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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궁병 푸른마법선생


원작 |

18화


선생님들 소집이 마치자마자 시로들은 3-A반의 집합장소인 마호라역으로 향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건만 꽤나 많은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학생들은 대부분이 들떠서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네기는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학생들을 보며 시로에게 말했다.

“이번에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러게 말이지... 뭐 아무 일도 없는 것이 가장 좋은 거지만... 만약 있다고 해도 우리가 막으면 돼...”

시로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실은 자신도 그것 때문에 걱정이 심했다.

‘뭐 길가메쉬와 히스리양이 학생들 보호에 나섰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지... 하지만 조금 불안한 걸...’

시로가 네기가 생각에 잠겨있는 동안 어느새 출발시간이 가까워 졌다. 시로와 네기는 출석체크를 하며 신칸센이 오기를 기다렸다. 출석체크를 하던 중 네기는 여기에 있을 리 없는 한 사람을 보고 떨리는 목소리로 시로에게 물었다.

“시... 시로형... 저... 저기... 에반젤린이 어째서 여기에...”
“헤에... 내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나보네?”

애느새 나타난 것일까? 에반젤린은 네기의 뒤에서 음산한 목소리를 흘리며 말했다. 네기는 깜짝 놀라서는 자신도 모르게 시로의 뒤에 숨었다. 시로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에반젤린 그만하지 그래.”
“하지만 저 꼬맹이가 내가 수학여행에 온 것이 못마땅하다는 듯이 보고 있었다고.”

에반젤린은 시로 뒤에 숨어있는 네기를 흘겨보았다.

“하... 하지만 에반젤린은 등교지옥의 저주 탓에 못나오는 것이...”

네기가 말을 채 다하기 전에 에반젤린이 시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녀석에게 물어보라고... 제길...!”

에반젤린은 어제의 일이 다시 떠오르자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씩씩거리며 그 자리를 벗어났다. 네기는 에반젤린의 행동에 당황하면서 시로에게 물었다.

“형, 도대체 어제 무슨일이...?”
“아... 그게 실은...”

시로는 이틀 전의 기억을 더듬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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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게 일던 빛이 사라지고 단검 또한 애초에 존재 하지 않았다는 듯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에반젤린은 자신의 몸이 한결 가벼워 진 것을 느꼈다.

“저... 저주가 풀린건가?!”

에반젤린은 마력을 체크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평소 만월 때의 마력보다는 훨씬 많았다. 그리고 아직도 마력이 차오르고 있었다.

“아하하하하!! 이제 이 지긋지긋한 마호라 학원과도 이별이다!”

에반젤린은 광소를 터트리며 외쳤다. 그도 그럴 것이 등교지옥의 저주가 깨진 이상 자신을 속박할 것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학원결계가 있기는 했지만 15년의 생활동안 적응이 된 탓에 약간 거추장스러운 정도일 뿐 이였다.

“아직 기뻐하기는 이를 텐데...”

시로는 기운 없는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러나 돌아오고 있는 마력을 느끼며 기뻐하고 있는 에반젤린에게 까지 들리지는 못했다.
에반젤린은 마력을 갈무리하고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얼마나 빠르게 날아올랐는지 에반젤린은 순식간에 세계수 상공에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이곳의 풍경이라도 감상해 볼까...?”

에반젤린은 세계수에 앉아 학원의 경치를 감상했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있은 곳이지만 그래도 이 경치만큼은 좋았기 때문 이었다.

“자... 그럼 가볼까?”

학원경치를 충분히 즐긴 에반젤린은 그대로 세계수에서 내려와 마호라 학원을 빠져 나오려 했다. 그러나 갑자기 몸에서 느껴지는 이상에 에반젤린은 다시 자신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그리고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시로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어떻게 된 거야!! 저주는 풀린 것이 아니었어?!”

시로는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글적이며 대답했다.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말이야... 내가 만든 룰 브레이커의 출력이 모자란 탓인지 저주가 풀린 것이 아니라 저주의 개념이 바뀌어 버렸어....”
“저주의 개념이 바뀌어...?”

에반젤린은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시로를 쳐다보았다. 시로는 그런 에반젤린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말이지... 네가 걸려있던 등교지옥의 저주가 내 룰 브레이커에 의해 해주(解呪) 되었다가 너무나도 강력한 마력에 의해 다시 재구성 되면서 본래의 개념이 다른 개념으로 바뀌어 버렸다는 얘기지...”
“그럼 어떻게 바뀌었다는 거지?”
“아마도 네 마력의 변화로 봤을 때... 내 예상이지만 하루에 일정시간동안만 100%에 가까운 힘을 낼 수 있는 저주인 것 같은데? 뭐... 저주의 개념이 바뀌어 버린 터라 네가 평소 때 쓸 수 있는 마력 보다는 상당히 많겠지만...”
“이건 말도 ​안​돼​!​!​!​!​!​!​!​!​!​!​”​

어이없어하는 에반젤린의 외침이 마호라학원 외각 숲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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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를 들은 네기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그리고는 매우 반쯤 넋이 나간 표정으로 시로의 어깨를 붙들고 흔들며 입을 열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러신 거 에요!!! 만약 저주가 풀리기라도 했다면...”
“아, 그건 걱정 마. 실은 그 저주 일부러 완전히 풀지 않은 거니까.”
“예?”

시로의 말에 네기는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시로의 말 대로라면 풀 수 있는 것을 풀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닌가? 네기는 다시 시로에게 물으려 했으나 시로의 말에 그만 두는 수밖에 없었다.

“자자- 얘기는 그만 신칸센이 왔다고. 학생들을 태워야지.”

시로와 네기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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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수학여행 조 편성-
기본적으로 크게 변한 것은 없습니다.
그저 에반젤린이 수학여행에 참여하게 됨으로서 세츠나가 그대로 6조 조장이라는 것뿐...
그래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올려 봅니다.

1조 7미사 11마도카 17사쿠라코 22후우카 23후미카

2조 9미소라 12쿠페이 19린센 20카에데 24사토미 30사츠키

3조 3카즈미 21치즈루 25치사메 28나츠미 29아야카

4조 2유우나 5아코 6아키라 16마키에 18마나

5조 4유에 8아스나 13코노카 14하루나 27노도카

6조 10차차마루 15세츠나 26에반젤린 31쟈지 32이리야 33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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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첫날밤은 대체로 엄청나게 시끄럽다. 수학여행 전날의 두근거림이 단숨에 해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3-A반의 첫날은 무척이나 조용했다. 당연히 3-A반이 얌전해서는 아니었다. 애초에 요란하기로 유명한 3-A반 멤버가 얌전할 리가 있겠는가?
이렇게나 조용한 이유는 바로 3-A반의 대부분이 잠들어버린 탓이었다.

“후우...”
“좋군...”
“온천이라... 다음에 바벨탑에도 만들까나?”

온천에 몸을 담근 ​시​로​,​네​기​,​길​가​메​쉬​ 3인은 듣기만 해도 노곤해지는 대사를 내뱉으며 온천을 즐겼다. 학생들을 호위하는 입장으로서 오늘 하루는 엄청나게 바빴기 때문이었다.
신칸센부터 편하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난 엄청난 수의 개구리 떼... 그것을 수습하느라 초장부터 엄청난 고생을 해야 했다.
그리고 교토의 각명소를 돌때 또 나타난 개구리 떼...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절정은 오토와 폭포...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랑 쪽 폭포에 몰린 많은 학생들이 폭포 물을 마시자마자 취해버려 그들을 숙소에 데려가느라 나머지 학생들과 선생들이 ​고​생​했​었​다​.​(​나​중​에​ 시로의 조사에 의해 알게 된 것이지만 사랑 쪽 폭포에 술이 나오는 관이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

“역시 오늘 일들은 관서 주술협회의 소행일까요?”

네기는 노곤한 표정 속에서도 걱정이 가득한 빛을 드러내며 시로에게 물었다.

“아마도...”

아직 확실한 것은 없었지만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은 결코 우연이라고 볼 수 없었다. 아니 완전히 고의적 이였다. 아마도 학생들을 잠재운 다음에 무언가 수를 쓸 생각인 것 같았다.

“참, 형 사쿠라자키 세츠나에 대해선...”

네기는 세츠나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사실 묘하게 일행과 동떨어져 있으며 마치 주변을 살피는 듯한 행동 탓에 수상하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아까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곳 교토 출신... 주술협회와 연관이 있다고 해도 무리는 없었다.

“글쎄다... 자기 학생을 의심하는건 좋지 않지만 일단은 조심은 하는 편이 좋겠지? 다른 학생들도 있고...”
“그냥 잡아서 족치면 되는 거 아니야?”

생각없이 내뱉은 길가메쉬의 말에 시로는 머리에 수건을 얹으며 길가메쉬에게 말했다.

“그렇게 간단하면 얼마나 좋겠냐?”

그때 드르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군가 왔군... 남자선생님인가?”

시로와 네기, 길가메쉬는 인기척이 느껴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나신에 물을 끼얹고 있는 세츠나가 있었다. 세사람은 자신들도 모르게 바위뒤에 숨어버렸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추어 서로에게 말했다.

“여기 남탕 아니야?!”
“흐음... 남녀 혼탕인듯 싶군... 곤란하달까...”
“조용히 ​빠​져​나​가​야​겠​군​요​.​.​.​”​

세사람은 조용히 기척을 죽이고는 그 자리를 빠져 나가려했다. 그러나 세츠나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의 말에 모두는 그 자리에서 멈췄다.

“큰일이군... 마법사인 네기선생님이라면 어떻게든 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그 말에 세사람은 죽이고 있던 기척이 흔들려 버렸다. 세츠나는 그 기척을 느끼고는 조명을 끄고 검을 잡으며 외쳤다.

“누구냐!!”

세사람은 들켰음을 깨닫고 선공을 잡으려했으나 이미 세츠나의 검기가 먼저 펼쳐지고 있었다.

-신명류 오의 ​참​암​검​(​斬​巖​劍​)​!​!​

예상외로 빠른 공격에 시로는 재빨리 간장과 막야를 투영해 세츠나의 공격을 막았다. 비록 바위 뒤 였지만, 세츠나의 검기는 바위를 가볍게 가르며 들어왔다. 그러나 개념무장인 간장과 막야를 베기에는 모자란 감이 있었다.
시로에 의해 세츠나의 공격이 무력화되자 네기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지니고 있던 예비용 마술봉을 이용해 풍화·무장해제를 사용해 세츠나의 검을 날려버렸다. 검을 놓친 세츠나는 곧바로 근접공격으로 들어가기 위해 접근하려 했으나 자신의 앞에 펼쳐진 검의 진에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세츠나는 한발 물러서 경계를 하다가 자신이 공격하려던 사람의 얼굴이 많이 익숙함을 느끼고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그리고 창백한 안색을 하며 입을 열었다.

“네기 선생님... 시로 선생님... 기숙사관리인 보조인 ​길​가​메​쉬​씨​까​지​.​.​.​?​”​

잠시간의 소강상태... 그 소강상태를 깬 것은 여지껏 조용히 있던 카모였다.

“에잇! 이놈 사쿠라자키 세츠나! 역시 너는 관서주술협회의 첩자였구나!!!”

카모의 말에 세츠나는 당황하며 말했다.

“아니야! 그건 오해야! 오해에요 선생님!!”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네 정체는 이미 들통났어! 순순히 자백해서 광명 찾아라!”

카모는 세츠나를 더욱 압박하며 말했다. 세츠나는 검을 다시 검집에 넣으며 항변을 했다.

“출석번호 15번, 저 사쿠라자키 세츠나는 선생님의 편입니다.”
“에?”

그녀의 말에 모두는 다시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네기는 세츠나의 말에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물었다.

“그게 무슨....”
“저는 코노카 아가씨의...”

꺄아아아아-!

세츠나가 말을 하려는 도중 탈의실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이 비명성은?!”
“코노카 아가씨?!”

세츠나는 재빨리 여자탈의실을 향해 달려갔다. 네기와 시로, 길가메쉬도 재빨리 세츠나의 뒤를 쫓았다.

“어떻게 된 거야?”
“글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여자 탈의실쪽이 그리 멀지 않은 터라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시로들이 도착하자 그곳에 보이는 것은 코노카와 아스나의 옷을 벗기고 있는 파렴치한 원숭이 떼... 세츠나는 검을 뽑으며 원숭이들을 그대로 베려 했다.

“세츠나 그거 진짜 검이야?”
“아앗!! 안돼요! 원숭이들이 불쌍하잖아요!”
“저것은 하급식신일 뿐... 베어도 종이로 돌아갈 뿐입니다.”

그러나 식신에 대해 잘모르는 네기와 아스나에 의해 아웅다웅 하다가 자기들끼리 걸려 넘어져 버렸다.
그 틈을 타서 원숭이들은 코노카를 납치하려 시도 했다. 세츠나는 네기와 아스나의 아웅다웅을 멈추고 재빨리 코노카를 납치하려는 원숭이에게로 달려갔다. 시로도 모노호시자오를 투영하며 세츠나의 뒤를 쫓아 원숭이에게로 향했다.

-신명류 오의 ​백​열​앵​화​참​(​百​烈​櫻​花​斬​)​
​-​사​살​비​연​(​蛇​殺​飛​燕​)​

촤라라라라락-!

두 사람의 화려한 검기(劍技)가 펼쳐지며 코노카를 납치하려는 원숭이들을 모조리 베어버렸다. 두 사람의 검기에 베인 원숭이 들은 종이로 돌아갔다. 세츠나와 시로는 코노카를 구하고는 근처에 있던 한 거목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놓친건가?”
“놓쳤군요...”
“코노카!!”
“코노카 괜찮아요?”

뒤늦게 세사람이 뛰어왔다. 안도한 세츠나는 정신이 없어하는 코노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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