 있슴.”

갑작스러운 요구에, 조금 당황한다.

“뭐가 어쨌다는 거야, 갑자기.”

“아니 있져. 자주 들르는 스레에서 나온 정보지만, 지금, 어디의 기업이나 단체가, 재미있는 일이 되고 있는 모양임여.”

“재미있는 일이라고?”

“어. 어쨌든, 기밀정보가 외부에 누설되었다든가 하는 걸로, 넷에서 작은 축제가 되어있다고나 할까. 관계자 사이에서, 상당히 화제가 되고 있는 듯 함여. 게다가──”

의기양양한 듯 말을 잇는 다루. 그 흥분이 완전히 식지 않은 소리를, 나는 냉정하게 자른다.

“다루. 네 녀석 언제부터 가십 마니아로 전업했어? 라고 할까, 설마 그런 일 때문에, 일부러 전화한 것은 아니겠지?”

약간 캐묻는 듯한 나의 어조에, 다루의 꺾이지 않는 소리가 전파 너머로 닿는다.

“아니, 절대로 오카린도 흥미 있는 화제라니깐. 일단, 넷 연결해 보삼.”

“허나 거절한다.”

“왜여!?”

나의 단호한 의사표시에, 다루의 소리가 당황했다.

“절대로 재밌다니까여! 이 슈퍼 해커가 보장함여!”

매달리는 듯한 다루의 말. 그러나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

“재미있는지 어떤지 하는 문제가 아닌 거다. 어쨌든 나는 지금, 시속 200킬로 이상으로 이동 중이니까.”

내 발언에, 다루의 목소리가 우물거린다.

“시속 200킬로는 뭐임? ……오카린, 드디어 마키세 씨에게 개조되어 버렸슴?”

“너희들은, 그런 발상 밖에 없는 건가…….”

나는 주름진 미간을 손끝으로 꽉 누르며, 자초지종을 요약해 설명한다.

“그래서, 아이모리를 향해, 대절찬 이동 중이라고…….”

“뭐, 그런 거다.”

“크리스마스 전의 ​여​행​이​라​든​지​…​…​리​얼​충​ ㅅ―――ㄱ!!!”

들린 것은, 노골적으로 조바심이 난 다루의 소리였다.

“별로, 리얼충 일 생각은 아니지만.”

“리얼충은 모두 그렇게 말함여!”

비탄에 잠긴 절규였다. 하지만, 다루의 어조는 곧바로 평소의 상태를 되찾아──

“뭐, 그런 거라면, 마유 씨에게는 내가 말해주져.”

그런 제안을 해 주었다.

“그런가, 미안한데.”

“괜찮은 일임. 하지만 이것은, 큰 빚이에여. 그러니까 100배 반환을 희망함. 선물은 현금을 소망하는 걸 꺼리지 않아”

“역시 됐다. 마유리에게는 내가 전하지.”

“농담이라니까여 진짜. 오카린 지쳤어? 장단이 어중간한데?”

“그……그런가?”

어느 쪽인가 하면, 이상한 축제 같은 걸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다루 쪽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도 생각되지만.

“뭐, 됐어. 그럼 조금 전 이야기 한 넷의 건은, 랩의 PC에 북마크 해두니까여.”

“아아…… 그렇게 해 줘.”

“돌아오면 한 번 보는 걸 추천하는 것이었다.”

“알았다 알았어.”

마지막에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아, 다루와의 통신이 끊어진다.

​『​리​얼​충​…​…​이​라​.​』​

나의 현상을 지적한 다루의 한마디. 그 의미를 자신이 놓인 상황과 비교해 본다.

『상황만을 보면, 마음속에 둔 이성과 둘이서 여행. 확실히 리얼충일지도 몰라…….』

그런 지적을 솔직하게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얼마나 마음 편할까. 이 짧은 여행이 단순한 관광 목적이었다면, 얼마나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

나는,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쑤셔 넣고, 느린 움직임으로 차량 사이에서 나온다.

크리스와 둘이서, 그녀의 고향을 향해, 같은 길을 걷는다.
사실대로라면, 그것은 분명 긍정적인 행동일 것이다. 그렇다는데, 나의 머릿속은, 그런 리얼충인 듯한 전개를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태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나는, 어쩔 작정이지……?』

자문해 보아도, 역시 알기 쉬운 답이 나올 기색 같은 건 없었다.

『아무리 이상한 일이라 해도, 아무리 신경이 쓰인다 해도, 모두 벌써 끝난 사건이 아닌가. 그것을 이제 와서…….』

지금, 자신이 취하고 있는 행동. 크리스를 말려들게 해서, 아오모리로 향한다는, 이 선택. 거기에 큰 의미 없다는 것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분명, 아오모리에 갔다고 해도, 나카바치를 만나는 것은 없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알게 되는 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을 거다.』

분명 그렇게 될 것이라고, 어딘가 예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니까──

『아오모리에 가,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으면…….』

거기서 멈추려고, 여행을 떠날 때 그렇게 결정하고 있었다.

며칠 전, 아키하바라의 횡단보도로부터 시작된 위화감. 열차에 흔들리고 있을 때도, 크리스와 시시한 대화를 하고 있을 때도, 머리 한 구석에서 항상 활개 쳐 온, 그 의심. 그 종지부를, 아오모리라는 이름의 땅에 요구한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막을 내릴지라도, 그 이상 발을 디디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걸로…… 좋아.』

제대로 된 해답. 정답이라고 생각되는 듯한 무언가를 얻을 수 없다면, 혹시 이 의심은, 언제까지나 내 안에서 계속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데도…….』

만의 하나, 그런 감정이 내 안에 남았다고 해도, 나는 그것을 억누른다. 그 결의를, 랩을 나서기 전에 굳혔던 것이다.

그러니까, 크리스가 기다리는 좌석을 목표로 해 걸음을 내딛는다.

『전부 끝나면, 크리스를 생각해 주지 않으면…….』

그런 일을 생각하며, 겉치레로도 붐비고 있다고는 할 수 없는 차내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친다. 이윽고──

“왜 그래?”

도착해서 본 광경. 거기에 보인 크리스의 모습에 놀란다.

“아…… 오카베.”

나를 올려다본 크리스의 얼굴은, 내 눈에 어딘가 창백하게 비쳤다.

“상태라도 나쁜 건가?”

“응응……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 말이, 본심이 아닌 것은 명백하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조용히 크리스의 옆자리에 앉는다.

“하시다, 뭐라고 했어?”

“아니, 굉장한 일은 없었어. 그보다, 안색이 나쁘다구?”

“괜찮다니까, 봐봐!”

그 부자연스러운 웃는 얼굴에,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크리스의 심경을 엿본 것 같았다.

『혹시…… 무리해서 활기차게 행동하고 있었던 건가?』

빛으로 덧칠한 표정을 눈으로 포착하며, 그런 것을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지금까지 번번이 크리스에게 심리적 외상을 입혀 온 남자. 지금, 우리들이 향하고 있는 그 장소는, 그런 남자가 살았던 토지인 것이다. 이런 현상에서, 가장 당사자인 크리스가, 냉정하게 활기찬 채로 있을 수 있을 리가 없는 게 아닐까.

『과연. 혼자서는 외롭겠지…….』

그런 일을 생각하자, 여기까지 봐 왔던 크리스의 행동이, 너무나 처참한 허구였던 듯이 느껴져 버렸다. 그리고──

『같은가…….』

그렇게 생각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와의 관계. 혹시, 크리스 또한, 그런 문제의 종착역으로서, 아오모리의 땅을 선택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그런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니까, 마음 그대로를 말로 한다.

“걱정하지 마. 제대로 결말을 낸다.”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그렇게 전한다. 크리스는 한 순간, 눈을 크게 떠 보였지만──

“……알았어. 기대할 테니까.”

뭔가를 깨달은 듯이 짧게 답했다. 그리고 눈을 감아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어깨에서 전해지는 진동에, 조금 전까지의 불안정함은, 이제 없었다.

크리스의 숨소리를 들으며, 우리들의 마음은 아오모리의 땅으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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