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아하하하!”
뛰어가던 에반젤린은 근처에 있는 다리에서 뛰어올라 날았다. 네기도 그런 에반젤린을 쫓아 날았다.
“에반젤린 어째서?!”
“네기선생, 세상에는 말이야 착한마법사랑 나쁜마법사가 있지, 그리고 나는 그 나쁜마법사고 말이야.”
“그런... 마법사는 항상 사람들을 위해야한다고 그랬는데...”
“순진하구만 네기선생!”
어느새 에반젤린의 주위에서 생성된 얼음화살이 네기를 향해 날아왔다. 더구나 네기는 에반젤린을 쫓고 있던 터라 얼음화살은 순식간에 네기에게 도착했다.
“풍화 바람방패”
그러나 역시 수석졸업(5명뿐인 졸업식이었다만...), 네기는 날아오던 얼음화살을 가볍게 막아냈다. 그러나 거리가 약간 벌어진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마법의 사수. 연발. 바람의 16화살”
네기는 마법의 사수를 쏘았다. 한발 한발에 담긴 위력은 레슬러도 기절시킬 만큼(사실은 골로 보낼 만큼)강력했다.
“칫! 얼음방패”
에반젤린은 뒤에 날아오는 마법의 사수를 보자 품안에 간직한 촉매를 던져 방어마법을 시전 했다. 전성기 때의 자신이었다면 저 정도 마법의 사수쯤이야 가볍게 무시할 수 있었을 터이나 약해질 대로 약해진 자신으로서는 무시 못 할 공격이었다.
“검을 집행하는 전우여!”
에반젤린의 도주가 약간 주춤해진 틈을 타 네기는 바람의 정령을 통한 복제마법을 사용했다. 뭐 금방 막힐 것이 뻔했으나 약간이라도 정신을 분산시키는 것으로 충분했다.
“잡았다. 풍화 무장해제!”
네기의 마법에 에반젤린이 두르고 있던 검은 망토가 박쥐화 되어 사라졌다. 무장해제, 그것은 가벼운 무장(천류, 대마법적 처리가 된 천류 제외)은 그대로 흩어버리고, 무거운 무장(천 이외의 것들)은 날려버리는 마법이었다.(일부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는 중)
망토가 흩어진 에반젤린은 근처에 있는 기숙사 지붕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네기도 에반젤린을 따라 지붕에 내려앉았다. 그러나 에반젤린이 에이프런차림이었던 터라 눈을 가려야 했다.
“헤에~ 그 나이에 그 정도 실력이라니, 역시 그 녀석 아들답군”
“저희 아버지를 아시나요?”
에반젤린의 말에 격하게 반응하는 네기
“아~ 물론, 그것도 엄청난 악연으로 말이야. 차차마루!”
에반젤린의 외침에 어느새 새로운 인영이 에반젤린의 등 뒤에 나타나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나타난 인영은 정중히 인사하더니 곧바로 네기를 붙잡았다. 네기도 나름대로 방비를 했으나 워낙에 빠른 탓에 반항조차 못하고 잡히고 말았다.
“큭!”
“죄송합니다. 선생님, 마스터의 명령이므로...”
차차마루에게 잡힌 네기에게 에반젤린이 다가왔다. 에반젤린은 무엇이 즐거운지 연신 웃음을 흘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네기선생, 아까 사우전드 마스터를 알고 있냐고 물었지? 대답은 예스야. 그 녀석의 저주 탓에 어둠의 복음이라 불리던 사상최강의 악의 마법사인 이 몸이 바보 같은 일본 여중생들이랑 15년 동안 히히덕거려야 했으니 말이야.”
에반젤린의 등 뒤에서 검은 오라가 뿜어지고 있다는 것은 네기 만의 착각일까?
“너무나 강력한 마력 탓에 나도 못 풀 정도의 저주라서 말이지... 이 저주를 풀려면 그녀석의 피를 가진 녀석의 피가 아주 많이 필요해, 바로 너의 피가 말이야~”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에반젤린은 네기를 보면서 기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은 너무나도 불길해서 네기의 얼굴은 어느새 새하얘져 있었다.
“네기, 분명 너는 나이에 비해 훌륭해. 그러나 너에게는 시종이 없어. 마법사를 지켜줄 마법사의 시종이 말이야. 참, 걱정 마. 피는 확실히 ‘죽지 않을 만큼’만 뽑아 갈 테니... 뭐 뽑다가 죽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야.”
에반젤린은 10살짜리에게는 약간 공포스러운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는 얼굴로 말하며 네기의 목가로 얼굴을 들이 밀었다.
그 순간...
“무슨 짓이야!”
건물 안의 모든 사람이 놀랄 정도의 큰 외침과 함께 에반젤린의 얼굴에 강력한 킥이 작렬했다.
“커헉-!”
“마스터!”
에반젤린은 무지막지한 힘이 담긴 킥에 코피를 흘리며 뒤로 날려져 버렸다. 마스터의 안위가 걱정된 탓인지 차차마루는 붙잡은 네기를 풀어주고 에반젤린에게 갔다.
에반젤린은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을 찬 인물을 바라보았다.
“아스나?!”
“너는, 에반젤린과 차차마루?! 어떻게 된 일이야, 만약 이 사건이 너희들 탓이라면 가만히 두지 않겠어!”
“으으... 아스나, 네기 오늘은 이만 물러나지...”
의외의 지원군 탓일까? 에반젤린은 의외로 쉽게 물러나 버렸다.
에반젤린이 물러나자 아스나는 조심스럽게 네기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네...”
네기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러나 아까의 공포 탓인지 다리가 풀려버렸다. 아직도 네기의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에휴...”
아스나는 반쯤 실신한 네기를 업고서 기숙사로 향했다.
왠지 내일이 걱정되는 아스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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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나의 걱정과는 달리 네기는 평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단지 네기의 기분이 심하게 다운된 데다가 굳어 있는 듯 했지만...
“무슨 일 있어?”
네기의 이상을 눈치 챘을까? 네기와 함께 귀가중인 코노카가 물었다. 그러나 네기는 코노카에게 어색한 웃음만 흘렸다.
“별거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네기의 얼굴에는 매우 심각한일이 있다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만약 상담할게 있다면 말해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
코노카는 그렇게 말하며 먼저 기숙사로 향했다.
네기는 어제의 일이 충격인 탓인지 정처 없이 그저 발길이 닺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
휘잉~
바람이 네기의 얼굴을 스쳤다.
정신을 차린 네기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도착한 곳은 바로 마호라 학원 도시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세계수라는 이름을 지닌 거목이었다.
“하아-”
네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무서웠다.
말은 못했지만 정말로 무서웠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오늘 에반젤린을 봤을 때 온몸이 굳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
네기는 여러 가지 말 못할 상념을 머릿속에 뛰우며 한숨을 내쉬었다.
“형님”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형님! 저에요”
네기는 목소리가 들린 아래쪽을 보았다. 거기에는 눈밭에서는 볼 수 있을 법한 새하얀 족제비가 있었다.
“카모?”
“네 알베르 카모밀, 지금 도착했습니다.”
카모는 가볍게 뛰어올라 네기의 어깨위에 앉았다.
“어쩐 일이야?”
“하하하, 형님에게 걱정이 있을까 싶어 왔지요”
카모는 그렇게 말하며 담배를 꺼내 피웠다.
“휴~ 형님 역시 파트너 때문에 고민하시고 계시는 거죠?”
‘파트너라... 확실히 그런지도...’
네기는 어제의 승부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분명 마력 대결로는 자신이 이겼다. 그러나 상대의 시종에게 뒤를 잡혀 그대로 위기에 처했다.
마법이란 정신의 평온이 중요하다.
마법 영창중에 조금이라도 방해를 받아 영창이 흐트러지면 그대로 마법은 취소된다. 심한경우에는 영창중에 모인 마력을 그대로 뒤집어 써버리는 경우도 있다.
마법사의 시종이란 마법사가 주문을 영창할 때 영창동안 마법사를 보호하거나 보조해주는 존재... 뭐 요즘은 연인들끼리 하는 경우가 많아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종의 역할은 아직까지도 매우 중요했다.
“걱정 마세요. 이미 제가 준비해 놓았으니까요”
“뭐?”
네기는 카모에게 반문했다.
준비했다니? 도대체 무엇을?
“아 왔나?”
카모는 그렇게 말하며 네기의 정장 안으로 숨었다.
“이봐 카모, 뭘 준비했다는...”
네기는 카모에게 물으려고 고개를 돌리던 중 멀리서 다가오는 한 소녀를 보았다. 자신의 반에서도 매우 소극적이고 항상 책을 들고 다니며 앞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소녀.
“노도카?”
“네기 선생님?”
네기는 반쯤 가려진 노도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노도카 여기에는 어쩐 일로?”
“저... 저기...”
노도카는 무엇 때문인지 얼굴을 붉히며 우물쭈물 거린다. 그때 둘의 발밑에서 은은한 빛이 일었다. 네기는 노도카가 눈치 못 챌 정도로 미미하게 아래를 보았다.
어느새 전개되어있는 가계약 마법진.
아마도 카모가 전개해놓은 것이라.
“저기... 선생님...”
뭔가에 홀린 듯 노도카의 표정이 약간 멍했다. 이것도 마법진의 효과일까?
노도카의 얼굴이 네기의 얼굴과 가까워졌다.
네기는 필사적으로 노도카에게서 벗어나려 했으나 미중유의 힘이 네기를 묶고 있었다.
‘카모!!’
네기는 자신의 품안의 있는 이 일을 꾸민 장본인(?)에게 소리치고 싶었으나 미중유의 힘은 네기의 목소리마저도 막고 있었다.
노도카의 얼굴과 네기의 얼굴이 마주닺기 직전...
촤아-
갑자기 세계수에서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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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학원장실
“흐음?”
마호라학원의 학원장인 코노카 코노에몬은 갑작스럽게 밝게 물든 바깥풍경을 보았다.
“세... 세계수가?!”
학원 축제 때, 그것도 22년에 한번 있을법한 세계수의 대 발광이 지금 벌어졌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마력이 고이는 일은 없는 듯 하지만 축제 때 이외의 발광만으로도 큰 문제였다.
“전교의 마법학생, 교사들에게 연락하게. 지금 전원 인식방해마법을 펼치라고!”
코노에몬은 매우 다급한 목소리로 옆에 있던 다카하시선생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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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학교옥상
“헤에~ 재밌는 일이군...”
에반젤린은 세계수의 대 발광을 보면서 매우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누구도 느끼지 못했겠지만 저 발광에는 엄청난 마력이 뿜어지고 있었다. 다만 곧장 학원 밖으로 흩어진 터라 약간 몸이 가벼워 진 듯한 느낌밖에 들지 않겠지만 말이다.
“차차마루, 챠오 녀석도 움직이려나?”
“글쎄요... 아마도 아직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에반젤린의 물음에 차차마루는 살짝 말끝을 흐리며 대답했다. 아무리 자신의 마스터라 하나 자신의 부모나 다름없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흘리는 것은 왠지 탐탁치않았다.
“뭐 그런가?”
에반젤린은 묘한 미소를 띄우며 세계수의 발광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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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
기계로 가득 찬 어두운 방 그 안에 챠오 린 센과 하카세 사토미 두 명의 소녀가 있었다.
“사토미, 검출마력양은?”
“양 자체는 여느 때 보다 많지만 이미 많이 흩어진터라...”
사토미의 말에 챠오는 매우 아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대 발광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일단 개발중인 다나카의 시험기동이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사토시의 말에 챠오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안 돼, 함부로 움직이면 마법사들이 눈치 챌 우려가 있어.”
“그렇군요...”
“일단 때를 기다리자, 거사의 때를...”
챠오의 미소가 왠지 불길하게 느껴졌다.
=
뛰어가던 에반젤린은 근처에 있는 다리에서 뛰어올라 날았다. 네기도 그런 에반젤린을 쫓아 날았다.
“에반젤린 어째서?!”
“네기선생, 세상에는 말이야 착한마법사랑 나쁜마법사가 있지, 그리고 나는 그 나쁜마법사고 말이야.”
“그런... 마법사는 항상 사람들을 위해야한다고 그랬는데...”
“순진하구만 네기선생!”
어느새 에반젤린의 주위에서 생성된 얼음화살이 네기를 향해 날아왔다. 더구나 네기는 에반젤린을 쫓고 있던 터라 얼음화살은 순식간에 네기에게 도착했다.
“풍화 바람방패”
그러나 역시 수석졸업(5명뿐인 졸업식이었다만...), 네기는 날아오던 얼음화살을 가볍게 막아냈다. 그러나 거리가 약간 벌어진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마법의 사수. 연발. 바람의 16화살”
네기는 마법의 사수를 쏘았다. 한발 한발에 담긴 위력은 레슬러도 기절시킬 만큼(사실은 골로 보낼 만큼)강력했다.
“칫! 얼음방패”
에반젤린은 뒤에 날아오는 마법의 사수를 보자 품안에 간직한 촉매를 던져 방어마법을 시전 했다. 전성기 때의 자신이었다면 저 정도 마법의 사수쯤이야 가볍게 무시할 수 있었을 터이나 약해질 대로 약해진 자신으로서는 무시 못 할 공격이었다.
“검을 집행하는 전우여!”
에반젤린의 도주가 약간 주춤해진 틈을 타 네기는 바람의 정령을 통한 복제마법을 사용했다. 뭐 금방 막힐 것이 뻔했으나 약간이라도 정신을 분산시키는 것으로 충분했다.
“잡았다. 풍화 무장해제!”
네기의 마법에 에반젤린이 두르고 있던 검은 망토가 박쥐화 되어 사라졌다. 무장해제, 그것은 가벼운 무장(천류, 대마법적 처리가 된 천류 제외)은 그대로 흩어버리고, 무거운 무장(천 이외의 것들)은 날려버리는 마법이었다.(일부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는 중)
망토가 흩어진 에반젤린은 근처에 있는 기숙사 지붕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네기도 에반젤린을 따라 지붕에 내려앉았다. 그러나 에반젤린이 에이프런차림이었던 터라 눈을 가려야 했다.
“헤에~ 그 나이에 그 정도 실력이라니, 역시 그 녀석 아들답군”
“저희 아버지를 아시나요?”
에반젤린의 말에 격하게 반응하는 네기
“아~ 물론, 그것도 엄청난 악연으로 말이야. 차차마루!”
에반젤린의 외침에 어느새 새로운 인영이 에반젤린의 등 뒤에 나타나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나타난 인영은 정중히 인사하더니 곧바로 네기를 붙잡았다. 네기도 나름대로 방비를 했으나 워낙에 빠른 탓에 반항조차 못하고 잡히고 말았다.
“큭!”
“죄송합니다. 선생님, 마스터의 명령이므로...”
차차마루에게 잡힌 네기에게 에반젤린이 다가왔다. 에반젤린은 무엇이 즐거운지 연신 웃음을 흘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네기선생, 아까 사우전드 마스터를 알고 있냐고 물었지? 대답은 예스야. 그 녀석의 저주 탓에 어둠의 복음이라 불리던 사상최강의 악의 마법사인 이 몸이 바보 같은 일본 여중생들이랑 15년 동안 히히덕거려야 했으니 말이야.”
에반젤린의 등 뒤에서 검은 오라가 뿜어지고 있다는 것은 네기 만의 착각일까?
“너무나 강력한 마력 탓에 나도 못 풀 정도의 저주라서 말이지... 이 저주를 풀려면 그녀석의 피를 가진 녀석의 피가 아주 많이 필요해, 바로 너의 피가 말이야~”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에반젤린은 네기를 보면서 기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은 너무나도 불길해서 네기의 얼굴은 어느새 새하얘져 있었다.
“네기, 분명 너는 나이에 비해 훌륭해. 그러나 너에게는 시종이 없어. 마법사를 지켜줄 마법사의 시종이 말이야. 참, 걱정 마. 피는 확실히 ‘죽지 않을 만큼’만 뽑아 갈 테니... 뭐 뽑다가 죽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야.”
에반젤린은 10살짜리에게는 약간 공포스러운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는 얼굴로 말하며 네기의 목가로 얼굴을 들이 밀었다.
그 순간...
“무슨 짓이야!”
건물 안의 모든 사람이 놀랄 정도의 큰 외침과 함께 에반젤린의 얼굴에 강력한 킥이 작렬했다.
“커헉-!”
“마스터!”
에반젤린은 무지막지한 힘이 담긴 킥에 코피를 흘리며 뒤로 날려져 버렸다. 마스터의 안위가 걱정된 탓인지 차차마루는 붙잡은 네기를 풀어주고 에반젤린에게 갔다.
에반젤린은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을 찬 인물을 바라보았다.
“아스나?!”
“너는, 에반젤린과 차차마루?! 어떻게 된 일이야, 만약 이 사건이 너희들 탓이라면 가만히 두지 않겠어!”
“으으... 아스나, 네기 오늘은 이만 물러나지...”
의외의 지원군 탓일까? 에반젤린은 의외로 쉽게 물러나 버렸다.
에반젤린이 물러나자 아스나는 조심스럽게 네기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네...”
네기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러나 아까의 공포 탓인지 다리가 풀려버렸다. 아직도 네기의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에휴...”
아스나는 반쯤 실신한 네기를 업고서 기숙사로 향했다.
왠지 내일이 걱정되는 아스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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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나의 걱정과는 달리 네기는 평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단지 네기의 기분이 심하게 다운된 데다가 굳어 있는 듯 했지만...
“무슨 일 있어?”
네기의 이상을 눈치 챘을까? 네기와 함께 귀가중인 코노카가 물었다. 그러나 네기는 코노카에게 어색한 웃음만 흘렸다.
“별거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네기의 얼굴에는 매우 심각한일이 있다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만약 상담할게 있다면 말해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
코노카는 그렇게 말하며 먼저 기숙사로 향했다.
네기는 어제의 일이 충격인 탓인지 정처 없이 그저 발길이 닺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
휘잉~
바람이 네기의 얼굴을 스쳤다.
정신을 차린 네기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도착한 곳은 바로 마호라 학원 도시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세계수라는 이름을 지닌 거목이었다.
“하아-”
네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무서웠다.
말은 못했지만 정말로 무서웠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오늘 에반젤린을 봤을 때 온몸이 굳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
네기는 여러 가지 말 못할 상념을 머릿속에 뛰우며 한숨을 내쉬었다.
“형님”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형님! 저에요”
네기는 목소리가 들린 아래쪽을 보았다. 거기에는 눈밭에서는 볼 수 있을 법한 새하얀 족제비가 있었다.
“카모?”
“네 알베르 카모밀, 지금 도착했습니다.”
카모는 가볍게 뛰어올라 네기의 어깨위에 앉았다.
“어쩐 일이야?”
“하하하, 형님에게 걱정이 있을까 싶어 왔지요”
카모는 그렇게 말하며 담배를 꺼내 피웠다.
“휴~ 형님 역시 파트너 때문에 고민하시고 계시는 거죠?”
‘파트너라... 확실히 그런지도...’
네기는 어제의 승부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분명 마력 대결로는 자신이 이겼다. 그러나 상대의 시종에게 뒤를 잡혀 그대로 위기에 처했다.
마법이란 정신의 평온이 중요하다.
마법 영창중에 조금이라도 방해를 받아 영창이 흐트러지면 그대로 마법은 취소된다. 심한경우에는 영창중에 모인 마력을 그대로 뒤집어 써버리는 경우도 있다.
마법사의 시종이란 마법사가 주문을 영창할 때 영창동안 마법사를 보호하거나 보조해주는 존재... 뭐 요즘은 연인들끼리 하는 경우가 많아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종의 역할은 아직까지도 매우 중요했다.
“걱정 마세요. 이미 제가 준비해 놓았으니까요”
“뭐?”
네기는 카모에게 반문했다.
준비했다니? 도대체 무엇을?
“아 왔나?”
카모는 그렇게 말하며 네기의 정장 안으로 숨었다.
“이봐 카모, 뭘 준비했다는...”
네기는 카모에게 물으려고 고개를 돌리던 중 멀리서 다가오는 한 소녀를 보았다. 자신의 반에서도 매우 소극적이고 항상 책을 들고 다니며 앞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소녀.
“노도카?”
“네기 선생님?”
네기는 반쯤 가려진 노도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노도카 여기에는 어쩐 일로?”
“저... 저기...”
노도카는 무엇 때문인지 얼굴을 붉히며 우물쭈물 거린다. 그때 둘의 발밑에서 은은한 빛이 일었다. 네기는 노도카가 눈치 못 챌 정도로 미미하게 아래를 보았다.
어느새 전개되어있는 가계약 마법진.
아마도 카모가 전개해놓은 것이라.
“저기... 선생님...”
뭔가에 홀린 듯 노도카의 표정이 약간 멍했다. 이것도 마법진의 효과일까?
노도카의 얼굴이 네기의 얼굴과 가까워졌다.
네기는 필사적으로 노도카에게서 벗어나려 했으나 미중유의 힘이 네기를 묶고 있었다.
‘카모!!’
네기는 자신의 품안의 있는 이 일을 꾸민 장본인(?)에게 소리치고 싶었으나 미중유의 힘은 네기의 목소리마저도 막고 있었다.
노도카의 얼굴과 네기의 얼굴이 마주닺기 직전...
촤아-
갑자기 세계수에서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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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학원장실
“흐음?”
마호라학원의 학원장인 코노카 코노에몬은 갑작스럽게 밝게 물든 바깥풍경을 보았다.
“세... 세계수가?!”
학원 축제 때, 그것도 22년에 한번 있을법한 세계수의 대 발광이 지금 벌어졌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마력이 고이는 일은 없는 듯 하지만 축제 때 이외의 발광만으로도 큰 문제였다.
“전교의 마법학생, 교사들에게 연락하게. 지금 전원 인식방해마법을 펼치라고!”
코노에몬은 매우 다급한 목소리로 옆에 있던 다카하시선생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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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학교옥상
“헤에~ 재밌는 일이군...”
에반젤린은 세계수의 대 발광을 보면서 매우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누구도 느끼지 못했겠지만 저 발광에는 엄청난 마력이 뿜어지고 있었다. 다만 곧장 학원 밖으로 흩어진 터라 약간 몸이 가벼워 진 듯한 느낌밖에 들지 않겠지만 말이다.
“차차마루, 챠오 녀석도 움직이려나?”
“글쎄요... 아마도 아직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에반젤린의 물음에 차차마루는 살짝 말끝을 흐리며 대답했다. 아무리 자신의 마스터라 하나 자신의 부모나 다름없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흘리는 것은 왠지 탐탁치않았다.
“뭐 그런가?”
에반젤린은 묘한 미소를 띄우며 세계수의 발광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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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
기계로 가득 찬 어두운 방 그 안에 챠오 린 센과 하카세 사토미 두 명의 소녀가 있었다.
“사토미, 검출마력양은?”
“양 자체는 여느 때 보다 많지만 이미 많이 흩어진터라...”
사토미의 말에 챠오는 매우 아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대 발광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일단 개발중인 다나카의 시험기동이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사토시의 말에 챠오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안 돼, 함부로 움직이면 마법사들이 눈치 챌 우려가 있어.”
“그렇군요...”
“일단 때를 기다리자, 거사의 때를...”
챠오의 미소가 왠지 불길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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