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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궁병 푸른마법선생


원작 |

4화


“으응...?”

네기가 정신을 차렸을 때 보인것은 자신을 구한 붉은 기사와 로브를 눌러쓴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사내였다.

“괜찮은가?”

붉은 기사의 물음에 네기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군. 그럼 나는 비켜주지...”

붉은 기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좀 떨어진 곳으로 가서 앉았다.

“네가 네기냐?”

처음보는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남자... 그럼에도 네기에게는 별로 낯설지 않았다.

“네”
“잘 ​자​라​주​었​구​나​.​.​.​”​

붉은 머리카락의 사내는 그렇게 말하며 네기를 힘껏 안았다.
네기는 그제서야 자신이 왜 그 남자가 왜 낯설지 않은지 깨달았다.

“아빠!!!”

나기는 잠시 네기의 뒤에 있는 소녀를 보았다.

“그래... 네카네를 네가 ​지​켜​주​었​구​나​.​.​.​”​
“아빠! 아빠!”

네기 울면서 나기에게 달라붙었다.
나기는 그런 네기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그래 선물을 주마”

나기는 네기에게 자신이 들고 있던 지팡이를 건네주었다.
네기는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러나 아직은 무거운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하하 아직 네게는 무리인가 보구나.”

나기는 그렇게 말하고는 공중으로 떠올랐다.

“이제 가야할 시간이로구나... 아빠노릇을 제대로 못한 못난 아빠지만... 행복해야한다 네기”
“아빠-!”네기의 외침과 함께 나기는 사라졌다.

아처는 울고 있는 나기에게로 다가갔다.

“네기라고 했나? 용감한 꼬마더구나... 그래서 나도 선물을 주려한다.”

아처의 말에 네기는 물었다.

“아버지의 친구신가요?”

네기의 물음에 아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만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럼 왜...”
“말했지 않느냐... 네가 용감해서라고”

아처의 손에 어느새 푸른 천이 생겨나있었다.
그것도 평범한 천이 아닌 뭔가 마법적처리가 되어 있는듯 강렬한 무엇인가가 느껴지고 있었다.

“이 천은 ​성​해​포​(​聖​骸​布​)​라​는​ 것이다. 이것으로 너를 지키거라.”

아처는 그렇게 말하고 그 자리를 떠나려했다.

“당신의 이름은...?”

네기의 질문에 아처는 쓴 웃음을 보이며 대답했다.

“그저 지나가던 궁병(아처)라 해두지...”

아처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그때 아처는 몰랐다.
아처가 준 성해포가 소년의 운명을 바꿔놓게 되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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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가 처음 쓰러져있던 장소로 가보니 금발의 소년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처는 경계하면서 금발의 소년에게 물었다.

“너... 길가메쉬 맞냐?”
“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한다.

“묘하게 성격이 좋군...”
“뭐 어릴 때니까요”

길가메쉬의 설명은 왠지 묘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싸울 생각은?”

아처는 긴장하면서 물었다.
어린상태라지만 길가메쉬는 반신(半神) 어릴 때부터 어지간한 영웅들만큼이나 강했다. 그리고 어릴적 그에게는 방심도 없을 터이다. 이 상태라면 왕의 재보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하기 그지없었다.

“전혀 없어요, 뭐 아까 과거의 형에게 당한 것이 조금 뼈아프기는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었고...”
“알고... 있었나?”

의외의 사실에 아처는 놀랐다.
자신과 시로의 관계를 알고 있다니...

“뭐 대충은요, 사용마술과 모습이 왠지 모르게 유사했으니까요. 뭐 어른이었던 저는 몰랐던 모양이지만요.”

역시 방심스킬이 붙은 것과 안 붙은 것은 차이가 많은가 보다.

“참, 그런데 형 알고 있어요?”
“뭘?”
“이 세계가 우리가 있던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요”
“대충은”

대충은 예상했던 답인 탓인지 대답은 금세 나왔다.
아까 전에 싸웠던 악마들... 그리고 아까 만난 나기라는 이름의 마술사의 마술...
원래 자신들이 있던 세계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리고 대기중에 포함된 마력의 향과 농도도...

“역시 성배 탓일까요?”
“그렇겠지...”

그렇지 않고서는 설명이 안 된다.
제 3법인 평행차원의 법을 익힌 보석영감님이라면 또 모를까?

​“​곤​란​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이리야 누나는 다른 곳에 떨어진 것 같고...”
“에, 성배 아가씨도 성배 안으로 들어왔나요?”
“그래, 어른모습의 네가 벌인 일을 수습하려고 말이야...”
“아하하...”

약간의 적의가 담긴 아처의 말에 어린 길가메쉬는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응?”

갑작스런 진동에 아처와 길가메쉬는 바닥을 보았다.

쿠와-

갑자기 열리는 검은 구멍...
그 안에 가득 차있는 것은 그야말로 오탁, 바로 성배의 구멍이었다.

“크윽!”

엄청난 흡입력이 아처와 길가메쉬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아처와 길가메쉬는 전력을 다해 버티려 했으나 구멍의 흡입력은 그야말로 무지막지할 정도로 엄청났다.
한 마디로 버틸 수 가 없었다.

“엔키두!”

길가메쉬는 하늘의 사슬을 자신과 아처의 몸에 묶은 뒤 나무에 걸었다. 그러나 흡입력이 워낙에 강력한지라 나무는 잠시도 버티지 못한 채 부러지고 말았다.

“으악-!”

길가메쉬의 비명과 함께 아처와 길가메쉬는 구멍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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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후 마호라 학원 중등부 기숙사

“에... 언니,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이야”
“하암... 1분만...”

동양틱 한 외모를 지니면서도 약간 가무잡잡한 피부를 지닌 소녀가 언니를 깨우고 있었다. 언니 쪽은 동생과 대조되게 전형적인 서양형 미소녀로 눈같이 뽀얀 피부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은발이 특징이었다.

“언니! 지금 안가면 늦는다니까... 벌써 7시 45분이라고!”
“에-!”

동생의 외침에 언니는 놀라서 외친다.

7시 45분-

언니에게 있어서는 그 말이 알람시계보다 더 크게 울렸다.

“어째서 깨우지 않은 거야!”
“아까부터 계속 깨웠어! 하지만 언니가 안 일어난 거잖아!”
“아악-!”

동생과 말다툼할 시간조차 아까웠던 탓일까?
언니는 곧장 침대에서 내려와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아침먹을 시간같은건 없었다.
이번 주는 지각없는 주간, 1분이라도 늦으면 그대로 옐로카드가 내려질 터였다.

“간다!”
“잠깐만요 언니!”

언니가 튀어나가는 속도는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동생은 허둥지둥 거리며 급히 언니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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