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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궁병 푸른마법선생


원작 |

5화


이곳 마호라 학원은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도시나 다름이 없는 곳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등교전쟁도 장난 아니게 엄청난 규모였다.

“앞으로 1분!”
“언니!”

물론 이 자매도 이 엄청난 인파속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앞으로 1분후면 8시가 된다.
앞으로 교실까지의 거리는 이 속도로 약1분정도, 지각까지는 아슬아슬한 시간이다.

“50, 49, 48...”

언니 쪽은 카운트를 세기 시작했다.

“언니 좀...”

동생 쪽은 숨이 차 괴로워하면서도 끝까지 따라붙고 있었다.

“10, 9, 8...”

앞으로 교실까지 50m

"7, 6..."

40m 복도에 있는 아이들이 전부 교실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5, 4.."

25m 복도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없다.

"3, 2.."

10m 앞으로 몇 걸음!

"1, 0!!"

딩동 뎅동-

언니 쪽이 교실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벨이 울렸다.
덤으로 동생이 교실에 발을 들인 것은 벨이 울리고 5초 후. 애교로 봐줄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었다.

“크-!”
“야호!”
교실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오늘은 지각일줄 알았는데...”
“야호! 오늘 꿈자리가 좋더니!”

아마도 언니 쪽의 지각여부를 놓고 내기가 오간 모양이었다.

“너희들-!”

언니 쪽은 화를 내며 동급생들에게 달려들려 하고 있었다.
동생은 필사적으로 그런 언니를 막았다.

“이리야, 마리 얼른 자리에 앉아. 곧 선생님께서 오신다고”

반장인 유키히로 아야카가 두 자매에게 말했다.

“알았어.”
“네”

이리야와 마리, 두 자매는 맨 구석에 있는 자신들의 자리로 향했다.
성배 안에서 나온 두 사람, 이리야와 앙리마유.
그들은 약 1년전 부터 에미야 이리야, 에미야 마리라는 이름으로 마호라 학원 중등부 학생으로 지내고 있었다.

“하아...”

이리야는 전체적으로 약간 성숙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아직 작기만 한 가슴이 이리야의 한쪽가슴에 작은 실망감으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말이다.(반 전체로 봤을 때는 평균적이나 비교상대들이 너무 크다.)
앙리마유, 아니 마리는 전체적으로 귀여움을 지니면서도 약간 풋풋하면서도 성숙한 몸매가 강조되고 있었다.(그 탓에 이리야에게 많이 갈굼을 당하고 있는 듯하다...)

드르륵-

“여러분 안녕하세요.”

문이 열리며 10살 정도로 보이는 한명의 꼬마가 들어왔다.
이미 마호라 학원 내에서 유명 인사나 다름없는 꼬마선생님인 네기 스프링필드였다. 더불어 이리야와 마리가 있는 3-A의 담임이기도 했다.

“차렷, 경례!”
“반갑습니다.”

반장인 아야카의 구호에 맞춰 반전체가 꼬마선생님께 ​경​례​한​다​.​(​여​담​이​지​만​ 항상 경례중인 아야카의 눈에서는 사리사욕이 번뜩인다.)

“반갑습니다. 우선 공지사항입니다. 에... 요즘 들어 이상한 사건들이 종종 있으니 방과 후에는 곧장 기숙사로 돌아가 주세요.”

“네”

학생들이 입을 맞춰 대답한다.

드륵-

교실 앞문이 열리며 시즈나선생님(학원 내 최고의 가슴이라 소문이 자자한)이 교실안으로 들어왔다.

“네기선생님, 오늘은 신체검사가 있어요.”
“전부 들었죠? 모두들 옷을...”

네기는 얘기하다말고 학생들을 쳐다보았다.
모두들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로 네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네기는 깨달았다.
이 교실에 남자는 자신뿐이라는 것을...

“네기 선생님 응큼해~”
“네기 선생님... 우후후”
“아아 앗-!”

네기는 그제 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허둥거리며 교실을 빠져나왔다.
문과 창문이 닫히고, 모두들 수다를 떨며 옷을 벗기 시작한다.

“있잖아 있잖아, 너희들 그 소문 들었어? 한밤중의 흡혈귀 말이야.”

소문에 가장 민감한 사쿠라코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러 가지 말이 많았지만 축약하자면 이거였다.

-한밤중에 정체모를 흡혈귀가 떠돌고 있음, 피해자도 속출-

“혹시 이런 것이 아닐까?”

누군가가 칠판에 이상한 생명체를 그려 놓았다. 거기에 그려진 것은 괴이(怪異)사전 혹은 서양 고문(古文)에서나 나올법한 츄파카브라가 그려져 있었다.

“이봐! 그 녀석은 아예 죽을 때까지 ​빨​아​먹​어​버​린​다​고​!​”​

츄파카브라에 대해 보통사람들 보다 잘 알고 있는 이리야가 외쳤다. 사실 츄파카브라는 보통 사람 피는 빨지 않는다. 대개 가축의 피를 빨며 생을 유지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간혹 변종이 있는데 그런 변종들은 인간의 피만을 탐하며 그것들에게 붙잡힌 인간은 피가 안 남게 된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이리야는 이전 자신이 읽었던 책의 목록까지 읊어 가면서 교실에 있는 설명했다.

“알았어?! 어설픈 지식으로 함부로 추측하지 말란 말이야!”
“넷!”

이리야가 칠판을 치면서 말하자 모두들 그 기백에 압도당했는지 자신도 모르게 차렷 자세를 취하며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마키에가 아직 안 오지 않았나?”
“그러고 보니...”

치사메의 말에 아야카는 교실을 둘러보았다. 언제나 떠들썩한 마키에가 안보였다. 더불어 가방도 없었다.

“무슨 일인거지?”
“혹시 가슴이 신경 쓰여서 안 오는 거 아니야?”
“언니 우리는 아직 브라도 안했다고요.”

모두의 걱정, 그리고 나루타카자매의 실없는 농담.

“네! 마키에가 쓰러졌다고요?!”

촤라락-!

“뭐라구요?!”

갑작스럽게 들린 네기선생의 외침에 3-A반의 학생들은 옷을 갈아입고 있다는 것도 까먹고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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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라 학원 중등부(여) 양호실

“특별히 이상은 없네요. 그저 단순한 피로 같습니다.”

양호선생님의 말에 양호실에 모인 모두가 안도 했다. 마키에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모두들 신체검사도 잊은 채 양호실로 달려왔다.(물론 신체검사는 중지다.)

“하아... 쓰러졌다 길래 깜짝 놀랬잖아.”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남는 거라고는 체력밖에 없는 마키에가 왜 쓰러졌지?”
“감주라도 잘못 마신게 아니야?”

치어리더3인방의 추측을 시작으로 갖은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

네기는 무엇인가 걸리는 것이 있는지 계속 마키에만 쳐다보았다.

“왜 그래, 네기?”
“아니요, 참 코노카 오늘은 일이 있을 것 같으니까 오늘 저녁은 먼저들 드세요.”

코노카의 물음에 네기는 그렇게 대답하며 먼저 양호실을 빠져 나왔다. 약간 비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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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경, 에미야 자매, 이리야와 마이는 친구들과 헤어져 벚꽃이 흩날리고 있는 길을 걷고 있었다.

“응?”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잔잔한 마력의 파동, 이리야는 그 파동이 느껴지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선의 끝에는 칠흑빛 망토를 두른 인영(人影)이 서 있었다.

“32번 에미야 이리야, 33번 에미야 마리 피를 좀 ​나​눠​줘​야​겠​어​.​.​.​”​

검은 인영이 에미야 자매를 향해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그 인영에서 뿜어지는 위압감은 보통사람은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그러나 에미야 자매는 결코 ‘보통’사람들이 아니었다.

“마리”
“네 언니!”

이리야가 마리의 이름을 부르자 마리는 자세를 낮추며 엄청난 속도로 검은 인영에게 달려갔다. 그녀의 손에는 언제 들렸는지 붉은색의 기병(奇兵)이 들려 있었다.

“!!”

쐐액-!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붉은색 기병이 검은 인영을 갈랐다. 그러나 가른 것은 검은 인영의 망토뿐...
검은 인영은 어느새 저 뒤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에미야 자매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었다.

​“​술​식​해​방​(​術​式​解​放​)​,​ ​철​권​연​타​(​鐵​拳​連​打​)​”​

이리야의 손에서 작은 유리구슬들이 흩어졌다.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유리구슬들... 거기에는 약하지만 인챈트가 편한 철권연타가 새겨져있었다.

웅-

무수한 수의 유리구슬이 검은 인영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검은 인영은 피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품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들었다.

“결빙, 얼음방패”

손에 들린 것이 던져짐과 동시에 얼음으로 만들어진 방패가 생겨났다. 얼음방패는 수많은 철권연타를 가볍게 막아냈다.

“헤에~ 너도 마법사였나?”

바람에 검은 인영의 모자가 날렸다.
그 모자아래의 얼굴은 에미야 자매가 무척이나 잘 아는 얼굴이었다.

“에반젤린!”
“어째서...”

마리의 질문에 에반젤린은 웃으며 대답했다.

“뭐... 이번에 선생으로 들어온 네기 탓이라고 해두지. 그 선생에게 볼일이 있으니 말이야.”

에반젤린이 말을 마치는 순간 에반젤린의 뒤편에서 수 자루의 바람의 화살이 에반젤린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큿! 결빙, 얼음방패”

콰과광!

아까와는 달리 요란한 소리가 길을 가득 메웠다.

“나의 학생들에게 손대지 마세요!”

에반젤린은 뒤를 돌아보았다.
푸른색 로브를 바람에 휘날리며 서있는 붉은 머리카락의 소년, 네기 스프링필드가 서 있었다.

“아하하, 말하자마자 등장하다니 그쪽도 양반은 못 되겠는걸?”
“당신은?!”

뭔가 긴장감 있는 분위기... 그러나

“누구시죠?”

네기의 얼빵한 한마디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휘청거렸다.

“선생님, 저희 반 26번인 에반젤린이에요.”
“네?! 에반젤린이에요?”

이리야의 말에 네기는 놀라 외쳤다. 그의 반응에 에반젤린은 매우 화가 난 듯 화를 억지로 참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에반젤린... 어째서?”
“후후후... 뭐 어쨌든 좋아... 네기 선생님, 아니 네기 스프링필드 쫓아와 보시지!”

에반젤린은 그렇게 말하고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갔다. 네기도 그런 에반젤린을 뒤쫓아 정신없이 뛰어
갔다.

“언니 어쩌지?”
“그냥 가도 되지 않을까?”

어떤 이유에서인지 잊혀 져 버린 에미야 자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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