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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긴의 의뢰일지


원작 | ,

3화


순식간에 제압된 5명의 부하들을 보며 미라주의 일원인 아몬과 코조는 LC부대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흐음, 조금은 하는군."
"하지만 뭐 저 정도로는... 큭!"

갑작스럽게 고통을 호소하는 코조를 보며 아몬은 인상을 찌푸리며 우려의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은가 코조?"
"아아, 괜찮아. 이정도쯤이야."
"병이 더 심해진듯 하군... 이번엔 물러나 있는게 좋을것같다만."
"걱정마, 방금전에 약을 먹고 왔으니."

코조의 말에 아몬은 한층 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코조의 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으며 그 병을 억제하는데 쓰이는 약이 얼마나 지독한지 알고 있는 탓이었다.

"제정신이냐 코조, 약에 취한채로 싸울 생각이냐?!"
"큭큭큭... 걱정마 아몬, 약에 취한채로 싸운다해도 저런 녀석들에게 죽을 생각같은건 눈꼽만큼도 없으니까 말이야. 내가 죽을때는 오로지 내가 인정한 녀석한테 뿐이니 말이야. 한심하게 병같은것 때문에 죽을 생각은 없다고."
"코조..."
"가자, 아몬."
"아, 코조."

그렇게 아몬과 코조는 부하들이 내려간 천장으로 뛰어 내렸다. 한명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다른 한명은 자신의 생명을 불사르기 위해서...

 


"헤에, 쟤들인가?"

철중의 말을 듣고 아까 철중과 싸웠던 이를 찾아해메던 호메이 소아라는 상황에 맞지 않게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 4명의 소년을 볼 수 있었다. 자세히 보지 못했던 탓에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으나 호메이 소아라에게 있어 그런건 상관없었다. 누가 되었든 사냥하면 그만이니까 말이다.

칙-

담배에 불을 붙인 호메이 소아라는 잠깐 싫은 기색을 비친 후 담배를 입에 물었다. 특별히 만든 능력 사용당시 쓰이는, 담배가 아닌 특수한 물품이었지만 그래도 금연자인 그녀에겐 꽤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능력쓰는데 필요하지만... 흡연은 싫어."

사소한 불평을 터트린 소아라는 그 직후 담배의 불씨에서 부터 불꽃을 일으켰다. 미약한 담배의 불씨와는 다른 무지막지한 열기로 이뤄져있는 화염... 그것이 그녀의 양손에 들린 것이다.

"흐음, 이번엔 어떤식으로 던져볼까나~ 아, 이게 좋겠다."

불을 챠크람 형태로 바꾼 그녀는 그 불을 손가락에 끼우고 빙글빙글 돌리더니 소년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누굴까나~ 정말 기대되네~"

회전력이 절호조에 오른 불의 챠크람을 돌리던 소아라는 이내 소년들을 향해 불의 챠크람을 날렸다.

 


"어쨌든 이곳은 오래 있을 만한 곳이 못되니까 빨리 탈출 해야..."

탈출을 말하던 서현은 문득 느껴지는 살기와 열기에 고개를 돌렸다. 슈우지도 살기와 열기를 느꼈는지 서현과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리며 어두운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두사람은 볼 수 있었다.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불의 고리를... 서현과 슈우지는 사카가미 토마와 쿠레나이 신쿠로 두사람을 안쪽으로 밀치며 외쳤다.

"도망쳐!"

두사람이 외치기 무섭게 두개의 불의 고리가 두사람의 앞에 착탄했다. 그리고 일어나는 요란한 폭발이 서현과 슈우지를 휘감았다.

"현형!"
"슈우지씨!"

불꽃에 휩쌓인 둘을 보며 절규하는 토마와 신쿠로. 하지만 잠시 후, 폭발이 격렬하게 사그러들고 멀쩡한 모습의 서현과 슈우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할뻔했어."
"그러게."

폭발이 일어난 직후 서현과 슈우지는 절묘하기짝이 없는 연계로 폭발을 벗어났다. 우선 슈우지가 구두 좌룡섬도로 폭발을 갈라버린 후 서현이 양팔을 강하게 휘둘러 폭발을 날려버린 것이었다. 알바이외에 일을 함께한 경험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사람의 호흡은 꽤나 잘 맞았다.

"토마, 신쿠로! 너희들은 먼저가서 LC부대와 합류해"
"에? 하지만..."
"그럼 두사람은요?"
"걱정말라고, 이런곳에서 당할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걱정말고 얼른 가"

두 사람에게 자신감이 넘치는 미소를 보여준 슈우지와 서현은 그대로 두사람이 가는 모습을 보며 자세를 잡았다. 두사람이 사라지기 무섭게 진홍의 불길을 휘감은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뭐가 불만인지 뾰루퉁한 얼굴로 서현과 슈우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후웅, 내 기습을 그렇게나 멀쩡하게 막아내다니... 짜증나."

불쾌감을 나타낸 그녀는 백열화된 불꽃을 두른채 춤을 추기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서현과 슈우지는 조금 당황스러운듯 입을 열었다.

"방금 그 공격... 저 아가씨가 한거지?"
"아마도, 아니 분명하게."

그녀와 함께 춤추고 있는 백열화된 불꽃... 아까의 위력을 볼때 아까의 공격은 분명 그녀가 한 공격이 맞았다. 불꽃을 다루는 능력자... 권법가인 서현으로서는 상성이 꽤나 않좋은 상대중 한명이었다.

"슈우지. 상대할 수 있겠어?"
"역시 여자는 좀..."
"그렇지?"

두사람이 대화를 나누는동안 백열의 채찍이 두사람의 사이를 갈랐다. 서현과 슈우지는 재빨리 피했으나 스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부를 따끔거리게 하는 열기는 심하게 위협적이었다.

"슈우지, 아까 그 기술 사용할 수 있어?"
"응, 하지만 사용해도 완전 봉쇄할 수 있는건 아닌지라..."

구두룡의 기술중 하나인 구두 좌룡섬도. 그것은 기로서 적의 비물리적인 공격을 상살시키는 계통의 기술이었다. 기나 역장계통의 기술에는 무척이나 강하지만 그 여파마저 막기에는 무리가 좀 있었다. 특히 백열화된 불꽃에 의해 달궈진 공기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슈우지가 현재보다 더 숙련되거나 제대로 된 방어복을 지니고 있으면 또 모를까? 현재 상태로 저 화염을 상대하는건 좀 힘든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대가 여자니 더더욱...

"그런 문제라면 나한테 맡겨."

어떤게 문제인지 대충 파악한 서현은 슈우지에게 말했다. 사실 죽이는 일이라면 슈우지와 서현, 두사람이 이리 고생할 필요는 없었으나 두사람 다 진심이 아닌 이상에라야 누군가를 죽일 생각도 하지 않을 뿐더러 애초에 여자를 상대하는 쪽에 있어서 약한 녀석들이었다.

"간다!"
"OK!"
"뭘 그렇게 중얼거리는거야!"

소아라는 두사람의 대화에 짜증을 내며 염탄을 쏘아보냈다. 딱 보기에도 위험하기짝이 없는 공격... 공기를 태우고 달구며 다가오는 염탄은 이 좁은 곳에서는 최악의 공격중 하나였다. 슈우지는 그 위험성을 알고 있기에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자신이 익힌 구두룡을 이용해 그 염탄을 상쇄했다.

구두 좌룡섬도-

슈우지의 왼손에 은은한 빛이 번뜩이며 염탄이 소멸되었다. 하지만 이미 수백도에 가깝게 달궈진 공기는 슈우지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때 슈우지의 뒤쪽에서 부터 강풍이 불어왔다. 사람을 날려버릴 만큼의 위력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열기를 날리는데는 충분한 바람이었다. 슈우지가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우반신을 내민채 정권을 비틀어 내지르고 있는 서현의 모습이 보였다. 서현은 웃으면서 슈우지를 향해 말했다.

"팔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라면 이런 잔재주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소아라의 화염을 봉쇄한 두사람은 재빨리 소아라에게 접근해 소아라를 제압하려했다. 그야말로 섬전과도 같은 속도로 다가가 그녀의 입에 물려있는 담배를 빼낸 서현은 그대로 슈우지와 연계해서 소아라를 제압하려했다. 그 순간...

쾅-

요란한 폭음이 울리며 달려나가던 서현의 목이 뒤틀어져 날려졌다. 갑작스럽게 날려지는 서현을 보며 슈우지는 소아라를 제압하는 것도 잊은채 날려진 서현을 바라보았다. 소아라는 그 틈을타 빠져나오며 슈우지에게 일격을 날렸다. 강하지는 않지만 분풀이에는 적당한 정도의 일격이었다.

"일단은 고맙다고 해둘께 호시가미 타쿠야"
"내 일을 했을뿐이다."

갑작스럽게 나타나 서현에게 일격을 먹인 존재는 다름아닌 아쿠오쇼카이에서 파견된 우라쥬산케의 하나인 호시가미가의 호시가미 타쿠야였다. 하시가미 타쿠야는 격발시킨 약협을 배출하며 쓰러진 서현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쓰러진 서현을 향해 확인 사살의 일격을 날리려던 찰나...

"젠장! 아프다고!!"

쓰러진 서현이 용수철처럼 몸을 튕기며 양발차기를 타쿠야에게 먹였다. 예상외의 기습에 타쿠야는 당황하며 서현의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뒤로 날려진 타쿠야는 인상을 찌푸리며 서현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몸 하나는 튼튼하거든. 그나저나 이거 많 아프네..."

서현의 말에 타쿠야는 한층 더 인상을 찌푸렸다. 아까 타쿠야가 날린 일격은 승용차나 트력도 단번에 고물로 만들어버리는 위력을 지니고 있는 공격이었다. 그런 공격을 정통으로, 그것도 머리에 맞고도 많이 아프다는 정도로 끝나는 녀석은 여태까지 우라쥬산케 이외에는 서현이 처음이었다.
물론 머리 부분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서현은 개의치 않고 있었다.

"괴물이군 다른건 몰라도 맷집 하나만큼은 말이야."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거든. 그 지독한 수행에서 말이야."

일어난 서현은 슈우지에게 다가가 물었다. 2:2 상황이 되어버린 이상 아까처럼 소아라를 가볍게 압박할 수 없게 된 탓이었다.

"슈우지, 혼자서 가능하겠어?"
"요령은 알았으니 어떻게든 가능할것 같은데..."
"그래? 그럼 저 여자좀 부탁할게. 난 그동안 저 빌어먹을 자식좀 어떻게든 해야할것 같으니."

서현은 이마에 흐르고 있는 피를 훔치며 타쿠야를 노려보았다. 슈우지도 다시 입에 담배를 물며 불씨를 피웠다. 서현과 슈우지 두사람은 등을 마주하며 자세를 잡았다.

 


"뭐냐! 천하의 LC부대가 고작 이정도인거냐!!"
"우습기 짝이 없군"

LC부대원들 사이로 강하한 아몬과 코조는 LC부대원들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도륙하고 있었다. 코조의 거검이 휘둘러질때마다 총탄은 가루가 되었고 사람은 어육이 되었다. 아몬의 막강한 장갑은 바렛조차도 무시한채 모든 공격을 튕겨냈으며 그 방어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 둘의 공격에 LC부대의 지휘자 쿠노키는 울분에 가득한 절규를 외치며 두사람에게 총을 난사하고 있었다.

"뭐냐고 저것들은!!"
"랭크E의 A9 특수 범용 장갑의 오리지널과 액상화 현상을 일으키는 클래스D의 유산 무참(霧斬)... 위험한것들만 나왔군."
"알고 있는건가?"

쿠노키의 질문에 유우는 빈정거리듯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아, 물론 지금 너희들이 지닌 장비로는 무리야. 정말인지 대 유산범죄조직이라면 좀더 규제를 완화했어도 좋았을 것을. 저 장갑을 뚫을만한 창도, 저 검을 막을만한 방패도 없는 지금의 너희들로서는 상대하는것 자체가 무리. 얼른 후퇴해서 전열을 정비하던가 탈출하는쪽이 좋아."
"그건 무리다! 탈출같은걸 했다간 두번다시 못돌아온다고!"
"그럼 날 풀어줘. 단번에 해결해 줄테니까 말이야."

유우의 말은 무척이나 매혹적인 유혹이었다. 하지만 쿠노키는 그 유혹에 질 수 없었다. 총사령관인 다테 신지로서 몇번이고 주의를 받은 사항이었으니까 말이다.

"제 1부대는 저녀석들을 견제한다. 그리고 제 2부대는 저들의 빈틈을 노린다. 그리고 제 3부대는..."
"이봐, 죽을 생각?"
"만만하게 보지마라, 우리도 피해없이 돌입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아."

쿠노키는 유우를 향해 그렇게 말한 후 부대를 지휘하며 아몬과 코조를 상대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준이 너무 틀렸다. 잠시 후 쿠노키는 아몬의 주먹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날려졌다.

"쳇... 바보같이."

쿠노키가 죽은것을 확인한 미네시마 유우는 혀를 차며 두사람을 향해 달려들었다.

 


"쿠노키씨?!"
"심하군... 이건."

슈우지와 서현의 말에 먼저 LC부대를 쫓아온 사카가미 토마와 쿠레나이 신쿠로는 처참하기 짝이없는 LC부대원들의 사체를 보며 침음성을 흘렸다. 설마 LC부대가 이정도로 처참하게 당했을 줄은 몰랐던 탓이었다. LC부대원들의 사체를 살피고 있던 사카가미 토마는 문득 쿠노키의 시체 옆에 뭔가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건?"
"카드키인것 같네."

카드키로 보이는 물건을 주운 사카가미 토마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린 곳을 보았다. 그곳에는 눈이 가려지고 양팔이 구속된 채로 두사람의 공격을 피하고 있는 한 소녀를 볼 수 있었다.

"이거 설마..."

토마는 자신의 손에 들린 카드키와 유우를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확신을 얻은 토마는 유우를 향해 카드키를 던졌다.

"이거!!"
"어째서 여기에?!"

유우는 꽤 놀란표정을 지었으나(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내 토마가 던진게 무었인지를 깨닫고 아몬과 코조의 공격을 절묘하게 피하며 토마가 던진 카드키를 받아냈다. 그리고 재빨리 손의 수갑과 가리개를 해제하며 바닥에 내려섰다. 바닥에 내려서기 무섭게 그녀의 손에 차여져있던 구속구와 얼굴에 차여있던 가리개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드러나는 그녀의 미색... 그녀의 얼굴은 이미 하나의 무기나 다름없었다.
갑갑한 구속구에서 해방된 그녀는 무척이나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아몬과 코조를 향해 도발적인 언사를 날렸다.

"흐음, 이제 제대로 해볼까? 어서와 굼벵이 자식들"

미네시마 유우의 도발에 화를 내면서도 냉정하게 대처하기로 결심한 두사람은 각각 방향을 달리하며 그녀에게로 쇄도해 들어갔다. 유우는 냉정하게 두사람의 공격을 예상해 계산에 들어갔으나 그 전에 토마의 옆에 있던 신쿠로가 나서서 아몬에게 접근했다. 아까의 움직임을 보긴했지만 그래도 저 둘을 동시에 상대하는건 위험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바보가!"

유우는 갑작스럽게 아몬에게 돌진한 신쿠로를 보며 당황했으나 어느새 코조가 접근한지라 이쪽부터 먼저 손보기로 결정했다. 유우는 날카롭게 검을 휘두르는 코조의 공격에 약간 서늘함 마저 느꼈으나 이내 완벽하게 습관과 궤도를 파악한 유우는 그의 허점을 찌르며 그대로 매쳐버렸다.

"큭!"

던져진 코조는 무참을 지팡이 삼아 일어선 후 다시 유우에게 돌진하려 했다. 그 순간...

"쿨럭-"

코조의 입과 코에서 다량의 피가 쏟아졌다. 검은색에 가까운 검붉은피... 죽은피였다.

"심하게 검은피군... 심각한 질병에라도 걸린건가?"

미네시마 유우는 코조의 상태에 의문을 표했으나 지금 그 의문을 풀 시간이 없었기에 피를 토하고 있는 코조를 무시한채 아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몬쪽으로 고개를 돌린 유우는 무척이나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아까나선 바보 소년이 A9 특수 범용 장갑제 슈츠를 걸치고 있는 아몬과 대등하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까 아몬이 보여준 힘을 보자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슈츠를 걸친 그의 힘은 이미 왠만한 차량 엔진 이상의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 쿠레나이 신쿠로는 그 아몬과 대등하게 힘을 겨루고 있었다. 유산같은건 사용하지도 않고서 말이다. 그나마 기이한 점이라면 그의 오른손팔꿈치에 뿔처럼 생긴게 튀어나와 있다는 점이었다.

"무슨...! 나와 힘이 대등하다니!"

힘에 있어서 상당한 프라이드를 지닌 아몬으로서는 꽤나 상처받은 상황이었다. 이 슈츠를 걸치고난 이후로 순수하게 힘으로 자신과 대적할 수 있는 이는 없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런데 지금 그 믿음이 깨지고 있었다. 자신보다 한참 왜소한 소년이 자신과 대등하게 힘을 겨루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유산기술도 사용하지 않은채.

​"​하​아​아​아​.​.​.​!​"​

은은한 기합성. 하지만 그 기합성이 팔의 뿔과 함께 아몬과의 힘겨루기에서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신쿠로가 그렇게 아몬과 힘겨루기에서 버티고 있는 동안 유우는 재빨리 아몬에게 다가가려했다. 하지만 용병 특유의 직감으로 현 상황이 좋지 못함을 느낀 아몬은 그대로 신쿠로와의 힘 대결에서 빠져나와 코조를 데리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코조는 흐르는 피를 막은채 아몬에게 뭐라 말하고 있었으나 아몬은 그것을 무시했다.
도망치는 아몬과 코조를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유우. 그렇게 도망치는 아몬과 코조를 바라보던 유우는 문득 느껴지는 살기에 재빨리 바닥을 차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스걱-

그녀가 벗어나기 무섭게 날카로운 참격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몇가닥 베었다. 그 참격의 주인은 놀랍게도 아까 카드를 던져준... 자신이 이곳에 오기 얼마전에 만난 사카가미 토마란 이름의 소년이었다. 미즈시마 유우와 쿠레나이 신쿠로는 갑작스런 토마의 행동에 무척이나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사카가미 토마는 칼집을 들고 있는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

"아, 정말 갑갑했다고. 이 녀석 좀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니까 말이야. 아까 그 이상한 칼을 쓰는 검사 녀석이 피를 쏟지 않았으면 못빠져 나올뻔 했어."
"토마군 대체...?"
"응? 아, 너희들은 '나'를 모르고 있겠군."

토마의 말에 유우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마나메가문과 연고가 있다고 했던가... 아, 과연... 화신의 피 인가?"
"잘 알고 있네? 역시 미네시마 유우라는건가."

미네시마 유우의 말에 사카가미 토마, 아니 화신의 피는 무척이나 재미있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정말인지 세상에는 죽일 녀석들이 참 많아. 저기 있는 신쿠로란 녀석도 그렇고. 하지만 말이야... 내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존재는... 바로 너야 미네시마 유우."
"응?"
"지상최고... 아니 사상최고의 살육전을 펼쳐보자."

그렇게 말하며 자세를 잡던 사카가미 토마는 갑작스럽게 머리를 부여잡더니 괴로움을 호소하며 외쳤다.

"제길... 벌써 깨어났나?! 젠장 최고의 먹이감이 눈앞에 있는데...!!"

화신의 피의 절규와 함께 그의 손에 들려있던 단도가 요란하게 칼집안으로 들어갔다. 토마의 손에 들려있던 단도가 칼집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토마는 식은땀을 흘리며 그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토마가 주저앉기 무섭게 미네시마 유우와 쿠레나이 신쿠로는 재빨리 토마에게로 다가갔다. 토마에게 다가간 두 사람은 토마의 상태를 살피며 그에게 물었다.

"토마군, 괜찮아?"
"아... 예, 괜찮아요."
"그보다 방금그건? 어쩌다가 화신의 피가 발동한거지?"
"아까 미네시마씨..."
"유우로 좋아 그 성으로 불리는건 꽤나 질색이거든"
"아까 유우와 싸우던 검사가 쏟은 피를 보고 갑작스럽게 옛날일이 생각나 버려서..."
"과연... 트라우마인가. 온 정신력을 쏟으며 제어하고 있던 화신의 피가 옛날에 있었던 일... 트라우마로 인해 생긴 빈틈으로 빠져나온거군."

아까 있었던 일을 떠올린 토마는 창백한 얼굴을 하며 유우를 향해 물었다.

"유우, 괜찮아?"
"아, 조금 머리카락이 잘리긴 했지만 무사해."
'약간 베인 상처가 생기긴 했지만 말이지...'

뒤엣말은 속으로 삼킨채 유우는 자신의 건재함을 피력했다. 쓸데없이 죄책감을 가지거나 하는건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 탓이었다. 토마가 유우의 말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을 때 신쿠로는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고용주가 왜 나루카미노미코토를 될 수 있는한 뽑지 않게 해달라고 했는지 알만하군... 저 정도라면 확실히 위험해."

마나메가의 화신의 피가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우라쥬산케 이외에 신쿠로에게 이정도의 공포나 압박을 준것은 쿠사카리 슈우지이외에는 없었었다. 그 말은 최소한도로 슈우지에 필적하는 전투력을 지닌 존재라는 말이나 다름 없었다.

"정말인지... 왜 이리 괴물이 많은건지."

신쿠로에게 있어 이곳 스피어라보는 그야말로 괴물들의 전시장이었다. 아까 싸운 두사람도 그렇고 자기 눈앞에 있는 두명도 그렇고 그리고 아까 헤어지고 온 두명도 그렇고... 괜시리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끼는 신쿠로였다.

"그보다 너, 방금 그 힘과 뿔... 대체 뭐야?"
"응?"
"네 골격으로 그런힘이 나올 수 없어. 게다가 팔꿈치에서 나온 그 뿔... 인간으로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것이지."
"아니 뭐랄까 이건..."
"마나메가쪽은 아니고... 혹시 우라쥬산케인가? 그럴가능성이 있군. 그쪽은 아직 밝혀진게 없으니까말이지. 소실된것도 많고..."
"저기... 유우양?"

갑작스럽게 고민에 빠진채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나열하는 미네시마 유우를 보며 잠시동안 신쿠로와 토마는 식은땀을 흘려야만했다.

 


"토마, 그쪽은 다 끝났어?"
"응!"
"신쿠로씨는?"
"아, 이쪽도 방금 완료했어."

죽은 LC부대원들의 인식표를 확인한 사카가미 토마와 쿠레나이 신쿠로는 미네시마 유우에게 그 번호를 말했다. 유우는 그 번호를 듣기 무섭게 들고 있던 노트북으로 그 번호의 주인에 대해 대조 확인하는 작업을 행했다. 확인이 끝나기 무섭게 유우는 곁에 있던 통신기에 스위치를 넣었다.

"다테, 들리나? 나야."
[유우, 너인가? 쿠노키는 어찌됐지? 다른 대원들은?]
"습격이 있었지. 쿠노키는 죽었다. 그 이외에도 16명이 죽었어."
[설마 혼자인가? 거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자유라도 만끽하고 있는건가?]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건 맞지만 혼자는 아니야. 지금 사카가미 토마군과 쿠레나이 신쿠로이라는 해결사와 함께 있다고."
[그 둘은 언제 들어간거지?]
"아까 돌입할때 휘말린거 아냐?"

유우의 말에 다테는 침음성을 흘렸다. 확실히 아까 돌입할때 급히 돌입한 터라 그랬을 가능성이 높았다.

"일단 사망자들을 불러주지."

유우가 사망자 명단을 불러주고 난 후, 다테는 한숨을 내쉬며 유우를 향해 말했다.

[지금 당장 남아잇는 LC부대와 합류해라. 작전을짜야겠어.]
"거절한다."
[뭐?]
"난 짐이 많은건 사양이야. 게다가 적들은 D,E랭크의 유산으로 무장해 있다고 괜시리 전멸시키고 싶지 않으면 LC부대는 철수 시켜."
[그건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명령에 따라! 설마 네 몸에 있는 독캡슐을 잊고 있는건 아니겠지?]
"가끔은 잊고 싶더라. 뭐 해결만하면 되는 일이니까 그렇게 빡빡하게 굴진 말라고. 아참, 그리고 키나시 녀석 좀 구슬려서 이곳 LAFI 퍼스트에 대한 해킹시도를 하게 만들어줘."

키나시는 ADEM에서 LAFI세컨드를 책임지고 있는 책임자였다. 심각하게 자기 중심적인 성격인지라 그다지 미덥지는 못한 존재였지만 말이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거지? 그리고 목적은?]

다테의 질문에 유우는 무척이나 상큼하게 대답했다.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움직이기 쉽게 하기 위한 틈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야."

유우의 말에 다테는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며 통신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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